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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찰떡처럼 그녀 옆에 달라붙어 있는 그 남자.

신은지는 말없이 그를 보았다. “이혼할 사이인데, 전남편에게 전화하라고? 내가 정신이 나간 여자인 줄 알아?”

중요한 것은 박태준 이놈은 속이 시커먼 상인이기에, 절대로 아무 대가 없이 그녀를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온다고 해도, 절대로 쉽게 그녀를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600억 원의 빚에 빚을 더 얹고 싶지 않았다.

말하는 사이, 박태준은 운전하고 그곳을 떠났다. 그는 담배를 물고, 웃을 듯 아닐 듯한 눈빛으로 신은지를 보면서 얘기했다.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나유성을 불렀다고?”

“그래서?”

“그래서……” 그녀는 눈을 살며시 떴다. 예쁜 얼굴에는 그를 조롱하는 웃음을 띠었다가, 다시 금방 수그러들었다. 그 과정은 마치 조커를 보는 듯했다. “내가 누구를 찾든, 당신과 무슨 상관이야? 당신이 개 같은 짓을 할 때도 난 안 말렸어.”

이 말은 박태준의 비위를 건드리는 말이었다. 남자가 여자를 보는 눈빛은 당장이라도 그녀를 찢고 싶은 그런 눈빛이었다. 아마’개 같은 짓’이라는 단어가 그의 고귀한 품위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신도 유성의 개가 되겠다는 뜻이야? 그래서 신지연을 그에게 소개해 주기 싫었던 거야?”

신지연 얘기를 하자, 신은지는 여전히 같은 얘기를 반복했다. “걔는 유성에게 어울리지 않아.”

“어울리지 않는 거야, 아니면 네가 아쉬운 거야?”

말을 하면서, 박태준은 순간 브레이크를 밟았다.

박태준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입꼬리는 올라갔고, 무표정인 얼굴이었다. 지난 일을 생각하더니, 그는 차갑게 반문했다. “만약 그 시계가 아니었다면, 나를 나유성으로 착각하지 않았다면, 당신 나와 자지 않았겠지?”

이번에, 신은지는 눈길을 피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그래.”

그때, 그녀는 박태준을 알지 못했다. 나유성 때문에 몇 번 만났을 뿐이고, 이렇게 잘 알지 못하는 사이에, 아무리 앞길이 막막하다고 해도, 그녀는 절대 그와 자지 않았을 것이다!

박태준 같은 신분의 사람이, 어찌 그리 쉽게 넘어올 수 있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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