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이 어두워졌지만, 신경주의 화난 눈빛은 여전히 구아람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이 개자식, 감히 이혼으로 협박하다니, 왜 이렇게 뻔뻔스럽지? 아직도 이혼신고로 날 평생 괴롭히고 싶은 건가!’“소아야, 미안해.”이유희는 빨갛게 달아오른 코를 훌쩍이며 은근히 불안해했다.“이 일은 모두 내 탓이야. 내가 쓸데없는 말을 해서. 그에게 말하지 말았어야…….”“당신 탓 아니야.”구아람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주먹을 휘두르며 가벼운 소리를 냈다.“모두 신경주 그 뻔뻔한 자식 때문이야! 그는 내가 하루라도 편하게 지내는 꼴을 못 보지!”이유희는 여자 앞에서 줄곧 황제처럼 도도했고, 그 여자들은 그를 보면 모두 고개를 숙이며 아첨을 하며 감히 나서지 못했다.지금 구아람이 화를 내는 것을 보고, 이유희는 마침내 압박감을 느꼈고, 무척 당황스러웠다.우르릉-밖에 천둥번개가 치더니 비가 올 것 같았다.“가자, 우리 들어가서 계속 먹자, 그를 상관하지 말고.” 구아람은 씩씩거리며 고개를 돌려 가버렸다.이유희는 제자리에 서서 문을 한 번 보더니 갑자기 반응했다.‘어머, 내가 방금 한 일, 왜 이렇게 김은주 같지?!’곧 폭우가 쏟아졌다.구아람과 이유희는 유리창 옆에 앉아 차를 마시며 한담을 나누었다.“정말이지, 나는 전에 당신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어. 당신에 대해 알기 전에, 나는 네가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인지 정말 몰랐어. 그리고, 당신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착하고.”구아람은 차를 마시며 진심으로 말했다.“소아야! 내…… 내가 착하다니? 나 잘못 들은 거 아니지?!”이유희는 감격에 겨워 말을 더듬었다.“소아야, 나 정말 감동 받았어, 이 칭찬, 난 평생 기억할 거야, 죽어도 내 묘비에 새길 거고!”“그만 해, 더 하면 징그러워.” 구아람의 핑크빛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소아야, 만약에, 내 말은, 만약에 말이야, 네가 경주와 결혼하기 전에 나와 먼저 만났다면, 넌 나를 좋아했을까? 너는 나에게 너에게 구애할 기회를 주었을
광풍, 폭우 그리고 번개.구아람이 잘못 기억하지 않았다면, 신경주는 방금 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더 심각한 것은 그가 뜻밖에도 이때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그는 정말 벼락에 맞아 죽고 싶은 건가?!“신경주, 나는 당신을 만나러 나가지 않을 거예요. 더 이상 나에게 전화하지 말고 빨리 돌아가요!” 구아람은 눈시울을 붉혔다.“네가 나오지 않으면 나는 가지 않을 거야.” 신경주의 목소리는 무척 단호했다.“미친놈…… 개자식!”구아람의 새하얀 얼굴은 화가 나서 벌겋게 달아올라 입으로 욕을 하면서 계단 방향으로 질주했다.“아가씨! 아가씨!”임수해가 아무리 불러도 구아람의 발걸음을 막을 수 없었다.신경주는 손에 휴대전화를 꼭 쥐고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날카로운 칼날 같은 몸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별장 대문 쪽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드디어 대문이 열렸다.신경주의 어두컴컴하던 눈동자가 순간 까맣게 타오르더니, 그는 숨이 가빠졌다.구아람은 외투를 걸치고 거대한 검은 우산을 쓰고 다급히 그에게 다가갔다.광풍 때문에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은 어지럽게 흩날렸고, 얇은 몸은 비틀거리며, 곧 바람에 날려갈 것 같았다.그러나 그녀의 표정은 조금도 가냘프지 않았고, 여전히 도도하고 강인했다.신경주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그는 자꾸만 이 어두운 밤에 별처럼 반짝이는 이 눈동자를 어디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멍을 때리고 있는 사이, 구아람은 어두운 얼굴로 그의 앞으로 다가왔다.구씨 집안 큰아가씨인 그녀는, 4명의 출중한 오빠를 가지고 있는데다, 아빠는 해문 갑부로서 수백 조의 자산을 갖고 있는데, 줄곧 그녀만이 다른 사람을 괴롭혔지, 언제 한 남자에게 감정을 휘둘린 적이 있겠는가?“신경주, 당신은 상식이 없는 거예요 아니면 정신이 나간 거예요? 하늘에서 큰 천둥이라도 내려 죽으면 어떡하려고요?!” 구아람은 생각할수록 화가 났고, 달려들어 그를 물어 죽이고 싶었다!신경주는 눈동자를 가늘게 끄며 쉰 목소리로 물었다.“
