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별의 갑작스러운 심정지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구진은 여전히 아람을 병원으로 보내고 아람에게 알렸다. 구진은 아람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 계속 숨지면 남매 관계도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다음 날 아침 일찍, 아람은 해문에서 임수해와 함께 서둘로 문별이 있는 성주의 병원으로 갔다.“둘째 오빠! 도대체 무슨 일이야? 별이가 왜 심정지 되었어?”아람은 급한 마음에 눈물을 글썽거렸다.“의사 선생님은 문별의 체질이 약하고 심장병이 있지만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고 했어.”‘심장병?’아람은 몸을 비틀거리자 임수해는 다가가서 부축해 주었다. 아람의 마음이 너무 아팠다. 문별은 아람의 제자일 뿐만 아니라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별 몸 상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정말 스승이 될 자격이 없어!’구진은 어젯밤 문별과 가족의 대화를 생각하자 주먹을 몰래 움켜쥐고 목소리가 쉬었다.“지나치게 감정이 겪해져서 심정지 되었어. 다행히 내가 그 자리에 있었어. 아니면 상상도 할 수 없어.”어젯밤 문별을 병원에 보낸 후 구진은 아람에게 전화를 하고 두 사람이 마주친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문별과 가족 간의 갈등은 아람에게 말하지 않았다.“감정이 겪해져? 왜?”아람은 주변 사람들의 일에 대해 항상 끝까지 파고드는 것을 좋아했다. 아람의 기억 속에서 문별은 항상 성격이 쿨하고 털털했고 뒤끝이 없는 사람이었다.‘그런데 왜...’“아람아, 자세한 건 문별이 깨어나면 직접 들어.”구진은 그 키스를 떠올리자 얼굴이 뜨거워지고 정신이 황홀했다.“둘째 도련님, 어젯밤 내내 문별 씨와 함께 있었어요? 집으로 데려갔어요?”임수해는 호기심에 묻지 않을 수 없었다.아람의 궁금증도 활활 타올랐다.‘30년째 모태솔로인 둘째 오빠가, 여자를 집에 데려간 건 처음이야! 항상 여자에게 알레르기가 있었잖아!’“응.”구진은 솔직하게 인정했다.“어젯밤 상황이 긴박했어. 나쁜 사람들에게 또 괴롭힘을 당할까 봐 두려워서 집에 데려올 수밖에 없었어.”아람은 구진
병실에서 문별은 침대 옆에 힘없이 기대어 링거를 맞고 있었다. 이른 아침 햇살이 문별의 창백한 얼굴에 내려앉아 여전히 아름다워 보였다.“별아.”아람은 눈시울을 붉히며 부드럽게 불렀다. 잠시 동안, 눈앞에 있는 야윈 여자가 항상 털털하고 해맑던 제자라는 걸 감히 알아차리지 못했다.“사, 사부님?”문별은 순간적으로 얼어붙어 바늘을 꽂은 손을 이불 속으로 감추었다.“어떻게 된 거야?”아람은 침대 옆에 앉아 문별의 손을 부드럽게 잡으며 걱정스럽게 물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도대체 누가 널 괴롭힌 거야?”문별은 입을 꼭 다물고 말을 하지 않았다.“빨리 말해, 사부님이 복수해 줄게!”“저혈당 때문에 어지러워서 그래요, 괜찮아요.”“아직도 사실대로 말하지 않아? 심장병이 있다는 걸 몰랐어? 언제까지 나한테 숨기고 싶었어?”아람은 화가 나서 하얀 얼굴이 불덩이처럼 붉어졌고 문별의 손을 아프도록 잡았다. “둘째 오빠가 네가 어젯밤에 전화를 받고 감정이 격해져서 쓰러졌다고 했어. 도대체 누구 전화야? 무슨 말을 했어? 어젯밤 클럽에서 생긴 일은 뭐야?”예민한 아람은 아픈 질문만 했다. 문별은 눈썹을 떨며 손가락이 아람의 손바닥에서 움찔했다.“사부님, 일부러 숨긴 건 아니에요. 그저 제게 사적인 공간을 허락해 줬으면 좋겠어요. 저만의 비밀을 가질 수 있게 해주세요.”“안 돼! 안 돼! 안 돼!”아람은 화를 내며 눈시울을 붉혔다.“무슨 비밀? 분명 괴롭힘을 당했다는 걸 내가 알기를 원하지 않고, 내가 대신 나서는 게 싫어서 그러는 거야. 나 구아람의 원칙 중 하나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거야. 내 사람에게 상처를 준 사람은 백배 더 갚게 해야 해. 네가 이렇게 괴롭힘을 당했는데, 사부님으로서 가만히 있어야 해?”“사무님이 상관할 수 없어요!”문별은 갑자기 감정이 격렬해졌다. 이렇게 격렬한 말투로 아람에게 말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부탁할게요. 제 일에 참견하지 마세요. 제발요!”아람은 깜짝 놀라더니 눈에 빛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병실
