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8화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나는 나 자신을 비웃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돌아갈 길을 생각하고 있다니. 상대는 이미 내 돈을 빼돌리고 있는데 나는 또 돌아갈 길을 생각하고 있었다. 뇌가 어떻게 된 걸까. 나도 모르겠다.

난 그냥 멍청이 같았다. 이미연이 한 말이 맞았다. 신호연은 나를 버렸는데 난 여전히 신호연을 생각하고 있으니. 여태까지 나는 불륜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있다. 신호연이 얼마나 교활한지 알 수 있는 점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불륜녀가 누구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건 그저 호기심일 뿐이었다. 보통 이런 일에 부딪히면 자기의 이익을 떼어간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결국 그 사람이 누구든지 중요하지는 않다. 이미 자기의 이익을 뺏긴 것만은 사실이 된다.

난 바로 이미연에게 얘기했다.

“난 그 돈이 어디로 간 것인지 알고 싶어.”

“이미 사람을 시켜서 찾아보고 있어. 너무 급해하지 마.”

이미연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얘기하고 있었다.

대화를 마친 후 회사로 돌아온 나는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어떻게 해야 내가 세운 회사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 나는 신호연을 원래 그대로 내쫓을 생각이었다. 그게 바로 내 유일한 소원이었다.

지금의 회사 사람들은 내가 언제 오든지 언제 가든지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사모님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니까.

점심이 되자 사람들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그사이에 나도 할 일이 없어졌다.

신호연은 점심에 뭘 먹을 건지 물어보려고 그의 사무실로 갔다. 입구의 비서는 보이지 않았고 절반 열린 문에서 대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신호연은 여전히 사무실에 있는 모양이었다.

내가 문을 열려고 하는데 안에서 서강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걱정하지 마십쇼. 제가 형수님께 보여드린 자료들은 다 준비하라고 하신 자료들뿐입니다. 역시 신 대표님이 한수 앞을 내다보시는군요! 하지만 제가 봤을 때 형수님은 사실 회사에 큰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 있는 시간도 길지 않거든요. 제가 볼 때는 출근을 핑계로 대표님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