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화하고 있는 사람이 구반복의 둘째 아들, 아람의 둘째 오빠라는 것을 알면 문상훈은 아마도 후회하고 죽을 마음도 생길 것이다.“지금 소리 지를 필요 없어요. 또다시 문별을 건드리면 제가 어떻게 할지 기대하세요.”구진은 턱을 치켜들고 차갑게 웃었다. 오만함에 있어서 구씨 가문의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너, 너!”문상훈은 너무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너 도대체 누구야?”구진은 마른침을 삼켰다. 갑자기 용기를 내어 큰 손으로 문의 가늘고 매끈한 어깨를 감싸고 품에 안았다. 갑자기 안긴 문별은 잠시 동안 움직일 수 없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문별의 남자친구예요.”말을 마친 후 구진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문상훈에게 말을 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갑자기 공기까지 조용해졌다.“컥, 오해하지 마. 그저 해본 말이야.”구진은 서둘러 자신의 마음을 설명했다.“오해하지 않았어.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이득을 본 거네.”문별은 쓴웃음을 지었다. 구진은 아람을 대신해 자신을 옹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씨 가문 도련님이 자신을 마음에 품고 있을 거라고 생각할 만큼 주제넘지 않았다. 망상증은 없었다. 게다가 문씨 가문 사생아라는 신분은 더 이상 숨길 수 없다. 구씨 가문처럼 힘 있는 가문이 문씨 가문을 안중에 두지 않을 거고, 얼굴도 드러낼 수 없는 사생아를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구진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문별을 깊이 바라보며 잠시 머뭇거리다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어젯밤, 우리...”“어젯밤은 고마웠어. 네가 제때 구해주지 않았다면, 난 아마 죽었을 거야.”문별은 진심으로 구진에게 감사를 표했다.“아니, 내 말은, 우리, 그. 정말 기억이 안 나?”구진은 불안한 마음에 조심스럽게 물었다.“뭐?”문별은 의아한 표정으로 구진을 바라보았다.‘정말 기억이 나지 않나 보네.’이용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에헴, 그, 이제 좀 놓아줄 수 있어?”문별은 부드러운 입술을 오물거리며 구진의 품에서 몸을 움
저녁 7시.리셉션 장소는 여전히 신씨 호텔로 정했다. 비즈니스 미팅이 끝난 후 성주의 비즈니스 거물들과 업계 엘리트들이 행사에 계속 참여하기 위해 서둘러 이곳으로 왔다.아람은 검은색 부가티를 몰고 왔다. 유지운은 조수석에 앉아 차 문을 붙잡고 멍하니 앞만 바라보며 감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한 마디라도 더 하면 어제 먹었던 음식까지 목구멍에서 나올 것 같았다. 드디어 호텔에 도착했다. 아람은 멋진 드리프트를 하며 안정적으로 주차를 했다.“내려요.”아람은 안전벨트를 풀었다. 유지운은 얼굴이 종이처럼 하얗게 질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손을 흔들었다.“저기요, 왜 그래요? 굳어졌어요?”“토, 토하고 싶어요.”유지운의 얼굴색은 보라색으로 질렸고 몸이 안 좋았다. 아람은 소리를 지르며 유지운을 발로 차 버렸다.“토하려면 내려가서 토해요, 제 차에 토하지 마세요!”차 문을 여는 순간 유지운은 바로 토했다. 학자 집안의 귀공자로 태어난 유지운은 이렇게 토한 적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구윤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죽고 싶었을 것이다. 토를 다하고 유지운은 허약하게 문을 잡고 헐떡이며 아람을 노려보았다.“구씨 가문 사람들은 다 미쳤어요? 차를 비행기처럼 몰아요?”“상남자가 무슨 멀미를 해요?”아람은 팔짱을 끼고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들었다.“제 운전 실력은 레이싱 수준이에요. 엄청 안정적이에요. 적응을 못한 당신의 문제죠.”말을 하며 아람은 유지운에게 물을 주며 챙겨주었다. 유지운은 입을 헹구고 물을 마신 후 잠시 진정했다가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저기요, 약속한 거 잊지 마세요.”“기억하고 있어요.”아람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신경주를 치료해 주면 백신을 만나게 해줄게요. 약속해요.”‘유지운이 자신을 놀리고 있는 이 눈앞의 여자가 우상 백신이라는 것을 알면 기분이 어떨까? 손해 봤다고 생각하지 않을까?’바로 이때, 검은색 벤틀리 한 대가 그들 앞을 지나갔다. 아람은 차량 번호를 보고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