“뭐?”아람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구진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사생아? 문씨 가문의 사생아?”“그래서 너한테 정체를 숨겼을 거야. 이해할 수 있어.”문별의 자료들을 보자 구진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슬픔과 불행을 드러내는 사람들에 비해 이렇게 모든 것을 마음속에 숨긴 문별이 오히려 더 가슴이 아팠다.“별이는 정말 멍청이네.”아람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고 숨쉬기 힘들 정도로 아팠다.“어젯밤 문별과 술을 마신 두 외국인은 외국 건설 회사의 임원이야. 문씨 가문과 비즈니스 거래가 있어. 어젯밤 문별과 아버지의 대화를 결합해 보면, 아마 문씨 가문이 준비한 것일 거야.”“말도 안 돼! 비즈니스를 위해 딸을 술자리로 보내? 문상훈이 짐승 같은 사람, 머리에 구멍 났어?”아람은 테이블을 내리치자 커피가 쏟아졌다. 눈에는 악기를 품었다.“오빠, 이 일은 내가 해결할게. 나한테 한 가지만 약속해. 문별 곁에 있어 줘. 다 나을 때까지.”구진은 멍해졌다. 바로 대답하지는 않았다.“약속해 줄 거야?”아람은 구진을 째려보았다.“그럼, 네가 해달라고 하면 당연히 해야지, 약속할게.”구진은 동의했다.“왜? 문별이 사생아라서, 둘째 도련님이 문별의 출신을 싫어해?”“지금 오빠를 욕하는 거야? 내가 그런 속물이야?”구진은 얼굴을 붉히며 약간 화를 냈다. 이때 구윤이 아람에게 전화 쳤다.“아람아, 오늘 밤 신경주가 비즈니스 리셉션에 참석할 거야. 그때 만나.”“알았어.”아람은 담담하게 말했다.“아람아, 사실 사적으로 만나자고 해도 돼.”구윤은 머뭇거리더니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비록 부부도, 친구도 될 수 없지만, 얼굴까지 안 볼 사이는 아니야.”“잠깐 마주치기만 하면 돼. 사적으로 만나기 싫어.”아람은 왠지 모르게 마음속으로 경주를 만나는 것이 조금 두려웠다.“오빠. 그저 유지운이 신경주와 만나게 해서 치료 일정을 잡고 싶을 뿐이야. 신경주가 완전히 회복되면 다시는 안 봐도 돼.”...구진은 병실로 돌아왔을
지금 대화하고 있는 사람이 구반복의 둘째 아들, 아람의 둘째 오빠라는 것을 알면 문상훈은 아마도 후회하고 죽을 마음도 생길 것이다.“지금 소리 지를 필요 없어요. 또다시 문별을 건드리면 제가 어떻게 할지 기대하세요.”구진은 턱을 치켜들고 차갑게 웃었다. 오만함에 있어서 구씨 가문의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너, 너!”문상훈은 너무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너 도대체 누구야?”구진은 마른침을 삼켰다. 갑자기 용기를 내어 큰 손으로 문의 가늘고 매끈한 어깨를 감싸고 품에 안았다. 갑자기 안긴 문별은 잠시 동안 움직일 수 없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문별의 남자친구예요.”말을 마친 후 구진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문상훈에게 말을 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갑자기 공기까지 조용해졌다.“컥, 오해하지 마. 그저 해본 말이야.”구진은 서둘러 자신의 마음을 설명했다.“오해하지 않았어.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이득을 본 거네.”문별은 쓴웃음을 지었다. 구진은 아람을 대신해 자신을 옹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씨 가문 도련님이 자신을 마음에 품고 있을 거라고 생각할 만큼 주제넘지 않았다. 망상증은 없었다. 게다가 문씨 가문 사생아라는 신분은 더 이상 숨길 수 없다. 구씨 가문처럼 힘 있는 가문이 문씨 가문을 안중에 두지 않을 거고, 얼굴도 드러낼 수 없는 사생아를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구진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문별을 깊이 바라보며 잠시 머뭇거리다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어젯밤, 우리...”“어젯밤은 고마웠어. 네가 제때 구해주지 않았다면, 난 아마 죽었을 거야.”문별은 진심으로 구진에게 감사를 표했다.“아니, 내 말은, 우리, 그. 정말 기억이 안 나?”구진은 불안한 마음에 조심스럽게 물었다.“뭐?”문별은 의아한 표정으로 구진을 바라보았다.‘정말 기억이 나지 않나 보네.’이용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에헴, 그, 이제 좀 놓아줄 수 있어?”문별은 부드러운 입술을 오물거리며 구진의 품에서 몸을 움
저녁 7시.리셉션 장소는 여전히 신씨 호텔로 정했다. 비즈니스 미팅이 끝난 후 성주의 비즈니스 거물들과 업계 엘리트들이 행사에 계속 참여하기 위해 서둘러 이곳으로 왔다.아람은 검은색 부가티를 몰고 왔다. 유지운은 조수석에 앉아 차 문을 붙잡고 멍하니 앞만 바라보며 감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한 마디라도 더 하면 어제 먹었던 음식까지 목구멍에서 나올 것 같았다. 드디어 호텔에 도착했다. 아람은 멋진 드리프트를 하며 안정적으로 주차를 했다.“내려요.”아람은 안전벨트를 풀었다. 유지운은 얼굴이 종이처럼 하얗게 질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손을 흔들었다.“저기요, 왜 그래요? 