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시간 만에 신씨 그룹의 부정적인 뉴스가 떠들썩했고 빠르게 실검 1위를 차지했다.골프장에서 끌려가는 진주의 낭패한 모습도 인터넷에 올라 바이러스처럼 신속히 퍼졌다.신씨 가문 같은 재벌은 언론을 압박해 완전히 뉴스를 막을 수 있다.그러나 구아람이 먼저 손을 쓴 바람에 신씨 가문에서 이미 한발 늦었다.그들이 압박을 해도 소용이 없다.‘3시 뉴스’를 맡은 방송국의 배후가 바로 KS 그룹이다. 구씨 가문 아씨만 기뻐한다면 그들은 진주가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24시간 연속 방송할 수 있다.센스 있는 네티즌들은 진주와 신효린 모녀의 난처한 모습을 이모티콘 세트로 만들어 모드가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SNS에 올렸다. 한 명씩 기어가는 모습은 너무나도 웃겼다.신광구는 여론을 잠재우고 진주를 꺼내느라 눈코 뜰 새없이 바빴다.구아람은 승리를 거둔 후, 신나게 KS WORLD 호텔로 돌아왔다.그녀는 호화로운 애프터눈 티를 먹고 사무실에 앉아 게임을 하며 구윤과 영상통화를 해 오늘의 전황을 보고했다.“호텔 레스토랑에 VIP 룸을 예약했어, 모레 송 시장과 만나 이번 주 안에 백흥타운을 쟁취할 수 있도록 해보자!”신이 난 구아람은 게임에서 시원시원하게 사람을 죽였다.“진주가 진이에게 심문을 받고 있어, 너희 작은오빠가 평소에 시시덕거려도 일만 하면 엄청 무서워. 진주이게서 가치 있는 단서를 얻지 못하면 진이는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영상통화로 보면 구윤은 양복 차림으로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비록 웃음은 따뜻하지만 위엄이 가득 차 있었다.“사실 별 쓸모가 없어, 어차피 진주는 풀릴 테니까.”“풀려도 괜찮겠어?”“안 괜찮다고 해도 방법 없잖아. 그녀의 죄를 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구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고 피범벅이 된 톱을 들어 플레이어를 죽였다.“진주가 이 자리까지 온 건 신광구의 사랑뿐만 아니라 그녀의 잔머리와 속셈 덕분이야. 그녀는 진교와 한패가 되어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어, 그녀가 뒤에 숨에서 명령을 내리고 어부지리 하니 얼마나
하지만 동생은 걱정하게 하지 않는다. 늘 걱정거리는 빼고 기쁜 일만 전했다. 그래서 도와주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아린아, 성주에 왔어?”구아람은 싱글벙글 웃으며 물었다.“네, 이미 학교에 도착했어요.”구아린은 잠시 뜸을 드렸다.“그…… 언니, 오늘 많이 바빠요? 저녁에 시간 있어요?”“나랑 놀고 싶어?”구아람은 바로 그녀의 마음을 알아챘다.“네!”구아린은 연이어 대답했다.“언니가 집에 온 후로 한 번도 제대로 모이지 못했잖아요. 오늘 밤 시간 있으면 내가 밥 사줄게, 어때요?”“밥만? 술도 한잔해야 지?”구아람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술도 마시는 김에 노래방도 가요! 너무 오랜만이네, 언니의 실력이 퇴보됐는지 봐봐야겠어요.”구아린은 장난스레 말했다.“하하하! 언니는 타고난 가수야! ‘펜트하우스’의 천서진보다도 잘 할걸?”구아람은 목청을 가다듬었다.“나의 실력을 보여줄게!”한편, 신씨 그룹은 회의를 마쳤다. 회의에서 신광구는 세 가지 중요한 지시를 내렸다.첫째, 진씨 남매가 그룹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을 최대한 빨리 제거하고 여론을 통제하여 그룹 이미지를 되돌리고 주식 폭락을 막아야 한다.둘째, 진교의 그룹 내 모든 직책을 해임하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을 모두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셋째, 진주의 이사회 부위원장의 임명은 잠시 보류한다. 사건이 완전히 조사된 후에 다시 준비하겠다.회의가 끝난 후, 각종 스트레스를 받은 고위층들은 한숨을 쉬며 회의실을 떠났다.“경주야, 넌 가지 마, 할 얘기 있어.”이미 문 앞까지 간 신경주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다시 우아하게 앉았다.부자는 각각 회의 테이블의 끝에 앉았고 회의실에는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다.“사장인 너는 오늘 일을 어떻게 해결할 거야?”신광구는 가볍게 기침을 하면서 냉정하게 물었다.“공적인 일은 공정하게 원칙적으로 해결할 겁니다.”신경주의 표정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진주 아주머니는 이미 검찰청 취조실에 있어요, 지금 할 수 있
