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눈을 뜨자마자 구아람은 또다시 화장실로 직행했다.“아람아, 예전엔 주량이 꽤 세지 않았니? 왜 이렇게 술이 약해진 거야?”구진은 얼른 생수를 건네고 또 그녀를 위해 숙취해소제를 준비해 두었다.“3년 동안 술을 입에도 갖다 대지 않았는데…… 갑자기 많이 먹으니 힘들 수 밖에!”구아람은 신경주가 술을 많이 마시는 여자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그의 마음에 들려고 아예 술을 끊어버렸다.“술 아니었다면, 임신한줄 알겠네.”구진은 장난스럽게 아람을 향해 농담을 던졌다.“허…… 내가 정말 신경주의 아이를 가졌다면 오빠들 어떻게 할 거야?”구아람은 슬픈 눈동자를 한 채 이렇게 물었다.“뭘 어떡해? 넌 우리가 애지중지 키운 막내 여동생이야, 그 애 몸에 누구 피가 흐르던 그 애 잘못은 아니잖아, 우린 다 감당할 수 있어.”구진은 신경주를 뼈에 사무칠 정도로 싫어했지만, 법조인답게 훌륭한 직업소양을 갖추고 있었다.“그럴 일 없으니까 안심해, 신경주는 나랑 2세를 보고 싶어 하지도 않아.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이젠 내가 사양하겠어.”구아람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머리도 식힐 겸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아, 맞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 안나?”구진이 물었다.“내 기억으로는 내가 김인후한테 시비를 걸었고, 그때 신경주가 오긴 한 거 같은데…… 그후로는 기억이 안나.”“정말 기억이 안 나?”“음…… 되게 잘생긴 남자를 본 것 같기도 해, 그 잘생긴 남자가 아마 날 도와주었지? 에잇, 술 취하지만 않았다면 그 남자 연락처 한번 물어보는 건데.”“그 남자는 이유희라고 하는 남자야, 어제 우리가 갔던 곳은 걔가 새로 오픈한 클럽이고.”그 남자의 이름을 들은 구아람은 순식간에 흥미가 사라졌다.“그럼 됐어. 그 녀석은 개도 쳐다보지 않을 만큼 답이 없는 녀석이야.”“너 신경주랑 같이 남자화장실로 들어간 건 생각 안나?”구아람은 예상치 못한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전까진 둘이 뭔 얘기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들어갔을
‘나 구아람은 같은 함정에 두 번이나 빠지지 않아!’비밀조직에서 연락이 왔다.[구윤: 아람아, 어제 오후에 너에 관한 뉴스들, 전부 삭제했어. 널 괴롭히던 스토커 같던 번호들도 전부 처리했고.][구윤: 이 모든 게 전부 신경주가 꾸민 짓이야.][구아람: 응 알고 있어. 그래서 그 집 조상 귀신들 한 테 아주 고마워 죽을 지경이야.][넷째 오빠: 근데, 그게 지운다고 전부 해결될 것 같아? 정말 순진하긴.][셋째 오빠: 오늘 아침에 주식 개장 후 주가를 봤는데, 안타깝지만 신씨 그룹 주가가 그렇게 크게 변동하진 않았어.][구진: 아람아. 지금 당장 신씨네 그룹을 무너트릴 수 없을지는 몰라도 그 김씨 집안은 당장 손 좀 봐줘야지.][구아람: 당연하지.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 단 말 알지?]“수해야, 들어와.” 구아람은 전화에 대고 호출했다.임수해가 호출을 받고 바로 들어왔다. “아가씨. 찾으셨습니까?”“내가 말한 자료와 증거는 준비됐어?” 여사장 은 두 손을 의자 손잡이에 걸치고 앉아 가죽 의자를 유유히 돌리고 있었다.“다 준비되었습니다. 관련 부서에 언제든 제출할 수 있습니다.”“아니, 당장 서두를 필요는 없어.”구아람은 다리를 꼰 채로 백옥 같은 피부를 뽐내며 교태를 부리고 있었다. “우선 구씨 그룹과 친한 언론사들을 좀 수소문해봐. 예를 들면 ‘해문뉴스’, 정말 진짜뉴스처럼 내보내서 사람들의 이목을 좀 끌어봐. 다음 얘기는 뒤에 하지.”“언론을 끌어들이면 일이 복잡하게 꼬일 까봐 염려됩니다. 차라리 직접 김씨 그룹을 직접 치는 게 더 쉽고 빠르지 않을까요?” 임수해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나는 명분이 중요한 사람이야. 난 일단 사냥감을 잡으면 단칼에 죽이지 않아, 천천히 괴롭힐 수 있는 만큼 괴롭히다가 고통스럽게 죽이는 걸 좋아해.” 구아람은 할아버지가 선물해준 옥 팔찌를 매만지며 차갑고 독한 기운이 서린 눈빛으로 말했다.중요한 건 이번 일이 밝혀지면 김씨 집안은 물론 김씨 집안 정도의 레벨