“주인공은 중요하지 않아요. 신 사장님께서 좋아하는 게 중요해요.”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 아람은 구하영의 말이 또렷하게 들려서 눈썹을 찌푸렸다. 유지운은 구하영의 가식적인 모습을 보자 억지로 참았던 구역질이 다시 조금씩 올라왔다.“우리 딸, 잘해 봐. 신 사장님을 잘 챙겨줘. 그럼 신 사장님도 흔들릴 거야.”구해진은 이때도 아람을 비아냥거렸다. “우리 딸은 구아람 그 중고품보다 훨씬 나아. 딸, 자신감을 가져. 구아람보다 못하지 않아. 신 사장님과 인연이 조금 없을 뿐이야. 하지만 이건 중요하지 않아. 인연은 만들 수 있어. 구아람 그 계집애와 신 사장님이야말로 인연이 없어. 아니면 왜 이혼까지 했겠어?”아람은 침착하게 조용히 부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 차가운 얼굴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유지운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뜨며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구해진과 구하영을 바라보았다.“신경주가 당신 전 남편이에요?”“네, 진작에 말씀드렸어야 했어요. 어차피 비밀이 아니에요.”안색이 차가운 아람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정말 모범적인 전처네요.”유지운은 아람을 놀렸다.“이혼한 사람들은 서로 목을 졸라 죽이고 싶어 하던데, 구아람 씨는 이혼했는데도 전 남편을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네요. 미련이 남은 거예요, 아니면 약점을 잡힌 거예요?”“전 제 마음을 편하게 하고 싶은 거예요. 가요.”아람은 아무런 표정 없이 호텔로 걸어갔다. 유지운은 떠나는 아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단호하고 냉정한 20대 초반의 소녀인데 성난 폭풍을 가르는 날카로운 칼처럼 위엄이 있었다. 유지운은 입꼬리를 올렸다.“구아람, 점점 재밌어지네.”...구해진이 상장의 지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구하영은 먼저 연회장 문앞에 도착했다. 거만하게 초대장을 꺼내 문앞에 있는 직원에게 건넸다.“구하영 씨, 어서 오세요.”“감사합니다.”구하영이 긴 머리를 쓸어넘기며 들어가려는 순간, 뒤에서 다소 위압적인 하이힐 소리가 들렸다. 구하영은 의아하며 돌아보자 눈을 부릅떴다. 그제야
“무슨 말이야, 언니는 겸손하잖아.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는 절대 참석하지 않았어.”“그래? 그럼 천천히 익숙해져야겠네.”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구하린을 바라보았다.“앞으로 공식 석상에 자주 올 거야. 우리 두 자매가 자주 만나서 친해져야 할 것 같아.”구하영의 얼굴에 어색한 미소를 지었지만 가슴은 분노로 가득했다.“아가씨, 초대장을 보여주세요.”직원은 아람에게 정중하게 물었다.“초대장이 없어요.”아람은 담담하게 말했다.“풉!”구하영은 입을 가리고 조롱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드디어 아람을 이길 기회를 찾은 것 같았다.“언니, 이런 고급 행사에 참여한 지 너무 오래됐지? 초대장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는 거 몰라? 이러면 직원들한테 얼마나 민폐야.”직원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죄송합니다, 아가씨. 초대장 없이는 입장할 수 없습니다.”“구아람입니다.”아람은 담담하게 이 한 마디만 했다.구아람이라는 세 단어는 천둥처럼 두 직원을 놀라게 했다. 예전 같았으면 아람은 편하게 행동하기 위해 아버지가 구만복이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성주에서 온 도시를 뒤흔들 정도로 큰 소동을 거듭했다. 이름만으로도 충분하여 아버지의 성함을 밝힐 필요가 없었다.“구, 구씨 가문 아가씨였군요. 죄송합니다. 실례했어요!”“괜찮아요. 제가 갑자기 일이 있어서 신 사장님을 뵙고 싶어요.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아람은 오히려 겸손하게 웃었다.“초대장이 없어서 들어가기 불편하네요. 죄송하지만 두 분이 들어가서 전해주시면 고맙겠어요.”“그럴 필요 없어요! 아가씨, 들어가시죠!”직원은 공손한 태도를 취했다. 방금 구하영을 대하는 태도와는 전혀 달랐다.“감사합니다. 유지운 씨는 제 친구예요. 같이 들어가도 될까요?”아람은 웃으며 물었다.“물론이죠, 어서 오세요!”아람과 유지운은 정중하게 연회장으로 안내되었다. 혼자 남겨진 구하영은 너무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지고 발을 세차게 쿵쿵 쳤다. 어렸을 때부터 언제 어디서든, 아무리
