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에서.신경주는 툭툭 아픈 관자놀이를 비비며 소파에 앉아 팔꿈치로 두 무릎을 받치고 몸을 앞으로 기울며 어깨의 근육이 떨렸는데,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사실 돌아오는 길에 그의 머리는 이미 아프기 시작했는데, 그녀들의 그런 말들을 듣고 나니 더욱 아팠다.‘고급 도우미라니…….’백소아가 아무리 안 좋아도 그들이 이러쿵저러쿵 말할 차례가 아니었다!“도련님! 또 두통이 또 도졌습니까? 제가 약을 갖다 드릴게요!”오씨 아주머니는 서랍에서 진통제를 찾았고, 또 물을 따른 다음 그가 복용하도록 했다.약을 먹고 나서야 신경주는 통증이 가라앉았고 표정이 좀 풀렸다.“도련님, 자꾸 이렇게 약을 먹으면 안 돼요. 무슨 약이라도 독이 있잖아요! 예전에 사모님이 침을 놓으신 후에 병세가 많이 좋아진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사모님을 모셔와서 도련님의 상황을 좀 살펴보게 하는 건 어떨까요?” 오씨 아주머니는 부드럽게 충고했다.“아주머니.”신경주는 눈시울이 약간 붉어졌고 목이 멨다.“그녀들은…… 예전에 늘 그렇게 백소아를 말했나요? 그녀들은 백소아가 3년 동안 밥을 만들었다고 했는데…… 정말이에요?”“그래요, 도련님. 제가 예전에 사모님이 부지런하다고 말했는데, 도련님은 한사코 그녀가 연기하는 척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누가 그렇게 3년을 연기할 수 있겠어요, 설령 연기라 하더라도 저는 그녀에게 감탄할 수밖에 없네요, 정말 끈기가 있잖아요!”신경주는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 입술이 하얗게 질렸다.“작은 사모님이 처음 왔을 때, 사실 요리솜씨가 아주 평범했어요. 그녀는 겸허하게 저에게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고요. 제가 앞으로 이런 일은 하인과 셰프들이 하면 되니까, 사모님은 도련님을 따라 편안하게 누리기만 하면 된다고 했어요.그러나 사모님은 그러면 안 된다고 고집을 어찌나 부리던지. 그녀는 아내로서 남편을 위해 밥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어요. 그녀는 업무상의 일로 도련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으니 의식주에 있어서 좀 더 신경을 쓸
“바로 네가 원하는 그 노란 화리 의자 말이야, 내가 네 아버지의 손에서 훔쳐냈어!” 강소라는 아이처럼 기뻐했다.“소라 이모, 정말 수고하셨어요! 다음에 만나면 내가 꼭 절을 올릴게요!” 구아람도 감격에 겨워 손을 비볐다.“헤헤, 이게 뭐라고~ 네가 기뻐하면 됐어!”“근데…… 구 회장이 알게 되면 어쩌려고요?” 구아람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강소라는 매우 호탕했다.“에이, 난 아들도 딸도 없으니 만약 무슨 일 생기면, 나에게 좋은 관 하나 준비해 둬!”밤이 되자, 하루를 바쁘게 보낸 후, 임수해는 차를 몰고 구아람을 태우고 별장으로 돌아왔다.재벌 아가씨는 하이힐을 걷어차고 부드러운 빨간 벨벳 슬리퍼로 갈아신고 기지개를 켜고 위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고 샤워하려고 했다.“아가씨, 욕조에 물 받아드릴게요.” 임수해는 흰 셔츠 소매를 걷어붙였다.“필요 없어, 넌 간단하게 저녁을 준비하면 돼, 나 혼자서 할 수 있어.” 구아람은 피곤하게 웃었다.“네, 그럼 뭘 드시겠어요?”“청국장.”임수해는 정말 그 냄새를 참을 수 없었지만, 하필이면 아가씨는 그걸 먹기 좋아했다!구아람은 앵두 같은 작은 입을 삐죽거렸다.“사실 나 홍어 회도 먹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이 근처에 배달이 잘 안되네.”“그, 그럼 다 드시고 나서 샤워하러 가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렇지 않으면 냄새가…….”“냄새 안 나면 맛 없잖아. 그리고 나 진짜 너무 피곤해서, 샤워 안 하면 청국장 먹을 힘도 없을 것 같아. 일단 씻고 보자!”구아람은 하품을 하고 위층으로 올라가 샤워를 했다.이쪽의 임수해는 거실을 정리한 후에야 앞치마를 입고 장갑, 머리커버와 마스크를 쓴 채 무장을 하고 청국장을 끓였다.밥을 다 하자마자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이 별장은 그와 큰 아가씨를 제외하고는 큰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만 열쇠를 갖고 있어 이 두 사람은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모두 직접 들어올 수 있었다.‘이렇게 늦었는데 누가 찾아왔을까? 아가씨가 여기에 사는 것을 어떻게 알고?’
