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뜨거운 손바닥으로 아람의 어깨를 덥석 잡자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미친! 왜 또 이러는 거야, 더러운 손 치워!’그녀가 벗어나려는 것을 눈치챈 경주는 아람의 어깨뼈를 부숴버릴 정도로 세게 잡았다.전 부부가 이렇게 친밀한 것을 보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신남준만이 기쁘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우울했던 기분이 순간 좋아져 입을 다물지 못했다.‘아아아! 소아랑 경주가 다시 만나는 건가? 왜 소아 표정은 싫은 거 같지? 에이, 몰라. 아무튼 우리 손자가 드디어 정신차렸네! 관계가 발전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 축하할 만하네!’아람은 결국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사람들 몰래 천천히 발을 들어 세게 내리밟았다.“악-”경주는 눈썹을 찌푸리고 아람이만 들릴 수 있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끙끙거렸다.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내심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하이힐로 그의 고급 수제 구두의 끝을 힘껏 눌렀다.‘휴! 속이 시원하네.’그러나 경주는 입술이 떨릴 정도로 아팠다.마음까지 아프게 한 통증으로 영혼이 나갈 뻔했다.경주는 이를 악물고 천천히 시선을 돌려 품 안에서 의기양양하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그러자 찌푸린 미간이 저도 모르게 천천히 풀렸다.‘허, 날 괴롭히는 게 이렇게 좋아? 그럼 더 밟아도 괜찮겠네.’“할아버지! 저는 모함을 당한 거예요!”이대로라면 전 부부에게 당할 것 같은 신효린은 임윤호를 끌어들여 자신의 결백을 증명했다.“제가 정말 죄가 있다면, 변호사님이 무죄를 받아내서 저를 풀어주지 않았겠죠! 경찰이 바보도 아닌데, 진짜 죄가 있다면 증거가 있겠죠! 처음부터 끝까지…… 구아람 이 나쁜 X이 저를 모함한 거예요!”“신 선생님, 경찰이 사건 처리하는 데는 엄격한 절차가 있습니다.”임윤호도 이때 신효린을 위해 나섰다.“저는 신효린 씨의 변호사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저의 의뢰인의 합법적 이익이 손상되지 않는 겁니다. 사실을 왜곡할 능력은 없습니다.”그리고 구아람을 바라보았다.“구아람 씨, 제 의뢰인과 무슨
구아람이 나타나면, 신씨 가문은 분명 난장판으로 될 것이며 결국 불쾌한 기분으로 물러날 것이다. 기분이 안 좋은 아람은 신남준에게 굳이 해명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나서지 않더라도 결백한 사람은 결백하다는 것을 믿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구만복과 유민지는 임윤호의 행동거지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신효린을 경찰서에서 꺼낼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숨겨진 위험을 깨끗이 처리했다는 것이다. 양준호를 협박하고 희생양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아도 경찰 쪽에서 마무리했다면, 당분간 사건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임윤호가 얼마나 예의 바르더라도 음흉한 존재일 수 있다.신남준 역시 그녀를 난감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아람의 인품은 믿을 만하며, 금과 같은 진심을 본 적도 있었다. 만약 백소아조차 믿을 수 없다면, 이 세상에서 그 누구도 믿을 가치가 없을 것이다.아람은 직접 휠체어를 밀어서 신남준을 방으로 데려다주었다. 경주는 한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고 그녀의 뒤를 바짝 붙었다. 그럴수록 아람은 더욱 짜증 나고 불쾌했다.하지만 신남준은 오늘 밤 매우 만족스러웠다. 경주 부부가 자기 곁에 있는 것을 보자 얼굴에는 항상 흐뭇한 미소를 띠었고,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활기차 보였다. 사랑은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응원하는 커플을 보는 것 또한 마음이 더욱 좋아진다.“할아버지, 죄송해요. 제가 요즘 너무 바빠서 뵈러 오지 못했어요. 기분이 안 좋으셨어요?”아람은 미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바보야,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신남준은 그녀의 따뜻한 손을 잡고 의미심장하게 경주를 힐끗 쳐다보았다.“젊은 사람이 자주 나가 놀고, 훌륭한 남자들을 많이 만나보아야지. 이유희, 윤 도련님…… 다 너와 친한 사이라고 하던데, 어때? 맘에 드는 놈이 있어? 있으면 할아버지한테 꼭 데려와, 내가 봐 줄게!”경주는 눈썹을 찌푸리고 가슴이 할아버지에게 세게 맞은 것처럼 답답하고 아파 났다.‘이 어르신이, 휠체어에 앉아서도