“궁금해.”“별로 한 것도 없어. 그저 얼굴을 망가뜨렸을 뿐이야. 허허.”이유희는 그날 창고에서 신효린이 괴롭힘을 당한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왔다.“아, 요즘 왜 안 보이냐고 했더니, 사람을 만날 면목이 없나 보네.”경주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이유희를 바라보았다.“효정과 있는 동안 아무 짓도 하지 않았지?”이유희는 움찔했다. 어젯밤 신효정의 부드러운 몸을 안고 욕실에서 사랑을 나누던 장명, 두 입을 떼여놀 수없이 키스하는 장면을 생각하자 온 몸이 뜨거워졌다. 어떻게 대답할지 모르는 순간, 복도 반대편에서 한무가 다급하게 달려왔다.“신, 신 사장님! 구아람 씨가 오셨어요!”이유희는 눈을 부릅뜨고 경주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아람이 왔다는 소식을 듣자 정신이 황홀해져 다시 물었다.“누구 왔다고?”“구아람 씨! 구아람! 연회장에 계셔요!”한무는 기뻐서 입을 담을 수 없었다. 한무도 한동안 아람을 만나지 못했다. 경주의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한무는 아람이 보고 싶었다,“경주, 경주야! 아람이 널 찾으로 왔어? 이 자식이 고생한 보람이 있네!”이유희는 흥분하여 경주의 어깨를 미친 듯이 때렸다.“오늘 밤 연회에 성주의 상류층이 많이 올 거야.”경주는 두근거림을 억누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아마 인맥을 넓히러 온 것일 거야. 결국에는 구씨 가문 사업을 물려받게 되잖아.”“너 이 자식, 왜 좋게 생각 안 해? 정말 어이없네!”이유희는 한무에게 물었다.“아람이 혼자 온 거야, 아님 구윤이랑 같이 온 거야?”“둘 다 아니에요. 구아람 씨는 낯선 남자와 함께 오셨어요.”“설마 윤유성이야?”이유희는 윤유성의 생각만 하면 화가 났다.“아니에요. 되게 예쁘게 생긴 남자예요. 여우가 정령이 된 것 같은 여성스러운 모습이었어요.”한무는 멀리서 유지운을 보았다. 하지만 외모가 너무 뛰어나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주는 그 말을 듣자 동공이 흔들렸다.‘구아람의 오빠들도 아니고, 윤유성도 아니고, 심지어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경주와 아람이 눈을 마주친 순간, 마치 주변의 소음이 사라진 것처럼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구하영은 좋아하는 사람을 보자 눈은 설렘으로 빛났다. 구하영은 파우더를 꺼내 메이크업을 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경주에게 다가갔다. 반쯤 도착했을 때 여러 명의 귀족 아가씨가 다가와 구하영의 길을 막았다. 구하영은 드레스를 움켜쥐었다.‘왜 이 남자와 가까워지기가 이렇게 어려워? 구아람은 이렇게 훌륭한 남자와 결혼까지 했어. 하느님은 왜 이리 불공평한 거야? 왜 구아람에게 잘해 줘?’생각할수록 화가 났고, 생각할수록 짜증이 났다. 구하영은 붉어진 눈을 부릅뜨고 억지로 앞에까지 달려들었다. 경주를 보자 넘어지는 척하며 소리를 지르며 경주의 품에 안겼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피하고 싶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피할 수 없어 구하영을 품에 안게 되었다. 달콤하고 진한 향수 냄새가 풍겨오며 경주의 머리를 어지럽게 했다. 경주는 정말로 구하영을 옆으로 차고 싶었다.“아, 죄송해요, 신 사장님. 제대로 서지 못했어요. 죄송합니다.”구하영은 두 손으로 경주의 가슴을 누르며 불쌍한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웃음꽃이 피었다.‘주동적으로 품에 안긴 여자를 거절할 수 있는 남자는 없을 거야. 더구나 나처럼 예쁜 여자는 더 거절하지 못하겠지.’그러나 구하영이 초롱초롱한 눈을 들고 경주와 눈을 마주치려는 순간 겁에 질려 소름이 돋았다. 경주의 눈동자에는 감정이 보이지 않았고 오싹한 심연에 빠진 것처럼 차가웠다.이때, 진주와 신효린이 우연히 위층에서 내려오다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 신효린은 가까스로 얼굴을 복구했지만, 사실 아직 회복이 되지 않았다. 얼굴의 흉터를 가리기 위해 메이크업을 두껍게 했어야 했다.“신경주의 품에 안긴 여자는 누구야?”진주는 하품을 했다.어젯밤 신광구가 해외 출장을 간 틈을 타 잘생기고 젊은 남자 의사와 하룻밤을 보내 아직도 허리가 아팠다.‘역시 젊은 남자가 좋아.’진주는 그 남자 의사를 알게 된 후 자신의 얼굴도
‘다시 생각해 보니 이소희는 나 대신 신효정과 이유희에게 복수할 수 있어.’이런 생각을 하자 신효린은 안심이 되었다. 이때 신효린은 무심코 보았다. 소파에 앉아 있는 이유희를 보자 거대한 트라우마가 밀려왔다. 순간 다리가 떨리고 힘이 풀려 계단에 주저앉았다. 주변 사람들은 신효린의 비참한 모습을 보자 몰래 비웃었다.“뭐 하는 거야?”진주는 창백한 신효린을 보며 역겨운 표정을 지었다.“사람들이 보잖아. 빨리 안 일어나?”하지만 신효린의 다리가 떨려서 잠시도 일어설 수 없었다. 지금까지 처음으로 위협과 억압, 트라우마에 고통을 받는 느낌을 느꼈다.‘이유희, 넌 악마야!’아람은 구하영이 경주의 품에 몸을 던졌지만 경주는 밀어내지 않은 모습을 보았다. 그러자 가슴이 아픈 느낌이 사지에 퍼졌고 안색도 차가워졌다.유지운은 샴페인 잔을 들고 여유롭게 한 모금을 마셨다. 팔꿈치를 테이블에 대고 턱을 괴며 경주 주변의 무리를 허를 차며 보았다.“사촌 동생, 이제야 이혼한 이유를 알겠네요. 이런 남자는 너무 훌륭하죠. 함께 살면서 매일 걱정되고 안전감이 없었죠. 봐요. 지금 얼마나 자랑스럽겠어요? 