“구아람…… 이 이름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거 같은데.”신경주는 미간을 찌푸리고 작은 소리로 혼잣말을 했다.“제가 아가씨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더 조사를 해봤습니다.”평소 월급 값도 못한다고 구박받던 비서가 왠 일로 이번엔 쓸만하게 행동했다고 신경주는 속으로 생각하며 눈빛으로 칭찬을했다.“결과만 말해.”“결과는……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한준희의 어깨는 미안하다는 듯이 축 처졌다.“한준희, 내일 인사부에 가서 연봉을 다시 계산해야 될 것 같아.”신경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신 사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찾기 싫어서 안 찾는 것이 아니라 구 사장님의 자료가 완전히 기밀문서처럼 감춰져 있어서 아무리 열심히 찾아도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한준희는 놀라 낯빛이 잿빛이 되도록 땀을 훔쳤다.“사장님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제가 이 아가씨를 조사해 본 결과 그분은 구 사장님의 조강지처가 낳은 유일한 딸이고 구씨 가문의 귀족과 같은 자식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아무런 자료도 찾지 못했습니다. 정말이지 찾을 수 있는 모든 앱에서 다 찾아봤는데도 찾을 수 없는 것을 보면 다른 무언가 있지 않을 까요?”“혹시 그 사람 사진 있으면, 좀 보여줘 봐.”“아, 여기 있습니다! 엄청 힘들게 찾은 것입니다.”한준희는 핸드폰을 꺼내서 사진을 신경주에게 보여주었다.신경주가 사진을 보더니 화를 내며 말했다.“한준희! 너 죽을래?”핸드폰속의 사진은 낡고 희미하여 잘 알아볼 수 없는 데다가 네다섯 살 된 여자아이가 구만복의 품속에 있는 사진이었다.이렇게 낡고 희미한 사진으로 얼굴이나 알아볼 수 있을까!“신 사장님 죄송합니다. 진짜 인터넷을 다 뒤져서 유일하게 찾은 구아람 아가씨의 사진입니다. 20년전에 구 사모님의 장례식에서 찍은 사진이랍니다.20년전의 구아람은 지금 아마 한 스물 네 다섯 살 정도 되었을 것이다.백소아와 나이가 비슷할 것 같았다.사진을 볼수록 그의 미간은 점점 더 찌푸러졌다.왜 인지 모르게 사진속의 여자애는 백소아와
“경주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냈어?”신광구는 아내를 달래면서 물었다.“네. KS그룹의 새로 취임한 구아람 사장이 폭로한 것입니다.아버지가 새엄마를 위로하는 모습이 신경주는 보기 거북했다.이런 따뜻한 정은 경주의 기억속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단 한 번도 그와 그의 어머니에게 온정을 베풀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미 경주의 친 어머니의 모습을 잊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KS…… 해문 구가네?!”진주는 입을 막고 놀란 듯이 말했다.“그 그룹, 해문에서 제일가는 부잣집 아닌가? 우리 동생네 집에서 설마 그 집안의 심기라도 건드렸나?”“구가네와 우리 신가네는 원래부터 악연이어서 본디 왕래를 하지 않는데…… 이전에 구가네 증조할머니가 이제부터는 절대로 신가네 집안과 결혼을 할 수 없고 만약 결혼을 하는 자는 구가네 집안에서 쫒겨 날거라고 말씀을 하셨어.”신경주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와 결혼할 상대는 구가네와 상관없는 김은주였다.그러나 이 말을 들은 그는 마음 한편 이 불편해지면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아이고! 이건, 무조건 구씨네가 우리 집과 김씨네가 사돈을 맺은 것을 보고 암암리에 우리 신가네를 구렁텅이에 빠뜨리려고 그러는 거예요. 진짜 너무 한 거 아니야!”진주는 분해서 손수건을 꽉 쥐였다.“경주야, 내일에 그 구씨네 아가씨를 한번 만나봐. 방법을 생각해서 그 여사장 보고 김씨네를 공격하지 말라고 해. 이건 김씨네만 피해 입고 끝나는 게 아니야 우리 집안에도 타격이 있어!”신광구는 엄격한 말투로 말했다.“오빠, 너무 부담주지 말아요. 경주는 항상 부모 말 잘 듣는 착한 애잖아요. 조금만 말하면 다 알아서 잘해요.”“제가 김씨네 집안일에 나서는 건 은주를 위해서 하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상관없어요. 아줌마.”신경주는 차갑게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진주는 화가 나 안색이 하얗게 되였다.그녀는 분명 신 회장의 부인인데 이 자식은 아직도 자기를 아줌마라고 부르다니…… 정말 그녀를 전혀 가족으로써 존중하지 않았다!“