구아람은 신남준에게 건강에 대해서 몇 마디 당부하고는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왔다.그녀가 나가자마자 신경주는 급히 따라 나왔다.“데려다줄게.”그의 말은 심플했다.신남준 앞에서 화내기 난감했던 아람은 마침내 화가 터져 갑자기 뒤로 물러서더니 그의 얼굴을 가리키며 큰소리로 말했다.“가!”말문이 막힌 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아람은 부끄러워 입술을 오물거렸다. 원래‘아니’라고 하려다가 ‘가’라고 말실수를 해버렸다.‘됐어, 어차피 같은 뜻이야!’“데려다줄 필요 없어, 스무 살 넘었는데 집을 못 찾을까 봐 그래?”“너무 늦었어, 데려다줄게.”경주는 그 말을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갔다.오늘 밤 이 남자에게 안겼다는 것을 생각하자 아람은 손을 들어 어깨를 툭툭 털었다.“신경주, 방금 내가 화내지 않은 건, 널 봐주는 게 아니라 할아버지가 계셔서 그래. 선 넘지 마. 임윤호와 신효린 때문에 짜증 나서 화풀이를 하고 싶거든. 또다시 그렇게 하면 때릴 거야.”아람은 자기가 한 말이 매우 위풍당당하고 위압적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음이 나왔다.“임윤호가 또 널 귀찮게 하면, 나한테 알려줘. 내가 해결해 줄게.”그는 나지막하게 말했다.“허, 필요 없어! 임씨 가문과 구씨 가문의 일에 외부인이 간섭하지 마. 너 나 잘해!”오늘 밤 자신을 위해 가족들 앞에서 임윤호의 체면을 구겼던 것을 떠올리자 마음속에 애매한 감정이 맴돌았다.하지만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보니, 아마 경주가 자신의 이익을 고려해서 한 짓일 것 같았다.‘신광구가 임윤호를 신씨 그룹에 영입하고 싶어 하네. 임윤호가 진짜로 신씨 그룹의 법률 고문으로 된다면, 능력자 한 명이 더 생기니 신경주에게 불리해지겠네.’이런 생각이 들자 아람은 피식 웃었다.경주가 다시 그녀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엄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경주야!”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돌아서보니 신광구가 다가오고 있었다.“서재로 와, 할 얘기가 있어.”“나중에 갈게요. 지금 구아람 씨를 데려다주겠어요.”
서재에는 진주와 신효린이 함께 있었다.신광구는 당연히 신남준을 부르지 않았다. 그는 늘 신경주의 편을 들어주기 때문이다.지금 부자는 완전히 맞서고 있다.경주의 어머니인 정서연이 자살한 이후, 두 사람은 명목상의 부자 관계로 되었다.두 사람의 사이도 이제 아람 때문에 더 악화되었다.이것은 진주가 가장 원하는 것이었다.‘생각해 보면, 신광구도 그 사람 자식인데, 결국 억압당할 거잖아?’두 사람이 맞서서 각자의 길을 걸어야만 혼란의 틈을 타 신씨 가문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알려줄 게 있어서 부른 거야.”신광구는 냉정하게 소파에 앉아 갓 인쇄한 임명장을 경주 앞에 내던졌다.“임윤호를 신씨 그룹의 법률 고문 겸 법무부 부장으로 정식 임명하기로 했어. 임명장은 내일 아침 일찍 전달될 거야. 내가 사인했으니 네가 할 필요는 없어.”진주 모녀는 은근히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전 동의하지 않습니다.”냉기가 감돌고 있는 경주는 생각도 하지 않고 말했다.“네가 동의할 필요 없어, 내가 동의하면 돼. 임윤호는 보기 드문 인재야. 재단에서 훌륭한 변호사를 영입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오늘 밤 구아람과 임윤호의 대화를 못 들으셨어요?”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며 차갑게 웃었다.“저런 배은망덕하고 이익만 추구하는 파렴치한 변호사를 영입하는 건, 같은 배를 타고 싶어서였군요.”“너! 이 건방진 자식!”신광구가 벌떡 일어나며 그 충격으로 눈이 캄캄해졌지만, 다행히 진주가 제때에 그를 부축해 주었다.“오빠, 화내지 마. 몸 상하면 안 돼!”그녀는 남편의 척추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웃음꽃이 피었다.“구씨 가문은 임씨 가문에게 큰 은혜를 베풀었어요. 구 회장님은 온 가족을 보살펴 주셨죠. 동생마저 KS 그룹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나쁜 마음을 품고 있어요.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위해 약속을 무시렸다고요. 그런 사람을 통제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더 유혹적인 조건이 나온다면, 순순히 신씨 그룹에 남아 아버지를 위해 일할 것 같
