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지는 이미 혼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동생들이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근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너까지 철이 없는 거야! 너도 그녀가 어릴 때부터 같이 있었잖아, 그런 모습을 보고도 마음이 아프지 않았어?”구만복은 그녀에게 화풀이하는 것 같았다.“내가 잘못했어. 다 내 탓이야.”유민지는 천천히 일어서더니 유씨 가문의 아씨인 신분을 내려놓고 고개를 숙였다.“아람이를 탓하지 마, 다 내 잘못이야.”구아람은 마음을 굳게 먹고 나서려고 하는 순간, 성격이 급한 강소연이 소파에서 일어나 말했다.“언니를 탓 하지 마, 나도 책임이 있어, 아람이의 결혼은 나도 알고 있었어.”“뭐?”“나…… 나도.”초연서도 슬쩍 손을 들었다.“나…… 나도 이미 알고 있었어.”“연서야! 너까지…… 너까지 날 속인다고!”구만복의 머리가 어지러워졌다.구아람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거렸다.“아빠, 화 풀어, 세 분도 모두 아빠를 위해 그런 거야, 알았으면 분명 화냈을 거잖아. 건강에 안 좋을까 봐 말 못 한 거지.”구진은 재빨리 정교한 찻잔을 아버지에게 주며 아첨을 떨었다.“네 이놈이!”구만복은 평소에 고상하고 예의가 바른 사람이다. 그러나 지금은 화가 나서 마치 굼벌처럼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잠깐, 설마 너희들도…….”구윤과 구진은 서로를 바라보며 약속이나 한 듯 가벼운 기침을 했다.“이 봐봐, 온 가족이 다 배우야! 나만 바보처럼 아무것도 몰랐지!”구만복은 비지니스에서 위세가 당당하며 평생 다른 사람을 속였는데, 결국 자기 가족에게 당할 줄은 몰랐다!그는 화가 나서 고함을 지르며 일어나더니 뒤돌아보지도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만, 만복아, 밥 안 먹어?”초소연은 다그쳐 물었지만 대답이 없었다.“네가 올라가서 타일러 봐, 네가 성격이 좋으니 평소에 너의 말만 잘 듣잖아.”유민지는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나…… 나 무서워. 그냥 이따가 그가 좋아하는 음식 몇 가지 남겨서 가져다줄게.”초연서도 이번 일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언니, 칭찬하지 마세요, 아직 엄마보다 많이 뒤떨어져 있어요.”구아린은 수줍게 미소를 짓더니 귀여운 보조개가 나타났다. 구아람의 인정을 받게 되어 그녀는 너무 기뻤다.그러나 그녀를 더 기쁘게 한 건 임수해도 그녀를 칭찬했다는 것이다. 오늘 밤은 아마 흥분해서 잠을 설칠 것 같았다.“넌 이모의 노래와 춤을 물려받았을 뿐만 아니라 솜씨도 물려받았어, 나중에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를 소개해 줄게. 합작하면 인기를 얻을 수 있어, 그 후 천천히 패션계에 진입하는 건 어때?”“고마워요 언니, 하지만…… 난 연예계에 진입하고 싶어요, 제가 성주 영화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잖아요. 졸업 후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구아린은 속삭이는 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초연서가 젊은 시절에 연예계에서 왕따를 당했다는 이유로 아버지는 그녀의 꿈을 반대하였다.그 후, 그녀는 영국에서 학교를 중퇴하고 홀로 성주로 돌아와 구만복 몰래 반년 동안 공부를 해서 겨우 허락을 받았다. 그러나 학업을 마친 후에는 집에서 준비해 주는 대로 해야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예계에서 출세해야 한다. 그녀는 아버지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었다.“그렇게 하고 싶었구나, 잘 됐네. 언니는 너의 꿈을 응원해 줄게!”구아람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구아린을 끌어안았다.“그러나 연예계에는 별 사람들이 다 있고 온통 난장판이야. 네가 돈과 배경이 없으면 아무도 널 쳐다보지 않고 연기할 기회는 더더욱 없을 거야. 그러니 졸업 후 먼저 오디션을 봐, 자료에 다른 것 말고 그냥 ‘구만복의 딸’이라고 써, 그럼 무조건 순조로울 거야!”“언니, 하지만 아빠가 반대하는데 내가 그렇게 하면 화내지 않을까? 게다가, 이렇게 기회를 얻는 건 성취감도 없잖아요, 난 지름길로 가고 싶지 않아요. 오직 노력으로 제 실력을 보여주고 제가 한 선택이 맞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역시 우리 구씨 가문의 딸이네!”