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아람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구진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사생아? 문씨 가문의 사생아?”“그래서 너한테 정체를 숨겼을 거야. 이해할 수 있어.”문별의 자료들을 보자 구진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슬픔과 불행을 드러내는 사람들에 비해 이렇게 모든 것을 마음속에 숨긴 문별이 오히려 더 가슴이 아팠다.“별이는 정말 멍청이네.”아람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고 숨쉬기 힘들 정도로 아팠다.“어젯밤 문별과 술을 마신 두 외국인은 외국 건설 회사의 임원이야. 문씨 가문과 비즈니스 거래가 있어. 어젯밤 문별과 아버지의 대화를 결합해 보면, 아마 문씨 가문이 준비한 것일 거야.”“말도 안 돼! 비즈니스를 위해 딸을 술자리로 보내? 문상훈이 짐승 같은 사람, 머리에 구멍 났어?”아람은 테이블을 내리치자 커피가 쏟아졌다. 눈에는 악기를 품었다.“오빠, 이 일은 내가 해결할게. 나한테 한 가지만 약속해. 문별 곁에 있어 줘. 다 나을 때까지.”구진은 멍해졌다. 바로 대답하지는 않았다.“약속해 줄 거야?”아람은 구진을 째려보았다.“그럼, 네가 해달라고 하면 당연히 해야지, 약속할게.”구진은 동의했다.“왜? 문별이 사생아라서, 둘째 도련님이 문별의 출신을 싫어해?”“지금 오빠를 욕하는 거야? 내가 그런 속물이야?”구진은 얼굴을 붉히며 약간 화를 냈다. 이때 구윤이 아람에게 전화 쳤다.“아람아, 오늘 밤 신경주가 비즈니스 리셉션에 참석할 거야. 그때 만나.”“알았어.”아람은 담담하게 말했다.“아람아, 사실 사적으로 만나자고 해도 돼.”구윤은 머뭇거리더니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비록 부부도, 친구도 될 수 없지만, 얼굴까지 안 볼 사이는 아니야.”“잠깐 마주치기만 하면 돼. 사적으로 만나기 싫어.”아람은 왠지 모르게 마음속으로 경주를 만나는 것이 조금 두려웠다.“오빠. 그저 유지운이 신경주와 만나게 해서 치료 일정을 잡고 싶을 뿐이야. 신경주가 완전히 회복되면 다시는 안 봐도 돼.”...구진은 병실로 돌아왔을
지금 대화하고 있는 사람이 구반복의 둘째 아들, 아람의 둘째 오빠라는 것을 알면 문상훈은 아마도 후회하고 죽을 마음도 생길 것이다.“지금 소리 지를 필요 없어요. 또다시 문별을 건드리면 제가 어떻게 할지 기대하세요.”구진은 턱을 치켜들고 차갑게 웃었다. 오만함에 있어서 구씨 가문의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너, 너!”문상훈은 너무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너 도대체 누구야?”구진은 마른침을 삼켰다. 갑자기 용기를 내어 큰 손으로 문의 가늘고 매끈한 어깨를 감싸고 품에 안았다. 갑자기 안긴 문별은 잠시 동안 움직일 수 없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문별의 남자친구예요.”말을 마친 후 구진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문상훈에게 말을 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갑자기 공기까지 조용해졌다.“컥, 오해하지 마. 그저 해본 말이야.”구진은 서둘러 자신의 마음을 설명했다.“오해하지 않았어.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이득을 본 거네.”문별은 쓴웃음을 지었다. 구진은 아람을 대신해 자신을 옹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씨 가문 도련님이 자신을 마음에 품고 있을 거라고 생각할 만큼 주제넘지 않았다. 망상증은 없었다. 게다가 문씨 가문 사생아라는 신분은 더 이상 숨길 수 없다. 구씨 가문처럼 힘 있는 가문이 문씨 가문을 안중에 두지 않을 거고, 얼굴도 드러낼 수 없는 사생아를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구진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문별을 깊이 바라보며 잠시 머뭇거리다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어젯밤, 우리...”“어젯밤은 고마웠어. 네가 제때 구해주지 않았다면, 난 아마 죽었을 거야.”문별은 진심으로 구진에게 감사를 표했다.“아니, 내 말은, 우리, 그. 정말 기억이 안 나?”구진은 불안한 마음에 조심스럽게 물었다.“뭐?”문별은 의아한 표정으로 구진을 바라보았다.‘정말 기억이 나지 않나 보네.’이용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에헴, 그, 이제 좀 놓아줄 수 있어?”문별은 부드러운 입술을 오물거리며 구진의 품에서 몸을 움