굳어졌어요?”“토, 토하고 싶어요.”유지운의 얼굴색은 보라색으로 질렸고 몸이 안 좋았다. 아람은 소리를 지르며 유지운을 발로 차 버렸다.“토하려면 내려가서 토해요, 제 차에 토하지 마세요!”차 문을 여는 순간 유지운은 바로 토했다. 학자 집안의 귀공자로 태어난 유지운은 이렇게 토한 적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구윤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죽고 싶었을 것이다. 토를 다하고 유지운은 허약하게 문을 잡고 헐떡이며 아람을 노려보았다.“구씨 가문 사람들은 다 미쳤어요? 차를 비행기처럼 몰아요?”“상남자가 무슨 멀미를 해요?”아람은 팔짱을 끼고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들었다.“제 운전 실력은 레이싱 수준이에요. 엄청 안정적이에요. 적응을 못한 당신의 문제죠.”말을 하며 아람은 유지운에게 물을 주며 챙겨주었다. 유지운은 입을 헹구고 물을 마신 후 잠시 진정했다가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저기요, 약속한 거 잊지 마세요.”“기억하고 있어요.”아람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신경주를 치료해 주면 백신을 만나게 해줄게요. 약속해요.”‘유지운이 자신을 놀리고 있는 이 눈앞의 여자가 우상 백신이라는 것을 알면 기분이 어떨까? 손해 봤다고 생각하지 않을까?’바로 이때, 검은색 벤틀리 한 대가 그들 앞을 지나갔다. 아람은 차량 번호를 보고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
“주인공은 중요하지 않아요. 신 사장님께서 좋아하는 게 중요해요.”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 아람은 구하영의 말이 또렷하게 들려서 눈썹을 찌푸렸다. 유지운은 구하영의 가식적인 모습을 보자 억지로 참았던 구역질이 다시 조금씩 올라왔다.“우리 딸, 잘해 봐. 신 사장님을 잘 챙겨줘. 그럼 신 사장님도 흔들릴 거야.”구해진은 이때도 아람을 비아냥거렸다. “우리 딸은 구아람 그 중고품보다 훨씬 나아. 딸, 자신감을 가져. 구아람보다 못하지 않아. 신 사장님과 인연이 조금 없을 뿐이야. 하지만 이건 중요하지 않아. 인연은 만들 수 있어. 구아람 그 계집애와 신 사장님이야말로 인연이 없어. 아니면 왜 이혼까지 했겠어?”아람은 침착하게 조용히 부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 차가운 얼굴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유지운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뜨며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구해진과 구하영을 바라보았다.“신경주가 당신 전 남편이에요?”“네, 진작에 말씀드렸어야 했어요. 어차피 비밀이 아니에요.”안색이 차가운 아람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정말 모범적인 전처네요.”유지운은 아람을 놀렸다.“이혼한 사람들은 서로 목을 졸라 죽이고 싶어 하던데, 구아람 씨는 이혼했는데도 전 남편을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네요. 미련이 남은 거예요, 아니면 약점을 잡힌 거예요?”“전 제 마음을 편하게 하고 싶은 거예요. 가요.”아람은 아무런 표정 없이 호텔로 걸어갔다. 유지운은 떠나는 아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단호하고 냉정한 20대 초반의 소녀인데 성난 폭풍을 가르는 날카로운 칼처럼 위엄이 있었다. 유지운은 입꼬리를 올렸다.“구아람, 점점 재밌어지네.”...구해진이 상장의 지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구하영은 먼저 연회장 문앞에 도착했다. 거만하게 초대장을 꺼내 문앞에 있는 직원에게 건넸다.“구하영 씨, 어서 오세요.”“감사합니다.”구하영이 긴 머리를 쓸어넘기며 들어가려는 순간, 뒤에서 다소 위압적인 하이힐 소리가 들렸다. 구하영은 의아하며 돌아보자 눈을 부릅떴다. 그제야
“무슨 말이야, 언니는 겸손하잖아.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는 절대 참석하지 않았어.”“그래? 그럼 천천히 익숙해져야겠네.”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구하린을 바라보았다.“앞으로 공식 석상에 자주 올 거야. 우리 두 자매가 자주 만나서 친해져야 할 것 같아.”구하영의 얼굴에 어색한 미소를 지었지만 가슴은 분노로 가득했다.“아가씨, 초대장을 보여주세요.”직원은 아람에게 정중하게 물었다.“초대장이 없어요.”아람은 담담하게 말했다.“풉!”구하영은 입을 가리고 조롱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드디어 아람을 이길 기회를 찾은 것 같았다.“언니, 이런 고급 행사에 참여한 지 너무 오래됐지? 