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리셉션 장소는 여전히 신씨 호텔로 정했다. 비즈니스 미팅이 끝난 후 성주의 비즈니스 거물들과 업계 엘리트들이 행사에 계속 참여하기 위해 서둘러 이곳으로 왔다.아람은 검은색 부가티를 몰고 왔다. 유지운은 조수석에 앉아 차 문을 붙잡고 멍하니 앞만 바라보며 감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한 마디라도 더 하면 어제 먹었던 음식까지 목구멍에서 나올 것 같았다. 드디어 호텔에 도착했다. 아람은 멋진 드리프트를 하며 안정적으로 주차를 했다.“내려요.”아람은 안전벨트를 풀었다. 유지운은 얼굴이 종이처럼 하얗게 질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손을 흔들었다.“저기요, 왜 그래요? 굳어졌어요?”“토, 토하고 싶어요.”유지운의 얼굴색은 보라색으로 질렸고 몸이 안 좋았다. 아람은 소리를 지르며 유지운을 발로 차 버렸다.“토하려면 내려가서 토해요, 제 차에 토하지 마세요!”차 문을 여는 순간 유지운은 바로 토했다. 학자 집안의 귀공자로 태어난 유지운은 이렇게 토한 적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구윤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죽고 싶었을 것이다. 토를 다하고 유지운은 허약하게 문을 잡고 헐떡이며 아람을 노려보았다.“구씨 가문 사람들은 다 미쳤어요? 차를 비행기처럼 몰아요?”“상남자가 무슨 멀미를 해요?”아람은 팔짱을 끼고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들었다.“제 운전 실력은 레이싱 수준이에요. 엄청 안정적이에요. 적응을 못한 당신의 문제죠.”말을 하며 아람은 유지운에게 물을 주며 챙겨주었다. 유지운은 입을 헹구고 물을 마신 후 잠시 진정했다가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저기요, 약속한 거 잊지 마세요.”“기억하고 있어요.”아람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신경주를 치료해 주면 백신을 만나게 해줄게요. 약속해요.”‘유지운이 자신을 놀리고 있는 이 눈앞의 여자가 우상 백신이라는 것을 알면 기분이 어떨까? 손해 봤다고 생각하지 않을까?’바로 이때, 검은색 벤틀리 한 대가 그들 앞을 지나갔다. 아람은 차량 번호를 보고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
“주인공은 중요하지 않아요. 신 사장님께서 좋아하는 게 중요해요.”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 아람은 구하영의 말이 또렷하게 들려서 눈썹을 찌푸렸다. 유지운은 구하영의 가식적인 모습을 보자 억지로 참았던 구역질이 다시 조금씩 올라왔다.“우리 딸, 잘해 봐. 신 사장님을 잘 챙겨줘. 그럼 신 사장님도 흔들릴 거야.”구해진은 이때도 아람을 비아냥거렸다. “우리 딸은 구아람 그 중고품보다 훨씬 나아. 딸, 자신감을 가져. 구아람보다 못하지 않아. 신 사장님과 인연이 조금 없을 뿐이야. 하지만 이건 중요하지 않아. 인연은 만들 수 있어. 구아람 그 계집애와 신 사장님이야말로 인연이 없어. 아니면 왜 이혼까지 했겠어?”아람은 침착하게 조용히 부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 차가운 얼굴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유지운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뜨며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구해진과 구하영을 바라보았다.“신경주가 당신 전 남편이에요?”“네, 진작에 말씀드렸어야 했어요. 어차피 비밀이 아니에요.”안색이 차가운 아람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정말 모범적인 전처네요.”유지운은 아람을 놀렸다.“이혼한 사람들은 서로 목을 졸라 죽이고 싶어 하던데, 구아람 씨는 이혼했는데도 전 남편을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네요. 미련이 남은 거예요, 아니면 약점을 잡힌 거예요?”“전 제 마음을 편하게 하고 싶은 거예요. 가요.”아람은 아무런 표정 없이 호텔로 걸어갔다. 유지운은 떠나는 아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단호하고 냉정한 20대 초반의 소녀인데 성난 폭풍을 가르는 날카로운 칼처럼 위엄이 있었다. 유지운은 입꼬리를 올렸다.“구아람, 점점 재밌어지네.”...구해진이 상장의 지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구하영은 먼저 연회장 문앞에 도착했다. 거만하게 초대장을 꺼내 문앞에 있는 직원에게 건넸다.“구하영 씨, 어서 오세요.”“감사합니다.”구하영이 긴 머리를 쓸어넘기며 들어가려는 순간, 뒤에서 다소 위압적인 하이힐 소리가 들렸다. 구하영은 의아하며 돌아보자 눈을 부릅떴다. 그제야