저녁 7시.리셉션 장소는 여전히 신씨 호텔로 정했다. 비즈니스 미팅이 끝난 후 성주의 비즈니스 거물들과 업계 엘리트들이 행사에 계속 참여하기 위해 서둘러 이곳으로 왔다.아람은 검은색 부가티를 몰고 왔다. 유지운은 조수석에 앉아 차 문을 붙잡고 멍하니 앞만 바라보며 감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한 마디라도 더 하면 어제 먹었던 음식까지 목구멍에서 나올 것 같았다. 드디어 호텔에 도착했다. 아람은 멋진 드리프트를 하며 안정적으로 주차를 했다.“내려요.”아람은 안전벨트를 풀었다. 유지운은 얼굴이 종이처럼 하얗게 질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손을 흔들었다.“저기요, 왜 그래요? 굳어졌어요?”“토, 토하고 싶어요.”유지운의 얼굴색은 보라색으로 질렸고 몸이 안 좋았다. 아람은 소리를 지르며 유지운을 발로 차 버렸다.“토하려면 내려가서 토해요, 제 차에 토하지 마세요!”차 문을 여는 순간 유지운은 바로 토했다. 학자 집안의 귀공자로 태어난 유지운은 이렇게 토한 적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구윤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죽고 싶었을 것이다. 토를 다하고 유지운은 허약하게 문을 잡고 헐떡이며 아람을 노려보았다.“구씨 가문 사람들은 다 미쳤어요? 차를 비행기처럼 몰아요?”“상남자가 무슨 멀미를 해요?”아람은 팔짱을 끼고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들었다.“제 운전 실력은 레이싱 수준이에요. 엄청 안정적이에요. 적응을 못한 당신의 문제죠.”말을 하며 아람은 유지운에게 물을 주며 챙겨주었다. 유지운은 입을 헹구고 물을 마신 후 잠시 진정했다가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저기요, 약속한 거 잊지 마세요.”“기억하고 있어요.”아람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신경주를 치료해 주면 백신을 만나게 해줄게요. 약속해요.”‘유지운이 자신을 놀리고 있는 이 눈앞의 여자가 우상 백신이라는 것을 알면 기분이 어떨까? 손해 봤다고 생각하지 않을까?’바로 이때, 검은색 벤틀리 한 대가 그들 앞을 지나갔다. 아람은 차량 번호를 보고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
“주인공은 중요하지 않아요. 신 사장님께서 좋아하는 게 중요해요.”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 아람은 구하영의 말이 또렷하게 들려서 눈썹을 찌푸렸다. 유지운은 구하영의 가식적인 모습을 보자 억지로 참았던 구역질이 다시 조금씩 올라왔다.“우리 딸, 잘해 봐. 신 사장님을 잘 챙겨줘. 그럼 신 사장님도 흔들릴 거야.”구해진은 이때도 아람을 비아냥거렸다. “우리 딸은 구아람 그 중고품보다 훨씬 나아. 딸, 자신감을 가져. 구아람보다 못하지 않아. 신 사장님과 인연이 조금 없을 뿐이야. 하지만 이건 중요하지 않아. 인연은 만들 수 있어. 구아람 그 계집애와 신 사장님이야말로 인연이 없어. 아니면 왜 이혼까지 했겠어?”아람은 침착하게 조용히 부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 차가운 얼굴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유지운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뜨며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구해진과 구하영을 바라보았다.“신경주가 당신 전 남편이에요?”“네, 진작에 말씀드렸어야 했어요. 어차피 비밀이 아니에요.”안색이 차가운 아람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정말 모범적인 전처네요.”유지운은 아람을 놀렸다.“이혼한 사람들은 서로 목을 졸라 죽이고 싶어 하던데, 구아람 씨는 이혼했는데도 전 남편을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네요. 미련이 남은 거예요, 아니면 약점을 잡힌 거예요?”“전 제 마음을 편하게 하고 싶은 거예요. 가요.”아람은 아무런 표정 없이 호텔로 걸어갔다. 유지운은 떠나는 아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단호하고 냉정한 20대 초반의 소녀인데 성난 폭풍을 가르는 날카로운 칼처럼 위엄이 있었다. 유지운은 입꼬리를 올렸다.“구아람, 점점 재밌어지네.”...구해진이 상장의 지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구하영은 먼저 연회장 문앞에 도착했다. 거만하게 초대장을 꺼내 문앞에 있는 직원에게 건넸다.“구하영 씨, 어서 오세요.”“감사합니다.”구하영이 긴 머리를 쓸어넘기며 들어가려는 순간, 뒤에서 다소 위압적인 하이힐 소리가 들렸다. 구하영은 의아하며 돌아보자 눈을 부릅떴다. 그제야
