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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유 선생은 M 국의 유명한 뇌과 의사야. 네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특별히 성주로 모셔왔어.”

“돌아가, 필요 없어.”

경주는 눈을 내리깔고 생각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

“신경주, 내가 지금 너와 상의하고 있는 것 같아?”

아람은 눈을 부릅떴다.

“너도 내가 지금 너와 상의하고 있는 것 같아? 구아람.”

경주는 아람과 눈을 마주쳤다. 눈빛은 엄청 차가웠고 마치 얼음장 같았다.

“내 일은 너와 아무 상관이 없어. 신경 쓰지 마.”

“너!”

“연회를 계속 참석하고 싶으면 연회장으로 가. 나하고 이 말만 할 거면 네 사람을 데리고 여기서 나가.”

말을 마친 후 경주는 아무런 표정 없이 자리를 떠났다. 마치 아람과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닌 것 같았다.

“이 자식! 죽고 싶어?”

아람은 경주의 뒷모습을 보며 소리쳤다. 하지만 경주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신경주, 거기 서! 신경주!”

경주의 훤칠한 몸매는 어둠 속에서 사라졌다. 아람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로 서 있었다. 찬바람이 가녀린 몸을 스치자 온몸에 퍼지는 한기가 마음속까지 스며드는 것 같았다. 엄청난 상실감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느껴졌다.

“수 백억을 들고 치료를 해달라고 부탁한 사람이 있어도 허락하지 않았는데. 지금 신 사장님 앞에 왔는데 저를 쳐다보지도 않네요, 허.”

유지운은 나무에 기대어 장난스럽게 웃었다.

“신 사장님을 상남자로 해야 할까요, 아니면 멍청한 놈이라고 해야 할까요?”

“멍청한 놈.”

아람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냥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죠.”

유지운은 약간 떨리는 아람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나지막하게 물었다.

“저기요, 아직도 사랑해요?”

아람은 가슴이 찔린 듯 손가락을 움켜쥐었다.

“네?”

“아직도 신경주를 사랑하냐고요.”

“무슨 상관이에요?”

“아직 사랑하네요.”

유지운은 눈웃음을 지었다.

“제 질문을 바로 대답하지 않은 건, 대답한 것과 같아요.”

“유지운 씨, 이렇게 된 이상 알려줄게요.”

아람은 천천히 돌아서서 유지운을 향해 또박또박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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