“신경주! 너 남의 위기를 틈타서!” 신광구는 얼굴색이 어두워져 책상을 치며 일어났다. “아버지, 계산을 똑바로 해야죠. 이건 어릴 적부터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도리가 아닙니까?” 신경주는 침착한 표정으로 천천히 말했다. “네 욕심은 정말 끝도 없구나! 넌 이미 얻을 만큼 충분히 얻었잖아? 원래 네 큰형의 사장자리까지 넘겨주었는데 이제 감히 내 위원장 자리까지 탐 내?” “차라리 아예 내 화장 자리를 달라고 하지 그러니? 협박해 봐, 어디 한번!” 신광구는 노발대발하며 질책했다. 신경주는 입술을 치켜들고 옅은 웃음을 지었는데 그 속에는 살벌함이 묻어났다. “잘 생각해 보세요. 제가 당신에게서 얻은 것이 많은지, 아니면 당신이 저에게서 얻은 것이 많은 지를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얻은 모든 물건에 당신은 몰래 값을 따졌지요. 제가 왜 사장의 자리에 앉았는지는 당신이 더 잘 아시면서 왜 저를 냉정하고 자비도 없는 사람으로 몰아가시는 겁니까?” “이렇게 연기하는 게 피곤하지도 않습니까?” 신경주는 얼굴이 붉어지고 목이 메어 말문이 막혔다. “부위원장 자리 하나면 신 씨 그룹의 엄중한 상업위기는 무사히 넘길 수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실지는 당신에게 달렸습니다.” 신경주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문 쪽을 향해 걸어갔다.그러더니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물론 당신은 계속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진주 이모를 그 자리에 오르게 해도 되고요. 쪽 팔리지만 않는다면요.” …… 신경주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사무실로 돌아와 문을 닫았다. 그는 마침내 무거운 짐을 덜어내기라도 한 듯 숨을 헐떡였는데 뼈마디가 아른거리는 손으로 굳게 잠긴 넥타이를 풀어헤쳤다. 그는 아주 오랫동안 이렇게 통쾌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는 심광구가 진주를 위해 바삐 뛰어다니며 골머리를 앓고 그가 제시한 조건에 분통이 터지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어하는 모습을 보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뭄 속 비를 맞은 것처럼 상쾌하고 짜릿했다! 그러나 현재 이런 결과를
“아가씨, 들리는바로 성주영화예술학교 안의 커피숍의 커피는 아주 훌륭하대요. 제가 가서 아가씨와 구아린 아가씨의 커피를 한 잔 사올게요.” 임수해가 웃으며 말했다.“그래, 겸사겸사 아린이 마중하러 가.” 구아람은 수중의 기획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아까 내가 전화했는데 받지 않았어. 이따가 들어가서 다시 전화해봐. 아린이는 아직 우리가 뒷문에서 그를 기다리는 줄 몰라.” “네.” 임수해는 차에서 내려 교문으로 향했다.우아한 기럭지에 단정한 양복 차림을 한 임수해가 나타자나 주위의 많은 어린 여학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임수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커피숍에 들어가 커피 두 잔을 시켰는데 여종업원의 눈길은 그에게 완전히 꽂혀버렸다. 이때 멋진 패션에 명품을 걸친 여학생 두 명이 들어왔다.“아니, 듣자니 이번 연기과의 졸업 무대극 공연의 여주는 구아린으로 정해졌대!” 아린 아가씨의 이름을 들은 임수해는 눈동자를 움츠리고 귀를 기울였다. “흥, 또 걔야. 구아린은 분명 지도교수에게 수작을 부려 배역을 따낸 게 틀림없어!” “누가 아니래. 방금 뒷마당 숲에서 우리 학교 얼짱이랑 함께 있는 걸 봤어. 쯧쯧, 그런 여자는 지나가는 개도 피해 갈 가야, 악!” 갑자기 터져 나온 비명에 종업원은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임수해는 두말없이 손에 든 커피를 전부 그들에게 뿌린 것이었다! “당신, 미쳤어?! 왜 우리한테 뿌리는데?” 두 여자의 화장은 완전히 흘러내렸고 속눈썹도 반쯤 떨어졌다. “형법 제246조에 따르면 고의로 허위 사실을 날조하고 유포하여 타인의 인격을 폄훼하고 명예를 훼손하며 그 행위가 엄중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구금, 통제 또는 정치권리 박탈에 처할 수 있다.” 임수해는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내가 여자를 때리지 않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해.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 전부 멀쩡하게 나가진 못 했을 거야.” 그중 한 여학생은 겁에 질려 두려워했지만 다른 한 여학생은 여전히 분노하여 말했다. “당신이 구아린의