초대장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는 거 몰라? 이러면 직원들한테 얼마나 민폐야.”직원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죄송합니다, 아가씨. 초대장 없이는 입장할 수 없습니다.”“구아람입니다.”아람은 담담하게 이 한 마디만 했다.구아람이라는 세 단어는 천둥처럼 두 직원을 놀라게 했다. 예전 같았으면 아람은 편하게 행동하기 위해 아버지가 구만복이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성주에서 온 도시를 뒤흔들 정도로 큰 소동을 거듭했다. 이름만으로도 충분하여 아버지의 성함을 밝힐 필요가 없었다.“구, 구씨 가문 아가씨였군요. 죄송합니다. 실례했어요!”“괜찮아요. 제가 갑자기 일이 있어서 신 사장님을 뵙고 싶어요.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아람은 오히려 겸손하게 웃었다.“초대장이 없어서 들어가기 불편하네요. 죄송하지만 두 분이 들어가서 전해주시면 고맙겠어요.”“그럴 필요 없어요! 아가씨, 들어가시죠!”직원은 공손한 태도를 취했다. 방금 구하영을 대하는 태도와는 전혀 달랐다.“감사합니다. 유지운 씨는 제 친구예요. 같이 들어가도 될까요?”아람은 웃으며 물었다.“물론이죠, 어서 오세요!”아람과 유지운은 정중하게 연회장으로 안내되었다. 혼자 남겨진 구하영은 너무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지고 발을 세차게 쿵쿵 쳤다. 어렸을 때부터 언제 어디서든, 아무리
“궁금해.”“별로 한 것도 없어. 그저 얼굴을 망가뜨렸을 뿐이야. 허허.”이유희는 그날 창고에서 신효린이 괴롭힘을 당한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왔다.“아, 요즘 왜 안 보이냐고 했더니, 사람을 만날 면목이 없나 보네.”경주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이유희를 바라보았다.“효정과 있는 동안 아무 짓도 하지 않았지?”이유희는 움찔했다. 어젯밤 신효정의 부드러운 몸을 안고 욕실에서 사랑을 나누던 장명, 두 입을 떼여놀 수없이 키스하는 장면을 생각하자 온 몸이 뜨거워졌다. 어떻게 대답할지 모르는 순간, 복도 반대편에서 한무가 다급하게 달려왔다.“신, 신 사장님! 구아람 씨가 오셨어요!”이유희는 눈을 부릅뜨고 경주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아람이 왔다는 소식을 듣자 정신이 황홀해져 다시 물었다.“누구 왔다고?”“구아람 씨! 구아람! 연회장에 계셔요!”한무는 기뻐서 입을 담을 수 없었다. 한무도 한동안 아람을 만나지 못했다. 경주의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한무는 아람이 보고 싶었다,“경주, 경주야! 아람이 널 찾으로 왔어? 이 자식이 고생한 보람이 있네!”이유희는 흥분하여 경주의 어깨를 미친 듯이 때렸다.“오늘 밤 연회에 성주의 상류층이 많이 올 거야.”경주는 두근거림을 억누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아마 인맥을 넓히러 온 것일 거야. 결국에는 구씨 가문 사업을 물려받게 되잖아.”“너 이 자식, 왜 좋게 생각 안 해? 정말 어이없네!”이유희는 한무에게 물었다.“아람이 혼자 온 거야, 아님 구윤이랑 같이 온 거야?”“둘 다 아니에요. 구아람 씨는 낯선 남자와 함께 오셨어요.”“설마 윤유성이야?”이유희는 윤유성의 생각만 하면 화가 났다.“아니에요. 되게 예쁘게 생긴 남자예요. 여우가 정령이 된 것 같은 여성스러운 모습이었어요.”한무는 멀리서 유지운을 보았다. 하지만 외모가 너무 뛰어나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주는 그 말을 듣자 동공이 흔들렸다.‘구아람의 오빠들도 아니고, 윤유성도 아니고, 심지어
“연적?”아람은 왼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손으로 블루베리를 집어 경주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유희에게 연적도 있어? 신선하네.”경주도 피식 웃었다.“네가 우리 동생을 감금하듯 지켜주는데. 매일 너랑 네 비서 말고는 누구를 만나?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못 하는데 무슨 연적이야. 꿈꿨어?”“그렇다고!”유희는 초조하여 목소리까지 갈라지며 테이블을 내리쳤다. 어젯밤 자기 품에서 도현 오빠라고 부르는 효정이 떠올랐다. ‘꿈에서 다른 남자 이름을 불렀어!’유희의 가슴은 아파 나며 산산조각이 된 것 같았다.“설마 네가 말한 사람이 우리 도현 오빠야?”아람은 차갑게 유희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멍해졌다. 도현이랑 어떻게 엮인 건지 전혀 상상이 안 된다. 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아람아, 네가 어떻게 알아? 너 신이야?”“신은 무슨!”아람은 어이없었다.“넌 참, 속마음이 얼굴에 쓰여있어. 어젯밤 너와 우리 오빠가 얘기하는 것을 봤어. 네 눈빛이 막 이글거렸어.