“윽-!” 신경주는 참으려고 애썼지만, 결국 신음소리를 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구아람을 꼭 껴안으며 조금도 놓으려 하지 않았다.구아람의 눈동자는 움츠러들더니, 가슴은 두근거려 곧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신경주! 당신 괜찮아요?!”“괜찮아, 타.” 그는 이를 악물고 아픔을 참으며 그녀의 가는 손목을 고집스럽게 잡았다.하늘에서 비가 마구 내렸지만, 구아람은 오히려 이 남자에게 완전히 할 말이 없어서, 그에게 강제로 끌려 차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어두컴컴한 차 안은 축축한 기운과 뜨거운 숨결로 가득 찼다.신경주는 젖은 양복을 벗어 조수석에 던졌고, 젖은 검은 앞머리는 새까만 눈동자를 반쯤 가려 낭패한 모습까지 아름다웠다.구아람은 지금 놀라움이 가라앉지 않았다. 방금 그 위기의 상황에서, 이 남자가 그녀에게 준 포옹을 생각하면 그녀는 가슴이 저리고 시큰시큰하고 아팠다.결혼 3년 동안 그는 여태껏 그녀를 안아본 적이 없었다.그에게 안기는 느낌은 이렇게 안정감이 넘쳤는데, 이것이 김은주가 매일 느낄 수 있는 느낌일까?여기까지 생각하자 구아람은 사늘하게 웃었다.아무리 좋아도 그는 남의 것이니 미련을 둘 의미가 없었다.“별장, 구윤이 사준 거야?” 신경주는 그녀를 비스듬히 바라보더니 목소리가 맑고 차가웠다.“알면서 일부러 묻긴요.”구아람은 두 팔을 가슴에 안고 창밖을 바라보았다.“나같은 시골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큰 집에 살 수 있겠어요, 당연히 구 대표가 아낌없이 나한테 베푼 거죠.”“살 곳이 없는데 왜 내가 애초에 준 별장을 받지 않았지?” 신경주는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나서 등 뒤의 아픔조차 돌볼 겨를이 없었다.“내가 왜 받아야 하죠?”구아람은 입꼬리를 천천히 들어올리며 비꼬았다.“우리 사이의 관계 때문이죠. 나는 그의 선물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당신의 것을 받는 건 또 뭐가 되죠? 거래가 끝났으니 꺼지라는 선물?신경주, 사람을 모욕하는 건 정말 대단하더군요. 다만 애석하게도, 나 백소아는 가난하지만 포부가 있는
“왜?” 신경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눈동자를 움츠렸다.그는 이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 위해 수많은 준비를 해왔고, 심지어 일주일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원래 그는 할아버지의 생신 그날까지 기다렸다가, 면전에서 그녀에게 말하려고 했는데, 오늘 밤 이유희가 버젓이 그녀의 집에 나타난 것을 보고 뜻밖에도 잠시도 기다릴 수 없었고, 가장 빠른 속도로 그녀를 찾아오고 싶었다.그도 자신이 왜 그런지 몰랐다. 전에 이런 적이 없었다.그의 기분은 시종 스위치가 있었는데, 지금, 신경주는 점점 자신의 감정을 좌우하는 그 스위치가 마치 백소아 손에 있는 것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사과해도 김은주가 직접 와서 사과해야지, 당신이 왜 대신 나한테 사과하는 거죠? 애정을 과시하는 거예요?”구아람은 눈빛이 마치 얼음처럼 차가웠다.“그녀가 사람을 죽였으면, 당신은 그녀를 대신해서 갚으려고요?”“백소아, 난 진심으로 너에게 사과하러 왔어!” 신경주는 목소리가 높아지더니 눈동자가 약간 붉어졌다.“일부러 나 화나게 하려는 것 같은데.”구아람은 실성하여 웃었고, 맑은 눈동자는 차가운 빛을 반짝였다.“신경주, 미안하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면 입을 열지 않는 게 좋겠네요. 이 말을 더럽히지 않도록!”“백소아, 너 지금 나한테 시비 거는 거야?” 신경주의 목소리는 점차 차갑고 딱딱해졌다.“시비를 건 사람은 당신이죠. 나는 오라고 하지 않았어요. 당신이 스스로 와서 모욕을 자초한 거죠.”구아람은 손목을 힘껏 당겼는데, 뼈까지 아픈 것만 느꼈다.“놔요, 나 돌아갈래요!”“내가 설령 그녀를 대신해서 너에게 사과했으면 뭐가 달라지지? 난 여전히 너에게 고개를 숙였는데, 넌 도대체 어떻게 해야 만족할 수 있는 거지?!”신경주는 더 이상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두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고 힘껏 흔들었다.“신경주, 내가 원하는 것은 결코 당신이 나에게 고개를 숙이는 게 아니었어요.”‘내가 원하는 것은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거였어.’‘그러나 나는 평생 당신의 사랑을