전처를 안중에 두겠어요? 정말 헛수고를 하고 있네요.”“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지 않아요?”아람은 유지운을 차갑게 노려보았다.“쓸데없는 말이 아니라 사실이에요. 제 사촌 동생이기에 말하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라면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유지운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비켜.”경주는 차갑게 말했다.“네? 아!”구하영이 반응하기도 전에 경주는 세게 밀쳐버렸다. 하이힐을 신은 구하영은 비틀거리더니 뒤로 넘어졌다. 뒤에 있던 두 여자는 이것을 보자 바이러스를 피하는 듯 피했다. 그러자 구하영은 비참하게 넘어졌다. 이때 마침 구해진이 다른 손님들과 함께 밖에서 들어와 딸의 곤경에 처한 모습을 보았다.“구 사장님, 오늘 밤 따님께서도 오셨다면서요?”옆에 있던 손님이 마침 물었다. 구해진은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 구하영을 여기로 데려온 것을 후회했다. 이기기도
마치 구하영이 경주의 발밑에 있는 쓰레기인 것 같았다. 구하영은 온몸이 엉망이 되었다. 무릎을 꿇고 앉아서 일어서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비교하지 않으면 상처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상처는 핵무기 수준이었다.“구아람 씨, 무슨 일이 있어요?”경주는 아람 앞으로 다가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네, 잠깐 얘기해도 될까요?”아람의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었다. 목소리는 크지는 않았지만 주위의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을 만큼이었다. 경주는 생각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네.”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람과 경주가 나란히 자리를 떠났다. 뒤에는 놀라워하는 소리만 들렸다. 부러울 정도로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이었다....아람은 경주와 함께 호텔 뒷정원에 왔다. 선선한 밤바람이 아람의 검은 머리카락을 허공에 흩날리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두 사람은 침묵을 했다. 할 말은 많지만 꺼내지 못했다. 그 침묵조차도 똑같아 마음을 아프게 했다.“오늘 밤 구아람 씨가 새 남자 파트너를 데리고 올 줄은 몰랐네.”경주는 먼저 잠적을 깼다. 하지만 말은 너무 듣지 좋지 않았다.“윤 도련님과 함께 올 줄 알았어.”“왜? 유성 씨와 같이 안 와서 실망했어?”아람의 아름다운 눈동자가 반짝이며 무심하게 비웃었다.“나도 신 사장님이 우리 사촌 동생과 친분이 있을 줄은 몰랐어. 방금 두 사람이 다정하게 대화하던데. 내가 갑자기 불러서 네 좋은 일을 망치치 않았지?”‘정말 날카롭게 말하네.’경주는 목구멍에 피가 막히고 숨이 오르내리지 않는 것 같았다. 잘 생긴 얼굴이 붉어지더니 하얘졌다.“이 말 하려고 날 부른 거야?”경주는 차갑게 말했다.“이혼 한지 얼마나 됐는데, 내가 여자와 연락하는 게 아직도 신경 쓰여?”아람은 미소를 지으며 가느다란 손가락을 흔들었다.“신경주, 넌 너 자신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해. 네가 어느 여자를 만나든 나와 상관없어. 하영에게 관심이 있다면 내가 소개해 줄게. 내 사촌 동생이잖아. 어쩌면 우린 가족이 될 수 있어.”경주는
윤성우은 억지로 표정을 유지하지만 다리는 이미 부들부들 떨렸다. 임윤호도 구윤의 악랄한 눈빛에 겁을 먹어 입을 꼭 다물었다. 아람과 경주는 순간 멍해지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세상에, 사람 설레게 하는 강한 보호욕이네.’아람보다 구윤의 성격을 잘 아는 사람이 없다. 욕망이 별로 없고 냉정하다. 그냥 인간 같지 않다는 것이다. 가족, 그리고 오랫동안 함께 일한 수해 외에 구윤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지운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여 믿을 수가 없었다. 바로 이때 아람은 우연히 지운이 사랑이 넘치는 눈빛으로 구윤을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 그 눈빛은 너무 다정했다. 순간 아람은 당황했다.‘분위기가 왜 이래? 두 사람이 왜, 잘 어울리는 거 같지?’하지만 아람은 자세히 생각할 시간도 없이 임윤호가 입을 열었다.“구 사장님. 다시 판정해도 부상은 피할 수 없어요. 우리나라 법에 따르면 법의학 감식을 통해 가벼운 부상일 경우 3년 미만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어요. 임수해는 그래서 형벌을 피할 수 없어요!”이 말을 내뱉을 때 임윤호는 수해의 이름을 갈기갈기 물어뜯고 싶을 정도였다. 피가 물보다 진한 수해의 친형일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 못 할 것이다. 