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이 사장님. 넌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우리 구씨 가문 남자는 모두 상남자야. 절대 남친 있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 효정이 남자랑 얘기를 했다고 다 연적이라고 생각하지 마.”“도현 도련님은 그럴 분이 아니야. 유희야. 누구를 의심해도 아람이 가족은 의심하지 말아야 해.”경주는 아람의 허리를 안고 유희를 비웃었다. 유희도 한숨을 쉬고 계속 얘기하기 곤란했다. 너무 유치해 보였다.“아. 그래서 효정과 서둘러 혼인신고를 하겠다고 했어? 위기감이 들었던 거네.”아람은 유희의 속마음을 모두 꿰뚫어 보았다.“야, 그런 사소한 거로 침착하지 못해? 왜 이렇게 유치해!”유희는 부끄러워 입을 오물거렸다.“혼인신고는 나중에 다시 생각해.”경주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정색했다.“지금은 네 집안일을 먼저 해결해야 해. 네가 이씨 그룹에서 안정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거야.”유희는 여전히 불안했다. ‘나 이유희의 아내
아람은 걸어오는 유희를 바라보았다. 잘생긴 얼굴은 마치 귀신에게 정기를 빼앗긴 것처럼 초췌해져 있었다.“아이고, 이 사장님. 무슨 일이야? 어젯밤 방에서 사랑만 나누었어?”아람은 참지 못하고 놀렸다.“나, 하, 그만 얘기해.”유희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내가 어떻게 말해. 아람 앞에서 친오빠를 욕하면 경주도 영향을 받잖아. 사돈 친척은 이러면 안 돼.’아람은 유희가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말하기 난감하는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았다.“먹을래? 먹으면 네 것까지 만들게.”경주는 돌아서서 유희를 보며 요리를 했다.“입맛이 없어. 안 먹어.”유희는 냉장고로 걸어가 무심코 얼음물 한 병을 꺼내 뚜껑을 비틀어 원샷을 했다. 그리고 빈 병을 구기며 한숨을 내쉬었다.“아람아, 경주야. 나 오늘 효정과 혼인신고 할 거야.”아람과 경주는 깜짝 놀랐다.“뭐? 오늘?”“응, 오늘.”유희의 눈빛은 불타올랐고 목소리는 쉬었다.“생각해 봤는데, 계속 미루면 생각이 더 많아질 것 같아. 가족들이 동의하든 말든 먼저 효정과 혼인신고를 하고 싶어. 혼인신고를 하면 우리는 합법적인 부부야.”“효정은 나 이유희의 정정당당한 아내이고, 이씨 그룹의 사모님이야. 할아버지가 반대해도 소용없어. 내가 이씨 그룹의 권력을 가지면 효정에게 성대한 결혼식을 열어줄 거야. 효정은 내 결정을 이해해 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프라이팬 위에 있는 계란을 뒤집는 것도 잊어버려 타버렸다.“경주야, 내 신분증이 엄마한테 있어. 좀 있다 가지러 갈 거야. 효정의 신분증은 오늘 가져올 수 있어?”“이유희,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너 오늘 좀 이상해.”아람은 눈을 가늘게 떴다.“왜? 난 그저 효정과 결혼하고 싶을 뿐이야. 무슨 표정이야. 환호하고 응원해 줘야지.”유희는 초조해서 눈썹을 찌푸렸다.“유희야. 효정과 사귄 지 꽤 됐잖아. 전에는 침착하더니 왜 갑자기 이래?”경주는 불을 끄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유희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신분증이 신광
유희는 부드러운 발걸음으로 방으로 들어온다. 효정의 꿈을 방해할까 봐 문 앞에 도착하기 직전에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고 들어갔다. 넓고 편안한 침대 위에서 효정은 가느다란 작은 몸을 이불 속에 웅크려 작은 머리만 드러냈다. 검은색 긴 머리가 느슨하게 풀려졌다. 마치 새하얀 도화지 위에 스친 선명한 먹선 같았다.유희는 침대 옆에 앉아 효정의 잠든 얼굴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손끝으로 뺨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을 떼주었다. 한때 바람둥이이던 유희는 이제 오직 효정만을 바라보고 있다.“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네.”유희의 거친 손끝이 효정의 예쁜 얼굴과 앵두 같은 입술, 예쁜 쇠골을 계속 만졌다.“이 세상에 널 그리워하는 남자는 나뿐인 줄 알았어. 이제 보내 우리 와이프의 매력이 생각보다 큰 것 같아. 앞으로는 널 데리고 나가지 못하겠네.”“만약 누군가가 널 좋아하게 되면 어떡해? 그거 알아? 오늘 밤 일을 듣고 참을 수 없었어. 그 자식이 네 새언니의 친오빠가 아니었더라면 자루를 씌워서 때렸을 거야!”유희는 저도 모르게 손끝에 힘을 주었다. 효정의 속눈썹이 떨리더니 가볍게 낑낑거렸다. 당황한 유희는 효정을 깨울까 봐 급히 손을 거두었다. 바로 이때, 효정이 몸을 뒤집고 이불을 걷어차면서 뜨거운 몸을 드러냈다.