다음날 오전.신경주는 슈트를 차려 입고, 들뜬 맘으로 KS WORLD 호텔로 향했다.로비에 들어가자마자 그는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꼈다.신경주는 작년에 이 호텔을 처음 방문했었다. 그때의 호텔엔 미흡한 부분이 많아 그는 투덜거렸었다 엄밀히 말해 불만족스러웠다.--- “지난날 했던 말들은 모래알처럼 흩어졌다.”지금의 호텔은 예전과 달리 아주 고급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호텔의 상태를 보자 오너 아가씨의 관리능력이 아주 훌륭하다 생각했다. 역시 쉽지 않은 상대라 생각했다.“이분은 우리 신가 그룹의 사장님 이십니다. 신 사장님께서 구 사장님을 뵙고 싶어하신다고 구 사장님께 전달해 주십시요.”한준희가 여러차례 알아봤지만 구아람의 수행비서가 들고 온 대답은 이랬다.“죄송합니다만 구 사장님께 미리 선약을 하지 않으시면 그 누구도 사장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비서는 그나마 상냥한 말투로 말했다.“신가네 그룹의 신 사장님이신데 선약을 해야 합니까?”한준희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당연하죠.”“너!”한준희는 화가 나 얼굴이 빨개졌다. 그리고는 수행비서를 한방 먹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그럼 오늘 예약하면 언제 구 사장님을 만날 수 있겠습니까?”신경주는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구 사장님께서 요즘 바쁘셔서 언제 만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아니면 내일 또 와보시겠어요.”“너!”한준희는 자기가 성격이 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수행비서의 말에 더는 화를 참을 수 없음을 느꼈다.“그만 해라, 한준희야. 먼저 예약해.”신경주는 한준희에게 예약은 하라고 했지만 속에는 천불이 일었다.아무리 화를 낸다 해도 해결될 일이 아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실망을 하고 차로 돌아간 한준희는 화가 나서 이를 빠득빠득 갈았다. 그리고는 힘껏 창문을 내리쳤다.“사람을 너무 얕잡아 보는 거 아닙니까! 여기가 구씨네 해문도 아니고 성주인데 구아람이 이렇게 사장님을 왔다 갔다 하게 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으려고 저러는지?!”“내일 또 오자.”
전화통화가 끝나자마자 임수해는 짜증 섞인 얼굴로 다짜고짜 들어왔다.“아가씨! 경주가 또또또또 찾아왔습니다. 보험이나 다단계를 하지 않으면 아까울 정도로 낯짝이 두꺼운 사람이네.”“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떻게 든 해보려 하는 거니, 그 끈기는 칭찬해줄만 하군.”아람이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그저 서류에 사인하기 바빴다.하지만 임수해는 그녀의 미적지근한 말에서 조금이나마 쓰라린 감정을 눈치챌 수 있었고 그 또한 착각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아가씨, 이번엔 제가 직접 내려가서 반드시 쫓아내겠습니다.“아니야, 이제 데려와.” 아람이는 만년필 뚜껑을 닫고 눈짓을 하였다.“네?” 수해는 너무 놀라 눈이 휘둥그래졌다.“나를 만나려고 이렇게 애쓰시는데 나도 조금이나마 체면은 세워줘야 할 것 아니야.”아람은 몸을 앞으로 살짝 기울더니 귀엽고 새하얀 발을 앞으로 뻗었다.임수해는 급히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에게 하이힐을 신겨주었다.“지금 양식 레스토랑과 카페 쪽 구역에 가서 예쁘고 말주변이 좋은 아가씨 한 명만 데려와 주세요, 해줄 일이 있어서.”시간이 좀 지나고 임수해는 조건에 맞는 한 여직원을 데려왔다.“구, 구사장님 안녕하십니까.”직원은 어색하고도 진지하게 사장에게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했고 너무 놀라 숨도 꾹 참았다.“긴장하지 마세요, 당신에게 작은 일을 하나 맡길 겁니다. 만약 잘 해내신다면 보수도 넉넉히 챙겨 줄 생각이에요."아람이는 빙그레 웃었다.“사장님께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저는 만족합니다.”직원의 볼이 빨갛게 변해갔다.“저는 사장님을 정말 좋아해요! 저는, 사장님의 팬입니다!”딱 좋았다, 팬이라고도 하니!아람이는 미소를 머금고 그녀를 훑어보더니 계속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몸매도 나랑 비슷하고. 임 비서, 가서 내 옷 한 벌과 신발을 챙겨줘.”“네? 네……”임수해도 어리둥절해 하며 떠났다.“사장님,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되나요?”직원이 친근하게 물었다.아람은 붉은 입술로 씨익 웃었다.“이