퇴폐적이고 음탕한 세상 속에서 잔혹하고 탐욕스러운 욕망은 임윤호를 양심도 없는 악마로 만들었다.“윤성우 씨.”구윤은 임윤호를 상대도 하지 않았다. 임윤호는 그저 윤씨 가문의 개일뿐, 당연히 주인을 찾아 이야기를 해야 했다.“임수해는 처음부터 끝까지 손을 댄 적이 없어요. 물론 때리고 싶었겠죠. 윤진수를 때린 사람은 저예요. 이를 증명할 영상이 있어요.”말을 하며 지운을 보더니 다정하게 말했다.“지운아, 영상을 틀어.”지운은 머뭇거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핸드폰을 꺼내 영상을 모든 사람 앞에서 틀었다. 윤진수의 비명이 조용한 사무실에서 울려 퍼졌다. 화면 속에는 구윤이 윤진수를 때리는 장면이 생생하게 보였다.“이건 명백한 증거가 아니에요?”구윤은 입꼬리를 올렸다. 그 웃음은 극도로 잘생긴 악
경주는 순간 아람이 지운을 부른 의도를 알아차렸다. 이건 아람이 오래전부터 준비한 것이다.“그럴 일 없어. 어떻게 그럴 수 있어?”윤유성은 경찰서장 손에 있는 진단서를 빼앗아 그 안의 내용을 몇 번이고 들여다보며 눈을 부릅떴다. 임윤호의 안색도 창백해지며 가슴이 두근거렸다.“윤 사장님, 윤씨 그룹이 정말 이 진단서를 철저히 숨겼네요. 다행히 우리 백신인 구아람 씨도 윤진수 생명의 은인이에요.”“당신 아버지가 아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더라면 윤진수는 이미 식물인간으로 됐을 거예요.”윤성우를 보는 지운의 눈빛은 경멸과 혐오가 가득했다.“감사할 줄도 모르고, 오히려 윤진수의 부상을 모두 구아람 씨 비서에게 돌려요? 진실을 숨기고 진단서까지 조작하네요. 이 수단은 참 비겁하네요.”윤성우와 임윤호는 전부터 윤진수의 발기 부전까지 수해에게 돌리려고 했다. 그래야 중상 기준에 도달하고 형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그래서 윤성우는 사람을 보내 실제 진단서를 숨기고 경찰서장과 함께 조작하여 오늘의 상황을 초래했다.그러나 오랫동안 준비한 계획이 눈앞에 있는 여우 같은 지운에게 들킬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아람은 감사한 마음으로 지운을 바라보자 지운도 눈빛으로 대답했다. 윤씨 그룹은 성주에서 모든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병원 쪽에서 권력이 높은 건 유씨 그룹이었다.“진수가 생식 능력을 잃었어. 구아람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해!”윤성우는 화를 내며 말을 했다.“진수에게 수술을 하지 않았더라면 진수가 어떻게 그렇게 되겠어?”순간 사무실이 조용했다. 임윤호는 가슴이 내려앉으며 말릴 수도 없었다. 제 발이 저린 윤성우에게 압박을 주자 바로 견디지 못했다. 그 말을 하면 윤진수의 발기 부전은 수해가 아닌 예전의 부상 때문이라고 증명하는 것이다.‘이 멍청한 놈. 어떻게 사장이 된 거야? 복불복이야?’“어휴, 윤 사장님. 글을 볼 줄 모르세요?”지운은 팔짱을 끼고 짜증을 내며 눈을 가늘게 떴다.“진단서에 썼잖아요. 윤진수는 수술 전과
아람은 어이가 없었다.‘이 중요한 시기에 지금 여유롭게 윙크를 날려?’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았다.‘경주가 왜 이렇게 얌전해? 설마 오빠가 온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어?’“경주야, 설마 네가 오빠를 불렀어?”아람은 경주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눈을 부릅떴다. 경주는 눈을 깜빡이며 귀에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미안해, 아람아. 일부러 숨긴 건 아니었어. 형님을 꼭 오시라고 하지는 않았어. 그저 오기 전에 한무에게 말했어. 미리 형님께 알려주라고.”“그런데 형님께서 바로 올 줄은 몰랐어. 수해도 걱정되지만 네가 더 걱정된 거야. 하지만 유 선생은 왜 왔지? 두 사람이 매일 붙어있네.”경주는 의아했다. 아람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손가락을 움직이자 경주는 허리를 숙여 아람의 말을 들었다.“유 선생은 내가 불렀어.”경주는 깜짝 놀랐다.‘아람도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네!’두 사람은 속셈이 너무 많았다. 다행히도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이었다. 윤성우는 구윤을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하지만 이미 늦었어요. 임수해는 자백했어요. 구 회장님께서 인터뷰에서 말씀하셨잖아요.”“실수하면 인정해야하고, 맞으면 바로 서야 한다고 하셨어요. 이 말을 그대로 돌려줄게요!”현재 4대 가문 책임자인 윤성우와 구윤은 비즈니스에서 자주 마주쳤다. 하지만 그때마다 윤성우는 아쉽게 패배를 한다. KS가 찍은 프로젝트라면, 윤성우가 아무리 준비를 해도 구윤을 이기지 못했다. 전에는 두 가문의 친분 때문에 눈치를 보며 구윤과 화기애애한 척했다. 이제 관계도 틀어져 드디어 화풀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구윤은 표정도 바뀌지 않은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바라보았다.“수해는 평범한 비서가 아니에요. 아무도 말하지 않았어요? 우리 아버지는 수해를 이미 아들로 생각하고 있어요.”“같은 임씨 가문의 사람인데, 수해의 목숨은 당신 곁에 있는 앞잡이의 비천한 목숨보다 수백만 배의 가치가 있어요.”임윤호는 화가 나서 얼굴을 붉혔다.‘구만복이 임수해 그 자식을 아들로 생각해? 참 아부
