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그들 신씨도 성주에서 명성이 자자한 명문이지만, 만약 구씨와 혼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그 주가는 얼마나 올라갈지 모른다!그러나 지금,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되었다.……어두운 밤, 구아람은 차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눈빛은 실의에 빠졌고, 가슴은 서늘했다.구아람은 신경주의 그 질문을 할 때의 그 눈빛을 되새겼다. 애틋함, 답답함, 불쾌감에 휩싸인 그 눈빛은 마치 그녀가 그를 버린 것 같았다.구아람은 열 손가락을 꽉 쥐고 고개를 힘껏 흔들었다.‘남자를 동정해서는 안 돼. 남자를 동정하는 것은 비극의 시작이야.’신경주는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다. 만약 그녀를 사랑할 수 있었다면 3년의 시간이 부족했을까? 지금 그런 표정을 지은 것도 아마 구만복이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매정하고 의리가 없는 그 자신에게 핑계를 찾고 싶었을 것이다.“그래서, 왜 그와 결혼했어?” 구만복은 이를 악물고 딸을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구아람은 눈을 부라렸다.“됐어요, 구 회장, 꼬치꼬치 캐묻지 마요, 다 지나갔어요.”“지나가긴 개뿔!”구만복은 소리를 지르며 기사와 조수석의 임수해를 깜짝 놀라게 했다.“나 구만복의 가장 귀한 딸이 소리도 없이 신씨 집란 그 녀석에게 3년이나 시집갔는데, 지금은 이혼까지 했어! 넌 내가 만약 이 생일잔치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날 평생 속일 작정이냐?!”“그래서 왜 오셨어요? 신 회장님이 초청장 보냈어요?” 구아람은 화제를 돌렸다.“말 돌리지 마!”“아…….”구아람의 물오른 손끝이 아랫입술에 닿았다.“잘생겼잖아요.”“잘생기긴 뭐가 잘생겨! 내 아들들 중 어느 아들이 그 자식보다 잘생기지 않았니?!”“근데 아빠 아들들 중 어느 누구도 나와 결혼할 수 없잖아요.”구만복은 말문이 막혀 계속 분개했다.“그 집 예물은 얼마 줬어? 주얼리는? 주식 그리고 고급차는 얼마나 준 거야?!그들 신씨 그룹 대표님이 결혼하는 이런 큰 일을, 나는 어째서 기사 하나도 보지 못했을까? 신광구 그 자식의 성질이라면, 너처럼
생일잔치가 끝난 후, 신남준은 신효주가 걱정되어 자신의 개인의사를 찾았는데 별일이 없다고 확인한 후에야 마음이 안정되었다.복도에서 아름다운 두 남자가 창턱에 기대어 서 있었다.신경주는 이유희에게 담배를 달라고 했고, 불을 붙인 다음 세게 빨아들이며 담배연기가 피어올랐다.“소아의 본명이 구아람이고 구만복의 그 전설속의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딸이라고?!” 이유희는 지금까지도 꿈처럼 느껴졌는데 이는 너무 환상적이었다.“음.” 신경주는 담뱃재를 튕긴 손가락을 가볍게 떨었다.“이야, 경주야, 너 정말 로또라도 맞았네! 왜 이렇게 큰 기회가 네 머리 위에 떨어졌어?!”이유희는 큰 손으로 그의 어깨를 두드렸고 고운 눈동자가 반짝였다.“너는 뜻밖에도 구만복의 전 사위로 되었다니. 너 만약 그녀와 이혼하지 않았다면 지금 더 대박나는 거 아니니?해문 구씨 집안의 힘이 있다면, 네 아버지와 네 그 앙심을 품은 계모도 앞으로 네 눈치를 살펴야 할 거 아니야? 신씨 그룹은 아주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겠지?”“구아람이 없어도 신씨 그룹은 이미 내 손에 있었어.”신경주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이유희를 힐끗 보았다.“설마 네 눈에, 난 여자에 의지하여 올라가는 등처가란 말인가?”“그건 아니야, 너는 등처가가 될 운명이 아니야. 일 중독이었으니 고생하는 운병이지.”“너무 아쉽네. 구씨 집안의 힘으로 너는 10년은 적게 고생할 수 있었을 텐데!”이유희는 손목을 잡고 길게 탄식했다.신경주는 담배꽁초를 끈 다음, 마음이 텅 비어 아쉬운 느낌이 들었지만, 이유희와 말하는 느낌과 달랐다.“나는 그녀가 그 당시 왜 나와 결혼했는지 모르겠어.”“나도 모르겠어. 너처럼 성질이 고약하고 인정사정도 모르고 마음에 다른 사람까지 있는 사람에게 시집갈 바에 차라리 나한테 시집가는 게 더 낫겠다.” 이유희는 속사포처럼 말했다.“이유희, 구만복이 널 마음에 들어할 것 같니? 넌 구아람에게 어울릴 만하니?”신경주는 눈빛이 무거워지더니 사람을 꼬집고 싶은 충동이