“무슨 말이야, 언니는 겸손하잖아.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는 절대 참석하지 않았어.”“그래? 그럼 천천히 익숙해져야겠네.”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구하린을 바라보았다.“앞으로 공식 석상에 자주 올 거야. 우리 두 자매가 자주 만나서 친해져야 할 것 같아.”구하영의 얼굴에 어색한 미소를 지었지만 가슴은 분노로 가득했다.“아가씨, 초대장을 보여주세요.”직원은 아람에게 정중하게 물었다.“초대장이 없어요.”아람은 담담하게 말했다.“풉!”구하영은 입을 가리고 조롱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드디어 아람을 이길 기회를 찾은 것 같았다.“언니, 이런 고급 행사에 참여한 지 너무 오래됐지? 초대장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는 거 몰라? 이러면 직원들한테 얼마나 민폐야.”직원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죄송합니다, 아가씨. 초대장 없이는 입장할 수 없습니다.”“구아람입니다.”아람은 담담하게 이 한 마디만 했다.구아람이라는 세 단어는 천둥처럼 두 직원을 놀라게 했다. 예전 같았으면 아람은 편하게 행동하기 위해 아버지가 구만복이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성주에서 온 도시를 뒤흔들 정도로 큰 소동을 거듭했다. 이름만으로도 충분하여 아버지의 성함을 밝힐 필요가 없었다.“구, 구씨 가문 아가씨였군요. 죄송합니다. 실례했어요!”“괜찮아요. 제가 갑자기 일이 있어서 신 사장님을 뵙고 싶어요.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아람은 오히려 겸손하게 웃었다.“초대장이 없어서 들어가기 불편하네요. 죄송하지만 두 분이 들어가서 전해주시면 고맙겠어요.”“그럴 필요 없어요! 아가씨, 들어가시죠!”직원은 공손한 태도를 취했다. 방금 구하영을 대하는 태도와는 전혀 달랐다.“감사합니다. 유지운 씨는 제 친구예요. 같이 들어가도 될까요?”아람은 웃으며 물었다.“물론이죠, 어서 오세요!”아람과 유지운은 정중하게 연회장으로 안내되었다. 혼자 남겨진 구하영은 너무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지고 발을 세차게 쿵쿵 쳤다. 어렸을 때부터 언제 어디서든, 아무리
“궁금해.”“별로 한 것도 없어. 그저 얼굴을 망가뜨렸을 뿐이야. 허허.”이유희는 그날 창고에서 신효린이 괴롭힘을 당한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왔다.“아, 요즘 왜 안 보이냐고 했더니, 사람을 만날 면목이 없나 보네.”경주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이유희를 바라보았다.“효정과 있는 동안 아무 짓도 하지 않았지?”이유희는 움찔했다. 어젯밤 신효정의 부드러운 몸을 안고 욕실에서 사랑을 나누던 장명, 두 입을 떼여놀 수없이 키스하는 장면을 생각하자 온 몸이 뜨거워졌다. 어떻게 대답할지 모르는 순간, 복도 반대편에서 한무가 다급하게 달려왔다.“신, 신 사장님! 구아람 씨가 오셨어요!”이유희는 눈을 부릅뜨고 경주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아람이 왔다는 소식을 듣자 정신이 황홀해져 다시 물었다.“누구 왔다고?”“구아람 씨! 구아람! 연회장에 계셔요!”한무는 기뻐서 입을 담을 수 없었다. 한무도 한동안 아람을 만나지 못했다. 경주의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한무는 아람이 보고 싶었다,“경주, 경주야! 아람이 널 찾으로 왔어? 이 자식이 고생한 보람이 있네!”이유희는 흥분하여 경주의 어깨를 미친 듯이 때렸다.“오늘 밤 연회에 성주의 상류층이 많이 올 거야.”경주는 두근거림을 억누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아마 인맥을 넓히러 온 것일 거야. 결국에는 구씨 가문 사업을 물려받게 되잖아.”“너 이 자식, 왜 좋게 생각 안 해? 정말 어이없네!”이유희는 한무에게 물었다.“아람이 혼자 온 거야, 아님 구윤이랑 같이 온 거야?”“둘 다 아니에요. 구아람 씨는 낯선 남자와 함께 오셨어요.”“설마 윤유성이야?”이유희는 윤유성의 생각만 하면 화가 났다.“아니에요. 되게 예쁘게 생긴 남자예요. 여우가 정령이 된 것 같은 여성스러운 모습이었어요.”한무는 멀리서 유지운을 보았다. 하지만 외모가 너무 뛰어나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주는 그 말을 듣자 동공이 흔들렸다.