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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화

늦은 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작은 술집.

김은주는 검은색 운동복을 입고 구석에 앉아있었다. 여기 여자들은 하나같이 노출된 옷을 입고 짙은 화장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이곳과 어울리지 않았다.

한참 지난 후, 갑자기 뜨거운 술기운이 느껴졌다.

김은주가 눈을 번쩍 치켜뜨자 낯익은 남자가 옆에 바싹 달라붙어 앉았다. 몸에서 나는 고룡수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넌 여전히 이쁘구나, 너무 설레네…….”

남자는 그녀를 향해 방긋 웃었다.

김은주는 순간 소름이 돋아 옆으로 비켰다.

M 국에 있을 때는 밤낮없이 그와 함께 어울려 다녔다. 그녀는 그가 하는 달콤한 말이 좋았고 그의 단단한 근육을 만지기 좋아했다. 그러나 지금 다시 만나니, 그저 혐오스럽기만 했다. 그 당시 자신이 얼마나 추잡하면 이런 사람을 좋아했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경주오빠와 비교될 곳이 하나도 없었다.

“언제 귀국한 거야? 뭐 하러 왔어?”

김은주는 목소리를 낮추고 냉정하게 말했다.

“당연히 널 찾으러 왔지.”

그러자 남자는 웃으며 그를 보았다.

“참, 이후 날 만날 땐, 치마를 입고 와.”

김은주는 이를 악물었다.

“왜 날 찾는 거야?”

“보고 싶어…….”

남자가 잠시 뜸을 드리더니 웃으며 말했다.

“용돈 좀 줘.”

“우리가 헤어질 때 난 이미 너에게 돈을 줬잖아! 왜 또 이러는 거야!”

김은주는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도박판에는 승부가 있잖아. 네가 준 돈으로 부족해. 네가 신씨 그룹의 사장님과 결혼한다는 것을 기사로 봤어. 완벽한 결혼식을 원한다면 이런 작은 요구는 들어줄 수 있겠지?”

남자의 말에는 다른 뜻이 있었다. 이건 분명 협박이다!

김은주는 너무 화가 났다.

“네가 나의 약혼자에게 우리의 일을 폭로한다고 해도 뭐 어때? 그는 날 사랑해서 나의 과거를 절대 신경 쓰지 않을 거야. 누구에게나 다 과거가 있어, 이런 일로 날 협박하려고 하지 마!”

“그치, 그런데 어느 남자가 자신의 약혼녀가 다른 남자에게 아이를 낳아줬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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