“무슨 말이야, 언니는 겸손하잖아.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는 절대 참석하지 않았어.”“그래? 그럼 천천히 익숙해져야겠네.”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구하린을 바라보았다.“앞으로 공식 석상에 자주 올 거야. 우리 두 자매가 자주 만나서 친해져야 할 것 같아.”구하영의 얼굴에 어색한 미소를 지었지만 가슴은 분노로 가득했다.“아가씨, 초대장을 보여주세요.”직원은 아람에게 정중하게 물었다.“초대장이 없어요.”아람은 담담하게 말했다.“풉!”구하영은 입을 가리고 조롱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드디어 아람을 이길 기회를 찾은 것 같았다.“언니, 이런 고급 행사에 참여한 지 너무 오래됐지? 초대장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는 거 몰라? 이러면 직원들한테 얼마나 민폐야.”직원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죄송합니다, 아가씨. 초대장 없이는 입장할 수 없습니다.”“구아람입니다.”아람은 담담하게 이 한 마디만 했다.구아람이라는 세 단어는 천둥처럼 두 직원을 놀라게 했다. 예전 같았으면 아람은 편하게 행동하기 위해 아버지가 구만복이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성주에서 온 도시를 뒤흔들 정도로 큰 소동을 거듭했다. 이름만으로도 충분하여 아버지의 성함을 밝힐 필요가 없었다.“구, 구씨 가문 아가씨였군요. 죄송합니다. 실례했어요!”“괜찮아요. 제가 갑자기 일이 있어서 신 사장님을 뵙고 싶어요.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아람은 오히려 겸손하게 웃었다.“초대장이 없어서 들어가기 불편하네요. 죄송하지만 두 분이 들어가서 전해주시면 고맙겠어요.”“그럴 필요 없어요! 아가씨, 들어가시죠!”직원은 공손한 태도를 취했다. 방금 구하영을 대하는 태도와는 전혀 달랐다.“감사합니다. 유지운 씨는 제 친구예요. 같이 들어가도 될까요?”아람은 웃으며 물었다.“물론이죠, 어서 오세요!”아람과 유지운은 정중하게 연회장으로 안내되었다. 혼자 남겨진 구하영은 너무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지고 발을 세차게 쿵쿵 쳤다. 어렸을 때부터 언제 어디서든, 아무리
“궁금해.”“별로 한 것도 없어. 그저 얼굴을 망가뜨렸을 뿐이야. 허허.”이유희는 그날 창고에서 신효린이 괴롭힘을 당한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왔다.“아, 요즘 왜 안 보이냐고 했더니, 사람을 만날 면목이 없나 보네.”경주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이유희를 바라보았다.“효정과 있는 동안 아무 짓도 하지 않았지?”이유희는 움찔했다. 어젯밤 신효정의 부드러운 몸을 안고 욕실에서 사랑을 나누던 장명, 두 입을 떼여놀 수없이 키스하는 장면을 생각하자 온 몸이 뜨거워졌다. 어떻게 대답할지 모르는 순간, 복도 반대편에서 한무가 다급하게 달려왔다.“신, 신 사장님! 구아람 씨가 오셨어요!”이유희는 눈을 부릅뜨고 경주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아람이 왔다는 소식을 듣자 정신이 황홀해져 다시 물었다.“누구 왔다고?”“구아람 씨! 구아람! 연회장에 계셔요!”한무는 기뻐서 입을 담을 수 없었다. 한무도 한동안 아람을 만나지 못했다. 경주의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한무는 아람이 보고 싶었다,“경주, 경주야! 아람이 널 찾으로 왔어? 이 자식이 고생한 보람이 있네!”이유희는 흥분하여 경주의 어깨를 미친 듯이 때렸다.“오늘 밤 연회에 성주의 상류층이 많이 올 거야.”경주는 두근거림을 억누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아마 인맥을 넓히러 온 것일 거야. 결국에는 구씨 가문 사업을 물려받게 되잖아.”“너 이 자식, 왜 좋게 생각 안 해? 정말 어이없네!”이유희는 한무에게 물었다.“아람이 혼자 온 거야, 아님 구윤이랑 같이 온 거야?”“둘 다 아니에요. 구아람 씨는 낯선 남자와 함께 오셨어요.”“설마 윤유성이야?”이유희는 윤유성의 생각만 하면 화가 났다.“아니에요. 되게 예쁘게 생긴 남자예요. 여우가 정령이 된 것 같은 여성스러운 모습이었어요.”한무는 멀리서 유지운을 보았다. 하지만 외모가 너무 뛰어나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주는 그 말을 듣자 동공이 흔들렸다.