“그래, 그럴 가치도 없지…….”구아람은 넋을 잃고 중얼거렸다.이유희는 숨을 들이쉬었고, 지금 그녀의 눈빛은 산산조각이 나서 촘촘한 얼음조각으로 변해, 그의 심장을 아프게 베고 있었다.“소아야, 그렇지 않으면 나랑 연애하는 건 어때?”구아람은 미간을 조금씩 조였다.“나를 받아줄래? 나는 비록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너를 위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지만, 신경주보다 못할 리가 없잖아?’“유희 오빠, 나 정말 피곤하니까 더 이상 나를 난처하게 하지 마.” 구아람은 그의 눈을 매우 어둡게 바라보았다.“소아야…….”이유희는 호흡이 멎더니 마음이 아팠다.“늦었으니까 나 정말 자고 싶어, 일찍 돌아가.”구아람은 그를 밀치고 몸을 돌려 침실로 천천히 걸어갔다.“너…… 정말 구윤과 사귀는 거야? 도대체 그와 어떤 관계지? 너 정말 그와 연애하고 있는 거야, 아니면 그를 이용하여 경주에게 복수하고 있는 거야?!”구아람은 멈칫하더니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이건 당신과 상관 없는 일이야.”“이 별장에는 너와 구윤이 함께 사는 증거가 조금도 없어. 만약 그가 너의 남자친구라면 입구에 어떻게 그의 신발 한 켤레도 없지? 여기에 어떻게 그가 너와 함께 지낸 흔적이 없을 수 있냐고?!”“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당신과 관계가 없으니 상관할 필요가 없어.”“소아야! 자신을 다치게 하지 마, 바보 같은 짓 하지 말고!” 이유희는 씁쓸하고 초조하게 말했다.구아람은 입술을 오므리고 고개도 돌리지 않고 그의 앞에서 떠났다.신경주는 구아람의 집에서 차를 몰고 관해장원으로 돌아갔는데 한시간도 안 되는 거리를 그는 족히 두시간이나 걸렸다.격렬한 두통은 그로 하여금 앞길을 거의 똑똑히 보지 못했고, 게다가 큰비가 시선을 방해하여 이 길에서 그는 두 번이나 교통사고를 당할 뻔했다.서재 문을 연 신경주는 약을 구하기 위해 책상 위의 컵과 서류를 엎었고, 가까스로 약병을 꺼내자 물도 마실 겨를도 없이 그냥 삼켰다.그러나 그
다음 날 오후, 신경주는 마침내 잠에서 깨어났다.이날 밤, 그는 반복해서 같은 꿈을 꾸었다.그 당시 L국 전장에서, 그는 다른 50명의 전우들과 함께 적의 캠프에 잠입하여 테러리스트를 토벌하고 수감된 10명의 인질을 성공적으로 구출하는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파견되었다.그 극악무도한 악당들은 손에 중형 총기를 들고 있었는데, 아직 어린 10대 소년들은 다섯 살 때부터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가로채기 시작했다.피는 황사를 물들였고, 그야말로 인간 세상의 지옥이었다.원래 그 임무는 신경주가 포함되지 않았는데, 그가 스스로 이 임무에 가입할 것을 요청하여 ‘결사대’의 일원이 되었다.-- “젊은이, 결혼했어?”-- “아니요.”“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없는데 왜 이번 임무를 수행하러 왔지? 우리 여기는 모두 집도 있고 아이도 있는데, 정말 만일의 일이 있다면 그래도 집안을 이끌어 나갈 사람이 있지.”그때의 신경주는 웃으며 생사를 무시하는 소탈함을 느꼈다.“나는 아무런 근심도 없어서 두려움이 없거든요.”당시 그의 인생에서 그에게 가장 중요한 두 여자가 연이어 그를 떠났으니, 그의 마음이 죽은 이상, 이렇게 죽어도 무방하다.이에 비해 그는 외로움을 더 두려워했다.그 후 49명의 전우가 목숨을 걸고 싸웠고, 결국 열 명도 안 되는 사람만이 살아 남았다.신경주는 다리, 어깨, 허리에 모두 총상과 칼에 맞아, 이곳에 묻힐 줄 알았을 때, 흰 가운을 입은 소녀가 하늘의 신처럼 내려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했다.그녀는 두꺼운 마스크를 쓰고 깔끔한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몸에 있는 흰 가운은 찢어지고 더러워져 마치 전쟁 속의 천사와 같았다.오직 한 쌍의 아름다운 눈동자만이 예리하여 마치 해와 달보다 더 빛이 나는 것 같았다.그 여자는 바로 그가 여러 해 동안 애타게 찾고 있는 생명의 은인인 ‘하얀 비둘기’였다.뜻밖에도 어젯밤에 백소아를 보고 그는 다시 그녀를 꿈꾸었다.분명히 상관없는 두 사람인데, 그는 백소아의 눈에서 하얀 비둘기의 그림자를 보았
오씨 아주머니는 백소아의 당부를 떠올리며 바삐 말을 바꾸었다.“그거야 어젯밤에 옷을 갈아입혀줄 때 본 게 아니겠어요! 그렇게 큰 멍이 들었다니, 깜짝 놀랐어요!”신경주는 어젯밤 그 가슴 떨리는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백소아를 품에 안았고, 여자는 따뜻하고 촉촉한 기운을 발산했다. 그리고 마치 그의 손바닥에 녹으려는 부드러운 허리도 있었다.알 수 없이 그녀를 감싸주고 싶었다.신경주는 침을 삼키더니, 눈빛은 통제할 수 없는 욕망으로 가득 찼다.그러나 곧 그의 눈빛은 또 냉정해졌다.결국 그는 자존심이 매우 강한 사람이었기에, 이미 사과하러 간 이상, 그 여자는 받아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의 뺨까지 때리며 그를 모욕했으니 그도 더는 참을 수 없었다.‘괜히 찾아갔네.’그때 문밖에서 집사 소리가 들려왔다.“둘째 도련님, 이씨 집안 도련님이 찾아왔습니다. 지금 거실에 있습니다.”놀라서 입술을 얇게 오므렸다.“서재로 데리고 와.”이유희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신효린은 마음이 설렜고, 감격에 겨워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그녀는 가장 빠른 속도로 자신이 새로 산 비싼 핑크색 원피스를 꺼내 갈아입은 다음 또 화장을 했고, 향수를 마구 뿌리며 신나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갔다.