구아람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보아하니 김은주가 사모님 신분으로 관해 정원에 정식 입주하여 신경주와 동거하려고 하는 것 같다.‘하긴, 전처의 물건들이 쌓여 있는 걸 보면 나도 너무 싫을 것 같네.”“물건들이 방해되나 보지? 그럼 버리면 되겠네, 왜 물어봐.”구아람은 차갑게 말했다.“그럼 네가 준 선물들은? 그것도 버려?”“그건 내가 아니라 백소아가 준 거야. 백소아는 그들을 보물처럼 여기겠지만 구아람에게는 모두 쓰레기야.”신경주는 너무 답답했다.“다음에 또 일이 생기면 비서에게 연락해, 난 낯선 번호는 받지 않아. 끊을게.”“구아람!”“그만해!”짜증이 난 구아람은 소리를 질렀다.“그럼 그 무대 의상들은? 평소에 더러워질까 봐 정성껏 보관했었잖아, 그것도 버려?”신경주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차가워졌다.“가지러 오지 않는다면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구아람은 망설이기 시작했다.정교한 무대 의상들은 모두 초연서가 정성껏 만들어준 것이다.할아버지를 즐겁게 해주고 싶어 옷을 빌리러 갔더니 초연서는 두말없이 다 꺼내어 마음대로 고르고 선물로 줄 테니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초연서의 호의를 버릴 수 없으니 그녀는 침착하게 말했다.“내일 비서에게 시킬게.”“네가 직접 와.”남자는 마치 우세를 점한 듯 강력하게 말했다.“비서가 오면 들어오지 못하게 할 거야. 내일 집에서 기다릴게.”말을 마치자 그는 전화를 끊어버렸다.“X 발!”구아람은 핸드폰을 노려보며 화가 치밀었다.‘옷 몇 벌 가지고 협박을 하다니!’다음날 아침.구아람과 구아린은 예쁘게 꾸미고 팔짱을 끼고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구윤은 중요한 회의가 있어 먼저 떠났고 자리에는 구만복과 세 부인, 그리고 구진이가 있었다.“게으름뱅이들, 왜 이제 왔어? 기다리고 있었어.”구진은 손을 얹고 웃으며 두 사람을 놀렸다.“오랜만에 만나다 보니 어젯밤 실컷 대화하다가 새벽에 잤어.”구아람은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그러나 구아린은 밤을 새워도 기분이 상쾌하고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역시 대학생의 기
“소개팅 리스트.”사람들은 어리둥절해졌다.교양이 좋은 구아린도 놀라서 손에 있는 포크를 떨궜다. 구진은 커피를 뿜을 뻔하며 사레가 들어서 얼굴이 빨개졌다.“아버지!”구아람은 벌떡 일어나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지금 복수하는 거예요?”구만복은 태연하게 커피를 홀짝홀짝 마셨다.“내 딸인데 복수할 필요 있어? 아무리 조용하게 넘어간다 해도 이 일을 숨길 수 없을 거야. 나중에 소문 퍼지면 네가 비웃음을 당할 건데. 신경주도 재혼하는데 나도 널 위해 준비해 줘야지. 그 녀석보다 뒤처지면 안 돼!”“이건 아니지!”“아무튼, 이미 결정했어. 이 명단은 내가 밤새 비서에게 정리하라고 시킨 거야. 다 너랑 나이가 비슷하고 우리 가문과 어울리는 사람들이야. 너도 준비해. 다음달 부터, 매주 최소 다섯 번은 만나고, 주말은 휴식하니까 만나지 않아도 돼.”구만복은 정색하면서 말했다. 전혀 장난하는 것 같지 않았다.“몰라! 난 절대 안 가!”“안 가면, 사장 자리까지 버리겠다는 거야?”‘이 교활한 어르신!’구아람은 화가 나서 이를 갈았다.“내가 아버지를 도와 KS WORLD를 키우면 KS 사장을 시켜준다고 했잖아요. 왜 약속을 지키지 않아요?”“내 딸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소개팅을 절대 안 할 거예요!”“그럼 사장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줘도 괜찮은 거지?”구만복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잊지 마, 구씨 가문은 여전히 내 손에 있어.”아침밥은 즐겁지 않았다.어렸을 때, 그녀는 기분이 나쁠 때마다 뒷마당으로 달려가 가산 동굴에서 숨어 돌에 욕을 새기거나 그 안에 숨어서 울곤 했다.그녀는 24살이 되어도 이 습관이 바뀌지 않아 가산으로 달려와 울분을 터뜨렸다.“우리 동생, 역시 여기 있네!”구진은 허리를 굽히고 늘씬한 몸으로 동굴 속에 들어갔다.“내가 의자를 훔쳤다고 아버지가 복수하는 거지?”구아람은 뾰로통하게 물었다.“음…… 그게 다가 아닐 거야. 아빠는 이런 식으로 네가 그 자식이 가져다준 부정적인 영향