비록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지만 잠버릇이 안 좋아 치마가 엉망이었다. 하얀 어깨와 작고 귀여운 가슴의 절반을 드러내며 잠을 잤다. 유희의 눈은 점점 욕망이 찼고 참고 있어 어깨가 부들부들 떨렸다. 이번에는 정말 못 참을 것 같았다.“음, 정말 제 그림이 마음에 들어요?”효정은 잠꼬대를 했다. 조용한 방에서 유희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정말 그림이 마음에 드냐고? 효정아, 나한테 묻는 거 아니잖아. 누구한테 묻는 거야?’“도현 오빠.”유희의 몸이 순간 뜨거워 나며 머릿속이 텅 비었다. 그러자 유희는 큰 몸으로 효정의 부드러운 몸을 누르며 사납고 악랄하게 효정의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했다. 이 충격으로 효
하지만 아람은 유성이 제일 사랑하는 여자이다. 아람을 망쳐버릴 수 없었다.[이제 어떻게 할지 생각했어요?]남자의 나른한 목소리에서 압박이 느껴졌다.“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유성의 안색은 점점 창백해지며 살벌한 기운을 발산했다. 마치 진옥의 끝에서 악마에게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 것 같았다.“연구소에서 지금 사람을 즉시 심장 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약을 개발하고 있잖아요. 혹시, 하나 보내주실 수 있어요?”[네? 그건 왜요?]남자는 비아냥거리며 웃었다.[설마 자신에게 주사하려는 건 아니죠? 윤 사장님은 정말 겁도 없네요. 지난 몇 년 동안 자신에게 주사한 게 아직도 부족해요? 그 약은 아직 임상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서 매우 위험해요.”“알아요. 하지만 이건 최후의 수단이에요. 이 약에 모든 것을 걸 거예요.”유성의 눈이 충혈되며 이성마저 무너지고 있다.[어휴, 몸이 건강하고 능력이 있으면 절대 실패할 수 없어요. 그저 여자일 뿐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남자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게다가 지금 당신은 구아람 눈에서 최악이에요. 만약 사고가 생기면 얼마나 기뻐하겠어요.]“저한테 쓰지 않아요.”[그래요?]“동정심과 죄책감은 인간 본성에서 극복하기 가장 어려운 약점이에요.”유성의 눈빛은 어두웠다.“아람은 착한 여자예요. 평상 저한테 빚을 지게 할 거예요. 이래야 제가 아람을 곁에 둘 수 있어요.”...이야기를 나눈 후 아람과 경주는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유희는 이 시간에 효정이 이미 잠들었다는 것을 알고 서재로 향해 밀린 공무를 처리하고 잘 생각이었다. 유희는 변했다. 예전에 지구가 파괴되어도 유희의 잠을 방해할 수 없었다. 이제 그룹 업무를 다 하기 전에는 한숨도 잘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모든 노력은 효정에게 행복한 미래를 주기 위한 것이다.“도련님.”정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유희는 뒤를 돌아보았다.“아직 안 잤어? 날 신경 쓰지 말고 효정을 지켜. 혹시 목이 말라서 깨
구만복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기 비서를 바라보았다.“보아하니 신경주를 많이 좋아하네?”기 비서는 당황하지 않고 말했다.“오해예요. 그냥 사실을 말씀드린 거예요. 제가 아가씨를 어렸을 때부터 봐왔어요. 아가씨가 상처를 받으면 저도 가슴이 아파요. 사랑하는 남자와 행복하게 인생을 보냈으면 좋겠어요.”“이 말도 신경주를 칭찬하고 있는 거잖아!”기 비서는 말을 하지 않았다. 갑자기 구만복은 걸음을 멈추고 창문 앞에 서서 밖을 내다보았다. 기 비서도 의아해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 각도에서 해장원 문 앞이 보였다. 유성은 아람에게 주려던 딤섬을 바닥에 내려쳤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아서 발로 두 번 차며 딤섬을 산산조각 냈다.“허, 성질도 좋은 편은 아니네.”구만복은 경멸의 눈빛으로 비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기 비서는 다른 사람으로 변한 유성을 바라보자 아람이 유성을 선택 안 한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예전에 구만복의 냉대를 받고 거절을 당하여 해장원 문앞에 서 있는 사람은 오직 경주였다. 하지만 유성은 자신도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승부욕이 강하고 자존심이 강한 유성에게는 심장을 찌르는 것 같고 큰 수치였다.“윤, 윤 사장님. 진정하세요!”우 비서는 몸을 숙여 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주우며 겁에 질린 채 위로했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세요. 