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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순간 유선우의 눈빛은 어두워졌다.

유 대표님?

그녀가 부르는 호칭이 맘에 들지 않았다.

둘의 시선이 맞물리며 한참을 얽혀있었다.

유선우의 맞은편에 앉은 여자는 두 사람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유선우 쪽으로 상체를 들이밀며 물었다.

“내가 자리 좀 비켜줘요? 선우 씨?”

그녀는 친근하게 선우 씨라 부르며 테이블에 걸친 유선우의 팔 위에 손을 살짝 얹었다. 마치 그와의 친분을 과시하듯이.

유선우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손을 피하려다가 미세하게 떨리는 조은서의 속눈썹을 보고는, 피하기는커녕 더 다정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아니에요.”

그가 대답하는 사이, 조은서는 곁을 스쳐 지나 예약한 좌석으로 가서 앉았다.

유선우는 시선을 내리깔며 팔 위에 얹혀 있는 손을 주시했다.

손의 주인은 뻘쭘하게 다시 손을 거둬들였다.

방금 유선우의 마음을 테스트해 보려던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기뻤지만, 조은서가 지나간 후 유선우의 무덤덤한 반응을 보고 글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오늘 매우 정성껏 꾸미고 나왔다. 손짓 하나, 눈길 하나, 모두 계산된 것처럼 완벽했다. 긴 머리칼을 살짝 쓸어 넘기며 고개를 15도 각도로 숙이고는 식사 중인 것처럼 하다가 부드럽게 물었다.

“아직도 많이 신경 쓰이나 봐요?”

그 말에 유선우는 입맛이 뚝 떨어졌다.

그는 손에 든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고, 냅킨으로 입을 쓱 닦고, 몸을 뒤로 물려 명품 셔츠로 감싼 탄탄한 상체를 의자 등받이에 기댔다. 처음부터 그의 시선은 오직 한쪽에만 고정되어 있었다.

몇 테이블 밖에 있는 조은서는 입었던 코트를 벗어 연보라색 롱드레스를 입은 매끈한 몸매를 드러냈다.

그 드레스는 그녀의 몸에 착 감겨 여성미를 물씬 풍겼고 곱슬곱슬한 검은색 웨이브는 어깨 위에서 찰랑이며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유선우의 눈빛은 비록 이혼 후라고 해도 여전히 강한 소유욕과 성인 남자의 갈증 한 스푼이 담겨있었다. 오히려 이혼 때문에 한동안 여자와 깊은 관계가 없었던 탓인지 굶주린 사자의 애잔하면서도 찜해놓은 먹잇감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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