해장원 밖.검은 페라리 옆에 홀로 서 있는 신경주는 너무나도 우아했다.기다리는 동안, 그는 문 앞에 걸려있는 편액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며칠 동안 그는 꾸준히 구씨 가문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다.이곳은 구만복의 정부인, 즉 구아람의 어머니가 산 부동산이다. 이렇게 고급스러운 정원 주택은 전국에서 이 하나뿐이다. 그의 가치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다.‘해장’ 이라는 이름도 바로 구아람 어머니의 성함인 백해장에서 온 것이다.그래서 그녀가 ‘백소아’ 라는 가명으로 그의 곁에 있은 것이다.‘하지만, 왜 ‘소아’ 라고 짓은 거지?’신경주가 생각에 잠겼을 때, 대문이 삐걱거리며 천천히 열렸다.소리가 들리자 그는 급히 시선을 거두어 어깨를 꽉 조였다.귀아람은 햇빛을 손으로 가리고 계단 위에 서서 신경주를 바라보았다.이 남자는 오늘 뜻밖에도 슈트 대신 베이지색 슬랙스에 하늘색 재킷을 입었다. 깔끔하고 상쾌하며 카리스마가 넘쳤다.구아람은 이런 옷차림을 본 적이 없다. 평소 그는 늘 단정한 슈트를 입고 있어 오늘은 왠지 너무 편해 보였다.그녀는 그를 향해 다가갔다. 급하게 나오느라 슬리퍼를 신고 있었고 종종걸음으로 걸어오는 모습이 귀여웠고 유혹적이었다.신경주는 그녀의 발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뭘 봐, 슬리퍼를 본 적이 없어?”구아람은 슬리퍼에 숨겨둔 발가락을 꾸물거렸다.“늘 하이힐만 신었잖아, 오랜만에 슬리퍼를 신은 모습을 보네.”“허허, 넌 확실히 눈이 나쁘구나.”“지난 3년 동안, 난 늘 이런 모습으로 너의 앞에서 서성거렸는데, 본 적이 없다고? 내가 존재감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하지만 이혼 후까지 날 비꼴 필요는 없지 않나?”순간 신경주는 심장이 멎은 듯 안색도 어두워졌다.그래, 기억났다.그가 집에 돌아오기만 하면 가장 먼저 반겨준 사람은 늘 그녀였다.그때 그녀는 거의 매일 종종걸음으로 신나게 그에게 다가갔다. 앞치마를 두르고, 주걱을 들고, 기름진 하얀 얼굴로 그를 향해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그땐 그녀를 비웃었지만 지금 생각해
그러자 그는 왼팔로 안전벨트를 천천히 끌어당겨 매어 주었다.구아람은 이를 악물고 손을 확 걷었다. 마치 더러운 물건을 만진 것 같았다.“어디로 가는 거야?”“오늘 우리 집에 물건 찾으러 가겠다고 약속했잖아.”신경주는 그녀를 놓아주고 여유롭게 핸들을 잡았다.“오늘 꼭 갈 거야, 그럴 필요 없어!”“거짓말.”신경주는 시동을 걸고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네가 사람을 잘 속이잖아. 3년 전 결혼해서 지금까지 날 몇 번이나 속였었어, 나에게 솔직하게 말 한 적은 있어?”“있었나?”구아람은 냉소적으로 웃으며 말했다.“네가 없다면 없는 걸로 하자. 상관없어.”순간 신경주의 마음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때때로 그녀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러면 그가 한 모든 일을 돌이켜볼 때 마음이 편할 수 있다.페라리는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아름다운 풍경들을 지나쳤다.도망갈 수도 없으니 구아람은 아예 의자 등받이를 조절하고 팔짱을 끼고 편하게 앉아 눈을 감았다.“그 일은, 미안했어.”신경주는 핸들을 꽉 잡았다.“무슨 일.”이혼 후 이 남자가 점점 이상해진 것 같았다. 예전에는 늘 퉁명스러웠는데 지금은 걸핏하면 잘못을 인정한다.‘김은주가 그를 교육했나?’“구윤이가 너희 오빠라는 걸 몰랐어.”“아, 그럴 수도 있지, 용서해 줄게.”구아람은 아무렇지도 않았다.“근데 왜…… 해명하지 않았어?”신경주는 그녀의 예쁜 옆모습을 빤히 쳐다보았다.“그때 내가 구윤이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해명했으면 믿어줄 거야?”구아람은 고개를 저었다.“이 세상은 여자들에게 늘 악의로 가득 차 있어, 만약 내가 구윤의 동생이 아니라면, 만약 내가 백소아라면, 너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날 염치없고 허영심이 가득해 부잣집 도련님을 꼬시는 년으로 생각하겠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가 아끼는 사람 외에는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보는지 신경도 안 써.”신경주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핸들을 너무 세게 잡아 삐걱대는 소리가 났다
