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대표님은 어르신이 트로트를 즐겨 듣는다는 것을 알고 거금을 들여 유명한 트로트 가수를 초대했는데, 이 선생님은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방금 그녀의 제자가 달려와 자신의 사부님이 토하고 설사하며 열까지 나서 무대에 오를 수 없다고.”서 비서는 애가 탔다.“이거 어떡하죠? 오늘 저녁에 무대까지 세웠는데, 결국 지금 노래를 들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르신을 실망시키고 손님들에게 웃음거리로 되는 게 아니겠어요?”“웃음거리요? 그럴 일 없을 거예요.”구아람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서 비서님, 안심하세요. 내가 있는 한 우리는 절대로 웃음거리로 되지 않을 거예요.”‘우리라 했다.’신경주는 맑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마음속 깊은 곳은 감동을 받았다.그들은 비록 아직 정식으로 이혼을 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부부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신씨 집안에 상황이 생겼는데, 구아람은 뜻밖에도 이전처럼 나서서 그들의 근심을 덜어주고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그 이유는 할아버지가 후회 없는 생일을 잘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아가씨! 방법이 있으신 거예요?” 서 비서는 듣자마자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서 비서님, 그 무대가 어디에 있어요?”말이 끝나자 구아람은 신경주를 제자리에 버리고 서 비서와 떠났다.신경주는 그 가냘프고 부드러운 뒷모습을 바라보며 실의에 빠져 주먹을 쥐었고, 구아람의 붉어진 눈동자를 생각하더니 숨조차 쉴 수 없었다.……후원.무대 주위에는 꽃들이 활짝 피었고, 무대 아래의 손님들은 모두 즐거워했는데, 무척 떠들썩했다신남준은 자신의 손자 손녀들이 전부 온 것에 기뻐했고, 신효린 외에 또 구윤과 이유희를 모두 자신의 이 테이블에 앉혔다. 비어 있던 테이블은 금세 꽉 찼다.오직 김은주만이 혼자 객석에 앉아 있었는데, 마치 이런 방식으로 그녀와 보두에게, 김은주는 신씨 집안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것 같았다.김은주는 화가 나서 굳은 자세로 앉아 있었고, 이가 근질근질했지만 그녀에게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다.
구아람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웃음을 머금고 있었고, 천천히 고개를 돌리더니 몸짓이 아름다웠고, 호수처럼 맑고 부드러운 눈빛은 신경주의 마음을 꿰뚫어 보았다.그녀는 가볍게 팔을 움직였고, 노랫소리는 사람을 심취하게 했다.신경주는 물끄러미 구아람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은 무대 위의 가인이고, 한 사람은 무대 아래의 명문 도련님이었다. 그들은 마치 시공간을 뛰어넘은 것과 같았고, 사랑과 증오를 뛰어넘는 이별은 단지 현생을 위해 만날 수 있는 것 같았는데, 마치 전생에 만난 것 같았다.구아람의 미소에 신경주는 숨이 멎었다.“이게 정말 소아라고?!”신남준은 격동되어 팔걸이를 꽉 잡고 하마터면 일어설 뻔했다.“그래, 소아 맞네! 저 작은 코 좀 봐, 작은 입, 우리 소아 맞네!”‘작은 코, 작은 입…….’신경주는 다시 의자에 주저앉더니 눈앞이 아련했고 관자놀이가 따끔따끔 아팠다.“경주야? 너 왜 그래? 안색이 안 좋아.” 이유희는 그의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얼른 물었다.“괜찮아…….”신경주는 관자놀이를 누르고 두 눈은 심연에 떨어진 것 같았다.그는 어째서 소아란 이 이름이 전에 어디에서 들은 적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백소아라는 사람조차도 마치 아주 오래 전에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신남준은 옛날 트로트를 듣기 좋아했다.전에 구아람은 늘 스스로 무대 복장을 준비하여 할아버지를 뵈러 갔는데 이런 원피스를 입고 할아버지 앞에서 재간을 부리며 가볍게 한소절 불렀다.구아람은 할아버지가 자신이 노래 부르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눈가가 촉촉하여 할머니와의 아름다운 추억에 빠져, 어느새 눈물을 흘리며 아이처럼 슬프게 울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전에 할머니는 국내에서 유명한 트로트 가수였고, 할아버지는 그녀의 열렬한 광팬이었다. 그는 할머니를 깊이 사랑했고, 가족의 엄청난 압력을 무릅쓰고 할머니를 아내로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그들은 결혼하게 되었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이루었다.구아람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사이의 지극히 깊은 감정을 매