신경주는 이 세상에 우연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그러나 김은주를 생각하면, 그는 본능적으로 이 모든 것이 정말 우연이길 바랐다.“신 사장님!”한무는 숨을 헐떡이며 달려와 핸드폰을 신경주에게 건네주었다.“이것은 저에게 조사하라고 한 오늘 밤 모든 부인들, 셋째 아가씨 그리고 김은주 아가씨의 행동 노선 모니터링이에요. 모두 정리했으니까 한번 보세요!”“이야! 참 빠르구나!” 이유희는 듣자마자 가지 않고 다가가 보았다.신경주는 눈을 드리우며 자세히 보았고, 숨조차 멎었다.“동영상에서 김은주 아가씨는 오늘 밤 부인뿐만 아니라 셋째 아가씨와도 사적으로 접촉했습니다. 더 이상한 것은…….”한무는 눈빛이 무거워졌다.“저는 구 대표와 구아람 아가씨의 방에 들어가기 전후의 CCTV를 조사한 적이 있는데, 김은주 아가씨는 그 근처에 전혀 나타난 적이 없었습니다.”“허, 이거 정말 재미있구나.”이유희는 입술을 구부리고 비웃었다.“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는데, 구 대표가 아람이와 함께 있다는 일을 누구한테서 들었을까?”신경주는 가슴이 떨리더니 마치 정면으로 몽둥이를 맞은 것 같았다.……다른 한편, 신씨 집안 일가족은 김은주를 포함해 모두 거실에 모였다.신효린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몸이 불편하다고 말했지만 사실 오늘 밤 일에 놀랐다.다행히 신광구는 무조건 그녀를 지지해주었고 진주도 그녀의 편을 들었기에 신효린은 혐의에서 벗어났다.지금 신효린은 애꿎은 표정을 하고 있는 김은주를 째려보았고, 이 위선적인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허, 정말 뜻밖에도 우리 집안에 사기꾼이 들어왔다니.”진주는 신효린의 어깨를 껴안고 소파에 앉았다. 오늘 밤 위세를 떨친 구아람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러게요, 정체를 숨기고 경주 오빠와 3년 동안 부부로 지냈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이거 사기결혼이라고 할 수 없어요?” 김은주는 일부러 걱정스럽게 물었다.“허허, 잘들 하네. 내 생일에 왜 이렇게 장기자랑을 하지 않는 게야?
몇 마디 말은 담담하면서도 평온했다.그러나 김은주를 놀라게 하기엔 충분했다. 그녀는 멍해지더니, 얼굴이 화끈거렸고, 마치 여러 대 뺨을 맞은 것 같았다!신광구와 진주도 멍해졌다. 신효린 만이 음험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오늘 밤의 일을 통해 신효린은 김은주의 사람 됨됨이를 철저히 간파한 셈이었다. 자신을 이용하면서 스스로 총명하다고 여기는 이런 여자는 신씨 집안 사람이 될 자격이 없었다!‘뭘 또 다시 얘기해? 차라리 영원히 신세 고치지 못하게 해야지!’“경주 오빠, 나 버리는 거야, 경주 오빠?!”김은주는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그녀는 신경주의 팔뚝을 한사코 잡아당기며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백소아가 구씨 집안 아가씨라서? 그래서 날 버릴 거야? 후회한 거야?!”“그녀가 백소아든 구아람이든 모두 우리의 결혼과 상관없어.”신경주는 느리지만 단호하게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아름답고 놀라운 눈은 싸늘했다.“애초에 내가 그녀를 더 이상 귀찮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는데, 넌 뭘했지?누차 그녀를 모함하고, 매번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일을 일으켜 그녀를 해쳤지. 나는 네가 왜 이렇게 그녀를 미워하는지 모르겠어.”“아니야! 오빠! 나는 단지 너에게 백소아란 사람이 어떤지 알려주고 싶어서 그래, 더 이상 그녀에게 현혹되지 말라고!”김은주는 허겁지겁 달려들었고 경주는 뒤로 한 발짝 물러서더니, 그녀는 허탕을 치고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널 속였잖아! 그렇게 앙큼한 나쁜 여자를 위해 우리 십여 년 동안 우리의 감정을 끊어야 하다니. 양심이 있긴 한 거야?!”“그녀는 나를 속였지만, 나를 해친 적이 없고, 그 누구도 해친 적이 없어.”신경주에게만 찬란하고 밝게 웃었던 얼굴을 떠올리며 그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차가운 목소리로 마지막 말을 했다.“이렇게 하자, 너와 나 모두 헤어지고, 진정 좀 헤. 우리가 도대체 함께 있는 게 적합한지 아닌지.”김은주는 남자가 떠나는 것을 빤히 보면서 보이지 않는 큰 손에 목이
“그때 경주는 이혼한단 말도 나에게 하지 않았는데, 지금 그가 결혼식을 취소하려고 하는 이상, 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그게 같아요?!”진주는 목소리가 날카롭고 뾰족했고, 평소처럼 부드럽지 않다.“경주는 그 구아람을 전혀 사랑하지 않지만, 은주와는 죽마고우잖아요. 다 깊은 감정이 있다고요!”“그래, 나도 정말 모르겠어. 감정이 그렇게 깊은 이상, 네 조카는 또 뭐가 불만인데 가만히 경주 곁에 있지 못하고 굳이 가서 구씨 집안 아가씨를 건드려야 하는 거냐고!오늘 밤 구만복의 면전에서 네 조카딸이 간통을 잡는 연기를 했으니, 그것이야말로 정말 신씨 집안의 체면을 구긴 거야. 이 일은 나도 절대 그녀를 도울 수 없어. 결혼은 하면 하고, 할 수 없으면 나도 어쩔 수 없다고!”신광구는 어르신이 자신에 대한 조롱을 떠올리며 가슴이 꽉 막혔고, 차갑게 김은주를 힐끗 쳐다보며 비꼬았다.“오늘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애초에 이혼하지 말라고 할걸!