구아람은 소름이 돋았다.“사이즈가 230이라는 걸 어떻게 알았어?”“작아 보여서 대충 맞췄어.”구아람은 하얗고 작은 발을 난처하게 웅크리고 냉랭하게 한 마디 던졌다.“남자들은 늘 어디서나 망나니짓을 하는구나?”신경주는 말문이 막혔다. 그는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다.관해 정원에 있는 그녀의 모든 물건을 보물 찾기처럼 자세히 더듬었기에 그녀의 발 사이즈를 알게 된 것이다.그래서 그녀가 햄스터처럼 집에 간식을 두는 걸 좋아하고 특히 초콜릿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가 자주 쓰는 향수는 세르주루텐의 라 휘드 베흘랑이다. 그가 예전에 어렴풋이 맡아 보았지만 맵고 차가운 향기가 그녀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보니, 이 도도한 향기는 특별히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너무 잘 어울렸다.그녀가 230 사이즈의 신발을 신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작은 흰색 신발은 지금도 신발장에 깨끗이 놓여 있으며 마치 그녀가 수시로 돌아올 것만 같았다.그날, 그녀는 그가 그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실망했었다.그래서 그는 이런 방식으로 그녀를 다시 알고 싶었다.……두 시간 동안, 그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페라리는 관해 정원의 문 앞에 멈췄다.신경주는 먼저 자신의 안전벨트를 풀고 곧 구아람에게 다가갔다.팍-구아람은 그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팔로 그를 막았다. “내가 알아서 할게.”찰칵-그러나 신경주는 틈을 타서 긴 팔로 그녀의 안전벨트를 풀어버렸다.“고마워할 필요 없어.”그녀는 놀라서 눈을 부릅떴다. 그의 동작이 너무 빨랐다.전에 그녀는 넷째 오빠로부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사관학교에 있을 때 그가 권총을 조립하는데 10초가 걸렸지만, 신경주는 8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의 손놀림이 너무 놀라웠다.신경주와 구아람은 신씨네 집으로 함께 들어갔고, 그 소식은 하인들 사이에서 신속하게 퍼졌다.“세상에! 내가 잘 못 본 건 아니죠? 사장님이 사모님과 함께 온 거예요?”“진짜 사모님이네요! 와……
하지만 그녀는 이 괴이한 행동들이 너무 불편했다.뒤늦은 다정함은 유통기한이 지난 과일 캔과 같아 달달함이 아닌 쉰 것만 같다.구아람은 핸드폰을 꺼내 임수해에게 전화를 걸었다.“수해야, 나 지금 성주의 관해정원에 있어, 지금 데리러 와.”“네?”임수해는 깜짝 놀랐다.“왜 거기 계세요?”“어휴, 말하자면 길어, 만나서 얘기해.”전화를 끊고 구아람은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녀는 이곳에 오래 머무르기 싫어서 먼저 옷을 정리하고 임수해가 오면 바로 갈 생각이었다.예전에 그녀가 살던 방은 신효정의 방과 가까웠다. 하인에게 효정이가 이미 휴학하고 집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그녀를 보러 가려고 했다.신효정의 방 문 앞에 이르자, 안에서 신효린이 욕설을 퍼붓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이년이! 말해 봐! 할아버지 생신날에 도련님과 무슨 짓을 했어?”“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언니…… 진짜예요.”신효정의 울먹이는 소리가 마음이 아팠다.“거짓말!”신효린은 그녀가 변명하고 있다고 생각해 더욱 화가 났다.“그런 걸 마셨는데 어떻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겠어! 그럼 그의 목에 있는 붉은 자국은 뭐야? 강아지가 물었나?”“모르겠어요! 기억이 안 나요. 아……!”우당탕-곧이어 꽃병이 깨지는 소리가 났다.화가 나 눈이 붉어진 구아람을 주먹을 쥐고 방문을 걷어찼다. 한창 화내고 있는 신효린을 깜짝 놀라게 했다.“넌 뭐야?”신효린은 정신을 차려보니 눈앞에서 뭔가가 날아오는 것 같았다.그러자 탁하고 그녀의 얼굴에 맞았다.“아!”그 후, 또 다른 슬리퍼가 그녀의 얼굴에 맞았다.맞은 신효린은 코끝이 붉어졌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이마마저 신발 자국이 찍혀 꼴이 너무 우스웠다.그녀는 이마를 감싸고 구아람을 가리키며 너무 화가 나 어떤 욕을 해야 할지 몰랐다.“말을 참 더럽게 하네.”팔짱을 끼고 눈살을 찌푸리며 웃는 구아람이 너무 무서워 보였다.“형…… 형수님.”구석에 움츠리고 있는 신효정은 온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구아람을 보자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