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욕감이 밀물처럼 밀려와 신경주의 주위를 휩싸였다.이유희는 보면서 마음속으로 괴로워했다.‘상대가 너무 강한데 어떡하지? 방법이 필요해!’구아람은 가슴이 아프며 긴 속눈썹을 떨며 가볍게 불렀다.“할아버지…….”“됐어요, 아버지, 오늘은 아버지 생신 날이니, 기분 나쁜 일은 언급하지 마요.”신광구는 바삐 앞으로 나가 웃으며 말했다.“이제 아이들이 아버지에게 준비한 수례를 보지 그래요? 그리고 바로 연회를 열어야죠. 손님들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아이고, 맞네! 선물을 봐야지!” 신남준은 아이처럼 기대해하며 손을 비볐다.이 늙은이는 정말 귀여웠다!우선 이유희 등 신씨 집안과 가까운 손님들이 축하선물을 보냈고, 신남준은 빈번히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하고 일일이 웃으며 받아들였다.“할아버지!”이유희는 신남준 앞에 서서 나풀나풀 인사를 한 다음 명랑하게 웃었다.“저와 경주는 형제와 다름없으니, 그의 할아버지가 바로 제 할아버지죠!할아버지 부디 항상 오늘처럼 건강하시고, 기뻐하시길 바라겠습니다!”“그래, 정말 착하구나! 이 할아버지도 감사하구나!” 신남준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웃었다.“할아버지 ~ 생신 축하드려요!”신효린은 수줍어하며 다가왔다. 그리고 이 기회를 틈타 이유희의 곁에 서서 기어코 그와 커플처럼 서 있으려 했다.“할아버지가 골동품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이것은 제가 준비한 선물이에요!”말하면서 그녀는 일부러 몸을 옆으로 기울여 사랑하는 사람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그러나 이유희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직접 몸을 피했다.신효린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는데, 몸을 여러 번 흔들고서야 똑바로 섰다.정말 너무 창피했다. 주위에서 은근히 누군가가 비웃었다.신효린은 난처해서 울려고 했고, 마음속으로 웃고 있는 사람들을 한바탕 욕했다!이때 하인이 그녀가 준비한 고구려 시대의 꽃병을 들고 올라오자 신남준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좋구나, 고마워!”신효린은 웃으며 득의양양했다.“어르신, 이것은 넷
네, 네, 아버지 말씀이 맞네요.”신씨 부부는 웃는 얼굴로 맞장구칠 수밖에 없었다.“나는 이 선물이 너무 좋구나, 효주는? 빨리 와서 할아버지랑 포옹 좀 해야지!”신남준은 자상하게 웃으며 물었다.“넷째 아가씨는 몸이 편찮으시다고 오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다시 뵙겠다고 했습니다.”서 비서가 따뜻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에휴, 그 아이는......”신남준은 애틋하게 한숨을 내쉬었다.“서 비서, 이따 이 그림을 내 서재에 걸어놓게. 그래야 나도 시시각각 이 그림을 볼 수 있지.”서 비서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림을 조심스럽게 거두었다.신효린은 할아버지가 신효주의 선물을 이렇게 중시하는 것을 보고 하마터면 화가 나서 욕을 할 뻔했고, 두 눈은 빨갛게 변했다!원래 그녀는 줄곧 용돈이 별로 없는 여동생이 틀림없이 변변한 선물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수례를 바칠 때가 되면 틀림없이 창피함을 당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그러나 신효주는 뜻밖에도 다른 방법으로 할아버지의 환심을 샀다니. 자신이 수십억을 들여 사온 골동품은 결국 신효주가 마음대로 그린 그림보다 못했다!‘신효주! 기다려…… 너 죽었어!’다른 한쪽에서, 복도를 서성거리던 김은주는 사람을 보내 진주를 불렀다.진주는 두 팔을 가슴에 안고 그녀 앞으로 걸어갔는데,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이모, 이제 어떡하죠?!”김은주는 개미가 불에 타는 것처럼 초조했다.“우리의 그 수단은 할아버지의 마음속에 있는 백소아의 전혀 흔들 수 없잖아요. 흔들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의 감정만 더욱 견고해졌어요!”“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정말 나이가 들수록 성질이 이상하다니깐. 어이없어!”진주는 독사처럼 실눈을 뜨고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은주야, 플랜 B를 오늘 써야할 것 같아.”“이모, 지금요?” 김은주는 이를 악물고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아니, 조금만 기다려.”진주는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냉소를 지었다.“이따가 또다른 귀한 손님이 올 거야. 그때 나는 백소아를 웃