지금 이게 뭐야, 집안이 들어맞지 않는데다, 또 끊임없이 집안을 귀찮게 하다니, 정말 차원이 다른 집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니까!”한 집안의 주인도 손을 떼고 상관하지 않는 것을 보고 진주는 두 어깨가 축 처졌고 마치 손에 넣은 돈이 무너질 것 같았다.“이모, 이제 어떡해요 이모.” 김은주는 눈이 호두처럼 부어 헐떡거렸다.“하하하! 싸다 싸!”신효린은 박수를 치며 크게 웃었다.“누가 너더러 날 이용하래! 너 같은 여자가 우리 둘째 오빠랑 결혼한다고? 꿈이나 꿔!”“내…… 내가 언제 너를 이용했다는 거야?”김은주는 눈물을 훔치며 억지로 변명했다.“연회장은 그렇게 큰데, 사람도 엄청 많으니 내가 어떻게 혼자 대처할 수 있겠어? 내가 널 찾은 이유도,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였어.게다가,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너에게 이유희에게 손을 대도 된다고 말하지 않았어. 네가 스스로 그의 컵에 약을 탔기에 일을 이렇게 복잡하게 만든 거잖아.”“아직도 날 탓하는 거야? 네가 감히 나를 탓하다니?! 이 빌어먹을 계집애야,
김은주는 얻어맞자 정신이 없었다.“내가 전에 어떤 계획이 있든지 간에 효린을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나도 널 가만 안 둘 거야!”“이모! 이모 잘못했어요. 나도 정신이 나가서, 다신 안 그럴게요, 이모!” 김은주는 속으로 한스러웠지만, 겉으로는 눈시울을 붉히며 진주에게 끊임없이 용서를 빌었다.진주는 이 비열한 여자를 경멸에 찬 눈빛으로 흘겨보았다.진씨 집안에 정말 쓸 사람만 없지 않았어도 진주는 김은주처럼 말 듣지 않고 음흉한 여자를 신씨 집안 며느리로 키울 수 없었다!그러나 진주는 김은주를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양성하였으니, 이제 와서 김은주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오늘 밤 일은 진주로 하여금 파리를 삼킨 것처럼 구역질이 나게 했지만, 이 순간, 그녀는 이 파리를 삼킬 수밖에 없었다.“지금 그 백소아는 구씨 집안 아가씨로 되었지. 구씨 집안이 어떤 가정인데. 구만복은 자신을 아이들을 끔찍하게 아끼는 걸로 유명하지. 네가 그녀를 건드리려면 가망이 없어!지금은 우선 빨리 경주의 마음을 만회하고 예정대로 신씨 집안으로 시집들어오는 거야! 그게 제일 중요해!”진주는 이를 악물며 말했고, 새빨간 립스틱을 곁들이니 매우 무서워 보였다.“그런데 이모, 경주 오빠는 지금 나와 헤어지고 싶어 하잖아요! 이모부가 말한 것처럼…… 그가 나와 헤어질 생각을 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요!”김은주는 명문 집안으로 시집오는 꿈이 무너지려는 것을 보고 또 소리없이 울음을 터뜨렸다.“아직 거기까지 안 갔잖아!”진주는 눈빛이 음험해지더니 갑자기 김은주의 어깨를 눌렀다.“은주야, 요 며칠 너 먼저 경주와 연락하지 마. 제일 좋기는 집 밖으로 나가지도 마. 그 누구도 만나지 말고. 모든 사람에게 네가 경주로 인해 강한 자극을 받은 모습을 보여줘야 해!”“이, 이모, 그게 되겠어요?” 김은주는 의심을 품었다.“은주야. 이제 고생을 좀 해야 해 우리도 살 수 있어.그러나 이모의 말을 들어야 해. 남자의 마음속 깊은 곳
“신씨 그룹 쪽은?” 구아람은 차가운 입술을 열었다.“제가 알기로는 역시 성공하지 못했어요.”“그럼 됐어, 그럼 우리는 뒤처지지 않았고, 신씨 그룹과 아직 같은 출발선에 있어.”“우리만 신씨와 경쟁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국내에는 10개가 넘는 고급 호텔이 있는데 모두 애나 황의 결혼식 개최권을 경쟁하고 있다고 들었어요.”“호텔을 본다면, 신씨와 구씨는 줄곧 본국의 본보기였어. 애나 황처럼 도도한 사람이 어떻게 기타 그 작은 브랜드들을 선택할 수 있겠어?”구아람은 샌드위치를 물며 교활한 눈을 가늘게 떴다.“계속 그녀의 팀과 연락해서 우리의 성의를 보여줘.다음 달 초에 애나는 국내 스케줄이 있어서 내가 직접 만나서 이 일을 결정 지을 거야. 신씨 그룹으로 하여금 단념하게 해야지!”사무소 앞.한 쌍 한 쌍의 커플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기를 기다렸다. 그들은 서로를 껴안거나 휴대전화를 꺼내 달콤하게 셀카를 찍었다. 아무튼 행복감이 넘쳤고, 푸른 하늘의 구름조차 하트 모양인 것 같았다.이때 녹색 롤스로이스는 사무소 문앞에 멈추었고, 모든 커플들의 부러운 눈길을 끌었다.구아람은 뒷줄에 앉아 손목을 들어 눈시계를 보았는데, 이미 9시 정각이었다.“허, 신경주가 뜻밖에도 지각을 했다니.”임수해는 냉소했다.“역시 대표님이군요. 거드름을 피우는 건 으뜸이네요.”“됐어, 신경 쓰지마.”구아람은 커튼을 통해 바깥의 사랑 때문에 웃고 있는 얼굴, 기쁨의 빛을 반짝이는 눈을 바라보며 유유히 말했다.“어차피 이번 생에 나는 이미 그를 너무 많이 기다렸으니, 이번은 마지막이니까 기다려도 돼.”3년전, 구아람은 신경주와 혼인 신고를 받으러 왔고, 그녀는 혼자 문앞에서 배를 곯으며 무려 하루 종일 기다렸다.사무소가 곧 문을 닫을 때에야 신경주는 뒤늦게 왔고, 심지어 사과 한 마디도 없이 마지막에 그녀와 대충 수속을 밟았다.그래도 그때의 그녀는 밤새 눈을 붙이지 못할 정도로 기뻤다.지금 돌이켜보면 구아람은 예전의 자신이 정말 구제불능이라고 느낄 뿐이다. 이