문이 열렸다.이유희는 구아람이 후회할까 봐 얼른 뛰어 들어왔다.“어머, 소아 씨 집에 한번 들어오기가 정말 쉽지 않네요. 입장료가 아주 비싸다고요.”이때 불빛을 빌어, 그는 눈앞의 여자가 가운으로 아름다운 몸매를 감싸고 있단 것을 발견했다. 가는 허리는 손바닥보다 작았고, 볼이 옥처럼 희고 깨끗했다.이유희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이 도련님, 시선이 너무 버릇없는 거 아닙니까.” 임수해는 표정이 차갑고 말투가 좋지 않았다.“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지. 나의 시선은 완전히 최고의 예술품을 감상하는 시선이니, 물보다 더 깨끗한 법.” 이유희는 좁은 눈동자를 구부리며 당당하게 말했다.‘흥, 정말 처음으로 누군가가 자신의 욕망을 이렇게 참신하게 해석하는 것을 듣는군!’“이 안에 LAN의 작품이 있다고요?” 구아람은 그의 품에 든 상자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그래요, 내가 두 개를 샀는데, 하나는 경주 할아버지께 드리고, 하나는 특별히 소아 씨에게 준비한 거예요.”이유희의 눈밑에는 열정적인 빛이 반짝였다.“소아 씨, LAN 대가의 작품은 모두 수공으로 제작되었는데, 1년에 10개만 대외적으로 팔렸으니, 얼마나 얻기 힘든지 알죠?”구아람은 가볍게 기침을 두 번 했다.“저기, 밥 먹었어요? 안 먹었으면 같이 먹을래요?”“안 먹었어요! 5시에 호텔 앞에서 소아 씨 기다리고 있었는데, 물도 한 모금 못 마셨어요. 지금은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고요!” 이유희는 흥분해서 목소리가 떨렸다.임수해는 아예 눈을 부라렸다.‘이 꼴 좀 봐라, 정말 자신을 이 집 주인으로 생각하나보지!’:수해야, 주방에 가서 이 도련님에게 청국장 한 그릇 더 끓여줘. 더 고소하게.”구아람은 이유희의 품에서 조심스럽게 상자를 받아 거실로 걸어가면서 분부했다.“청, 청국장?!” 이유희는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것도 더 고소하게?’‘날 죽일 작정인 건가?!’“보아하니 이 도련님은 우리가 소홀히 했다고 싫어하는 것 같네요.”임
“그건 안 돼요.”“방금 말만 하면 다 들어준다고 했잖아요!” 이유희는 예리한 눈썹을 찌푸리더니 무척 초조했다.“이건, 정말 안 돼요.”구아람은 정색하고 그를 바라보았다.“난 할아버지에게 신씨 집안 손자며느리의 신분으로 이번 생신을 함께 보내겠다고 약속했어요. 생신이 지나면, 신씨 집안의 모든 것은 나와 더 이상 아무런 관계가 없죠.만약 생신 잔치에서 내가 다른 남자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다른 것은 두렵지 않지만 할아버지가 불편할까 봐 그래요.나도 다른 것은 바라지 않고, 다만 할아버지와 함께 이번 팔순 잔치를 잘 보내기를 바랄 뿐이에요. 결국 앞으로…… 나도 찾아뵐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말하면서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에 한 가닥 근심이 스쳤다.“소아 씨, 당신 정말 좋은 여자군요, 경주는 정말 보는 눈이 없어서 당신을 놓쳤어요.” 이유희는 한숨을 쉬었다.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의 절친이 놓쳤기 때문에 이유희는 이렇게 완벽한 여자에게 다가갈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형제여, 네가 보는 눈이 없어서 내 하반생의 행복을 이루었구나!’“그러니까 하나만 더 말해봐요.” 구아람은 손끝으로 수정 예술품을 만지작거렸는데, 도무지 손을 떼지 못했다.“그럼, 앞으로 내 호칭 좀 바꿔요, 자꾸 이 도련님이라 부르지 말고요, 말도 좀 놓고요, 어때?”이유희는 진지하게 고운 눈을 깜박였다.“이게 다예요? 나 정말 모처럼 다른 사람의 조건을 들어주는 거예요.”“날 남겨서 밥을 먹인 것만으로도 이미 만족해요!”이유희는 정겹게 그녀를 바라보며 모든 기회를 잡고 미친 듯이 고백을 했다.“그럼 앞으로 유희 오빠라고 불러도 될까?” 구아람이 물었다.“그, 그래! 그냥 유희 오빠라고 불러!” 이유희는 기뻐서 가슴이 떨렸다.그는 단지 그들 사이에 또 한층 가깝다고 느꼈는데, 그가 보기에 ‘유희 오빠’는 ‘자기야’와 비슷했다.“아가씨, 청국장 다 끓였어요.”임수해는 앞치마를 입고 걸어왔다. 그는 구아람에게 무척 다정했지만, 이유희에게는