“그게 무슨…… 말이에요!”김은주는 화가 치밀어 올라 얼굴에 웃음이 굳어졌다.“이 그림은 제가 이씨 집안 경매장에서 찍은 것인데 어떻게 위조품일 수 있겠어요?!”그녀는 한마디로 이씨 집안까지 끌어들였다.이유희는 냉소를 금치 못했다.“이봐요, 경매에 거의 참가하지 않은 것 같은데, 경매의 시세를 모르는 거예요?우리 집안의 경매장은 전국 제1대 경매점이아, 우리가 수납한 소장품은 모두 엄격한 선별평가를 거쳤기에 위조품이 있을 수 없어요. 자신이 모르면 그만이지만, 우리 집안의 명성을 손상시키지 말아야 하죠.”신경주는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는 그 자선 경매에서 백소아가 김은주를 유도해 10배의 가격으로 이 모조품을 찍었을 때 살짝 올라간 입꼬리와 종잡을 수 없는 미소를 떠올렸다.‘김은주가 할아버지께 이 그림을 축하 선물로 드릴 줄 알았단 말인가?’‘우연인가, 아니면 처음부터 김은주에게 덫을 놓은 걸까?’“아가씨, 모조품과 위조품은 완전히 다른 거예요.”이때 또 다른 보물 감별 전문가가 나서서 이씨 집안을 대신하여 말했다.“어떤 그림은 비록 모조품이지만 확실히 고적이죠. 예를 들면 적지 않은 고려 시대 화가들이 그 전 시대의 명가의 그림을 모방하였는데, 이는 고적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모조품의 기예가 뛰어나도 생동감 있는 경우가 아주 드물죠. 최고급 모조품이라면 그 역시 높은 가격에 팔 수 있고요.단지…… 당신의 이 그림은 화가의 실력이 좀 손색이 있네요. 그렇지 않으면 나도 바로 문제를 알아볼 수 없었을 텐데.”“모조품일 리가 없는데, 어떻게 모조품이죠?! 내가 수십억을 주고 찍은 거란 말이에요!” 김은주는 다급해져서 안색이 변하더니 생각도 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수십억! 그녀가 어떻게 이 돈으로 가짜를 살 수 있을까? 멍청한 것도 아니고!주위에서 간간이 웃음소리가 났다.신효린은 군중 속에 숨어 입을 막고서야 자신이 크게 웃지 못하게 했다.‘사이다도 정말 빨리 오는군!’“수십억이요? 이 그림은 겨우 몇 천만 원 할 뿐인데
“만약 백소아가 정말 이 그림을 원한다면, 왜 끝까지 가격을 제사하지 않았을까요? 그녀는 진심으로 사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나를 속이기 위해서 그런 거라고요!”사람들의 눈빛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어머! 설마 백소아가 신 사장과 이혼한 것에 앙심을 품고 일부러 김은주 양을 속인 건 아니겠지?”“그럴 정도는 아니겠지, 이혼까지 한 마당에 이것을 따지면 또 무슨 의미가 있다고? 오히려 속이 좁아 보이잖아.”“왜 의미가 없어? 그건 신 사장님이잖아, 하느님의 총애를 받은 사람이야! 이런 남자와 이혼했으니 틀림없이 후회하고 있을 거야!”“겉으로는 조신하지만 속으로는 앙심을 품었다니! 이 여자는 아무리 총명하다 해도 결국 모든 신경을 남자에게 썼으니 무슨 좋은 신붓감이겠어!”주위의 비난이 끊이지 않자 김은주는 속이 후련했다!“백소아 양, 정말 그런 짓을 한 거야?” 신광구는 짙은 눈썹을 찌푸리며 구아람을 엄숙하게 바라보았다.신남준은 구아람을 바라보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김은주 씨, 그건 정말 오해예요.”구아람은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고, 원래 청아하고 아름다운 얼굴은 지금 억울함으로 가득 차 있어 유난히 불쌍해 보였다.“이 그림은 내가 먼저 손을 들었는데, 당신은 내가 가격을 부르는 것을 보고 따라서 손을 들었잖아요.나도 이 그림을 좋아하는 데다가 자선사업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어서 처음부터 가격을 올려 그것을 찍고 싶었어요.이 점은 현장에 있던 신 사장님과 이유희 도련님이 모두 증명할 수 있는데.”사람들은 반전이 있다고 좋아했다!“너……!” 김은주는 다급해서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내가 증명할 수 있어요!”이유희는 가장 먼저 나서서 마음에 드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과시했다.“그때 확실히 백소아 씨가 먼저 가격을 불렀고, 김은주 씨가 따라서 손을 들었죠. 그럼 원래 이 그림을 찍으려고 한 사람은 당연히 백소아 양이지 않겠어요.”신경주는 심연처럼 싸늘하고 깊은 눈동자로 이유희를 바라보았다.‘왜 이렇게
