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 욕도 없다. 하지만 아람에게는 마치 몸을 관통하는 날카로운 칼과 같았다.“신경주, 단 한 번도 네 자존심을 짓밟은 적이 없어. 이혼 후 매번 네가 다가온 거잖아?”아람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은 아름답고 안쓰러웠다.“네 자존심은 네가 버린 거야. 지금 내 탓을 해? 너무 뻔뻔한 거 아니야?”‘오지 말았어야 했어. 신경 쓰지 말았어야 했어! 이럴 줄 알았더라면, 신경주를 죽게 놔두어야 했어!’경주는 숨이 막히고 갑자기 머리에 강한 어지럼증이 말려오면서 몸이 흔들거렸다.“야! 뭐 하는 거야!”숙-말이 끝나기도 전에 돌멩이가 경주의 뒤통수를 때렸다. 경주는 고통스러워하며 눈썹을 찌푸렸다. 이때 유지운은 이미 성큼성큼 다가와 손을 뻗어 경주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경주는 번개처럼 재빠르게 피했다. 그러자 유지운은 반응하지 못해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며 나아갔다. 원래 팔과 다리가 길어 그 모습이 발버둥 치는 사마귀 같았다.아람은 화가 났었지만 유지운의 우스운 모습을 보자 웃음을 참지 못했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리고 뒤통수를 만졌다. 머리를 기울이며 잘생긴 얼굴이 어두워졌다.“뒤에서 공격하는데도 이 수준밖에 안 돼요?”“뒤에서 공격하는 건 당신이 망나니짓하는 것보다 나아요!”유지운은 몸에 묻은 먼지를 털며 일어서며 방금 경주의 반응에 대해 여전히 두근거렸다.“이혼하고도 건드려요? 신씨 그룹 사장님이 그저 이 정도예요?”“당신은 도대체 구아람의 누구예요?”경주는 우울한 눈빛으로 유지운을 바라보았다.‘이 여성스러운 남자가, 나약하면서도 구아람을 위해 나에게 손을 대? 아람을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네.’유지운은 입을 열며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몰랐던 순간 아람이 먼저 말했다.“유지운이라고 해. 내가 M 국에서 모셔온 뇌과 의사야.”‘뇌과 의사?’경주는 즉시 무언가를 깨닫고 침묵을 지켰다.“이번에 특별히 온 건 다른 게 아니라 네 병 때문에 온 거야.”아람의 눈빛은 마치 환자를 바라
“유 선생은 M 국의 유명한 뇌과 의사야. 네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특별히 성주로 모셔왔어.”“돌아가, 필요 없어.”경주는 눈을 내리깔고 생각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신경주, 내가 지금 너와 상의하고 있는 것 같아?”아람은 눈을 부릅떴다.“너도 내가 지금 너와 상의하고 있는 것 같아? 구아람.”경주는 아람과 눈을 마주쳤다. 눈빛은 엄청 차가웠고 마치 얼음장 같았다.“내 일은 너와 아무 상관이 없어. 신경 쓰지 마.”“너!”“연회를 계속 참석하고 싶으면 연회장으로 가. 나하고 이 말만 할 거면 네 사람을 데리고 여기서 나가.”말을 마친 후 경주는 아무런 표정 없이 자리를 떠났다. 마치 아람과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닌 것 같았다.“이 자식! 죽고 싶어?”아람은 경주의 뒷모습을 보며 소리쳤다. 하지만 경주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신경주, 거기 서! 신경주!”경주의 훤칠한 몸매는 어둠 속에서 사라졌다. 아람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로 서 있었다. 찬바람이 가녀린 몸을 스치자 온몸에 퍼지는 한기가 마음속까지 스며드는 것 같았다. 엄청난 상실감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느껴졌다.“수 백억을 들고 치료를 해달라고 부탁한 사람이 있어도 허락하지 않았는데. 지금 신 사장님 앞에 왔는데 저를 쳐다보지도 않네요, 허.”유지운은 나무에 기대어 장난스럽게 웃었다.“신 사장님을 상남자로 해야 할까요, 아니면 멍청한 놈이라고 해야 할까요?”“멍청한 놈.”아람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냥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죠.”유지운은 약간 떨리는 아람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나지막하게 물었다.“저기요, 아직도 사랑해요?”아람은 가슴이 찔린 듯 손가락을 움켜쥐었다.“네?”“아직도 신경주를 사랑하냐고요.”“무슨 상관이에요?”“아직 사랑하네요.”유지운은 눈웃음을 지었다.“제 질문을 바로 대답하지 않은 건, 대답한 것과 같아요.”“유지운 씨, 이렇게 된 이상 알려줄게요.”아람은 천천히 돌아서서 유지운을 향해 또박또박 말했다.