“무슨 방법?!”김은주는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아무도 없고 카메라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가방에서 진주가 사전에 준비한 그 투명약제 두 개를 꺼냈다.“이게 뭐야?” 신효린은 의혹을 드러냈다.“일종의 마시면 남자는 자기의 몸을 통제하지 못하는 좋은 물건이지. 남자를 꼬시기 좋아하는 백소아에게 딱이잖아.” 김은주는 눈을 반짝이며 악독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뭐?!”신효린은 크게 소리쳤고, 김은주는 그녀의 입을 막았다.“쉿! 조용히 좀 해!”“너, 너 백소아에게 약을 먹이겠다고? 이 생일잔치에서?!”김은주는 신효린의 귓가에 대고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만약 오늘 밤 할아버지의 생일잔치에서 구씨 집안 도련님이 백소아와 함께 이 별장에서 침대를 뒹굴었다면, 이게 전해지면 얼마나 큰 파문을 일겠어!그때가 되면 그녀가 심혈을 기울여 지켜온 이미지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고, 경주 오빠와 할아버지도 그녀를 철저히 미워할 것이며, 구씨 집안도 그녀를 싫어할 거야. 넌 그녀가 이유희 도련님과 사이가 좋다고 싫어했잖아?만약 이유희 도련님이 백소아와 구윤이 그런 짓을 하는 장면을 보았다면, 여전히 그런 망할 년에게 신경을 쓰겠어?”신효린은 입을 반쯤 벌리고 소리를 내지 못했다.그녀는 백소아가 싫었고, 복수하는 방식도 남들 앞에서 서로를 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몰래 손을 댄 적이 없었다!“이, 이거 들키면 끝이야!”“여기에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들키겠어? 의심을 받아도 우리가 했다는 증거는 없잖아.두려워하면 한 사람을 시켜 구윤의 컵에 약을 타, 내가 백소아를 책임질게. 우리 협력하면 틀림없이 성공할 거야!”김은주는 싸늘하게 말했다.“오늘 너도 봤잖아. 이유희의 눈에는 백소아 밖에 없고, 네가 전혀 없어.”신효린은 마음이 아프더니 엄청난 수치심이 그녀의 가슴을 차지했다.“만약 네가 백소아를 제거하지 않는다면, 너와 이유희 관계는 영원히 제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어.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결국 웃음거리로 전락할 수밖에 없지.
구윤은 눈동자가 움츠러들더니 급히 일어서서 맞이했다.“아버지, 여긴 어쩐 일이세요?”그리고 곁눈으로 무대 위에 있는 구아람을 살폈다.“너만 올 수 있고, 난 올 수 없는 거야? 윤이 너도 참, 왔으면 나한테 말 한마디라도 해야지, 우리 같이 오면 얼마나 좋아.”구만복은 원망하고 돌아서서 미소를 지으며 어르신에게 인사를 했다.“어르신, 오랜만입니다. 정말 더욱 정정하셨군요!”“아이고! 만복아! 네가 왔다니, 나도 정말 기쁘구나!”신남준은 바삐 일어서서 구만복과 친절하게 악수했다.신광구 부부는 아랫사람들을 거느리고 분주히 일어났다.신경주는 구 회장까지 온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의혹을 느끼며 미간을 살짝 비틀었다.그는 생일잔치 전에 내빈 명단을 대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위에는 구씨 집안 부자의 이름이 없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놀란 반응을 보면 이 일을 알고 있었던 것 같지도 않았다.그럼 신광구가 직접 청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그러나 만약 신광구가 청했다면 이 일은 좀 수상쩍을 수밖에 없다.“방금 비행기에서 내려오자마자 서둘렀는데도 늦었으니, 제가 술을 3잔 마시며 사죄할게요!” 구만복은 행동거지가 우아하고 적절하며, 존귀했다.신경주는 자기도 모르게 정신이 흔들렸다. 그는 이 고귀한 남자에게서 구윤의 그림자뿐만 아니라 백소아의 그림자까지 보았다.그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다.‘백소아, 내 마음을 어지럽히다니, 대체 무슨 자격이 있는 거지?’구만복과 신남준은 열렬히 담소를 나누었고, 두 집안이 전에 앙숙이란 전혀 보아낼 수 없었다.하지만 구 회장과 신 회장의 관계는, 좀 이상했다.단지 다른 사람도 말을 하지 않았다.귀한 손님이 왔으니, 전에 이 테이블에 앉던 아랫사람들은 자연히 여기에 앉을 수 없었다. 그래서 신경주와 이유희는 일어나서 뒤에 앉을 준비를 했고, 메인 자리를 구만복에게 남겨 주었다.“할아버지, 저랑 유희는 먼저 내려갈게요.” 