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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미쳤어요, 선우 씨?”

조은서는 팔을 뿌리치려 애썼지만 그녀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고, 오히려 유선우가 살짝 힘을 주며 끌어당기는 바람에 그의 단단한 가슴팍에 찰싹 달라붙게 되었다.

쌉싸름한 연초 향과 시원한 애프터셰이브의 냄새가 섞여 은은하게 코를 찔렀다.

“잘 지냈어, 요즘?”

유선우는 몸을 반쯤 돌려 담배를 꺼버리고 고개를 숙여 부드러운 중저음으로 그녀의 귀를 간지럽혔다.

그녀는 그 물음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붉어진 눈시울로 쳐다보며 단단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대체 뭐 하는 거예요. 우리 이혼했잖아요. 당신 나한테 이럴 권리 없는 거 몰라?!”

그의 시선이 그녀를 뚫고 지나갈 듯 쳐다보았다. 캄캄한 눈동자는 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

꽉 잡고 있던 손이 느슨해짐을 느꼈다. 이대로 그녀의 손목을 그만 놓아줄 줄 알았는데, 갑자기 뒤로 밀며 벽과 그의 가슴 사이에 그녀를 가두었다. 한 손은 그녀의 뒷덜미를 부드럽게 감싸쥐며 끌어당겨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쳐들었다. 그의 얼굴이 확대되어 오며 순식간에 그녀의 입술을 통째로 머금었다.

원하지 않는 키스였다.

하지만 뜨거운 뭉툭함이 그녀의 여린 입안을 사정없이 휘저으며 죄 삼켜버리려는 것 같았다.

“선우 씨...”

“싫어... 그만...”

강렬한 키스보다 한없이 맥없어 보이는 그녀의 말이 그의 혓바닥에 짓눌리고 부서져 누군가에 의해 삼켜져 버렸다. 저돌적으로 파고드는 아릿한 감각에 그녀는 머릿속이 아찔하고 숨이 막혀왔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의 입술이 그녀한테서 떨어지는 다음 순간, 그녀는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내리쳤다.

“개새끼! 우리 이혼했다고! 또다시 이런 짓하면 그 혓바닥 물어뜯을 거야!”

시뻘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노려봤다.

“물어, 괜찮아. 그리고 우리 같이 뉴스에 나가면 되겠네.”

말이 안 통하는 남자였다. 양아치도 이런 양아치는 없을 거다.

그녀는 화장을 고치러 들어왔지만 이젠 그냥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그의 손이 또 그녀를 붙잡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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