구하영은 차에 숨어 대성통곡을 했다. 아이라이너, 마스카라는 이미 엉망이 되었다.“됐어, 울긴 왜 울어! 못난 꼴을 좀 봐!”구해진은 화를 내며 노려보았다.“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했는데, 울어도 안 돼요?”구하영은 비참하게 눈물을 닦았다.“신 사장님 정말 너무해요. 앞에서 넘어졌으면 부축해 줘야죠. 어떻게 못 본척할 수 있어요? 신 사장님 눈에는 구아람 그년밖에 없어요. 영혼까지 홀렸다고요!”구해진은 아람을 쳐다보는 경주의 눈빛과 사람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생각하자 화가 났다.“아빠, 신 사장님은 구아람에게 미련이 남았어요. 어떡해요?”구하영은 울면서 물었다.“미련은 무슨! 감정이 있으면 이혼하지 않았겠지! 이혼한다는 건 하루라도 같이 살 수 없다는 거야!”구해진은 우울한 눈빛으로 숨을 내쉬었다.“지금 신경주에게 가까이 가려면 장애물이 구아람 뿐만 아니야. 이씨 가문 계집애도 있잖아!”구하영은 이소희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팠다. 게다가 얼마 전 이소희와 경주의 호텔 스캔들이 터져 두 가문의 혼인 소식이 떠돌고 있다. 하지만 이소희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람이 머리 위에 매달려 있는 날카로운 칼과 같아 때때로 위협적인 느낌을 주며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느낌이다.“그러네, 이씨 가문 그 계집애.”구하영은 코를 훌쩍였다.“신 사장님도 참. 구아람을 좋아하는 건 이해하지만, 어떻게 이소희와 얽혀있을 수 있어요? 내가 그 계집애보다도 못해요?”“너, 넌 평소에 똑똑하고 영리하더니, 왜 중요한 순간에는 멍청해져?”구해진은 혀를 찼다.“신경주는 이소희를 좋아하지 않아. 호텔 스캔들은 어쩌면 이소희가 쓴 수단일 수 있어. 신경주에게 시집가서 신씨 그룹 사장님이 되기 위해서야. 만약 신경주가 이소희에게 마음이 있다면, 왜 아직까지 공식 발표도 하지 않겠어? 이 결혼은 절대 못해!”이 말을 듣자 깨달았다. 구하영은 항상 구해진의 말을 잘 들었다. 그리고 구해진이 아이디어가 많다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교
“원래 할 얘기도 별로 없었어.”경주는 소파에 앉아 와인 잔을 들고 샴페인을 원샷했다. 아람을 생각하자 가슴이 막히고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조증과 우울감에 휩싸였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해 눈시울이 붉어졌다.“넌 정말 좋은 말을 할 줄 몰라? 아람이 널 보러 온 건, 화가 풀렸다는 거야! 왜 기회를 잡고 기쁘게 해주지 않아? 설마 내 매부가 되고 싶어? 내가 이씨 그룹을 대표하여 제일 먼저 반대할 거야!”이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급해했다.“유희야. 처음부터 나만 잘못한 것 같아?”술잔을 움켜쥔 경주의 손은 핏줄이 튀어나왔다. 마치 자신을 괴롭히는 어떤 감정을 억지로 억누르는 듯했다.“무슨 말이야? 네 탓이 아니면 아람 탓이야?”“모르겠어.”“신경주, 아람이 한때 널 위해 많은 희생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비난하거나 탓할 권리가 없어. 정말 사랑한다면 아람이 하는 모듯 일이 맞는 거야. 여자와 따지지 마. 그건 정말 멍청한 행위야.”이유희는 직설적으로 말했다. 경주가 생각에 잠겼을 때 두 사람에게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신 사장님, 이 도련님, 반가워요!”눈을 들고 보니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이 바로 구해진과 구하영이었다. 경주는 구하영을 보자 눈빛이 차가워졌다.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두 부녀에게 차가운 느낌을 주었다.방금 주차장에서 비참하게 울던 구하영은 다시 정교한 메이크업을 했다. 눈을 분홍색과 빨간색으로 강조를 하며 연약한 모습을 일부러 드러냈다.이유희는 구해진을 잘 몰랐고, 구하영은 더더욱 몰랐다. 하지만 결국 귀족 가문 도련님이라 예의를 챙겼다. 이유희는 일어서서 미소를 지었다.“제가 견문이 좁아요. 실례지만 누구세요?”“구해진입니다. KS 그룹 상무이사입니다.”구해진은 웃으며 말을 했다.“아, 참. 신 사장님은 우리 구씨 가문과 좀 더 친한 것 같네요. 제 조카와 특별한 사이잖아요.”“조카요?”이유희는 멍했다.“큰형의 소중한 딸, 구아람. 아람이 제 조카예요.”말을 하며 구해진은 구하영의 어깨를 껴안