마지막으로, 구아람이 생일 선물을 보낼 차례였다.노란 화리 의자가 나타났을 때, 만장의 보물 감정가와 골동품 애호가들은 입이 쩍 벌려졌다.“이야! 이건 정말 좋은 물건이야!”“나도 손이 근질근질하군, 정말 한 번 만져보고 싶구나!”“오늘 어르신이 받은 선물 중, 신 사장이 선물한 도자기를 제외하고 이 의자가 가장 소중하겠지!”“이 아가씨는 대체 어떤 사람이지? 백억이나 하는 골동품 가구를 선물하다니?! 신 사장의 전처도 은근히 돈이 많나 봐!”신경주는 심장이 움츠러들더니, 깊은 바다와 같은 눈동자는 자신의 전처를 바라보았다.그는 백소아가 뜻밖에도 구씨 집안이 찍은 물건을 할아버지께 드릴 줄은 몰랐다. 그것은 100억이나 하는 의자였다!‘보아하니 구씨 집안 사람들도 정말 백소아를 아끼는 것 같군.’그러나 구아람의 말은 신경주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할아버지, 이것은 저와 구 대표님이 함께 드리는 선물이에요.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세요.” 구아람은 밝은 눈을 구부리며 즐겁게 할아버지의 생신을 축하했다.구윤은 온화하고 점잖게 두 손으로 주먹을 안고 인사했다.“어르신, 좋은 음식 많이 드시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도록 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백세 이상 만수무강하시기 바랍니다.”그들이 함께 서 있으니, 우아하고, 단정하고, 존귀하고, 특별해 보였다…….천생연분, 선남선녀!신경주는 심장이 심하게 떨리더니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을 눌렀고, 동작이 아주 빨라 다른 사람들에게 들킬까 봐 두려운 모양이었다.“아이고, 소아야, 이 선물은 너무 귀중하고 돈도 너무 썼구나!”신남준은 마음속으로 감격했지만 겉으론 여전히 원망했다.“소아야, 네가 무슨 선물해도 이 할아버지는 다 좋아하는데, 정말 이렇게 돈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 그리고 구 대표, 정말 너무 고맙네!”구윤은 웃으며 말했다.“어르신, 저와 소아가 선물을 준비할 때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어르신을 기쁘게 할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아이고, 할아버지, 그냥 받으세요. 백
충격, 울분, 불쾌…… 수많은 감정이 얽히고설키며 신경주의 심장을 세게 물고 있었다.그는 속았다, 그는 또 한 번 이 여자에게 단단히 속았다!……생일잔치는 웃음소리 속에서 진행되고 있었다.구아람은 화장실에 가서 화장을 고치려고 잠시 할아버지 곁에서 자리를 떴다.가는 길에, 구아람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김은주와 진주가 쓴 수단들을 회상하며 단지 우습다고 느낄 뿐이었다.‘잽도 안 되는 사람들이 감히 나한테 덤비다니.’구아람은 진작에 그녀들이 어떤 포인트를 잡아서 자신을 공격할 것인지를 예상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들은 한 가지를 소홀히 했다.그것은 바로 할아버지가 자신에 대한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이었다.사랑은 그녀들의 음모가 영원히 함락할 수 없는 무기였다.구아람은 이번에 구윤이 나선다는 것을 듣고, 화리 의자를 선물한다면 적합하지 않았기에 두 주일 전에 스스로 조각한 옥조각을 할아버지께 바쳤다.그리고 그녀가 이 뛰어난 솜씨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어릴 때부터 돌무더기에서 동영석 아저씨가 조각하는 것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다.따져보면 이 대사님도 구아람의 사조라고 할 수 있다.한식 별장의 회랑은 매우 길어서, 구아람은 처음 왔기에 몇 바퀴 돌다가 곧 길을 잃었다.그때 뚱뚱한 얼룩 고양이 한 마리가 그녀의 앞을 스쳐 지나갔다.“어? 야옹아, 어디로 가는 거야?”구아람은 고운 얼굴에 웃음을 띠고 얼른 고양이가 도망가는 방향으로 쫓아갔다.가까스로 따라잡았지만, 치마가 너무 꽉 끼어 자갈바닥에서 하이힐이 미끄러지더니 구아람은 비틀거리며 앞으로 넘어졌다.그리고 앞은 바로 계단이었다!“아!” 구아람은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두 눈을 꼭 감았다.이때, 튼튼하고 단단한 두 팔이 뒤에서 구아람의 가는 허리를 감았다.온건하고 믿음직스러워 구아람의 당황한 마음은 순식간에 안정되었다.곧 그녀는 몸이 가벼워지더니 얇은 비단을 사이에 두고 이렇게 익숙한 ‘벽’에 바짝 붙었다.“야옹 ~”높은 돌에 앉아 있던 뚱뚱한 야옹이는 고소하다며 울부짖었
