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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은지야, 울지 마

이곳은 황폐해진 지 얼마나 되었는지 먼지가 가득했다. 넘어지는 것과 동시에 일렁이는 먼지가 그녀의 얼굴을 덮쳤다. 넘어질 때 그녀의 팔꿈치가 바닥에 세게 부딪혔고 지독한 통증이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넘어지는 신은지를 본 박태준은 순간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하고 화가 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노려보며 말했다.

"개자식이 누굴 건드려."

그의 목에 핏줄이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묶여서 있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원래라면 신은지는 그의 계획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파티에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납치까지 당했다.

게다가 이 무리의 상대는 뜻밖에도 외부인인 신은지였다.

박태준은 손으로 손목 위쪽을 애써 만졌다. 딱지가 앉은 지 얼마 안 된 흉터 한 군데를 말이다.

분노에 휩싸인 남자의 가슴 아픈 외침에 신은지는 마음이 아려오는 것을 억지로 삼켰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그녀의 얼굴을 가렸고 머리카락 사이로 가려진 시선이 그 둘 중 한 사람을 향했다.

그는 휴대전화를 들고 그녀를 마주 보고 있는데 보아하니 동영상을 찍고 있는 것 같았다.

뒤어금니를 꽉 물고 있는 박태준의 입에는 피비린내가 가득했다.

"아저씨를 만나야겠어."

들어온 두 사람 중 한 명은 영상을 찍었고 다른 한 명은 말을 걸었다. 그중 한 명은 박태준의 말을 듣고 돌아섰다.

"박 대표님의 뼈가 얼마나 굵은지 다 알죠. 그래서 다른 방법을 쓸 생각입니다."

"신은지 씨 양손은 문화재 복원을 하는 데 쓰이고 상도 받았다죠? 소중히 다뤄야겠네요."

신은지가 눈을 내리깔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손이 무슨 대수라고. 손이 망가지면 사업 하지 뭐.'

펑.

박태준이 혼신의 힘을 다해 걸상까지 든 채로 남자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관심은 온통 신은지의 손에 쏠려 있었고 박태준이라는 사람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는 밧줄을 매우 단단하게 묶었기 때문에 방심하고 있었다. 사람은 고사하고 소 한 마리라도 절대로 벗어날 수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결국 방심하다가 달려드는 박태준에게 그대로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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