“괜찮아요, 저녁 5시에 오지 않으면 돼요. 문 닫으면 내일 또 와야 하니까요.”구아람은 서늘한 목소리로 먼저 대문으로 걸어갔다.신경주는 제자리에 서서 목이 메었다.그는 3년 전, 그들이 혼인 신고를 하기로 한 날을 생각했다. 그러나 그날, 신경주는 Y국 프로젝트 책임자로부터 긴급회의 통지를 임시로 받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그룹에 남아 회의를 열 수밖에 없었다.가까스로 회의를 마쳤지만, 또 중요한 손님이 방문했는데, 접대가 끝나고서야 신경주는 갑자기 구아람에게 내일 다시 사무소에 가라고 통지하는 것을 잊었단 것을 발견했다.기억은 더욱 뚜렷해지면서 잔혹해졌다.그날 신경주는 가장 빠른 속도로 사무소에 도착했을 때, 문앞은 거의 비어있었고 구아람 혼자만 작은 머리를 숙이고 거기에 서 있었다. 연약하고 가녀린 그림자는 외롭고 불쌍했다.그는 그녀가 하루 종일 기다릴 줄은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그는 세상에 이렇게 집요한 여자아이가 있을 줄도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그때 신경주는 구아람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할아버지의 강요, 계약 결혼에 대한 혐오, 게다가 김은주가 그때 마침 그를 떠나서 수많은 정서가 한데 엉켜 그는 끝내 입을 열지 못했다.“경주 씨, 드디어 왔군요!”지금까지도 신경주는 눈을 감으면 구아람의 찬란한 미소를 볼 수 있었다.그때 그는 대체 어떻게 해야 이 여자가 자신에게 철저히 실망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지 몰랐다.이제야 그는 깨달았다. 버림이었다. 그녀를 매섭게 버렸기에, 구아람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신경주는 가슴이 아픈 것을 느꼈고, 표정이 굳어진 채, 구아람을 뒤따라 대문으로 들어갔다.“그들은 혼인 신고하러 왔을까?! 와, 정말 너무 잘 어울려!”“그런데 둘 다 표정이 안 좋은데?”“여자가 삐졌겠지, 남자가 늦은 거 못 봤어? 혼인 신고할 때까지 지각하다니, 화내는 것도 당연하지!”“이 남자는 딱 봐도 이 미녀보다 돈이 없는 것 같아. 차가 없어서 택시를 타고 오다니, 데릴사위가 분명해. 요즘은
아람은 어이가 없었다.‘이 중요한 시기에 지금 여유롭게 윙크를 날려?’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았다.‘경주가 왜 이렇게 얌전해? 설마 오빠가 온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어?’“경주야, 설마 네가 오빠를 불렀어?”아람은 경주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눈을 부릅떴다. 경주는 눈을 깜빡이며 귀에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미안해, 아람아. 일부러 숨긴 건 아니었어. 형님을 꼭 오시라고 하지는 않았어. 그저 오기 전에 한무에게 말했어. 미리 형님께 알려주라고.”“그런데 형님께서 바로 올 줄은 몰랐어. 수해도 걱정되지만 네가 더 걱정된 거야. 하지만 유 선생은 왜 왔지? 두 사람이 매일 붙어있네.”경주는 의아했다. 아람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손가락을 움직이자 경주는 허리를 숙여 아람의 말을 들었다.“유 선생은 내가 불렀어.”경주는 깜짝 놀랐다.‘아람도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네!’두 사람은 속셈이 너무 많았다. 다행히도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이었다. 윤성우는 구윤을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하지만 이미 늦었어요. 임수해는 자백했어요. 구 회장님께서 인터뷰에서 말씀하셨잖아요.”“실수하면 인정해야하고, 맞으면 바로 서야 한다고 하셨어요. 이 말을 그대로 돌려줄게요!”현재 4대 가문 책임자인 윤성우와 구윤은 비즈니스에서 자주 마주쳤다. 하지만 그때마다 윤성우는 아쉽게 패배를 한다. KS가 찍은 프로젝트라면, 윤성우가 아무리 준비를 해도 구윤을 이기지 못했다. 전에는 두 가문의 친분 때문에 눈치를 보며 구윤과 화기애애한 척했다. 이제 관계도 틀어져 드디어 화풀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구윤은 표정도 바뀌지 않은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바라보았다.“수해는 평범한 비서가 아니에요. 아무도 말하지 않았어요? 우리 아버지는 수해를 이미 아들로 생각하고 있어요.”“같은 임씨 가문의 사람인데, 수해의 목숨은 당신 곁에 있는 앞잡이의 비천한 목숨보다 수백만 배의 가치가 있어요.”임윤호는 화가 나서 얼굴을 붉혔다.‘구만복이 임수해 그 자식을 아들로 생각해? 참 아부