문을 밀고 나가자마자 신효린은 여동생인 신효주가 눈에 거슬리는 곰인형을 안고 복도에서 깡충깡충 뛰는 것을 보고 마치 무슨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그녀는 혐오스럽게 쯧쯧 소리를 내며 하이힐을 밟고 신효주의 뒤로 가서 힘껏 그녀를 밀었다.“아!”신효주는 휘청거리며 앞으로 가다가 땅에 심하게 넘어졌는데, 서툴고 불쌍했다.그런데도 그녀는 곰인형을 품에 꼭 안고 있었다.“하하하하! 아이고 효주야, 복도에서 빈둥거리지 말라니까, 거봐? 넘어졌지?”신효린은 오늘 기분이 아주 좋아서 곱슬머리를 정리하며 신효주의 곁을 돌아갔다.기분이 좋지 않으면, 그녀는 어쨌든 신효주를 밟을 수도 있었다.신효린이 떠난 후에야 신효주는 감히 천천히 땅에서 일어났다.요 몇 년 동안 그녀도 언니의 성격을
신효린의 정성껏 꾸민 얼굴은 굳어지자 속으로 놀랐다.“그리고, 나 너랑 친하니? 이렇게 가까이 와서 내 팔을 잡는 건 좀 아니지 않나.”이유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팔을 천천히 힘껏 뺐다.“유, 유희 도련님, 미안해요. 우리 둘째 오빠랑 사이가 좋아서 나도...... 나도 도련님을 우리 오빠로 본 거예요. 정말 다른 뜻이 없었어요.”신효린은 자신이 그에게 미움을 받을까 봐 서둘러 해석했다.“넌 그의 여동생이지, 내 여동생이 아니야. 다음에 주의 좀.”이유희는 차갑게 대답하고 몸을 돌려 떠났다.그가 오늘 입은 옷은 백소아가 준 것이라서 빨기도 아까웠으니 다른 사람이 이를 더럽혀서는 안 됐다.신효린은 달갑지 않게 손가락을 쥐었고, 손바닥에서 피가 날 것 같았다!이때 이유희는 발걸음을 멈추고 한 손을 양복바지 주머니에 넣더니 실눈을 뜨고 그녀를 흘겼다.그녀는 얼른 찬란하게 웃는 얼굴로 바꾸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역시 이유희도 겉으로는 쌀살하고 속으로는 따뜻한 남자야, 그는 어떻게 날 개의치 않을 수 있겠어? 그는 틀림없이 마음속에 내가 있을 거야!’“지금 당신 여자들의 패션에 대해, 나도 정말 갈수록 이해할 수가 없군.”“네?” 신효린은 멍해졌다.“립스틱을 입술에 바른 것은 본 적이 있어도, 이빨에 바른 것은 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 정말 신기하군.”이유희는 그녀를 비웃으며 멋지게 떠났다.신효린은 그제야 반응을 보여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을 보고 이를 내밀었다.자신의 하얀 앞니에 갑자기 립스틱이 묻어 있는 것이 보였다!“아!” 신효린은 부끄러워하며 지금 바로 거울을 깨뜨리고 싶었다.......서재에서, 이유희는 문을 밀고 들어왔고 긴 다리로 소파에 앉아 무척 산만했다.“ 그 셋째 여동생, 정말 깡패 같더라. 나 보자마자 손을 대다니. 쯧쯧, 어째서 이 여자들은 조금도 조신하지 못하는 거지? 소아는 이런 일을 할 리가 없지.”신경주는 한무가 보내온 서류를 보며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뭐 하러 왔어?”“네가 감기에 걸렸는지
경주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아람아.”“농담이야, 겁먹은 거 좀 봐.”아람은 경주의 얼굴을 꼬집었다. 수척해진 얼굴은 잘 잡히지도 않아 아람의 가슴이 아파 났다.“너 살이 너무 빠졌어. 일부러 가슴 아프게 하는 거야?”경주의 얼굴에는 여전히 어젯밤의 얼룩덜룩한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 아람과 손깍지를 끼고 잠시 침묵했다. 생각 끝에 경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아람의 입술을 덮치며 달콤하고 깊은 키스를 했다. 그동안의 아람의 억울함과 아픔은 경주가 다 기억하고 있었다. 남은 인생 몸을 산산조각 내어 빚을 갚을 것이다....잠에서 깨어난 효정은 경주와 아람이 왔다는 소식을 듣자 예쁘고 청순한 얼굴에는 설레는 미소가 가득했다. 아람을 만나러 가고 싶었지만 유희가 뒤에서 껴안았다.“우리 예쁜 와이프, 새언니와 둘째 오빠에게 둘만의 시간을 좀 주자. 둘이 힘들게 만나잖아.”“음, 근데 새언니가 너무 보고 싶어.”효정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기대했다.“나는 안 보고 싶어?”유희는 효정을 자신과 마주 보고 돌려놓으며 억울한 표정으로 효정을 바라보았다.“남편이 어젯밤 한숨도 자지 못했어. 나는 안 보고 싶어?”“음, 여보는 매일 볼 수 있잖아.”효정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유희는 씁쓸하게 입을 삐죽 내밀며 속상해했다.‘큰일 났어, 큰일 났어. 난 아직 좋아서 너무 설레는데, 여보는 날 너무 편하게 생각해!’그러자 유희는 마음이 급해서 큰 손으로 효정의 허리를 잡고 올라탔다. 사납게 효정의 입술에 키스하며 따뜻하게 혀를 얽혔다. 강력한 키스에 효정은 유희의 품에서 녹아내릴 듯했다. 한참 지난 후, 효정의 눈물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두 사람의 입술은 서서히 서로를 떠났다.“말 들어. 나중에 오빠와 새언니를 만나자, 응?”유희는 손끝으로 키스하여 촉촉해진 효정의 입술을 만지며 효정의 수줍어하는 모습과 열정적인 반응에 만족스러워했다.“그, 그래.”키스에 효정은 머리가 어지러웠고 몸이 나른해지며 얌전해졌다.“