구 회장님은 항상 사장님을 좋아하셨어요. 갑자기 싫어할 수는 없어요. 우린 그래도 신경주 그 자식보다 나아요!”“오늘 밤 구아람 씨가 구 회장님을 화나게 했을 거예요. 화풀이할 곳이 없었는데 마침 사장님을 만나서 화내는 거예요. 화가 풀리면 구 회장님은 사장님을 생각하실 거예요.”“이번에는 달라.”유성의 충혈된 눈은 사람을 산 채로 찢어버릴 수 있는 듯했다. “구만복은 이미 아람과 신경주를 허락한 것 같아. 이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을 거고, 나를 도와주지도 않을 거야.”구만복은 현재 두 사람의 관계에 가장 타격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지난번 소희를 이
이 말을 듣자 유성의 표정이 굳어졌다. 비록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만복의 모든 말이 자신을 향한 것이라고 느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분노가 창백한 얼굴을 태웠다.“아저씨, 신경주가 하는 짓은 모두 아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예요. 아람을 속이는 거라고요!”유성은 주먹을 움켜쥐고 손가락이 살에 파고들 것 같았다. 순간 경주를 죽여버리고 싶었다.“만약 진심으로 아람을 사랑한다면, 3년의 결혼 생활을 할 때 계속 곁에 있어 주었겠죠. 정상적인 남자라면 아람처럼 예쁘고 훌륭한 여자를 왜 좋아하지 않겠어요?”“하지만 신경주는 무자비하게 아람을 버렸어요. 신경주는 아람에게 진심이 아니에요. 사랑이 아니에요!”“사랑이 아니야?”구만복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세요? 신경주가 언제부터 아람을 좋아하게 됐는지. 이혼 후 3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하던 아내가 KS의 아가씨라는 것을 알고 시작한 거잖아요.”“모두가 알다시피, 신경주는 신 회장님 본처의 아들이 아니에요. 신경주의 어머니는 명예스럽지 않아요. 신경주는 사생아와 마찬가지예요. 신 회장님 장남의 건강이 좋았더라면 신경주에게 신씨 그룹을 맡기겠어요?”“지금 아람에게 집착을 하는 게 목적이 없이 순수한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사심이 없을까요? 구씨 가문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곤란한 상황을 바꾸려고 하지 않을 것 같아요?”유성은 마음이 급해 입이 닳도록 말을 했다.“신경주가 아람을 강요하여 이혼을 하고 다른 사람과 결혼하려고 했어요. 이미 엄청 비겁한 짓을 했어요. 한 번 있으면 두 번이 있고, 세 번이 있을 거 같지 않아요? 정말 소중한 딸 아람으로 신경주의 선을 넘어보실 거예요?”옆에서 듣고 있던 기 비서는 눈썹을 찌푸리며 유성을 노려보았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이 윤 도련님은 정말 말을 번지르르하게 잘하네. 저 입으로 나쁜 사람을 도와주고 사실을 뒤집으면 꽤 타격이 크겠네.’“윤 도련님. 우리 딸에 대해 이 아버지보다 더 잘 알고 있네.”
‘아. 너무 멋있어! 너무 매력적이고 남자다워. 너무 섹시해! 구아람 씨가 무슨 안목이야. 왜 우리 윤 사장님처럼 훌륭한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 거야?’이때 저 멀리서 목표물이 천천히 움직였다. 가까이 다가오자 그 목표물은 경주의 사진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유성이 연속으로 쏜 세 발은 정확히 경주의 머리를 조준했다.“너무 대단하세요! 윤 사장님의 사격 수준은 정말 신과 같아요. 한 발도 놓치지 않으셨어요!”우 비서는 바로 박수 치며 아부를 했다.“아쉽네.”유성은 총을 거두며 창백한 입술을 열었다.“아쉬워요?”“사진일 뿐 실제 사람이 아니잖아.”유성은 우 비서를 보지 않고 슈트 바지 주머니에서 네모난 손수건을 꺼내 조심스럽게 총을 닦았다.“무슨 일이야?”“윤 사장님, 구 회장님을 미행하던 사람이 소식을 전해왔어요. 구 회장님께서 오늘 밤 구아람 씨와 신경주를 찾으러 갔는데, 구아람 씨를 데려가지 않았어요.”이 말을 하자 우 비서는 식은땀을 흘렸다. 역시 유성의 눈빛도 점차 어두워졌다.“아람을 데려가지 않았어? 그럼 아람은 아직도 신경주와 함께 이유희 집에 있다는 거야?”“네.”우 비서의 목소리까지 떨렸다. 유성의 눈빛이 사나워지며 갑자기 총알을 장전하더니 바닥을 향해 몇 발을 쏘아댔다. 총알은 우 비서의 발 아래에 터지자 겁에 질려 혼비백산했지만 감히 소리도 내지 못했다. 총알이 다 떨어지고 나서야 유성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눈시울을 붉혔다.“차 준비해!”...구만복이 해장원에 돌아올 때 이미 새벽 12시가 되었다. 아람을 찾으러 갈 때 안색이 엄청 어두웠지만, 지금은 이미 생각을 마친 것 같았다. 아람이 경주의 보살핌을 받아 살진 모습을 생각하자 걱정되던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심지어 약간의 후회도 있었다. 당시 아람을 강력하게 감금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람도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에 창문을 뛰어내려 탈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두근거리네. 만약에 아람이 뛰어내리다가 큰 사고가 나면 나도