수해는 아람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임윤호와 얘기를 한 후, 수해는 주저하지 않고 경찰에 자수하고 자백서에 서명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임윤호는 윤성우에게도 얘기하지 않고 은밀하게 진행했다. 정말 속전속결이고 아람과 경주를 깜짝 놀라게 했다.경주는 부들부들 떨고 있는 아람을 품에 꼭 안고 임윤호의 득의양양한 얼굴을 노려보았다.“임윤호, 도대체 무슨 악독한 수단으로 수해에게 협박했어?”“악독한 수단? 신 사장님. 인신공격을 너무 하시네요. 제 마음이 잘 감당하지 못해요. 정신적 피해를 보상해야겠어요.”임윤호는 가슴을 문지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범죄자를 심문하는 건 경찰의 권한이에요. 전 그저 변호사일 뿐인데 무슨 능력이 있겠어요. 임수해가 직접 서명했고 도장을 찍었어요. 제가 협박하지 않았어요. 모두 자발적인 행동이에요.”“임준호. 사도가 정도를 이길 수 없어. 네가 한 나쁜 짓 때문에 네 인생이 망하는 날이 올 거야. 그리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아람은 충혈된 눈을 부릅뜨며 경주의 손을 꼭 잡았다. 이렇게 해야 무너질 것 같은 멘탈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나 구아람이 살아 있는 한, 넌 절대 이길 수 없어.”“기다릴게요. 구아람 씨가 어떻게 이기는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세요.”임윤호는 비겁하게 웃었고 그 모습은 완전히 사람 탈을 쓴 짐승 같았다.그들은 아주 치밀한 생각을 하는 중 우연히 한가지 소홀한 점이 있다. 인윤호는 수해의 친형이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다. 인품은 하늘과 땅 차이지만 부인할 수 없는 한가지가 있다. 그것은 형으로서 임윤호는 수해를 잘 알고 있었다. 임윤호가 수해와 협상하러 갔을 때, 아람과 경주는 아직 경찰서에 도착하지 않았다. 그 당시 임윤호는 이미 수해에게 수작을 부렸고 약점을 정확히 찾아내어 공격을 했다. 수해의 약점은 아람과 아린 둘 뿐이다.임윤호가 아람과 아린으로 협박하면 죽으라고 해도 수해는 눈도 깜빡이지 않을 것이다. 윤성우의
“수해가, 어떡해.”아람의 머리가 윙윙거렸다. 경주가 아람을 바로 부축하지 않았더라면 주저앉을 뻔했다.“정말? 임수해가 다 자백했어?”경찰서장의 눈이 번쩍 뜨이며 서둘러 자백서를 몇 번이고 훑어보며 확인했다. “네, 서장님, 서류에 똑똑히 적혀 있어요. 임수해는 윤진수 씨를 장애가 생길 정도로 구타한 사실을 자백했고, 혐의를 인정하고 처벌을 받겠다고 했어요.”갑작스러운 반전은 윤씨 그룹에게 서프라이즈였다. 지난 며칠 동안 여러 사람이 바뀌었고, 24시간 동안 계속 수해를 심문하고 압박했다. 보통 사람들은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수해는 끝까지 버티며 밤낮없이 구속을 당해도 절대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근데 왜 갑자기 자백했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마음이 바뀐 거야?’“아람아, 괜찮아?”아람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 경주는 안아주며 가슴이 아팠다.“수해가 한 짓도 아닌데, 왜 자백해?”아람의 눈은 피를 흘리는 것처럼 빨갛게 달아오르며 화가 나서 고개를 흔들었다.“바보야? 이게 아무렇지도 않게 자백할 수 있는 문제야? 당장 감옥에 들어가고 싶어서 환장했어?”“그러게요. 이게 아무렇지도 않게 자백할 수 있어요?”임윤호는 의미심장하게 눈을 가늘게 뜨며 비아냥거렸다.“성주 법대의 우수생인 수해는 이 도리를 잘 알 거예요. 구아람 씨가 왜 끼어들어서 소란을 피워요?”아람의 가슴이 칼에 찔린 듯이 아파 났다. 순간 머리가 번쩍이며 모든 것을 깨달았다....한 시간 전. 경찰서장은 임윤호의 부탁에 미리 수해를 만나게 해주었다. 심문실에서 두 형제는 서로를 바라보며 분위기는 극도로 차가웠다. 핏줄의 정은 흔적도 없었다. 그저 적대감이 가득한 원한밖에 없었다.“쯧, 수해야, 너 좀 봐. 왜 스스로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임윤호는 수해를 훑어보며 혀를 찼다.“엄마 아빠가 네가 구씨 가문 첩의 달을 위해 3, 5년 동안 감옥에 있을 거라는 것을 알면, 기절하지 않으실까? 너 좀 봐, 정말 불효자야.”“네가 올 때 네 주인이 몰랐