수해는 아람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임윤호와 얘기를 한 후, 수해는 주저하지 않고 경찰에 자수하고 자백서에 서명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임윤호는 윤성우에게도 얘기하지 않고 은밀하게 진행했다. 정말 속전속결이고 아람과 경주를 깜짝 놀라게 했다.경주는 부들부들 떨고 있는 아람을 품에 꼭 안고 임윤호의 득의양양한 얼굴을 노려보았다.“임윤호, 도대체 무슨 악독한 수단으로 수해에게 협박했어?”“악독한 수단? 신 사장님. 인신공격을 너무 하시네요. 제 마음이 잘 감당하지 못해요. 정신적 피해를 보상해야겠어요.”임윤호는 가슴을 문지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범죄자를 심문하는 건 경찰의 권한이에요. 전 그저 변호사일 뿐인데 무슨 능력이 있겠어요. 임수해가 직접 서명했고 도장을 찍었어요. 제가 협박하지 않았어요. 모두 자발적인 행동이에요.”“임준호. 사도가 정도를 이길 수 없어. 네가 한 나쁜 짓 때문에 네 인생이 망하는 날이 올 거야. 그리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아람은 충혈된 눈을 부릅뜨며 경주의 손을 꼭 잡았다. 이렇게 해야 무너질 것 같은 멘탈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나 구아람이 살아 있는 한, 넌 절대 이길 수 없어.”“기다릴게요. 구아람 씨가 어떻게 이기는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세요.”임윤호는 비겁하게 웃었고 그 모습은 완전히 사람 탈을 쓴 짐승 같았다.그들은 아주 치밀한 생각을 하는 중 우연히 한가지 소홀한 점이 있다. 인윤호는 수해의 친형이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다. 인품은 하늘과 땅 차이지만 부인할 수 없는 한가지가 있다. 그것은 형으로서 임윤호는 수해를 잘 알고 있었다. 임윤호가 수해와 협상하러 갔을 때, 아람과 경주는 아직 경찰서에 도착하지 않았다. 그 당시 임윤호는 이미 수해에게 수작을 부렸고 약점을 정확히 찾아내어 공격을 했다. 수해의 약점은 아람과 아린 둘 뿐이다.임윤호가 아람과 아린으로 협박하면 죽으라고 해도 수해는 눈도 깜빡이지 않을 것이다. 윤성우의
“수해가, 어떡해.”아람의 머리가 윙윙거렸다. 경주가 아람을 바로 부축하지 않았더라면 주저앉을 뻔했다.“정말? 임수해가 다 자백했어?”경찰서장의 눈이 번쩍 뜨이며 서둘러 자백서를 몇 번이고 훑어보며 확인했다. “네, 서장님, 서류에 똑똑히 적혀 있어요. 임수해는 윤진수 씨를 장애가 생길 정도로 구타한 사실을 자백했고, 혐의를 인정하고 처벌을 받겠다고 했어요.”갑작스러운 반전은 윤씨 그룹에게 서프라이즈였다. 지난 며칠 동안 여러 사람이 바뀌었고, 24시간 동안 계속 수해를 심문하고 압박했다. 보통 사람들은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수해는 끝까지 버티며 밤낮없이 구속을 당해도 절대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근데 왜 갑자기 자백했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마음이 바뀐 거야?’“아람아, 괜찮아?”아람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 경주는 안아주며 가슴이 아팠다.“수해가 한 짓도 아닌데, 왜 자백해?”아람의 눈은 피를 흘리는 것처럼 빨갛게 달아오르며 화가 나서 고개를 흔들었다.“바보야? 이게 아무렇지도 않게 자백할 수 있는 문제야? 당장 감옥에 들어가고 싶어서 환장했어?”“그러게요. 이게 아무렇지도 않게 자백할 수 있어요?”임윤호는 의미심장하게 눈을 가늘게 뜨며 비아냥거렸다.“성주 법대의 우수생인 수해는 이 도리를 잘 알 거예요. 구아람 씨가 왜 끼어들어서 소란을 피워요?”아람의 가슴이 칼에 찔린 듯이 아파 났다. 순간 머리가 번쩍이며 모든 것을 깨달았다....한 시간 전. 경찰서장은 임윤호의 부탁에 미리 수해를 만나게 해주었다. 심문실에서 두 형제는 서로를 바라보며 분위기는 극도로 차가웠다. 핏줄의 정은 흔적도 없었다. 그저 적대감이 가득한 원한밖에 없었다.“쯧, 수해야, 너 좀 봐. 왜 스스로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임윤호는 수해를 훑어보며 혀를 찼다.“엄마 아빠가 네가 구씨 가문 첩의 달을 위해 3, 5년 동안 감옥에 있을 거라는 것을 알면, 기절하지 않으실까? 너 좀 봐, 정말 불효자야.”“네가 올 때 네 주인이 몰랐