“네가 원하는 게 바로 이거잖아. 고상한 척하지 마. 하나도 안 어울려.” 말하면서 조희는 갑자기 구아린의 가녀린 몸을 나무에 밀어붙이고 강제로 키스를 했다. “아니, 싫어!” 구아린은 너무 놀라 눈을 감았는데 치욕스러운 나머지 눈물이 흘렀다. “악!” 이때 귀를 찌르는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구아린은 천천히 눈을 떴다. 흐릿한 시선 속에서 늘씬하고 익숙한 그림자가 조희를 땅바닥에 넘어뜨렸다. 그리고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임수해는 조희의 옷깃을 잡고 한 번 또 한 번 그의 머리를 개처럼 때렸다! “하지 마, 하지 마!” 구아린은 사람이 죽을까 봐 가슴이 두근거렸고 황급히 앞으로 다가가 흥분한 임수해를 껴안았다. “너, 감히 나를 때려? 내가 누군지 알아?!” 조희는 피를 토하며 개처럼 처맞고도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우리 아버지는 조 씨 그룹의 회장 조군이다! 자신 있으면 이름을 대거라! 우리 조 씨 집안에서 너를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난 임수해고 해문 사람이다.” 임수해의 목소리에는 분노의 떨림이 느껴졌고 양복을 벗어 떨고 있는 구아린을 감쌌다. 그녀가 마치 놀란 새처럼 눈물을 머금고 있는 모습을 본 임수해는 마음이 아파와 자기도 모르게 그녀를 품속에 안았다. 구아린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따뜻한 품에 안겨 가슴이 두근거렸고 이내 포근한 임수해의 품에 기대었다. 임수해의 포옹은 마치 방금 당한 모든 수모를 씻어내는 것 같았다. “개자식, 똑똑히 들어라. 구아린 씨는 네가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녀를 건드렸다간 조군도 너를 지키지 못할 것이다!” …… 조희는 부랴부랴 도망갔다. 구아린은 화장실에 가서 자신의 옷매무새를 정리했고 안에서 나왔을 때 임수해는 벽에 기대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임수해 오빠.” 임수해는 정신을 차리고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구아린 아가씨.” 임수해는 다시금 예의 바르고 분수에 맞는 모습으로 변했다. 구아린은 가슴이 찡해져 입술을 오므리고 임수해의 앞
VVIP룸에서 이유희는 고급술들을 한 상 꽉 채워 주문했다. 그리고 한 손에는 술병을 든 채 죽어도 사랑해를 부르고 있었다. 신경주는 검붉은 벨벳 소파에 앉아 위스키 한 잔을 들고 도도한 자태를 풍기고 있었는데 마치 이곳의 왕인 듯했다. 불빛이 희미해져 어둠 속에 그의 모습은 가려졌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죽어도 사랑해…… 남김없이 사랑해!” 신경주의 굳어버린 얼굴은 마치 당장이라도 컵을 깨뜨릴 것 같았다.‘얼마나 깊은 친분이어야 그가 여기서 앉아 당나귀가 우는 소리를 듣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이유희는 가슴이 찢어질 듯 울부짖었고 신경주는 얼굴이 굳어진 채 위스키를 한 모금 마셨다. “친구여, 딸꾹!” 이유희는 실눈을 뜨고 딸꾹질을 하며 다가와 신경주 옆자리에 앉아 긴 팔을 그의 어깨에 기대려고 했다. “내 노래 실려 어때? 아직 안 죽었지?” 신경주는 미간을 찌푸리고 옆으로 몸을 휙 돌렸고 이유희는 소파에 꽈당 엎어지고 말았다. “그래, 당나귀 한 마리가 백 마리 같은 충격적인 효과를 내는 것 같더군.” “윽! 넌 말 그렇게밖에 못해?” 이유희는 구아람이 그에게 밥을 사주던 장면과 그녀가 무정한 말을 내뱉던 장면이 떠올라 순간적으로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 “아람이 너와 이혼했는데, 네 그 입으로 너와 함께 지낸다면 아마 10년 전에 폐경했을 것 같구나. 끅!” “구아람?” 신경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실연당했다며? 너희들 사이는 그렇게 깊지 않았던 거 아니야?” 이유희는 목이 메었는데 정곡이 찔린 것 같았다! “난 전 형수가 내가 평생 본 가장 특별한 여자라는 걸 인정해. 나 이유희는 절대 한번도 실패해 본 적이 없는데 어찌하여 그만 내 뜻대로 되지 않는지 모르겠어.” 이유희는 술을 들이마시더니 술병을 테이블에 내팽개쳤다. “난 이해가 안 된단 말이지. 네가 뭐가 그렇게 좋길래 아람이 구 씨 집안 큰아가씨의 신분을 포기하고 이름을 숨기며 3년 동안이나 네 곁에서