유희도 마른침을 삼켰다. 순간 욕망이 불타오르며 오늘 밤 효정과 어떻게 사랑을 나눌지 생각을 마쳤다.“이 변태야!”아람은 입술을 깨물고 팔꿈치로 경주의 갈비뼈를 힘껏 때렸다. 세 사람은 거실로 돌아와 앉았다. 이 시간 효정은 이미 티비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정연은 효정을 챙겨주고 아람과 경주, 유희에게 차를 준비해 주었다. 유희를 바라보며 말할지 말지 고민했다. 아직 보고할 타이밍이 아닌 것 같았다.“본가에 갔었어.”유희는 눈을 내리깔고 차를 한 모금 하셨다. 말투는 나지막하고 죄책감이 가득 찼다.“경주야, 아람아. 우선 먼저 사과하고 싶어. 할아버지가 결국 이소희를 꺼냈어.”이 이름을 듣자 경주의 눈빛은 순간 차가워졌다. “정말 큰 잘못을 저질렀어. 하지만 유죄 판결을 받을 정도는 아니야. 열흘 정도 구속되면 풀려날 거야. 이미 예상했어.”아람은 감정 기복이 없었고 오히려 침착했다.“하지만 풀려도 이소희가 국내에서 이미 얼굴을 들지 못할 거야. 스캔들 때문에 명예를 완전히 잃을 거야.”“이소희 그 계집애의 얼굴을 내밀고 불빛 아래 서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싶어 하던 꿈은 완전히 깨졌어. 이씨 가문 출신이라도 이미 공식적으로 차단 되었어.”“공식 생사, 방송국, 심지어 라이브에도 나타나면 안 돼. 피아니스트가 되는 건 말할 것도 없어. 성주에서 악명이 높은 두 여자, 진주랑 이소희. 둘 다 오래도록 유명해질 거야.” “부족해. 너무 부족해.”경주의 눈에는 모든 것을 재로 만들 듯 분노의 불김이 잠재웠다. 손에 힘을 주자 아람의 손까지 아프게 했다.“아람에게 준 상처는 목숨으로 죄를 치러도 과분하지 않아. 이런 벌은 너무 부족해. 법이 이소희를 풀어주었다고 해도 난 그러지 않을 거야. 이소희를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아람의 가슴이 잔잔히 떨리며 경주의 어깨에 기대었다. 왠지 모르게 안도감이 느껴졌다.“어휴, 경주야, 넌 나설 기회도 없을 거야. 내가 이미 보내버렸어.”유희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며 눈썹을 찌푸렸다.“할
도현의 가벼운 말 한마디가 곧바로 분위기를 살벌하게 했다. 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온몸의 신경이 예민하게 긴장했다. ‘유희 오빠는 효정이만 부를 수 있는 애칭인데, 이 자식이 갑자기 왜 이렇게 불러?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집까지 쳐들어왔어?’“오빠, 아직 안 갔어?”대치를 할 때 아람과 경주가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다가왔다. 날카로운 아람은 두 남자가 상대하는 모습을 보자 의심하는 듯한 눈빛으로 봤다.“아, 내가 문을 못 열었어. 마침 유희 도련님이 돌아와서 문을 열어줬어. 지금 갈 거야.”도현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람을 향해 활짝 웃었다.“아람아, 오빠가 바쁜 일정을 마치면 같이 여행이나 가자. 맨날 같은 남자랑 붙어있지 마. 심심하잖아.”경주는 말문이 막혔다. 농담이라는 것을 알고, 친오빠라는 것도 알지만 질투하기 시작했다. 도현이 떠난 후에도 유희는 침착하지 못하고 경계했다. 집에 없는 동안 도현이 효정을 만났고, 교류가 있었다고 생각했다.“유희야, 왜 그래. 안색이 안 좋아.”경주는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아.”유희는 답답한 듯 숨을 내쉬었다.“미안해. 내가 오빠보고 자료를 가져오라고 했어. 너한테 미리 말하지 못했네.”아람처럼 예리한 사람은 바로 유희의 마음을 알아채고 주동적으로 사과했다.“넌 경주랑 친구잖아. 하지만 여긴 너와 효정의 집이야. 우린 잠깐 있는 건데, 외부인을 들여보낸 건 확실히 실례였어. 다음부터 그러지 않을게.”경주는 깜짝 놀라 아람의 허리를 안고 급히 유희 대신 해명했다.“아람아,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유희가 그렇게 쪼잔한 사람은 아니야.”유희는 눈을 부릅뜨고 손을 흔들었다.“형수님, 그런 말을 하는 건 날 깎아내리는 거잖아. 네가 와서 지내는 건 나도 기쁘고 경주도 기뻐. 우리 와이프도 좋아해. 네가 온 후로 효정의 기분이 엄청 좋아. 말도 많아졌어. 너희들이 쭉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 난 절대 반대하지 않아!”아람은 경주의 품에 안기며 다정하게 눈을 마주쳤다.“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