경찰서장은 구세주가 도착한 것을 보고 너무 안도해서 눈물을 흘릴 지경이었다. 윤성우의 뒤를 따른 또 다른 사람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임윤호였다. 통화를 마친 후 아무리 생각해도 안심할 수 없었던 윤성우는 직접 오기로 결정했다.즉시 임윤호에게 연락해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며 윤진수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다. 임윤호는 윤성우에게 모욕을 당한 적이 있어 아직 분노가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전혀 도와주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경주와 아람이 나섰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바로 달려왔다. 아람은 이를 악물며 눈에 분노가 불타고 있었다. ‘이 비열하고 뻔뻔한 짐승, 저 비겁한 얼굴 좀 봐!’“윤 사장님, 고용한 변호사가 저 사람일 줄은 몰랐네요.”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아냥거렸다.“설마 임 변호사와 임수해의 사이를 몰라요?”“당연히 알죠, 그게 왜요?”윤성우는 불길한 의도를 품고 웃으며 말했다.“임 변호사가 최고의 변호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어요? 제가 최고의 변호사를 모셔서 제 동생의 변호를 부탁하는데 무슨 문제라도 되나요?”“임 변호사는 임수해의 친형이에요. 친동생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가족을 감옥에 들어가게 한 적을 도와주네요. 이걸 뭐라고 해야죠? 도둑을 맞아도 도둑놈에게 고맙다고 하는 사람인가요?”경주는 차갑게 바라보며 조롱했다. 그 말은 너무 멋있고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 임윤호는 경주를 악의적으로 노려보았지만 잘난 척하며 섬뜩한 표정을 지었다.“아이고, 신 사장님. 평범한 변호사인 제가 사장님의 인신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에요. 사람들을 위해 변호해 주는 건, 누구의 조건이 좋으면 누구를 위해 싸우는 거예요.”“왜 그렇게 화내시는 거예요. 꼭 도덕적 시점으로 저를 판단해야겠어요? 사장님 말씀대로면, 살인자를 위해 변호하는 동료들은 바로 죽어야겠네요?”말을 하며 임윤호는 놀라는 척 눈을 깜빡였다.“신 사장님, 마음이 급하신 걸 보니 수해에게 든든한 변호사를 준비해 주지
마치 머리 위에 칼이 매달린 듯 날카로운 살기가 느껴졌다. 경찰서장은 억지로 웃었다.“그, 두 분 먼저 차 한 잔 드세요.”“아니요. 여기 있는 차를 감히 마실 수가 없네요.”아람은 예쁘고 유연한 다리를 꼬고 차갑게 바라보았다.“제 비서를 가두었더라고요. 바로 풀어주시면 좋겠어요. 이 일은 우리 구씨 가문과 윤씨 가문 사이의 사적인 문제예요.”“원만하게 공직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면 문제를 일으켜서 자신을 곤란하게 하지 마시죠.”아람은 항상 단도직입적으로 말했고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경찰서장의 가식적인 미소를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억지로 말했다.“구아람 씨.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30년 넘게 일하면서 온갖 종류의 사람들을 상대해 왔어요.”“잡혀들어온 사람 중 결백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임수해는 비록 구아람 씨의 사람이지만, 윤씨 가문의 도련님을 장애가 생길 정도로 때렸어요. 이미 고의 상해죄에 해당해요. 감정 결과도 이미 상사에게 보고했어요.”“두 분은 성주에서 존엄한 분이지만 법 앞에서는 누구든지 평등해요. 아무리 재벌이라도 약자를 괴롭히고 법을 무시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 구아람 씨의 요구를 들어줄 수가 없네요.”“서장님, 말은 잘하시네요. 법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네요.”경주는 따뜻한 손으로 아람의 차가운 손을 잡으며 눈썹 사이로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그렇다면 무고한 사람을 억울하게 유죄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겠죠?”아람은 갑자기 무언가를 깨닫고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떴다.“신 사장님, 그게 무슨 뜻이에요?”경찰서장은 의아했다.“윤진수를 때린 건 임수해가 아니라 저예요.”경주는 차갑고 경멸적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검은 눈동자가 차갑고 날카로운 빛을 번쩍이며 마치 경찰서장을 갈라놓으려는 듯 섬뜩하게 말했다.“이제 임수해를 풀어주고 저를 체포해도 되죠?”아람은 깜짝 놀라 경주의 손을 잡았다.“경주야, 너.”경찰서장은 멍해져 입을 반쯤 벌린 채 아무 반응도