마치 피비린내 나는 아수라장에서 본 것 같은, 인간과 악마를 구분할 수 없는 눈빛이다.신광구는 숨이 막혀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때 정서연이 위층에서 뛰어내렸을 때, 어린 경주는 어머니의 피투성이 된 시신을 붙잡고 뒤늦게 온 아버지를 바라보았는데, 바로 그 눈빛이었다.혐오하고 미워했지만 두려움이 훨씬 더 컸다.지금 단지 아람 때문에 친 아버지와 감정이 틀어지려 한다.진주와 신효린은 경주를 비웃으러 온 것이지만, 웃음거리 대신 놀라움을 느꼈다.겁에 질린 그녀들은 숨을 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경주는 눈을 감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 뒤돌아서서 자리를 떠나려 했다.“신경주!”목이 쉰 신광구는 벌벌 떨면서 그의 이름을 불렀다.“이렇게 구씨 가문의 딸을 지켜주는 것은…… 구씨 가문의 편을 들고 친아버지를 거역하려는 거야? 네가 누구 집 자식인지 잊지 마. 내가 널 지지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높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어떻게 권력을 가졌겠어!”자주 듣는 말이라 새롭지도 않았다.경주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 말을 들었고, 심지어 역겨웠다.“남의 힘을 빌려 이룬 성공은 쉽게 무너져! 감히 날 거역한다면…… 사장 자리에서 쫓아낼 거야! 힘이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어!”신광구는 그야말로 히스테리를 부렸다.아내인 진주조차 이 정도로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마음대로 하세요. 정말 그럴 용기가 있으시다면.”경주는 세상과 단절된 듯한 눈빛으로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구아람을 위해서라면, 신씨 가문 전체와 맞서도 상관없어요.”……서재에서 나온 경주의 넓은 어깨가 처지며 영혼이 탈탈 털린 것 같았다.“경주야.”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눈을 부릅뜨고 보니 신남준이 눈앞에 있었다.방금 전까지 복잡한 감정에 빠져서 복도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신남준은 잠옷을 갈아입지 않고 여전히 입고 온 긴 셔츠를 입고 있었다. 관해 정원에서 잘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신광구와 진
일주일 후.안나 조와 세계적인 명품 자동차 브랜드 CEO의 세기의 결혼식이 예정대로 KS WORLD에서 열렸다.이날 국내외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는 모두 이 엄청난 소식으로 가득 찼다.성주의 언론도 총출동하여 열나게 취재를 했다.인터넷의 뉴스 헤드라인도 화제성을 높이기 위해 일을 벌였다.[라이벌을 제치고 주최권을 획득한 KS WORLD에게 축하를 보냅니다!][해문 KS가 성주에서 성공적으로 시작했다! 최고였던 신씨 그룹이 실패하여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신씨 가문에서 잇달아 스캔들에 휘말리는데, 같은 귀족 가문으로서 왜 격차가 이렇게 큰 걸까요?]이날 KS WORLD 호텔에 대한 관심도 최고조에 달했다.네티즌들은 신분이 밝혀진 구아람을 극도로 칭찬했고, 신효린을 언급하며 아가씨를 더 돋보이게 했다.[이번 게임은 역시 구아람 씨가 이겼네, 알렉스랑 맞선다고? 신경주 미쳤어!][솔직히 말하면 신 사장님과 상관없잖아. 신효린이 신의 머리 위에서 까불다가 망신 당한 거지!][신효린은 구아람 씨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고 생각했을 텐데, 결국 추악한 보습만 보였네. 하하하하!][너무 추해! 가짜 주얼리를 사서 월드 스타에게 선물해 주다니!][이해가 안 되지? 아끼면서 속일 때까지 속여보는 거야!][경찰서에서 무사히 나왔더라도, 이미 지위도 명예도 잃었어. 추악하기 짝이 없어!]악명이 높은 신효린은 요즘 실검에 오르내리며 욕먹는 모습을 보자, 화가 난 나머지 병이 들어 병석에 누워버렸다.진주는 강인하고 승부욕이 강한 마음을 내려놓고, 아픈 딸을 돌보며 신광구의 마음에 다가가려고 애썼다.이를 위해 40세를 넘긴 그녀는 미용을 하며 몰래 검은 레이스로 꾸민 에로틱한 옷 몇 벌을 샀고, 최음제 아로마 디퓨저까지 구입했다. 매력을 발산할 기회를 찾으며 20년 전처럼 신광구를 다시 자기에게 빠지게 만들고 싶었다.그런데 예전에는 껌딱지처럼 붙어 다니던 남자가 반년 동안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다.신광구는 의도적으로 진주를 피하는 듯했다. 일주일 동