그 순간, 아람의 발은 멍이 들었고 상처투성이었고 피와 마른 오물이 뒤섞여 있었다. 그것을 보자 경주의 가슴이 부서질 듯 아팠다.“아람아, 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봐, 내가 도대체 너에게 무엇을 줬어?”경주는 눈을 감고 거친 숨을 들이마셨다. 목구멍에서 억누르기 힘든 신음이 흘러나왔다. 핸드폰이 진동했다. 서 비서가 전화 왔다. 경주는 눈물을 닦고 창문으로 걸어가 전화를 받았다.“아저씨, 할아버지는 어때요?”“신 선생은 많이 좋아졌어요. 그저 구아람 씨를 걱정하셔서 늦게 주무셨어요. 도련님, 구아람 씨를 찾으셨어요? 신 선생은 잠들기 전에도 계속 물어보셨어요.”서 비서는 매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찾았어요. 할아버지가 깨어나시면 알려드려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아람이 곁에 계속 있을 거예요.”하지만 그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몰랐다. “도련님, 죄송해요.”서 비서는 마음속 깊이 죄책감을 느끼며 씁쓸하게 말했다.“제 탓이에요. 구아람 씨가 유산한 사실을 일찍 말씀드렸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거예요.”“아저씨와 상관없어요. 오늘의 일은 모두 저 때문이에요.”경주는 침묵하다가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랐다. 3년 전의 크리스마스에 경주는 프로젝트 점검을 위해 M 국에 출장 중이었다. 시차가 있어 교통사고가 났을 때 M 국은 낮이어서 전화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아저씨, 전에 아람이 저한테 전화했다고 하셨죠? 하지만 전 받지 못한 것 같아요.”경주는 순간 긴장되었다.“네, 구아람 씨가 바로 도련님께 연락했어요.”서 비서는 한숨을 쉬었다.“이미 지나간 일이에요. 지금 신 선생도 괜찮으시니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그때 그룹에서 도련님의 지위가 불안정했어요. 수시로 출장을 다니셨고 매일 너무 바빠서 밥도 챙겨 드시지 못했어요. 일부러 전화를 안 받은 것도 아닐 거예요.”갑자기 경주는 벼락을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으며 어깨가 떨렸다. 기억이 났다. 그날 경주는 신씨 그룹 M국 지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김은주가 소
‘애정 도피.’경주는 아람의 창백하고 초췌한 얼굴을 바라보며 가슴이 한없이 아팠다.“나도 아람과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어. 하지만 유희야, 난 그렇게 이기적일 수 없어. 아람의 가족은 나와는 달라. 난 아람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지만, 아람이 나를 위해 가족에게 등을 돌린다면, 내 마음이 편하겠어? 가족들의 축복을 받지 못하고 곁에 있을 수도 없으면 아람이 정말 즐겁게 살고, 행복할 수 있겠어?”경주는 고통스럽게 고개를 흔들며 쉰 목소리고 말을 이어갔다.“나는 이미 아람에게 너무 많은 것을 가져갔어. 심지어 아람을 망칠 뻔했어. 유희야, 더는 아람을 해칠 수 없어. 더는 아람을 잃게 할 수 없어. 절대 안 돼.”“이 모든 건 네 생각이야. 아람이 원하는 게 뭔지 물어보지 않아?”유희는 아람의 모습을 보자 짐작이 가서 눈썹을 찌푸렸다.“오늘 밤 밖에 비바람이 휘몰아쳤어. 아람은 너 찾으러 가겠다고 도망쳐서 엄청 많은 고생을 했을 거고 많이 힘들었을 거야. 물론 가족은 중요해. 하지만 지금 아림이는 너를 더 소중히 생각하고 너와 함께하고 싶어 해.”“하지만 네가 아람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손을 놓아버리면, 오늘 밤보다 더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고, 심지어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경주,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마.”한 마디 한 마디가 정곡을 찌르며 경주의 가슴을 내리쳤다. 경주는 아람이 아이를 언급하며 구해달라고 부탁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열이 나서 횡설수설한 것이지만 그것은 아람이 마음속에 억눌린 것이다. 해맑은 미소 속에 숨겨져 있고, 살짝만 건드려도 아픈 상처이다.‘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구아람. 도대체 어떻게 매일 증오스러운 나의 얼굴을 보며 웃음이 나올 수 있어? 어떻게 여전히 나한테 잘해줄 수 있어?’절친인 유희 앞에서 경주는 마침내 눈물을 참지 못하고 악의적으로 자신의 뺨을 때렸다.“경주야, 뭐 하는 거야!”유희는 눈을 부릅뜨고 경주의 손을 붙잡았다.“제발 남자답게 정신 차려! 자해가 소용 있다면 지금 당장