몇 십 분 후.신경주는 바로 구아람의 별장 문 밖에 도착했다.그는 차창을 내렸고, 따스한 등불을 바라보았는데, 지금 이유희가 안에서 백소아와 단둘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은 무척 답답했다.남자는 미간을 찌푸리고 땀이 베긴 손으로 휴대전화를 쥐고 있었다.스크린에는 백소아가 매끄럽고 섹시한 탱크톱 잠옷을 입고 아름다운 몸매가 보일 듯 말 듯한 사진이었다.예전의 그녀는 그런 헐렁한 흰색 면치마만 입을 줄 알았는데, 마치 임신한 것처럼 보여 몸매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이제 이혼했으니, 그녀는 완전히 탈바꿈을 했고, 섹시한 요정으로 변신하여 곳곳에서 남자를 유혹했다!신경주는 튼튼한 가슴에 기복이 생겼고, 사진을 내려다보며 손을 뻗어 단정하게 묶은 넥타이를 잡아당겼다.열기가 용솟음쳤다.……이쪽에서.이유희는 청국장을 먹고 있는 구아람을 보고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그는 금이야 옥이야 하며 자랐고, 어머니는 그를 응석받이로 키웠다. 이유희는 15살이 되던 해에야 생애 첫 콜라를 마셨고 18살이 되서야 생애 첫 치킨을 먹었다.근데 청국이라니? 그런 서민 음식이 어떻게 이 도련님의 입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안 먹어? 식으면 맛 없는데.” 구아람은 한가로이 물었다.“나, 나는 너무 기뻐서 한동안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겠네…….”이유희는 젓가락을 들고 쭈뼛쭈뼛하게 웃었다.“그 정도는 아니지, 청국장 한 그릇일 뿐인데. 좋아하면 갈 때 좀 더 가지고 가.”“아니야, 아니야, 아니야!”이유희는 이를 악물고 발을 동동 굴렀다. ‘내 사랑을 위해 고생을 하는 건 당연하지!’그라고 그는 젓가락을 들고 눈을 부릅뜨고 힘껏 한 입 크게 마셨다.“콜록콜록…….”이유희는 사레가 들렸고, 냄새에 두 눈이 충혈되더니 혀가 저렸다.그는 매섭게 임수해를 노려보았는데, 임수해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입가에 사악한 웃음은 그의 속마음을 드러냈다.“매운 거 잘 못 먹는 편인가? 진작에 말하지 그랬어. 너무 맵지?”구아람은 자상하게 이유희를 위해 물
스크린이 어두워졌지만, 신경주의 화난 눈빛은 여전히 구아람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이 개자식, 감히 이혼으로 협박하다니, 왜 이렇게 뻔뻔스럽지? 아직도 이혼신고로 날 평생 괴롭히고 싶은 건가!’“소아야, 미안해.”이유희는 빨갛게 달아오른 코를 훌쩍이며 은근히 불안해했다.“이 일은 모두 내 탓이야. 내가 쓸데없는 말을 해서. 그에게 말하지 말았어야…….”“당신 탓 아니야.”구아람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주먹을 휘두르며 가벼운 소리를 냈다.“모두 신경주 그 뻔뻔한 자식 때문이야! 그는 내가 하루라도 편하게 지내는 꼴을 못 보지!”이유희는 여자 앞에서 줄곧 황제처럼 도도했고, 그 여자들은 그를 보면 모두 고개를 숙이며 아첨을 하며 감히 나서지 못했다.지금 구아람이 화를 내는 것을 보고, 이유희는 마침내 압박감을 느꼈고, 무척 당황스러웠다.우르릉-밖에 천둥번개가 치더니 비가 올 것 같았다.“가자, 우리 들어가서 계속 먹자, 그를 상관하지 말고.” 구아람은 씩씩거리며 고개를 돌려 가버렸다.이유희는 제자리에 서서 문을 한 번 보더니 갑자기 반응했다.‘어머, 내가 방금 한 일, 왜 이렇게 김은주 같지?!’곧 폭우가 쏟아졌다.구아람과 이유희는 유리창 옆에 앉아 차를 마시며 한담을 나누었다.“정말이지, 나는 전에 당신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어. 