신경주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신경주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아보았는데, 무대 위에는 사람이 없었다.백소아는 어느새 퇴장했고, 그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눈빛은 비할 데 없이 복잡했다.……주방 근처.하인들은 바쁘게 들락날락하며 떠났다.몇 초 후, 신효린에 의해 매수된 하녀가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살금살금 들어갔다.그녀는 카메라를 피해 신효린이 준 미약 두 병을 꺼내 각각 두 잔에 넣었고 또 샴페인을 따랐다.“한 잔은 구 대표에게 주고 다른 한 잔은, 반드시 이유희 도련님이 마시도록 확보해야 해, 알겠니?”이것은 신효린이 그녀에게 내린 명령이었다.이 하녀가 부자로 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이번에 달렸다!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하녀는 오줌을 싸고 싶었고, 쏜살같이 화장실을 뛰쳐나갔다.그때 하얀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살금살금 들어왔다.바로 생일잔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넷째 아가씨 신효주였다.그녀의 검은 포도처럼 밝고 앳된 눈동자는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재빠르게 샴페인 한 잔을 들고 꿀꺽꿀꺽 마셨다.넷째 아가씨는 아무도 모르는 작은 취미가 있었는데, 바로 술을 마시기 좋아하는 것이었다. 신효주는 늘 가족들이 모두 자는 틈을 타서 술장으로 몰래 들어가 술을 훔쳐 마셨는데, 이번에 그녀는 또 술을 마시고 싶어졌다.“윽…… 딸꾹! 맛있네!”신효주는 딸꾹질을 하며 분홍빛 입술을 만족스럽게 핥았다.그리고 그녀는 또 한 잔을 따른 다음 다람쥐처럼 빠르게 도망쳤다.……구만복이 갑자기 나타난 후부터 구아람은 감히 할아버지 앞에 나타나지 못했다.산해진미가 가득 차려져 있었지만 신경주는 입맛이 없어 묵묵히 연회장 전체를 둘러보며 눈밑에 우울함이 번쩍였다.“자, 구 대표, 한잔하죠!”이유희는 구 대표를 향해 술잔을 들고 고운 눈동자에는 의미심장한 정서를 머금고 있었다.“소아처럼 우수한 여자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행운과 인연일까요? 구 대표님도 소아를 잘 대해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녀를 슬프게 하지 말고, 사랑하고, 아껴줘야 하죠.”구윤은 부드러운 눈동자를 가
‘강요를 당했다고?!’김은주는 자존심을 버리고 매번 먼저 신경주에게 다가갔지만, 이 남자에게 있어 이는 단지 강요를 받는 느낌이었다?!“경주 오빠, 내가 오빠의 약혼녀잖아! 근데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김은주는 순간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였다.“은주야, 네가 나와 함께 있을 때부터 내가 여자의 호의와 친밀한 행동에 적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신경주는 숨을 내쉬며 눈동자는 약간 차가웠다.“어, 알아, 줄곧 알고 있었어.”신경주는 가정의 영향과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인해 줄곧 정상적인 남자처럼 이성과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없었는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에게 있어서 이미 큰 양보였다.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우수한 남자는 백소아가 없었어도, 김은주가 떠난 3년 동안 이미 다른 여자에게 빼앗겼을 것이다.“그런데 우리가 다시 함께 한 후부터 넌 이 일을 잊어버린 것 같아.” 신경주는 백소아의 상처받은 눈빛을 떠올리며 손가락을 꼭 쥐었다.그는 지금 이게 어떤 감정인지 몰랐다.신경주는 자신이 마치 잘못을 저지른 것 같다고 느꼈고, 후회는 마음속에 배어 있었지만, 그는 또 자신이 어디가 틀렸는지 몰랐다.평생 이렇게 망연한 적이 없었다.“그런데 경주 오빠, 난 곧 오빠와 결혼할 거잖아!”김은주는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발악을 했다.“우리는 이제 아이가 아니야. 영원히 손잡는 이런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난 앞으로 오빠와 같은 침대에 누워 오빠의 아이까지 낳아야 한다고!”신경주는 숨을 내쉬더니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그는 자신이 김은주와 결혼하는 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왜 결혼 날짜가 다가올수록 그는 오히려 더 당황하고 저촉되는지 모르겠다.이때 갑자기 문이 다시 세게 열렸다.구윤은 발걸음을 비틀거리며 연회장에서 걸어 나왔다.신경주는 그가 자신의 곁을 지나갈 때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느껴졌다.김은주는 신경주 뒤에 숨어 사악하게 웃었다.이쪽, 구아람은 방금 자신의