“수고했어.”“올해는 왜 갑자기 등산하러 가려는 거예요?”한무는 궁금해서 물었다.“매년 갔잖아.”경주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어린 시절, 심리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두 달 동안 기락산 삼림공원에서 삼림 보호 봉사자를 한 적이 있다.당시에는 먹고 자는 것 외에 범 팀장을 따라 등산을 다니며 등산객을 구조하거나 안전 위험 요소를 점검하는 단순한 생활을 보냈다.하지만 그의 인생에서 드물게 짧고 편한 시간이었다.나중에 사장이 된 후 매년 삼림 보호를 위해 공원에 많은 돈을 기부했다. 이 사실은 그와 범 팀장 외에는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다.“사장님! 안나 조의 결혼식을 보셨어요? 대박! 사모님 정말 대단해요!”눈이 별빛으로 변한 한무는 구아람의 팬으로 되었다.“블랙 장미! 어떻게 블랙 장미로 현장을 장식할 생각을 했을까요? 의외로 안나 조도 동의했고요!”“평범한 여자가 아니잖아. 구아람인데.”경주는 눈웃음을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이 여인은 언제나 방법이 있어.”한무는 눈을 부릅뜨고 입을 벌렸다.‘내가…… 잘못 들었나? 사장님이 사모님을 여인이라고 불렀다고? 왜 갑자기 부드러운 남자 콘셉트로 변한 거야?’……경주와 신남준이 개입해서 임윤호가 신씨 그룹 법무부 부장으로 임명된 것도 물거품으로 되었다.늘 순조로웠던 임윤호는 처음으로 좌절의 맛을 경험하자, 일주일 동안 유럽에서 마음을 진정시켰다가 임씨 가문으로 돌아갔다.집에 들어서자마자 일주일 내내 기다리던 임수해에게 붙잡혔다.“안녕, 우리 구씨 가문 아가씨 옆에서 충성을 하는 비서잖아?”임윤호는 비아냥거리며 수해를 노려보았다.“아가씨 옆에 있지 않고 왜 왔어?”“임 변호사, 나한테 해명할 게 없어?”수해는 그의 놀림을 무시하고 냉정하게 물었다.“해명? 임수해, 이게 네가 형한테 말하는 태도야?”이미 화가 나 있었던 임윤호는 마침내 폭발하기 직전이었다.“지난번엔 진주, 이번엔 신효린. 임 변호사는 정말 업계의 모범이네, 더러운 일을 모두 도맡아 버리
반응이 빠른 임승철은 정신없이 손찌검을 하고 있는 수해를 잡아당긴 후, 뒤에서 꽉 안았다.“수해야! 미쳤어, 어떻게 형한테 그럴 수 있어?”“미친…… 미쳤어!”임윤호는 얼굴을 가리고 바닥에서 일어났다.“구씨 가문의 그 계집애를 위해…… 가족도 버리는 괴물로 됐네!”“괴물로 변하는 건 내가 아니라 너야, 임윤호!”수해는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그만해! 입 다물지 못해!”임정운은 아내를 감싸 안고 두 아들을 향해 소리쳤다.임씨 사모님은 자식들의 이런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마음이 급해났다.“수해야, 형이 신씨 가문을 도와줬다는 얘기를 들었어. 형을 탓하지 마. 그게 형의 일이야.”임승철은 그들이 또다시 싸울까 봐 중간에서 해명해 주었다.“오늘 밤 나가서 잘게요.”수해는 멍이 든 얼굴로 밖으로 나갔다.“수해야! 어디 가!”임씨 사모님은 걱정스럽게 소리쳤다.“허, 어디 가겠어. 아가씨를 돌보러 가겠지.”임윤호는 단 한 번도 이런 굴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 외부인이 없는 틈을 타 수해의 가슴을 찌르는 말을 내뱉었다.“구씨 가문의 아가씨가 우리 수해가 없으면 잠을 잘 수 있으려나.”“이 자식! 아가씨를 함부로 모욕하지 마!”수해는 원망스러워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고 주먹을 꽉 쥐었다.임승철이 잡고 있지 않았다면 분명히 다시 싸웠을 것이다.“윤호야! 아가씨에게 감히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임정운은 더 이상 듣지 못하고 재빨리 걸어와 두 형제 가운데 서서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주었다.“오늘 밤 아무도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어! 서재에 가 있어! 승철아, 막대기를 가져와. 가정 규칙으로 가야지!”임윤호와 수해는 깜짝 놀랐다.임승철도 어쩔 수 없이 말을 들어야 했다.“네, 아버지.”임씨 사모님은 말리고 싶었지만 가장인 남편을 평생 말려본 적이 없어서 한숨만 쉬었다.“수해야, 네가 먼저 손 댄 거야?”임정운은 눈썹을 찌푸리고 진지하게 물었다.“네, 아버지.”“형에게 사과해, 어서!”수해는 여전히 주먹을 불끈 쥐고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