아람은 눈을 살짝 감고 땀에 젖은 경주의 손을 힘없이 잡았다.“병원에 가면 오빠들이 바로 찾아올 거야. 그럼 나를 다시 데려갈 거야. 경주야, 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너와 함께 있고 싶어.”경주는 가슴이 아파서 울컥했다.“하지만 지금 열이 나고 있어. 너 이러다 쓰러질 수 있어.”“괜찮아, 약 먹으면 돼.”말을 마친 후 아람은 다시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이른 아침, 별장은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효정은 침대에서 푹 자고 있었다. 문 사이로 유희는 서재에 가지 않고 침실로 가서 서류를 처리했다. 이러면 일을 지체하지 않고 효정을 지켜줄 수 있기도 했다. 이제 유희는 이씨 그룹의 핵심에 들어가 바쁘게 지냈다. 이준상의 손에 있던 프로젝트도 유희에게로 돌렸다. 부귀하고 한가하던 유희는 순간 다사다망한 사람이 되었다. 예전에 경주가 힘들다고 할 때 유희는 이해하지 못했다. 손가락만 움직이면 되는 일들이 왜 피곤한지 몰랐다. 이제 유희는 아픈 이마를 잡으며 한숨을 쉬었다.‘경주를 이해해 주지 못해서 복수 당한 거야?’이때, 노크 소리와 함께 정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 잠시만 나와 보세요.”유희는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문을 열고 나갔다. 그러자 정연은 불안에 가득 찬 눈으로 유희를 바라보았다.“도련님, 신 사장님이 오셨어요!”“누구? 경주? 이 시간에?”유희는 믿을 수 없어 눈을 부릅떴다.“신 사장님뿐만 아니라 구아람 씨도 계세요!”유희는 갑자기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으며 아래층으로 뛰어내렸다. 거실에서 경주는 의식을 잃은 아람을 안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안색이 창백한 경주는 자고 있는 아람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경주야, 무슨 일이야!”유희는 깜짝 놀라 달려왔다. 아람이 의식을 잃은 채 경주의 품에 나른하게 안긴 모습을 보자 순간 긴장하여 가슴이 조여왔다.“아람이 왜 그래?”“유희야, 늦은 시간에 찾아와서 미안해.”경주는 얇은 입술을 어렵게 열었다. “아람을 어디로 데려가
경주의 부하들도 뒤늦게 도착했다. 모두 손전등을 들고 흩어져 수색을 시작했다. 경주는 빗속으로 돌진했다. 구두와 바짓가랑이는 모두 진흙투성이가 되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걱정하며 부리나케 찾았다.“신 사장님, 천천히 가세요!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한무도 한발한발 힘겹게 따라가며 멍해졌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사모님은 왜 이런 이상한 곳에 혼자 있는 거야!’...아람은 그 네 명의 변태를 처리해 버렸다. 아람한테 맞은 남자들은 무릎을 꿇고 빌었다. 그러나 그 결과 아람은 마지막 힘을 다 써버렸다. 강한 의지력이 있어 쓰러지지 않은 것이다. 아람은 그 중 한 사람의 핸드폰을 뺏고 다시 빗속으로 달려가 어둠 속에서 천천히 나아갔다. 그들이 화가 나서 따라올까 봐 걱정되었다. 그래서 아람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걸었다. 더 이상 위험에 맞설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아람의 정신은 완전히 마비되었다. 다리는 부들부들 떨며 억지로 걸었고, 힘이 다 빠져 다리가 느껴지지 않았다.마침내 아람은 더 이상 한 걸음도 걸을 수 없어 중간 기슭의 낡은 정자에 쓰러졌다. 조금 진정이 된 후에야 경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모든 것은 그저 경주가 아람을 찾지 못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시간은 일분일초 흘러갔다. 아람은 무릎을 안고 웅크린 채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었지만 손에는 여전히 핸드폰을 꼭 잡고 있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아람은 3년 전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었다. 교통사고 때, 피는 줄줄 흘렸다. 아람은 의사의 팔을 잡아당기며 울면서 애원했다. ‘살려줘요. 우리 아이를 살려주세요.’“아람아!”무아지경에 빠진 아람은 경주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더 이상 대답할 힘이 없었다. 