“악-!”구아람은 등이 아파서 콧방귀를 뀌었다.“신경주! 당신 미쳤어요?!”신경주는 너무 화가 났고, 구아람이 도망갈까 봐 그녀의 손목을 꽉 쥐었다.서로의 숨소리가 헐떡이면서, 눈빛은 격렬하게 얽히고설켰다.“한 번 또 한 번 나를 속이다니, 백소아, 다른 사람으로 바꾸면 미치지 않을 것 같아?!” 신경주는 구아람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목소리는 심하게 잠겼다.“신경주, 내가 뭘 속였다는 거죠?”구아람은 힘껏 발버둥 치다가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당신이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단지 당신이 여태껏 개의치 않았을 뿐이에요.지난 3년 동안, 당신이 묻기만 하면 난 다 말해줬을 텐데, 당신은 나에게 물어본 적이 있나요?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냐고요?!”신경주는 가슴이 갑자기 떨리더니 심장은 통제력을 잃고 마구 뛰었다.“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요? 나한테 무슨 취미가 있는지, 무슨 노래를 좋아하는지, 어디에 가고 싶은지 아냐고요?나는 당신의 아내라서, 당신의 모든 것을 그렇게 아꼈는데, 당신은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다니. 지금 보면 자신이 너무 우습죠? 하지만 이 모든 걸 초래한 사람은 당신이 아닌가요?!”구아람의 눈빛은 원한을 품은 칼처럼 신경주의 시선으로 깊이 파고들어 그의 망막을 찢어 그 수치스러운 매정함을 숨길 곳 없게 했다.“신경주, 지난 3년 동안 나는 마치 당신이 책꽂이 가장 구석에 놓고 먼지가 쌓인 책과 같았어요.난 매일 매일 당신이 나를 한 번 펼쳐보기를 바랐어요. 단 한 번이라도요. 그럼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당신에게 들려줬을 거예요.하지만 난 3년을 기다렸고, 결국 당신의 버림을 받았어요.”‘버림? 내가 그녀를 버렸다고?’신경주는 긴 속눈썹이 떨리고 있었고, 아름답고 놀라운 얼굴은 피가 마른 것처럼 기색이 없어졌으며, 마음은 더욱 쥐어뜯긴 것처럼 아팠다!‘그래, 내가 그녀를 버렸지.’신경주는 자신이 구아람에게 이혼 합의서에 사인하도록 강요한 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의 그녀는 그렇게 슬프게
“신 대표님은 어르신이 트로트를 즐겨 듣는다는 것을 알고 거금을 들여 유명한 트로트 가수를 초대했는데, 이 선생님은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방금 그녀의 제자가 달려와 자신의 사부님이 토하고 설사하며 열까지 나서 무대에 오를 수 없다고.”서 비서는 애가 탔다.“이거 어떡하죠? 오늘 저녁에 무대까지 세웠는데, 결국 지금 노래를 들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르신을 실망시키고 손님들에게 웃음거리로 되는 게 아니겠어요?”“웃음거리요? 그럴 일 없을 거예요.”구아람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서 비서님, 안심하세요. 내가 있는 한 우리는 절대로 웃음거리로 되지 않을 거예요.”‘우리라 했다.’신경주는 맑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마음속 깊은 곳은 감동을 받았다.그들은 비록 아직 정식으로 이혼을 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부부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신씨 집안에 상황이 생겼는데, 구아람은 뜻밖에도 이전처럼 나서서 그들의 근심을 덜어주고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그 이유는 할아버지가 후회 없는 생일을 잘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아가씨! 방법이 있으신 거예요?” 서 비서는 듣자마자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서 비서님, 그 무대가 어디에 있어요?”말이 끝나자 구아람은 신경주를 제자리에 버리고 서 비서와 떠났다.신경주는 그 가냘프고 부드러운 뒷모습을 바라보며 실의에 빠져 주먹을 쥐었고, 구아람의 붉어진 눈동자를 생각하더니 숨조차 쉴 수 없었다.……후원.무대 주위에는 꽃들이 활짝 피었고, 무대 아래의 손님들은 모두 즐거워했는데, 무척 떠들썩했다신남준은 자신의 손자 손녀들이 전부 온 것에 기뻐했고, 신효린 외에 또 구윤과 이유희를 모두 자신의 이 테이블에 앉혔다. 비어 있던 테이블은 금세 꽉 찼다.오직 김은주만이 혼자 객석에 앉아 있었는데, 마치 이런 방식으로 그녀와 보두에게, 김은주는 신씨 집안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것 같았다.김은주는 화가 나서 굳은 자세로 앉아 있었고, 이가 근질근질했지만 그녀에게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다.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