경찰서장은 구세주가 도착한 것을 보고 너무 안도해서 눈물을 흘릴 지경이었다. 윤성우의 뒤를 따른 또 다른 사람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임윤호였다. 통화를 마친 후 아무리 생각해도 안심할 수 없었던 윤성우는 직접 오기로 결정했다.즉시 임윤호에게 연락해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며 윤진수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다. 임윤호는 윤성우에게 모욕을 당한 적이 있어 아직 분노가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전혀 도와주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경주와 아람이 나섰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바로 달려왔다. 아람은 이를 악물며 눈에 분노가 불타고 있었다. ‘이 비열하고 뻔뻔한 짐승, 저 비겁한 얼굴 좀 봐!’“윤 사장님, 고용한 변호사가 저 사람일 줄은 몰랐네요.”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아냥거렸다.“설마 임 변호사와 임수해의 사이를 몰라요?”“당연히 알죠, 그게 왜요?”윤성우는 불길한 의도를 품고 웃으며 말했다.“임 변호사가 최고의 변호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어요? 제가 최고의 변호사를 모셔서 제 동생의 변호를 부탁하는데 무슨 문제라도 되나요?”“임 변호사는 임수해의 친형이에요. 친동생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가족을 감옥에 들어가게 한 적을 도와주네요. 이걸 뭐라고 해야죠? 도둑을 맞아도 도둑놈에게 고맙다고 하는 사람인가요?”경주는 차갑게 바라보며 조롱했다. 그 말은 너무 멋있고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 임윤호는 경주를 악의적으로 노려보았지만 잘난 척하며 섬뜩한 표정을 지었다.“아이고, 신 사장님. 평범한 변호사인 제가 사장님의 인신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에요. 사람들을 위해 변호해 주는 건, 누구의 조건이 좋으면 누구를 위해 싸우는 거예요.”“왜 그렇게 화내시는 거예요. 꼭 도덕적 시점으로 저를 판단해야겠어요? 사장님 말씀대로면, 살인자를 위해 변호하는 동료들은 바로 죽어야겠네요?”말을 하며 임윤호는 놀라는 척 눈을 깜빡였다.“신 사장님, 마음이 급하신 걸 보니 수해에게 든든한 변호사를 준비해 주지
마치 머리 위에 칼이 매달린 듯 날카로운 살기가 느껴졌다. 경찰서장은 억지로 웃었다.“그, 두 분 먼저 차 한 잔 드세요.”“아니요. 여기 있는 차를 감히 마실 수가 없네요.”아람은 예쁘고 유연한 다리를 꼬고 차갑게 바라보았다.“제 비서를 가두었더라고요. 바로 풀어주시면 좋겠어요. 이 일은 우리 구씨 가문과 윤씨 가문 사이의 사적인 문제예요.”“원만하게 공직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면 문제를 일으켜서 자신을 곤란하게 하지 마시죠.”아람은 항상 단도직입적으로 말했고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경찰서장의 가식적인 미소를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억지로 말했다.“구아람 씨.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30년 넘게 일하면서 온갖 종류의 사람들을 상대해 왔어요.”“잡혀들어온 사람 중 결백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임수해는 비록 구아람 씨의 사람이지만, 윤씨 가문의 도련님을 장애가 생길 정도로 때렸어요. 이미 고의 상해죄에 해당해요. 감정 결과도 이미 상사에게 보고했어요.”“두 분은 성주에서 존엄한 분이지만 법 앞에서는 누구든지 평등해요. 아무리 재벌이라도 약자를 괴롭히고 법을 무시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 구아람 씨의 요구를 들어줄 수가 없네요.”“서장님, 말은 잘하시네요. 법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네요.”경주는 따뜻한 손으로 아람의 차가운 손을 잡으며 눈썹 사이로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그렇다면 무고한 사람을 억울하게 유죄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겠죠?”아람은 갑자기 무언가를 깨닫고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떴다.“신 사장님, 그게 무슨 뜻이에요?”경찰서장은 의아했다.“윤진수를 때린 건 임수해가 아니라 저예요.”경주는 차갑고 경멸적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검은 눈동자가 차갑고 날카로운 빛을 번쩍이며 마치 경찰서장을 갈라놓으려는 듯 섬뜩하게 말했다.“이제 임수해를 풀어주고 저를 체포해도 되죠?”아람은 깜짝 놀라 경주의 손을 잡았다.“경주야, 너.”경찰서장은 멍해져 입을 반쯤 벌린 채 아무 반응도