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경주의 차갑고 멋진 옆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전화기 너머 희미한 흐느끼는 소리만 남긴 채 정적이 흘렀다.“왜? 한 명은 이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한 명은 말도 안 하네.”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손을 들고 아람의 볼을 꼬집었다.“이 자매가 정말, 아무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어?”[아, 아니에요.]아린이 가장 먼저 나지막한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했다.[형부, 수해 오빠를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우린 가족이야.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아린의 감정을 진정시킨 경주는 전화를 끊은 후 곧바로 한무에게 명령했다.“차 돌려. 경찰서로 가.”그 말을 듣자 한무는 바로 핸들을 꺾어 차를 돌렸다.“경주야, 어떻게 할 생각이야?”아람은 걱정스럽게 경주의 차분한 표정을 바라보았다.“어떻게 하든 수해를 먼저 구해야 해.”경주는 한숨을 쉬며 아람과 깍지를 꼭 꼈다.“아린과 수해는 연애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어.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곤경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 더 이상 상처받게 하고 싶지 않아.”아람은 순간 더듬거렸다.“공감되었어?”경주는 안도하며 고개를 저었다. 다시 한번 아람을 꼭 껴안았다.“예전에는 공감했는데, 지금은 아니야. 이 세상에서 최고의 행복이 지금 내 품에 있잖아.”...수해는 이 더러운 구치소에서 2주 동안 구금되어 있었다. 윤씨 그룹이 합의를 거부하면 계속 구금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해는 아람과 경주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힘겹게 발버둥을 친 끝에 기다리는 것은 여전히 감옥일지라도 수해는 여전히 모든 것을 짊어지고 입을 꼭 다물 것이다. 이때 수해는 벽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 그리고 건너편의 구석에 몸을 움츠리고 조심스럽게 수해를 바라보며 수다를 떨고 있는 남자 몇 명이 있었다.“너희들, 너무 시끄러워.”수해는 여전히 눈을 감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맞고 싶지 않으면 닥쳐.”구금된 몇 명의 남자는 즉시 입을 가리고
걱정으로 인해 아린은 멘붕 직전이었고 주체할 수 없이 흐느꼈다.[엄마와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했어. 임씨 가문에서도 사람을 찾았지만 수해 오빠를 구하지 못했어.]“뭐? 왜 이제야 나한테 말해?”아람은 마음이 급해서 목까지 쉬었다.“아람아, 흥분하지 마. 아린이 놀라겠어.”경주는 아람의 손을 조금 더 세게 잡았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람의 흥분된 감정을 진정시켰다.“아린에게 말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말해라고.”아람은 죄책감에 숨을 내쉬었다.“미안해, 아린아. 언니가 방금 너무 심하게 말했어. 울지마. 무슨 일인지 천천히 말해. 도대체 어느 겁도 없는 놈이 감히 나 구아람의 사람을 건드려! 죽여버릴 거야!”상황이 긴박하지만 경주가 아람의 말을 듣자 웃음을 참았다.[윤씨 가문의 사람이 한 거야.]아린은 처절하게 흐느꼈다.[아마도 내가 윤진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맞아서 그래. 윤씨 가문 사람이 화가 나서 수해 오빠를 괴롭혔어.][수해 오바는 고의 상해죄로 체포되었어. 그리고 윤진수 그 짐승이 진단서까지 뗐어. 몸에 있는 크고 작은 병을 모두 수해 오빠 탓을 해서 중상을 선고받았어.]물론 그 안에 발기 부전도 포함되었다. 윤씨 그룹의 능력으로 진단서를 조작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위조하는 것도 사소한 일이었다.“저 양심도 없는 짐승 새끼 죽여도 속이 시원하지 않아.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봐줬어. 윤씨 그룹이 감히 우리를 건드려?”아람은 화를 냈다. 너무 원망스러워서 눈시울이 붉어지며 살기를 뽐냈다.[윤씨 그룹이 어떻게도 합의를 해주지 않아.]“허, 합의? 그럴 일이 있어? 저 사람들은 수해를 죽이고 싶을 거야!”아람은 심하게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원망했다.“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윤성우야. 임윤호도 참여했을 수 있어!”[임윤호, 임윤호는 수해 오빠의 친형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어?]아린은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었다.“그럴 가능성이 커.”경주는 큰 손으로 다정하게 아람의 등을 쓰다듬으며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