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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마치 구하영이 경주의 발밑에 있는 쓰레기인 것 같았다. 구하영은 온몸이 엉망이 되었다. 무릎을 꿇고 앉아서 일어서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비교하지 않으면 상처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상처는 핵무기 수준이었다.

“구아람 씨, 무슨 일이 있어요?”

경주는 아람 앞으로 다가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 잠깐 얘기해도 될까요?”

아람의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었다. 목소리는 크지는 않았지만 주위의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을 만큼이었다. 경주는 생각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

“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람과 경주가 나란히 자리를 떠났다. 뒤에는 놀라워하는 소리만 들렸다. 부러울 정도로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이었다.

...

아람은 경주와 함께 호텔 뒷정원에 왔다. 선선한 밤바람이 아람의 검은 머리카락을 허공에 흩날리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두 사람은 침묵을 했다. 할 말은 많지만 꺼내지 못했다. 그 침묵조차도 똑같아 마음을 아프게 했다.

“오늘 밤 구아람 씨가 새 남자 파트너를 데리고 올 줄은 몰랐네.”

경주는 먼저 잠적을 깼다. 하지만 말은 너무 듣지 좋지 않았다.

“윤 도련님과 함께 올 줄 알았어.”

“왜? 유성 씨와 같이 안 와서 실망했어?”

아람의 아름다운 눈동자가 반짝이며 무심하게 비웃었다.

“나도 신 사장님이 우리 사촌 동생과 친분이 있을 줄은 몰랐어. 방금 두 사람이 다정하게 대화하던데. 내가 갑자기 불러서 네 좋은 일을 망치치 않았지?”

‘정말 날카롭게 말하네.’

경주는 목구멍에 피가 막히고 숨이 오르내리지 않는 것 같았다. 잘 생긴 얼굴이 붉어지더니 하얘졌다.

“이 말 하려고 날 부른 거야?”

경주는 차갑게 말했다.

“이혼 한지 얼마나 됐는데, 내가 여자와 연락하는 게 아직도 신경 쓰여?”

아람은 미소를 지으며 가느다란 손가락을 흔들었다.

“신경주, 넌 너 자신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해. 네가 어느 여자를 만나든 나와 상관없어. 하영에게 관심이 있다면 내가 소개해 줄게. 내 사촌 동생이잖아. 어쩌면 우린 가족이 될 수 있어.”

경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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