‘구아람의 오빠들도 아니고, 윤유성도 아니고, 심지어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경주와 아람이 눈을 마주친 순간, 마치 주변의 소음이 사라진 것처럼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구하영은 좋아하는 사람을 보자 눈은 설렘으로 빛났다. 구하영은 파우더를 꺼내 메이크업을 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경주에게 다가갔다. 반쯤 도착했을 때 여러 명의 귀족 아가씨가 다가와 구하영의 길을 막았다. 구하영은 드레스를 움켜쥐었다.‘왜 이 남자와 가까워지기가 이렇게 어려워? 구아람은 이렇게 훌륭한 남자와 결혼까지 했어. 하느님은 왜 이리 불공평한 거야? 왜 구아람에게 잘해 줘?’생각할수록 화가 났고, 생각할수록 짜증이 났다. 구하영은 붉어진 눈을 부릅뜨고 억지로 앞에까지 달려들었다. 경주를 보자 넘어지는 척하며 소리를 지르며 경주의 품에 안겼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피하고 싶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피할 수 없어 구하영을 품에 안게 되었다. 달콤하고 진한 향수 냄새가 풍겨오며 경주의 머리를 어지럽게 했다. 경주는 정말로 구하영을 옆으로 차고 싶었다.“아, 죄송해요, 신 사장님. 제대로 서지 못했어요. 죄송합니다.”구하영은 두 손으로 경주의 가슴을 누르며 불쌍한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웃음꽃이 피었다.‘주동적으로 품에 안긴 여자를 거절할 수 있는 남자는 없을 거야. 더구나 나처럼 예쁜 여자는 더 거절하지 못하겠지.’그러나 구하영이 초롱초롱한 눈을 들고 경주와 눈을 마주치려는 순간 겁에 질려 소름이 돋았다. 경주의 눈동자에는 감정이 보이지 않았고 오싹한 심연에 빠진 것처럼 차가웠다.이때, 진주와 신효린이 우연히 위층에서 내려오다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 신효린은 가까스로 얼굴을 복구했지만, 사실 아직 회복이 되지 않았다. 얼굴의 흉터를 가리기 위해 메이크업을 두껍게 했어야 했다.“신경주의 품에 안긴 여자는 누구야?”진주는 하품을 했다.어젯밤 신광구가 해외 출장을 간 틈을 타 잘생기고 젊은 남자 의사와 하룻밤을 보내 아직도 허리가 아팠다.‘역시 젊은 남자가 좋아.’진주는 그 남자 의사를 알게 된 후 자신의 얼굴도
‘다시 생각해 보니 이소희는 나 대신 신효정과 이유희에게 복수할 수 있어.’이런 생각을 하자 신효린은 안심이 되었다. 이때 신효린은 무심코 보았다. 소파에 앉아 있는 이유희를 보자 거대한 트라우마가 밀려왔다. 순간 다리가 떨리고 힘이 풀려 계단에 주저앉았다. 주변 사람들은 신효린의 비참한 모습을 보자 몰래 비웃었다.“뭐 하는 거야?”진주는 창백한 신효린을 보며 역겨운 표정을 지었다.“사람들이 보잖아. 빨리 안 일어나?”하지만 신효린의 다리가 떨려서 잠시도 일어설 수 없었다. 지금까지 처음으로 위협과 억압, 트라우마에 고통을 받는 느낌을 느꼈다.‘이유희, 넌 악마야!’아람은 구하영이 경주의 품에 몸을 던졌지만 경주는 밀어내지 않은 모습을 보았다. 그러자 가슴이 아픈 느낌이 사지에 퍼졌고 안색도 차가워졌다.유지운은 샴페인 잔을 들고 여유롭게 한 모금을 마셨다. 팔꿈치를 테이블에 대고 턱을 괴며 경주 주변의 무리를 허를 차며 보았다.“사촌 동생, 이제야 이혼한 이유를 알겠네요. 이런 남자는 너무 훌륭하죠. 함께 살면서 매일 걱정되고 안전감이 없었죠. 봐요. 지금 얼마나 자랑스럽겠어요? 전처를 안중에 두겠어요? 정말 헛수고를 하고 있네요.”“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지 않아요?”아람은 유지운을 차갑게 노려보았다.“쓸데없는 말이 아니라 사실이에요. 제 사촌 동생이기에 말하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라면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유지운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비켜.”경주는 차갑게 말했다.“네? 아!”구하영이 반응하기도 전에 경주는 세게 밀쳐버렸다. 하이힐을 신은 구하영은 비틀거리더니 뒤로 넘어졌다. 뒤에 있던 두 여자는 이것을 보자 바이러스를 피하는 듯 피했다. 그러자 구하영은 비참하게 넘어졌다. 이때 마침 구해진이 다른 손님들과 함께 밖에서 들어와 딸의 곤경에 처한 모습을 보았다.“구 사장님, 오늘 밤 따님께서도 오셨다면서요?”옆에 있던 손님이 마침 물었다. 구해진은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 구하영을 여기로 데려온 것을 후회했다. 이기기도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