경주는 눈을 들어 구하영을 보지도 않고 술만 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습니다. 마음에 두지도 않았어요.”“하영아, 앞으로 그렇게 덤벙거리면 안 돼. 너도 구씨 가문 아가씨인데, 그러면 되겠어?”구해진은 구하영을 진지하게 혼냈다.“네 사촌 언니를 배워. 다른 사람이 널 좋아하지 않는다고? 아빠인 나도 네가 별로야!”“아빠, 잘못했어요. 앞으로 사촌 언니에게 제대로 배울게요.”구해영은 가볍게 입술을 물더니 눈물을 글썽거리며 수작을 부렸다.“제가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언니가 나를 마음에 들어 하겠죠? 예전처럼 저를 무시하진 않을 거예요.”“무시?”경주는 안색이 어두워지며 차갑게 눈썹을 치켜올렸다.“저와 구아람 씨도 한때 부부여서 어떤 사람이지 제가 제일 잘 알아요. 제 곁에 있을 때 신씨 가문의 가정부도 무시하지 않았어요. 왜 사촌 동생을 무시하겠어요?”이유희는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경주가 말을 더럽게 하고 하는 짓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머리는 똑똑해.’“그, 그런 뜻이 아니에요.”구하영은 큰 망신을 당하여 얼굴을 붉혔다.“저는 구아람을 잘 알아요. 그래서 그 말을 믿지 않을 거예요. 충고하는데, 밖에서도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정말 구 사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사이가 좋다면요.”경주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구하영을 협박하는 말을 하지 않아도 말에서 압박감이 느껴졌다. 구하영은 완전히 당황하여 구해진에게 눈치를 주었다. 구해진은 상황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그, 하영아. 신 사장님께 술을 드려. 잘 사과해! 신 사장님, 저를 봐서라도 하영의 탓을 하지 마세요. 자기 말과 행동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아이에요. 아람을 봐서라도 화내지 마세요, 네?”이보다 더 비천할 수 없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자세를 낮추지 않으면 경주가 자리를 떠날 것 같았다. 경주는 마음속으로 구만복을 존경한다. 구해진은 결국 전 시아버지의 동생이라 어쩔 수 없었다. 이때 웨이터가 샴페인이 여러 잔 담긴 쟁반을 가져왔다. 구하영
“구하영 씨, 아시겠지만 저는 사촌 언니의 전 남편이에요.”경주의 옆모습은 날카로운 칼과 같아 아름답고 두렵게 했다. ‘드디어 주동적으로 말을 걸었네, 하지만 입을 열면 구아람이네.’“네, 알아요.”구하영은 나지막하게 대답했다.“그러니까 조심해야 해요. 특히 언니가 있을 땐 제 앞에 나타나지 말아야죠.”구하영은 마치 홀린 듯 이 말의 듯을 착각했다. 그러자 얼굴을 붉혔다.“그, 그럼 언니가 없을 땐 제가...”“다른 시간에는 저와 만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동으로 무시할 테니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세요.”경주의 눈썹을 칼처럼 차가웠고 샴페인 한 잔을 들어 마셨다. 구하영은 너무 부끄러워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저 호의가 무시당한 것 같았다. 수년 동안 연애 분야에 꽤 잘 나갔었다. 남자들이 구하영에게 집착을 했었다. 이렇게 자세를 낮추고 남자의 비위를 맞추는 건 처음이었다.‘하지만 상관없어. 신경주는 그만한 가치가 있어!’경주의 여자가 되면 구해진과 구만복 앞에서 얼굴을 당당하게 들 수 있는 것 같았다. 경주는 계속 술만 마셨다. 눈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하영은 경주 곁에 앉아 함께 술을 마시며 반응을 살폈다. 그러자 눈 아래에는 알 수 없는 음흉한 미소가 보였다.방금 구해진이 웨이터에게 술을 가져오라고 할 때 모든 음모가 조용히 진행되고 있었다.‘마셔, 더 마여. 취하면 아람을 잊어버릴 수 있어. 그럼 눈에는 나만 보일 거야.’...아람과 유지운은 뒷마당에서 나온 후에도 급히 돌아가지 않았다. 경주를 놓을 수 없어서가 아니라 오랜 친구인 진주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봐도 진주를 만나지 못해 유지운은 초조해졌다.“저기, 도대체 뭘 찾고 있는 거예요?”“누구를 찾고 있어요.”“누구요?”“상관하지 마세요.”아람은 원수를 찾는 데만 몰두한 나머지 유지운의 말을 대답하지 않았다.“쯧, 뭐야. 수상하네.”유지운은 입을 삐죽거렸다.“참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진주의 개인 비서와 가정부가 휴게실에서 나왔다. 