‘구아람의 오빠들도 아니고, 윤유성도 아니고, 심지어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경주와 아람이 눈을 마주친 순간, 마치 주변의 소음이 사라진 것처럼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구하영은 좋아하는 사람을 보자 눈은 설렘으로 빛났다. 구하영은 파우더를 꺼내 메이크업을 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경주에게 다가갔다. 반쯤 도착했을 때 여러 명의 귀족 아가씨가 다가와 구하영의 길을 막았다. 구하영은 드레스를 움켜쥐었다.‘왜 이 남자와 가까워지기가 이렇게 어려워? 구아람은 이렇게 훌륭한 남자와 결혼까지 했어. 하느님은 왜 이리 불공평한 거야? 왜 구아람에게 잘해 줘?’생각할수록 화가 났고, 생각할수록 짜증이 났다. 구하영은 붉어진 눈을 부릅뜨고 억지로 앞에까지 달려들었다. 경주를 보자 넘어지는 척하며 소리를 지르며 경주의 품에 안겼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피하고 싶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피할 수 없어 구하영을 품에 안게 되었다. 달콤하고 진한 향수 냄새가 풍겨오며 경주의 머리를 어지럽게 했다. 경주는 정말로 구하영을 옆으로 차고 싶었다.“아, 죄송해요, 신 사장님. 제대로 서지 못했어요. 죄송합니다.”구하영은 두 손으로 경주의 가슴을 누르며 불쌍한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웃음꽃이 피었다.‘주동적으로 품에 안긴 여자를 거절할 수 있는 남자는 없을 거야. 더구나 나처럼 예쁜 여자는 더 거절하지 못하겠지.’그러나 구하영이 초롱초롱한 눈을 들고 경주와 눈을 마주치려는 순간 겁에 질려 소름이 돋았다. 경주의 눈동자에는 감정이 보이지 않았고 오싹한 심연에 빠진 것처럼 차가웠다.이때, 진주와 신효린이 우연히 위층에서 내려오다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 신효린은 가까스로 얼굴을 복구했지만, 사실 아직 회복이 되지 않았다. 얼굴의 흉터를 가리기 위해 메이크업을 두껍게 했어야 했다.“신경주의 품에 안긴 여자는 누구야?”진주는 하품을 했다.어젯밤 신광구가 해외 출장을 간 틈을 타 잘생기고 젊은 남자 의사와 하룻밤을 보내 아직도 허리가 아팠다.‘역시 젊은 남자가 좋아.’진주는 그 남자 의사를 알게 된 후 자신의 얼굴도
‘다시 생각해 보니 이소희는 나 대신 신효정과 이유희에게 복수할 수 있어.’이런 생각을 하자 신효린은 안심이 되었다. 이때 신효린은 무심코 보았다. 소파에 앉아 있는 이유희를 보자 거대한 트라우마가 밀려왔다. 순간 다리가 떨리고 힘이 풀려 계단에 주저앉았다. 주변 사람들은 신효린의 비참한 모습을 보자 몰래 비웃었다.“뭐 하는 거야?”진주는 창백한 신효린을 보며 역겨운 표정을 지었다.“사람들이 보잖아. 빨리 안 일어나?”하지만 신효린의 다리가 떨려서 잠시도 일어설 수 없었다. 지금까지 처음으로 위협과 억압, 트라우마에 고통을 받는 느낌을 느꼈다.‘이유희, 넌 악마야!’아람은 구하영이 경주의 품에 몸을 던졌지만 경주는 밀어내지 않은 모습을 보았다. 그러자 가슴이 아픈 느낌이 사지에 퍼졌고 안색도 차가워졌다.유지운은 샴페인 잔을 들고 여유롭게 한 모금을 마셨다. 팔꿈치를 테이블에 대고 턱을 괴며 경주 주변의 무리를 허를 차며 보았다.“사촌 동생, 이제야 이혼한 이유를 알겠네요. 이런 남자는 너무 훌륭하죠. 함께 살면서 매일 걱정되고 안전감이 없었죠. 봐요. 지금 얼마나 자랑스럽겠어요? 전처를 안중에 두겠어요? 정말 헛수고를 하고 있네요.”“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지 않아요?”아람은 유지운을 차갑게 노려보았다.“쓸데없는 말이 아니라 사실이에요. 제 사촌 동생이기에 말하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라면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유지운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비켜.”경주는 차갑게 말했다.“네? 아!”구하영이 반응하기도 전에 경주는 세게 밀쳐버렸다. 하이힐을 신은 구하영은 비틀거리더니 뒤로 넘어졌다. 뒤에 있던 두 여자는 이것을 보자 바이러스를 피하는 듯 피했다. 그러자 구하영은 비참하게 넘어졌다. 이때 마침 구해진이 다른 손님들과 함께 밖에서 들어와 딸의 곤경에 처한 모습을 보았다.“구 사장님, 오늘 밤 따님께서도 오셨다면서요?”옆에 있던 손님이 마침 물었다. 구해진은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 구하영을 여기로 데려온 것을 후회했다. 이기기도