“하…… 하…… 사, 사장님……더 이상은 무리입니다.”호텔 계단이 원래 높게 설계된 데다 계단 개수도 많으니 8층까지 올랐을 때 한준희는 이미 숨이 턱까지 차올랐고 다리는 사시나무 떨듯이 후들거려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남자가 좀 힘들다고 포기하면 쓰나, 두 층 정도 남았으니 힘내자.”신사장은 재촉하면서도 얼굴색 변화 하나 없이 위로 걸어 올라갔다.그는 올해 서른살이다. 한준희보다도 두 살 더 많은 그는 전에 위해부대에서 군인생활을 했고 제대후에도 헬스, 복싱 등으로 자기관리를 꾸준히 한 덕에 일반인들보다 근력이 월등히 좋았다.20층을 더 올라간다 하더라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었다. 그 당시 부대에서 야간마라톤을 최소 30바퀴는 뛰었으니.드디어 40층에 도착하였다. 한준희는 계단에 앉아 헐떡거렸고 경주는 그를 곁눈질해 가며 냉랭히 고개를 저었다.“신사장님, 반갑습니다.”경주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몸을 휙 돌렸는데 얼굴에 자본주의 미소를 띈 남자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잘생긴 얼굴에 노루 같은 눈망울을 지녔고 여자들이 흔히 말하는 그런 댕댕이 같은 남자였는데 나이가 몇 살인지 가늠하기 어려웠다.“저는 구사장님의 비서 임수해라고 합니다. 구사장님은 사장님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저를 따라오십시오.”‘뭐라는 거야? 지금 늦게 올라왔다고 나무라는 건가?’경주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마음에 억누르느라 얼굴색이 어두워졌다.“제 다리로는 도무지 엘리베이터를 이길수가 없으니 구사장님이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임수해는 별말없이 그저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기만 했다.“씁…… 이게 무슨 손님 대하는 태도 입니까?”참다 못한 한준희가 화를 내며 달려들었지만 경주가 이를 막아 섰다.“여기서 잠시만 기다려.”……경주는 임수해와 함께 사장실 앞에 도착했다.그는 깊은 숨을 푹 쉬었다.어찌 된 일인지, 큰일이 있어도 늘 익숙히 처리하던 그도 궁금했던 구사장을 이제 곧 만날 것을 생각하자 긴장하기 시작했다.노크소리와 함께 한 여성의 목소리가
“하하하……”아람이는 그만 빵 터지고 말았다. 꼭두각시 역할이었던 직원도 그저 따라 웃을 뿐.경주는 눈살을 찌푸렸다.“사장님의 칭찬은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거절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글은 제가 하루에도 몇 백 개씩 쓸 수 있으니 가져가셔도 됩니다.”아람이는 웃음 속에 조롱을 감추었고 경주는 얼굴이 굳어지며 손을 꾹 움켜잡았다.“신 사장님이 삼고초려 끝에 저를 겨우 만나셨는데 서법 글을 보려고 온 것은 아니실 테고, 저희 바로 본론으로 넘어갈까요?”구아람은 그와 굳이 눈치싸움을 하고 싶지 않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솔직히 말할게요. 김 씨 그룹의 일 때문에 찾아왔습니다. 저는 구 사장님이 김 씨 그룹에 대한 압박을 멈춰 주셨으면 합니다. 조건은 부르는 대로 맞춰드리도록 하겠습니다.경주는 무뚝뚝한 목소리와 다소 위협적인 눈빛으로 얘기했다.“아무래도 경주에서는 저희랑 합작하시는 게 구 사장님께도 꽤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신사장님은 제가 김 씨 가문을 압박을 했다고 여기시네요?”구아람은 그만 실소를 터뜨렸다.“저는 오히려 정의로운 행동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오직 이익만을 위해 그 어떤 행동도 할 수 있는 악질적인 기업을 폭로하는 게, 같은 업계 사람들 한테 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물건을 생산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많은 백 년 역사를 가진 자동차 브랜드에서도 여전히 여러 문제로 물건을 반품당하기 건 다반사입니다.”경주는 여전히 김 씨 가문을 감싸며 변명을 늘여놓는다.“구 사장님, 공장에 연락해 반품하거나 교환하셔도 되는 일이었을 텐데, 꼭 이렇게 그런 식으로 폭로해서 김씨 가문의 얼굴의 먹칠을 하셨어야 됐습니까? 구가 그룹이 힘을 이용해 한 중견기업을 무너뜨리고 몰살시키면 앞으로 적어도 경주에는 그 누구도 구씨 그룹과 협력 하려하지 않을 겁니다.”구아람은 눈을 차갑게 뜨면서 손에 있던 초콜릿을 꽉 쥐였다.경주의 말속의 말은 그녀에게 김씨 가문을 가만히 두지 않으면 구씨 그룹이 경주에서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