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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세심하게 챙겨주다

강혜정은 신은지를 보자마자 굳어 있던 얼굴이 환하게 변햇고 양 팔까지 벌리면서 그녀를 환영했다.

“은지야, 빨리 엄마한테 와!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 설마 태준이 이 나쁜 자식이 또 네 속을 썩인 거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혜정은 매서운 눈빛으로 박태준을 노려보았다.

“...”

강혜정과 신은지는 친모녀처럼 서로 손을 잡고 마주보면서 웃었고 쉴새 없이 그 동안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집안으로 들어갔다.

다정한 두 여자와는 달리 박용선과 박태준은 어색한 듯 한마디도 하지 않고 뒤를 따랐다.

박태준은 몇 번이나 손을 뻗어 신은지를 붙잡으려 했지만, 강혜정이 그의 손을 찰싹 때리면서 꾸짖었다.

“세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닌데 걸을 때마다 은지가 옆에서 손을 잡아줘야 해? 은지랑 할 말 많으니까 네 아버지 손이나 잡고 따라와.”

“...”

박태준은 강혜정의 말에 박용선을 힐끗 쳐다보았다.

박용선은 옆으로 늘어뜨렸던 손을 바지 주머니에 자연스럽게 집어넣으면서 아무 말 없이 박태준의 옆에서 한 걸음 물러섰다.

박태준도 몇 초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섭섭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버지, 어머니! 나 설마 주워온 자식이에요?”

그제야 조용히 걷고 있던 박용선이 입을 열었다.

“넌 우리 집이 고아원인 줄 알아? 줍긴 뭘 주워! 그리고 만약 우리가 자식을 주웠다면 너같이 하루종일 애만 썩이는 아들 말고 말 잘 듣는 착한 애를 주웠겠지.”

박태준은 박용선의 직언에 마음이 상했지만, 딱히 반박할 수 있는 말이 생각나지 않아 그냥 조용히 집으로 따라 들어갔다.

다음날 회사로 바로 복귀해야 했던 박태준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신은지와 말 한마디 하지도 못하고 박용선과 함께 위층 서재로 가서 그동안의 업무를 인수인계 받았다.

물론 수술이 끝난 후 회복하는 중에도 간간히 통화로 업무얘기를 주고 받아 대체적인 상황은 알고 있었지만, 통화로는 말 못한 많은 중요한 일들이 남아있었다.

천재적인 사업능력을 갖고 있는 박태준은 박용선과의 통화 몇 번에 웬만한 회사 일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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