마치 구하영이 경주의 발밑에 있는 쓰레기인 것 같았다. 구하영은 온몸이 엉망이 되었다. 무릎을 꿇고 앉아서 일어서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비교하지 않으면 상처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상처는 핵무기 수준이었다.“구아람 씨, 무슨 일이 있어요?”경주는 아람 앞으로 다가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네, 잠깐 얘기해도 될까요?”아람의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었다. 목소리는 크지는 않았지만 주위의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을 만큼이었다. 경주는 생각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네.”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람과 경주가 나란히 자리를 떠났다. 뒤에는 놀라워하는 소리만 들렸다. 부러울 정도로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이었다....아람은 경주와 함께 호텔 뒷정원에 왔다. 선선한 밤바람이 아람의 검은 머리카락을 허공에 흩날리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두 사람은 침묵을 했다. 할 말은 많지만 꺼내지 못했다. 그 침묵조차도 똑같아 마음을 아프게 했다.“오늘 밤 구아람 씨가 새 남자 파트너를 데리고 올 줄은 몰랐네.”경주는 먼저 잠적을 깼다. 하지만 말은 너무 듣지 좋지 않았다.“윤 도련님과 함께 올 줄 알았어.”“왜? 유성 씨와 같이 안 와서 실망했어?”아람의 아름다운 눈동자가 반짝이며 무심하게 비웃었다.“나도 신 사장님이 우리 사촌 동생과 친분이 있을 줄은 몰랐어. 방금 두 사람이 다정하게 대화하던데. 내가 갑자기 불러서 네 좋은 일을 망치치 않았지?”‘정말 날카롭게 말하네.’경주는 목구멍에 피가 막히고 숨이 오르내리지 않는 것 같았다. 잘 생긴 얼굴이 붉어지더니 하얘졌다.“이 말 하려고 날 부른 거야?”경주는 차갑게 말했다.“이혼 한지 얼마나 됐는데, 내가 여자와 연락하는 게 아직도 신경 쓰여?”아람은 미소를 지으며 가느다란 손가락을 흔들었다.“신경주, 넌 너 자신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해. 네가 어느 여자를 만나든 나와 상관없어. 하영에게 관심이 있다면 내가 소개해 줄게. 내 사촌 동생이잖아. 어쩌면 우린 가족이 될 수 있어.”경주는
한 마디 욕도 없다. 하지만 아람에게는 마치 몸을 관통하는 날카로운 칼과 같았다.“신경주, 단 한 번도 네 자존심을 짓밟은 적이 없어. 이혼 후 매번 네가 다가온 거잖아?”아람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은 아름답고 안쓰러웠다.“네 자존심은 네가 버린 거야. 지금 내 탓을 해? 너무 뻔뻔한 거 아니야?”‘오지 말았어야 했어. 신경 쓰지 말았어야 했어! 이럴 줄 알았더라면, 신경주를 죽게 놔두어야 했어!’경주는 숨이 막히고 갑자기 머리에 강한 어지럼증이 말려오면서 몸이 흔들거렸다.“야! 뭐 하는 거야!”숙-말이 끝나기도 전에 돌멩이가 경주의 뒤통수를 때렸다. 경주는 고통스러워하며 눈썹을 찌푸렸다. 이때 유지운은 이미 성큼성큼 다가와 손을 뻗어 경주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경주는 번개처럼 재빠르게 피했다. 그러자 유지운은 반응하지 못해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며 나아갔다. 원래 팔과 다리가 길어 그 모습이 발버둥 치는 사마귀 같았다.아람은 화가 났었지만 유지운의 우스운 모습을 보자 웃음을 참지 못했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리고 뒤통수를 만졌다. 머리를 기울이며 잘생긴 얼굴이 어두워졌다.“뒤에서 공격하는데도 이 수준밖에 안 돼요?”“뒤에서 공격하는 건 당신이 망나니짓하는 것보다 나아요!”유지운은 몸에 묻은 먼지를 털며 일어서며 방금 경주의 반응에 대해 여전히 두근거렸다.“이혼하고도 건드려요? 신씨 그룹 사장님이 그저 이 정도예요?”“당신은 도대체 구아람의 누구예요?”경주는 우울한 눈빛으로 유지운을 바라보았다.‘이 여성스러운 남자가, 나약하면서도 구아람을 위해 나에게 손을 대? 아람을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네.’유지운은 입을 열며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몰랐던 순간 아람이 먼저 말했다.“유지운이라고 해. 내가 M 국에서 모셔온 뇌과 의사야.”‘뇌과 의사?’경주는 즉시 무언가를 깨닫고 침묵을 지켰다.“이번에 특별히 온 건 다른 게 아니라 네 병 때문에 온 거야.”아람의 눈빛은 마치 환자를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