구아람은 텅 빈 거실 중앙에 서 있었고 방안은 조용했다.그녀는 더듬거리며 불을 켰고, 목소리는 쉬었다.“오빠? 오빠?”이때 침실에서 은은하게 소리가 들렸다.구아람은 긴장을 하며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가면서 소리쳤다.“오빠! 어때요? 어디 아파요?!”“아, 아람아, 오지 마!” 구윤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오빠! 도대체 왜 그래요? 겁주지 마요!”구아람의 안색은 순식간에 핏기가 없어졌고, 막 뛰어들려고 할 때 문이 쾅 열렸다.어두운 광선 아래 구윤은 마치 바다에서 건져낸 것처럼 흠뻑 젖었고, 아름다운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그는 양복을 벗었고 흰 셔츠만 그의 강건한 몸에 달라붙었고, 옷자락은 활짝 열렸으며, 그녀의 떨리는 눈 밑에 드러난 피부도 말도 안 될 정도로 빨갰다.“오빠, 이게…….”“누가 나한테 약을 먹였어”구윤의 눈빛은 점점 흐려졌고, 구아람이 잘 보이지 않았다.“나는 찬물로 목욕을 하고 자신을 찬물에 담갔는데, 이 약효는 너무 심해서 전혀 쓸모가 없어!”“어떻게 이럴 수가?!” 구아람은 분노를 느끼며 또 당황스러웠다.그녀는 탁월한 의술을 가지고 있어 심지어 머리 절개 수술도 식은 죽 먹기였다. 그러나 미약을 먹은 자신의 친오빠인 남자를 마주하며 구아람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람은, 이것은 함정이야. 즉시 이 방에서 떠나라……. 문을 잠그고, 나 혼자 해결할 수 있어!” 구윤은 호흡이 더욱 거칠어졌고 눈시울이 붉어졌다.‘안 돼, 더 이상 끌 수 없어, 큰일 날 거야!’“오빠! 난 오빠를 내버려두고 상관하지 않을 수 없어! 내가 오빠 부축해서 나갈 테니, 우리는 곧 병원에 가자!”구아람은 구윤이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 거의 울 것 같았다!그녀는 막 달려가 그를 부축하려고 했지만, 쾅 하는 소리를 들었다.구윤은 맨손으로 문어귀의 옆에 놓은 꽃병을 생으로 깨뜨렸다!그런 다음 구윤은 날카로운 기와를 잡고 이를 악물고 손바닥에 꽉 쥐었고, 선혈이 손가락 사
어르신의 말에 신광구 부부는 안색이 크게 변했다. 신효린은 방금 마신 차를 내뿜을 뻔했다.“할아버지, 그만 하세요!” 신경주는 표정이 굳어졌다.구만복도 은근히 경악했다.“만복아, 너한테 딸이 3명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최근에 딸을 더 낳았니?” 신남준은 진지하게 물었다.“여전히 그 세 계집애에요. 나한테 아들딸 아홉 명이 있으니 이미 충분하죠. 앞으로 가족을 더 늘릴 계획은 없어요.”“아, 그 세 아가씨는 결혼했나?”“내 여섯째 딸은 이미 외국에 시집갔고, 막내딸은 아직 공부하고 있으니 나이가 너무 어려요. 나는 그녀가 걱정 없이 몇 년 더 놀게 하고 싶어요.”“그럼, 또 하나 있잖아, 네가 가장 아끼는 그 아이! 아, 뭐였던가…….”구만복은 표정이 부드러워졌다.“우리 집 여덟째, 구아람이죠.”이 이름을 듣고 신경주는 찻잔을 든 손이 살짝 떨렸고, 표정이 더욱 우울해졌다.“맞아, 맞아! 아람이! 어렸을 때, 그녀를 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영리하고 철이 든 예쁜 아이였지!”신남준은 미소가 점점 짙어졌다.“아람은 지금 24, 5 됐겠지? 결혼은 했나?”“아직이요.”“그럼 우리 경주는 어떤가?”구만복은 어이가 없었다. ‘이 어르신도 참, 내가 내 딸을 신광구의 아들에게 시집보내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단 말인가?’감히 그의 아람을 탐내다니, 흥, 정말 주제 넘었군!“할아버지, 저 곧 결혼해요.”신경주는 구아람을 생각하면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설령 제가 결혼하지 않았고, 여자친구가 없다 하더라도 구아람 양과 아무런 가능성도 없을 거예요.”신남준가 막 말을 하려고 하자 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먼저 입을 열었다.“신 사장, 이 말은 무슨 뜻이지? 설마 우리가 아람이가 우수하지 못해서 자네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가?아람이는 나 구만복의 보배지. 대통령의 아들, 황실 왕자가 찾아와도 나는 그들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신 사장은 어떻게 아람이를 본 적이 없는데 벌써 이렇게 부정하는 건가?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