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경주의 차갑고 멋진 옆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전화기 너머 희미한 흐느끼는 소리만 남긴 채 정적이 흘렀다.“왜? 한 명은 이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한 명은 말도 안 하네.”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손을 들고 아람의 볼을 꼬집었다.“이 자매가 정말, 아무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어?”[아, 아니에요.]아린이 가장 먼저 나지막한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했다.[형부, 수해 오빠를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우린 가족이야.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아린의 감정을 진정시킨 경주는 전화를 끊은 후 곧바로 한무에게 명령했다.“차 돌려. 경찰서로 가.”그 말을 듣자 한무는 바로 핸들을 꺾어 차를 돌렸다.“경주야, 어떻게 할 생각이야?”아람은 걱정스럽게 경주의 차분한 표정을 바라보았다.“어떻게 하든 수해를 먼저 구해야 해.”경주는 한숨을 쉬며 아람과 깍지를 꼭 꼈다.“아린과 수해는 연애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어.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곤경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 더 이상 상처받게 하고 싶지 않아.”아람은 순간 더듬거렸다.“공감되었어?”경주는 안도하며 고개를 저었다. 다시 한번 아람을 꼭 껴안았다.“예전에는 공감했는데, 지금은 아니야. 이 세상에서 최고의 행복이 지금 내 품에 있잖아.”...수해는 이 더러운 구치소에서 2주 동안 구금되어 있었다. 윤씨 그룹이 합의를 거부하면 계속 구금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해는 아람과 경주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힘겹게 발버둥을 친 끝에 기다리는 것은 여전히 감옥일지라도 수해는 여전히 모든 것을 짊어지고 입을 꼭 다물 것이다. 이때 수해는 벽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 그리고 건너편의 구석에 몸을 움츠리고 조심스럽게 수해를 바라보며 수다를 떨고 있는 남자 몇 명이 있었다.“너희들, 너무 시끄러워.”수해는 여전히 눈을 감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맞고 싶지 않으면 닥쳐.”구금된 몇 명의 남자는 즉시 입을 가리고
걱정으로 인해 아린은 멘붕 직전이었고 주체할 수 없이 흐느꼈다.[엄마와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했어. 임씨 가문에서도 사람을 찾았지만 수해 오빠를 구하지 못했어.]“뭐? 왜 이제야 나한테 말해?”아람은 마음이 급해서 목까지 쉬었다.“아람아, 흥분하지 마. 아린이 놀라겠어.”경주는 아람의 손을 조금 더 세게 잡았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람의 흥분된 감정을 진정시켰다.“아린에게 말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말해라고.”아람은 죄책감에 숨을 내쉬었다.“미안해, 아린아. 언니가 방금 너무 심하게 말했어. 울지마. 무슨 일인지 천천히 말해. 도대체 어느 겁도 없는 놈이 감히 나 구아람의 사람을 건드려! 죽여버릴 거야!”상황이 긴박하지만 경주가 아람의 말을 듣자 웃음을 참았다.[윤씨 가문의 사람이 한 거야.]아린은 처절하게 흐느꼈다.[아마도 내가 윤진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맞아서 그래. 윤씨 가문 사람이 화가 나서 수해 오빠를 괴롭혔어.][수해 오바는 고의 상해죄로 체포되었어. 그리고 윤진수 그 짐승이 진단서까지 뗐어. 몸에 있는 크고 작은 병을 모두 수해 오빠 탓을 해서 중상을 선고받았어.]물론 그 안에 발기 부전도 포함되었다. 윤씨 그룹의 능력으로 진단서를 조작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위조하는 것도 사소한 일이었다.“저 양심도 없는 짐승 새끼 죽여도 속이 시원하지 않아.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봐줬어. 윤씨 그룹이 감히 우리를 건드려?”아람은 화를 냈다. 너무 원망스러워서 눈시울이 붉어지며 살기를 뽐냈다.[윤씨 그룹이 어떻게도 합의를 해주지 않아.]“허, 합의? 그럴 일이 있어? 저 사람들은 수해를 죽이고 싶을 거야!”아람은 심하게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원망했다.“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윤성우야. 임윤호도 참여했을 수 있어!”[임윤호, 임윤호는 수해 오빠의 친형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어?]아린은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었다.“그럴 가능성이 커.”경주는 큰 손으로 다정하게 아람의 등을 쓰다듬으며 안
