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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구윤은 경주를 향해 다가가며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신경주, 넌 죽어야 해.”

순간 구윤은 몸을 앞으로 숙이며 의자에 앉아 있던 경주를 덮였다. 두 사람은 바닥에 쓰러졌고, 임수해는 당황하여 소리쳤다.

“구 사장님, 조심하세요!”

경주의 등이 심하게 부딪혀 내상을 건드렸다. 갑자기 눈앞에 차가운 기운이 번쩍였다. 구윤은 악랄하게 경주를 노려보았다. 손에 든 날카로운 십자 단검을 하늘 높이 치켜들고 마치 잔인한 천벌을 내리려는 듯 경주의 눈을 조준하고 있었다.

“구 사장님, 안 돼요!”

임수해는 당황해서 소리쳤다. 구윤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비록 경주를 원망하고 아람을 건드린 것이 싫었지만, 정말 경주를 죽인다면 구윤도 곤경에 빠질 뿐만 아니라 아람도 깊은 자책감에 빠질 것이다.

‘이건 아가씨가 원하는 것이 아니야. 구 사장님과 같은 고귀한 분은 이런 나쁜 남자 때문에 손을 더럽히면 안 돼.’

칼끝이 눈을 찌르려는 것을 본 경주는 꼼짝도 하지 않고 비참할 정도로 가만히 있었다.

“구윤! 그만해!”

때마침 도착한 이유희가 구윤을 덮여 모든 힘을 다해 바닥에 내려쳤다. 날카로운 칼끝은 방향이 바뀌었다. 경주는 갑자기 목에 한기가 느껴지고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목을 찌른 칼은 얇은 상처를 내어 피가 나왔다.

바닥에 누워있는 경주는 손을 들어 목을 만졌다. 손바닥의 촉감이 끈적했지만 마음이 후련했다. 이유희가 1초만 더 늦었다면 날카로운 칼이 눈을 관통했을 것이다.

구윤은 쉽게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손을 대면 상대방이 평생 구윤을 기억하게 되고 원망하게 된다. 구윤은 눈을 부릅뜨고 칼을 이유희를 향했다.

“비켜, 참견하지 마!”

“참견할 거야!”

이유희는 숨을 헐떡이며 이를 악물고 가슴을 가리켰다.

“네가 정말 대단하면 날 죽여, 여기를 찔러! 아람과 경주의 일은 내 탓이야. 내가 엮은 거야. 모두 내 잘못이야. 제발 경주를 해치지 마. 죽이려면 날 죽여! 하지만 아람을 생각해 봤어? 아람이 원하는 장면이야? 제일 사랑하는 오빠가 피투성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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