아람은 급히 유지운을 끌고 기둥 뒤에 숨어 그들을 바라보았다.“요즘 사모님께 무슨 일이 있어요? 이상해요.”가정부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맞아요, 올 때는 괜찮았는데 갑자기 춥다며 옷을 가져다 달라고 해서 겨우 가져와서 입혔는데, 또 덥대요. 제가 가져온 옷이 너무 두껍다며 심하게 꾸짖으셨어요.”비서는 분했다.“그뿐만 아니라 사모님이 지금 몸이 문제 있는 것 같아요. 더웠다 추웠다 하며 이상해요. 식욕도 엄청 커졌어요!”가정부는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한밤중에 부엌에서 사모님이 냉장고에 있는 케이크를 우걱우걱 먹는 모습을 봤어요!”“정말이에요? 사모님은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단것을 먹은 적이 없어요!”“그러게요, 미친 듯이 입에 넣었어요. 정말 무서웠어요.”아람과 유지운은 그 말을 똑똑히 들어 동시에 눈썹을 찌푸렸다.“그리고...”가정부가 비서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더니 목소리를 더 낮추었다.“사모님께서 바람을 피우지 않았어요?”비서는 깜짝 놀라 가정부를 찔렀다.“살고 싶으면 이 말을 입 밖에 내지 마요! 전 모른 척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과 절대 말하지 마세요, 알겠어요?”“네, 네, 그런데 정말 바람피우고 있어요?”가정부는 여전히 물었다.“자세한 건 모르겠어요. 사모님이 요즘 성형 병원에 자주 가요. 그 젊은 남자 의사와 친해요. 하지만 이걸로 바람을 피운다고 할 수 없어요.”두 사람은 재빨리 출입구에서 사라졌다. 이 말을 들은 아람은 눈썹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음, 이상하네.”유지운은 턱을 잡고 의아했다.“당신도 이상한 것 같아요?”“폭식에, 추웠다 더웠다 하고 정서가 안정적이지 않다. 이런 특징은 마치 약을 끊는 사람들에게 생기는 특징과 같아요.”아람은 차갑게 입꼬리를 올리며 유지운에게 등을 돌린 채 전화를 했다. 반대편에서 누군가 재빨리 받았다. 젊은 남성의 목소리가 매우 공손하고 예의가 있었다.“구아람 씨
“천천히, 더 무서운 여파는 아직 오지 않았어요.”아람은 방금 두 사람이 한 말과 일치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지금 이렇게 된 건, 다른 사람들과 상관없어. 다 스스로 자초한 거야.”“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주사 한 방으로 죽게 할 수 있어요.”장현중은 감정 없는 로봇처럼 생사를 쉽게 생각했다.“어...”“원래는 진주가 개인적으로 약물을 남용하고 합의서에 성명했다면 본인이 일부 책임이 있어요. 약물 때문에 사망하는 건 성형 업계에서 흔한 일이에요. 결국 의료 과실로 처리될 거예요. 제가 의사 면허를 취소하고 2년 동안 감방에 있으면 돼요.”장현중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 진주와 같은 악독한 여자를 위해 인생을 바치면 너무 아까워.”아람은 한숨을 쉬었다.“현중아, 내 밑에서 일하지만 걱정하지 마, 무사하게 해줄 테니 이 문제는 너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야.”“괜찮아요. 전 다 괜찮아요. 제일 중요한 건 가족을 위해 복수하는 거예요.”장현중은 자신을 완전히 위험에 빠뜨렸다.“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증거를 보관하고 있으니 언제든 꺼내서 진주의 명예를 잃게 할 수 있어요.”“지금은 때가 아니야.”아람은 몰래 주먹을 움켜쥐며 심호흡을 했다.“지금 그 증거를 폭로한다고 해도 진주를 완전히 쓰러뜨릴 수 없어. 모든 것을 잃고, 신광구 이 백도 잃게 할 거야. 모든 사람들이 진주를 역겨워하게 할 거야. 한다 해도 다시는 돌아설 수 없게 만들어야 해!”...경주의 주량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오늘 밤은 왠지 모르게 몇 잔만 마시고도 머리가 무겁고 숨을 쉴 수 없고 눈도 뜨지 못했다.이때, 무도회가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모두 댄스 플로어로 갔고 아무도 경주와 구하영을 보지 않았다.경주는 힘겹게 숨을 쉬었다. 손을 뻗어 넥타이를 잡아당겼고 마른침을 삼키며 얼굴도 빨개졌다. 마치 가벼운 깃털이 예민한 신경을 스치는 것처럼 아랫배를 따라 걷잡을 수 없이 열기가 치밀어 올랐다.“신 사장님, 왜 그러세요? 어디 불편해요?”구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