“죄송합니다, 아린 아가씨. 오늘은 더 함께 할 수 없겠습니다.” 임수해는 미안한 듯 한숨을 쉬었다. “그럼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러나 아가씨, 무슨 일이 있으면 얼른 연락 주세요. 곧바로 달려오겠습니다!” “그래 알겠어. 뭘 더 꾸물거려, 얼른 가 봐.” 구아람은 말하면서 그를 쫓아내 듯했고 임수해는 아쉬운 듯 그녀를 바라보며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났다.구아린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고 마음은 살짝 시큰거려 왔다.그러나 그녀는 조금도 언니를 질투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구아린의 눈에 구아람은 가장 완벽한 사람이었기에 임수해가 언니를 좋아한대도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자신은 이렇듯 나약하고 평범하기 그지없기에 임수해 오빠가 전혀 좋아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왜 전 형부는 언니와 이혼하려 한 걸까?’ ‘아마 무슨 불치병에라도 걸려 언니와 남은 인생을 함께 하기 힘든 거였겠지.’ 구아람은 노래방의 고급 룸 문을 예약했다. 두 자매가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맞은편 룸에서 가슴이 찢어져라 울부짖는 소리를 들려왔다. “윽, 좀 무서워요.” 구아린은 언니의 팔을 꼭 잡고 어깨를 움츠렸다. “이것도 노래면 당나귀도 가수로 데뷔하겠어.” 구아람은 재빨리 구아린을 끌고 룸으로 들어가 맞은편 정신병자와 멀어지려고 했다. 두 사람은 시원한 맥주와 과일 그리고 스낵 등 여러 가지로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노래를 부르는 것은 그들 전문이었다. 오페라부터 희곡, 인기 걸그룹 댄스곡까지 두 사람은 서로 질세라 연달아 불렀다. 두 사람은 끊임없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술도 마셨다. 그리고 평소 그런대로 주량이 괜찮던 구아람도 프로젝트를 성사시켜 기뻤는지 이때 약간 취한 듯했다. “나 잠깐 화장실 다녀올 테니까 너 어디 가지 말고 여기서 기다려!” 구아람은 술에 취해 발음도 살짝 꼬이기 시작했지만 자신의 여동생에게 당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언니 취한 거 아니에요? 저랑 같이 가요.” 구아람의 뽀얀 얼굴에 선명한 홍조가
“읍, 넌 역시 멍청이가 맞았어!” 구아람은 하얀 얼굴을 붉히며 환하게 웃었다. 남자는 얇은 입술에 옅은 미소를 머금었고 차갑던 기세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왼팔은 여전히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고 있었고 오른쪽 긴 손가락으로 안경을 밀었다. 이 별명은 참 오랜만이었다! 그의 아버지조차도 그를 그렇게 부르지 않는데 뜻밖에도 구아람은 어릴 때와 똑같이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그를 부른 것이었다. “15년 만에 만났는데도 넌 여전히 예쁘구나.” “헤헤, 너도 꽤 멋져!” 구아람은 실눈을 뜨고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손으로 남자의 뺨을 만졌는데 남자는 전혀 반감을 가지지 않았다. 만약 분수에 맞고 언제나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동한다면 그녀는 그 마음속의 구아람이 아니었다. 구아람은 작은 입을 열고 딸꾹질을 하며 비틀거렸는데 똑바로 서지 못했다. 남자는 입꼬리를 치켜세우고 그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녀를 업었다. “읍, 놔줘!” 구아람은 불그스레한 얼굴로 남자의 품속에서 몸부림쳤는데 마치 얌전하지 못한 고양이처럼 보였다. 그리고 주홍색 원피스 아래로 드리운 몸부림치는 가늘고 하얀 종아리는 마치 옥처럼 빛나고 있었다. 남자는 눈이 반짝하더니 순간 놀리고 싶은 마음이 들어 말했다. “내 이름 제대로 말해 봐. 그럼 놔줄게.” “너, 너의 이름은 윤, 윤.” 구아람은 너무 취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몰랐으며 남자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난 윤유성이야, 멍청이라고 불러도 돼.” 남자는 긴 속눈썹을 휘날리며 그녀의 귓가에 중저음 목소리로 한 글자 한 글자 말해주었다. “하지만 그건 너만 가능한 거야.” 하지만 아쉽게도 이미 만취한 구아람은 그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윤유성은 그녀의 가녀린 몸을 소파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는데 모든 행동들은 아주 부드러웠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고 비서에게서 전화가 왔다. “윤 대표님, 사람들이 모두 도착했습니다.” “그들에게 돌아가라 해라.” 윤유성은 입가에 웃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