순간, 추워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몸이 뜨거운 품에 감싸졌다. 훤칠하고 든든한 몸이 아람을 완전히 감쌌다. “경주야, 경주 맞아?”아람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반짝이는 눈빛은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경주는 핸드폰에 나온 낯선 번호를 멍하니 쳐다보며 잠시 멍해졌다. 경주의 개인 번호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평소 모르는 전화가 걸려 와도 경주는 절대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뛰고 참을 수 없었다. 경주는 전화를 받고 귀에 가까이 댔다.“여보세요?”반대편에서는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쳐 소란스러웠다.“여보세요, 누구세요?”평소 같았으면 경주는 이미 전화를 끊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드물게 인내심을 갖고 전화 반대편에서 응답이 오기를 기다렸다.[경주야, 나야.]아람의 허약한 목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몰아치는 비바람에 의해 부서진 듯했다. 하지만 날카로운 칼처럼 경주의 가슴을 뚫고 들어왔다.“아람아?”경주의 눈빛이 별빛처럼 밝아지며 놀라며 기뻐했다. 벌떡 일어서서 숨까지 뜨거워지며 부들부들 떨었다. 심지어 아람의 전화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조차 감히 믿지 못했다.[경주야, 너무 보고 싶어. 너무 힘들어.]아람의 떨리는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거의 공허하게 들렸다. “아람아, 어디야? 바로 찾으러 갈게!”경주는 순간 눈시울을 붉혔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 가슴 깊은 곳에서 격렬하게 휘몰아쳤다.“나, 나도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어.”전화기 너머의 아람은 마침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흐느꼈다.“엄청 멀리 걸었어.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어.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한잠 자고 싶어.”“아람아, 자지 마. 말 들어, 자지 마!”경주는 너무 무서워서 심장이 쪼그라들었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전화 끊지 마, 내가 바로 위치 추적해 볼게! 바로 찾으러 갈게!”옆에서 그 말을 듣던 신남준도 표정이 굳어지고 걱정되어 가슴이 쿵쾅거렸다.“할아버지, 죄송해요. 저.”“경주야, 말하지 않아도 돼.”신남준은 경주를 이해해 주었다.“빨리 가 봐, 지금 소아를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어!”경주는 핸드폰을 꼭 쥐고 재빨리 병실 바깥으로 달려 나갔다. “꼭 소아를 찾아! 꼭 소아를 지켜
누군가 들어오자 사람들의 시선은 문으로 향했다. 아람을 한 번 본 순간 그들의 눈은 반짝였고 영혼이 날아갈 듯했다.‘오늘 정말 좋은 날이네. 천둥번개가 치는데 미녀가 직접 찾아와? 우리한테 재미를 주러 왔나?’“예쁘니, 무슨 일로 오빠들을 찾아온 거야?”그중 한 남자는 음란하게 아람의 몸을 훑어보았다. 이 순간, 흠뻑 젖은 아람은 그들의 유혹이었다.“방해해서 죄송해요.”아람은 숨을 헐떡이며 몸에서 한기를 뿜었다.“핸드폰 좀 빌려주실 수 있어요? 제가 꼭 보답할게요.”“보답? 하하, 예쁘니, 어떻게 보답할 생각이야?”네 남자는 입술을 핥으며 음란한 미소를 지으며 아람에게 점점 다가갔다.“이러자, 오빠들이 만져보게 하고, 뽀뽀하고, 하룻밤 같이 보내면 핸드폰을 마음껏 쓰게 해줄게. 하하하.”아람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순간 가슴에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하, 오늘 하루 답답해 죽겠네. 걸어오느라 목숨까지 걸었는데 변태들을 만나?’변태 중 한 명은 참을 수 없어 두 손은 이미 아람의 가슴을 향했다. 그러자 아람은 재빨리 나서서 남자의 팔을 잡고 뒤로 꺾었다. 그리고 발차기로 다리를 차버리자 남자는 순간 아람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아파서 소리를 마구 질렀다.“아아아! 아파, 너무 아파!”“같이 지내자며, 어디 해 봐.”뿌드득-아람은 직접 남자의 팔을 비틀어 버렸다. 초롱초롱하고 분노에 섞인 눈을 부릅떴다.“너희들 죽여버릴 거야!”...신남준은 이번에도 오래된 중풍으로 입원했다. 다행히 서 비서가 제대 발견하여 큰 문제는 없었다. 지난 이틀 동안 신남준은 아람의 일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밥도 잘 먹지 못했다. 피곤함에 얼굴이 초췌해지고 정신이 쇠약해졌다. 신광구는 성주에 있지 않았다. 일이 갑작스러워 오늘 밤 신남준의 곁을 지키는 사람은 오직 경주와 서 비서였다. 경주는 죽 한 그릇을 들고 한 숟가락을 떠서 신남준에게 먹여주었다. 하지만 신남준은 입맛이 없었다. 경주의 얼굴이 상처투성이고 넋을 잃은 모습을 보자 짐작이
