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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9화

유이안은 슈퍼마켓의 주차장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

GM 슈퍼마켓은 아시아에서 1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체인점이었다.

듣기로는 사장이 B시 사람이라고 하던데 그러면 육만 오백평이나 되는 이곳이 플래그십 스토어인 셈이었다.

유이안은 차에서 내리며 작은 케이크나 한 조각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2층 유리 캐비닛에는 예쁘고 정교한 케이크들이 조각조각 놓여 있었다.

케이크를 보고 있던 유이안의 귓가에 한 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등학교 때 좋아하던 무스케이크를 아직도 좋아하시나 봐요.”

듣기 좋은 중저음 목소리에는 약간의 유쾌함이 섞여 있었다.

유이안이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눈길을 돌리자 반짝반짝 빛이 나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뭐랄까...

훤칠하면서도 다부진 몸에 걸쳐진 캐주얼한 수트는 꾸밈없는 자연스러움을 보여주었지만 그의 얼굴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성숙미를 내뿜었다.

딱 봐도 엘리트 냄새가 물씬 풍겨 나왔다.

유이안의 이치대로라면 이렇게 빼어난 인물을 잊었을 리가 없었지만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유이안이 난처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남자는 품위 있는 태도로 손바닥을 내밀며 말했다.

“GM 슈퍼마켓의 사장 강원영이에요. 유 선생님과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어요. 유 선생님보다는 두 학년 아래예요... 이렇게 유 선생님을 기억하는 이유는 고등학교 때 유 선생님께서 저를 심폐소생술과 음... 인공 호흡으로 살려준 적이 있어요. 제 생명의 은인이죠.”

말을 마친 강원영은 빙긋 웃어 보였다.

한참을 생각하던 유이안은 마침내 그 일이 생각났다.

그날 그 사건 외에는 학교에서 별다른 교류도 없었는데 십여 년 만에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된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강원영은 유이안이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풍운아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강원영의 외모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무뚝뚝하고 시크한 쉽게 친해지기 어려운 훈남 스타일.

유이안은 예의상 몇 마디 얼버무렸다.

강원영은 유이안이 더는 대화를 이어 나가고 싶지 않아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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