아람과 경주는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나가는 길에 경주는 아람을 안고 펑펑 울었다. 아람의 검은 드레스를 구겨질 정도로 잡았고 옷까지 젖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두 사람이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아람이 위로하며 효정에게 약속했다. 가끔 와서 효정을 보고 유희에게 이씨 가문만 챙기지 말고 효정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라고 당부했다. 자유의 기쁨을 잃고 사육된 동물처럼 되지 않게 하라고 했다.유희는 또다시 맹세를 했다. 눈물을 흘리는 효정을 안고 문 앞에 서서 떠난 모습을 지켜보았다. 차는 한참 달렸다. 아람은 결국 참지 못하고 어깨를 부들부들 떨며 어두운 밤에 떨어지는 별처럼 맑은 눈물을 흘렸다.“아람아, 울지 마.”경주는 마음이 아파서 호흡이 가빴다. 튼튼한 팔로 아람을 품에 안아주며 다정하게 위로했다. 턱으로 아람의 머리카락을 문질렀다.“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게 아니잖아. 효정이가 보고 싶으면 한동안 데려와서 같이 살아도 돼. 아니면 내가 더 큰 별장을 사서 아예 같이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정연은 이제 사장님 비서가 될 거야. 그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텐데, 효정을 아줌마에게 맡기는 게 제일 좋아.”“흥, 네가 정말 이유희의 절친이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아람은 코를 빨아들이며 손끝으로 경주의 가슴을 찌르며 원망했다.“아직 편하고 행복하게 지내본 적이 없는 커플을 헤어지게 할 거야? 날 기쁘게 하려고? 신경주, 넌 정말 양심이 없어. 효정이 아무 말을 안 해도 유희가 매일 널 저주할 거야.”경주는 갑자기 멍해졌다. 그러고 얇은 입술로 아람의 촉촉한 입술에 키스했다. 키스를 하고 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어. 효정이도 너랑 헤어지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좋은 일인 줄 알았어.”“저 커플을 방해하지 말라고 네가 그랬잖아.”아람은 키스를 받고 호흡이 흐트러져 눈이 촉촉해지며 설렜다.“그래서 너도 가서 귀찮게 하지 마.”경주는 아람의 예쁜 두 눈을 바라보며
“아람아, 무슨 생각이 들었어?”경주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유희와 정연도 긴장을 하며 하얀 아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한 비서의 분석이 맞아. 윤유성의 사악한 성격으로 라이언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죽일 수 있어.”“그리고, 오랫동안 계략을 꾸미고 있었을 거야. 다만 중요한 도구가 이제 도착했을 뿐이야!”유희와 다른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있을 때 경주만 바로 깨닫고 반응했다.“그 도구가 헬기라고 생각해?”아람은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초조하게 말했다.“지상에서는 윤유성이 행동하기 어렵지만, 하늘에서 편하잖아. 그리고 비행기가 출국하면 우리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막을 수 없어. 그럼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정말 음흉하고 고압적인 행동이다. “형수, 정말 똑똑하네. 넌 정말 신이야!”유희는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박수를 치며 공손하게 절을 할 뻔했다.“아부는 그만하고 빨리 대책을 생각해.”아람의 가슴은 돌에 눌린 것처럼 숨이 막혔다.“한무야. 지금부터 인력을 추가 배치해. 윤유성의 헬기 행방을 면밀히 감시해. 어떤 행동이 있더라고 제때 차단해야 해.”경주는 카리스마를 뽐내며 안색이 차가워졌다.“네, 신 사장님.”예전의 경주는 비즈니스의 거물이고 고귀한 왕이었다. 하지만 아람 앞에서 보좌하든, 아람을 위해 전장에 돌격하는 장군이든 상관없었다. 무엇이든 아람을 위해 기꺼이 할 수 있었다.“만약 막지 못하고 헬기가 뜨면 어떡해? 폭탄으로 라이언을 구해야 하나?”유희는 진지하게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던졌다.“라이언은 양국의 공개 수배 범죄자야. 때가 되면 백진 오빠와 도현 오빠에게 알려서 군과 경찰이 힘을 합치도록 할게.”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침착하게 말했다.“하늘로 날아가더라도 반드시 잡을 수 있을 거야.”세 남자의 얼굴에는 존경이 가득했다....윤민주가 감옥에 가고, 윤진수가 체포되었다. 경주의 말대로 윤성우의 처지는 점점 난감했고 살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았다. 게다가 유성이 S 국에서의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