당신에 대해 알기 전에, 나는 네가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인지 정말 몰랐어. 그리고, 당신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착하고.”구아람은 차를 마시며 진심으로 말했다.“소아야! 내…… 내가 착하다니? 나 잘못 들은 거 아니지?!”이유희는 감격에 겨워 말을 더듬었다.“소아야, 나 정말 감동 받았어, 이 칭찬, 난 평생 기억할 거야, 죽어도 내 묘비에 새길 거고!”“그만 해, 더 하면 징그러워.” 구아람의 핑크빛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소아야, 만약에, 내 말은, 만약에 말이야, 네가 경주와 결혼하기 전에 나와 먼저 만났다면, 넌 나를 좋아했을까? 너는 나에게 너에게 구애할 기회를 주었을
광풍, 폭우 그리고 번개.구아람이 잘못 기억하지 않았다면, 신경주는 방금 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더 심각한 것은 그가 뜻밖에도 이때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그는 정말 벼락에 맞아 죽고 싶은 건가?!“신경주, 나는 당신을 만나러 나가지 않을 거예요. 더 이상 나에게 전화하지 말고 빨리 돌아가요!” 구아람은 눈시울을 붉혔다.“네가 나오지 않으면 나는 가지 않을 거야.” 신경주의 목소리는 무척 단호했다.“미친놈…… 개자식!”구아람의 새하얀 얼굴은 화가 나서 벌겋게 달아올라 입으로 욕을 하면서 계단 방향으로 질주했다.“아가씨! 아가씨!”임수해가 아무리 불러도 구아람의 발걸음을 막을 수 없었다.신경주는 손에 휴대전화를 꼭 쥐고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날카로운 칼날 같은 몸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별장 대문 쪽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드디어 대문이 열렸다.신경주의 어두컴컴하던 눈동자가 순간 까맣게 타오르더니, 그는 숨이 가빠졌다.구아람은 외투를 걸치고 거대한 검은 우산을 쓰고 다급히 그에게 다가갔다.광풍 때문에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은 어지럽게 흩날렸고, 얇은 몸은 비틀거리며, 곧 바람에 날려갈 것 같았다.그러나 그녀의 표정은 조금도 가냘프지 않았고, 여전히 도도하고 강인했다.신경주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그는 자꾸만 이 어두운 밤에 별처럼 반짝이는 이 눈동자를 어디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멍을 때리고 있는 사이, 구아람은 어두운 얼굴로 그의 앞으로 다가왔다.구씨 집안 큰아가씨인 그녀는, 4명의 출중한 오빠를 가지고 있는데다, 아빠는 해문 갑부로서 수백 조의 자산을 갖고 있는데, 줄곧 그녀만이 다른 사람을 괴롭혔지, 언제 한 남자에게 감정을 휘둘린 적이 있겠는가?“신경주, 당신은 상식이 없는 거예요 아니면 정신이 나간 거예요? 하늘에서 큰 천둥이라도 내려 죽으면 어떡하려고요?!” 구아람은 생각할수록 화가 났고, 달려들어 그를 물어 죽이고 싶었다!신경주는 눈동자를 가늘게 끄며 쉰 목소리로 물었다.“
“윽-!” 신경주는 참으려고 애썼지만, 결국 신음소리를 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구아람을 꼭 껴안으며 조금도 놓으려 하지 않았다.구아람의 눈동자는 움츠러들더니, 가슴은 두근거려 곧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신경주! 당신 괜찮아요?!”“괜찮아, 타.” 그는 이를 악물고 아픔을 참으며 그녀의 가는 손목을 고집스럽게 잡았다.하늘에서 비가 마구 내렸지만, 구아람은 오히려 이 남자에게 완전히 할 말이 없어서, 그에게 강제로 끌려 차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어두컴컴한 차 안은 축축한 기운과 뜨거운 숨결로 가득 찼다.