그러나 아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젠장, 큰일 났어! 멀쩡하게 있던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사라져?”구진은 두 손으로 머리를 잡았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구진과 백진은 침대와 옷장이 엉망으로 된 것을 보자 순간 알아채고 발코니로 달려갔다. 두 형제는 놀라서 숨을 들이마셨다. 난간에 묶인 밧줄은 수십 개의 긴 드레스로 연결되어 밖으로 곧장 이어진 것이다.“형, 아림이 미쳤어, 여긴 5층이야!”백진은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지며 목소리도 떨렸다.“구아람, 이 계집애! 정말 겁도 없이 일을 저질러?”커다란 두려움에 구윤은 가슴이 두근거리며 이를 악물었다.“드레스가 하나라도 끊어지면, 바로 떨어져 죽었을 거야!”“형, 그만 말해. 나 심장이 안 좋아!”구진은 가슴을 잡으며 눈앞이 캄캄했다. 기 비서도 겁에 질려 정신을 잃으며 조마조마했다.“아가씨, 제발 별일 없어야 해요! 아니면 제가 죽어도 갚지 못해요!”“아버지는 알고 있으세요?”구윤은 급히 물었다. “구 회장님께서 지금 아린 아가씨의 일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세요. 제가 말씀드릴 용기가 없어요.”구윤은 초조하여 아파 나는 가슴을 움켜쥐었다.“일단 식구들을 놀라게 하지 말아요. 제가 바로 사람을 모집할게요!”“밖에 비바람이 불어요. 아가씨가 핸드폰도 없고 돈도 없어요. 나가면 어떡해요!”기 비서는 마음이 급하여 발을 동동 굴렀다.“다 제 탓이에요. 제가 한 치도 움직이지 밖을 지키고 있어야 했어요!”“핸드폰도 없고 돈도 없으니 멀리 가지 못했을 거예요. 지금 찾으면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구윤은 창밖을 내다보았다.“신경주가 아직 밖에 있어요?”“신 사장님은 이미 떠나셨어요. 떠난 지 한참 지났어요.”기 비서는 솔직하게 말했다. 구진은 참지 못해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이 나쁜 자식 정말 안 좋은 타이밍에 갔네. 아람이 분명 신경주를 찾으러 갔을 거야. 이제 둘이 엇갈리는 거 아니야?”백진의 가슴이 심하게 떨렸다. 이 순간, 너무 후회가 되었
경주는 해장원의 문 박에 서서 밤낮으로 지키고 있었다. 경주는 고집이 많은 사람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하면 죽어도 마음이 편하지 않을 거다. 어젯밤 경주는 윤씨 부자가 온 것을 보았다. 윤진수의 일 때문에 시비를 걸려고 온 것을 알고 있었다. 경주는 몰래 숨어서 지켜보았다. 무서운 건 아니었지만, 그저 일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윤정용이 경주와 구씨 가문이 연합했다고 생각하게 하지 않고 구만복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경주는 사적으로 구씨 가문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하늘은 어두웠고 바람은 거세게 불고 있었다. 어젯밤에 맞은 주먹과 발길질에 못지않은 거센 바람이 경주를 덮쳤다.경주의 눈빛은 깊어졌다. 날카로운 턱선에 수염이 잘랐지만 마치 군대에 입대했을 때로 돌아간 듯 거칠고 절제되지 않은 느낌을 더했다. 이때, 차에서 충전하고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고통스러운 생각 속에서 잠시 빠져나왔다. 경주는 차 문을 열고 핸드폰을 보자 한무의 전화였다.“한무야, 왜?”경주의 목소리는 쉬었고 마치 모든 힘을 잃은 듯했다.[사장님, 드디어 전화를 받으셨네요!]한무는 급하여 눈물을 흘릴 뻔했다.[어르신의 몸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가셨어요. 빨리 오세요!]경주는 순간 긴장하였다. 식은땀은 다시 축축한 슈트를 젖혔다....해장원의 와인 창고에서 아람의 오빠들이 모였다. 예전에는 항상 이곳에 모여 웃고 떠들었지만, 이제 모두 슬픔에 잠긴 채 술만 먹고 있었다. 특히 백진은 물 마시듯 연달아 마셨다. 옆에서 보는 구진의 위가 더욱 아팠다.“백진아, 마시지 마. 몸에 안 좋아.”구윤은 눈썹을 찌푸리며 술잔을 뺏었다. “그래, 장가도 안 갔는데, 신장이 망가지면 안 되잖아.”구진도 충고했다. 백진은 분노에 찬 표정으로 손을 움켜쥐며 테이블을 내리쳤다.“오늘 아람에게 그러지 말아야 했어. 너무 고압적으로 대했어.”구윤은 백진의 어깨를 토닥이며 한숨을 쉬었다.“아람이가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