신경주는 젖은 양복을 벗어 조수석에 던졌고, 젖은 검은 앞머리는 새까만 눈동자를 반쯤 가려 낭패한 모습까지 아름다웠다.구아람은 지금 놀라움이 가라앉지 않았다. 방금 그 위기의 상황에서, 이 남자가 그녀에게 준 포옹을 생각하면 그녀는 가슴이 저리고 시큰시큰하고 아팠다.결혼 3년 동안 그는 여태껏 그녀를 안아본 적이 없었다.그에게 안기는 느낌은 이렇게 안정감이 넘쳤는데, 이것이 김은주가 매일 느낄 수 있는 느낌일까?여기까지 생각하자 구아람은 사늘하게 웃었다.아무리 좋아도 그는 남의 것이니 미련을 둘 의미가 없었다.“별장, 구윤이 사준 거야?” 신경주는 그녀를 비스듬히 바라보더니 목소리가 맑고 차가웠다.“알면서 일부러 묻긴요.”구아람은 두 팔을 가슴에 안고 창밖을 바라보았다.“나같은 시골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큰 집에 살 수 있겠어요, 당연히 구 대표가 아낌없이 나한테 베푼 거죠.”“살 곳이 없는데 왜 내가 애초에 준 별장을 받지 않았지?” 신경주는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나서 등 뒤의 아픔조차 돌볼 겨를이 없었다.“내가 왜 받아야 하죠?”구아람은 입꼬리를 천천히 들어올리며 비꼬았다.“우리 사이의 관계 때문이죠. 나는 그의 선물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당신의 것을 받는 건 또 뭐가 되죠? 거래가 끝났으니 꺼지라는 선물?신경주, 사람을 모욕하는 건 정말 대단하더군요. 다만 애석하게도, 나 백소아는 가난하지만 포부가 있는
“수해가, 어떡해.”아람의 머리가 윙윙거렸다. 경주가 아람을 바로 부축하지 않았더라면 주저앉을 뻔했다.“정말? 임수해가 다 자백했어?”경찰서장의 눈이 번쩍 뜨이며 서둘러 자백서를 몇 번이고 훑어보며 확인했다. “네, 서장님, 서류에 똑똑히 적혀 있어요. 임수해는 윤진수 씨를 장애가 생길 정도로 구타한 사실을 자백했고, 혐의를 인정하고 처벌을 받겠다고 했어요.”갑작스러운 반전은 윤씨 그룹에게 서프라이즈였다. 지난 며칠 동안 여러 사람이 바뀌었고, 24시간 동안 계속 수해를 심문하고 압박했다. 보통 사람들은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수해는 끝까지 버티며 밤낮없이 구속을 당해도 절대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근데 왜 갑자기 자백했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마음이 바뀐 거야?’“아람아, 괜찮아?”아람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 경주는 안아주며 가슴이 아팠다.“수해가 한 짓도 아닌데, 왜 자백해?”아람의 눈은 피를 흘리는 것처럼 빨갛게 달아오르며 화가 나서 고개를 흔들었다.“바보야? 이게 아무렇지도 않게 자백할 수 있는 문제야? 당장 감옥에 들어가고 싶어서 환장했어?”“그러게요. 이게 아무렇지도 않게 자백할 수 있어요?”임윤호는 의미심장하게 눈을 가늘게 뜨며 비아냥거렸다.“성주 법대의 우수생인 수해는 이 도리를 잘 알 거예요. 구아람 씨가 왜 끼어들어서 소란을 피워요?”아람의 가슴이 칼에 찔린 듯이 아파 났다. 순간 머리가 번쩍이며 모든 것을 깨달았다....한 시간 전. 경찰서장은 임윤호의 부탁에 미리 수해를 만나게 해주었다. 심문실에서 두 형제는 서로를 바라보며 분위기는 극도로 차가웠다. 핏줄의 정은 흔적도 없었다. 그저 적대감이 가득한 원한밖에 없었다.“쯧, 수해야, 너 좀 봐. 왜 스스로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임윤호는 수해를 훑어보며 혀를 찼다.“엄마 아빠가 네가 구씨 가문 첩의 달을 위해 3, 5년 동안 감옥에 있을 거라는 것을 알면, 기절하지 않으실까? 너 좀 봐, 정말 불효자야.”“네가 올 때 네 주인이 몰랐
경찰서장은 구세주가 도착한 것을 보고 너무 안도해서 눈물을 흘릴 지경이었다. 윤성우의 뒤를 따른 또 다른 사람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임윤호였다. 통화를 마친 후 아무리 생각해도 안심할 수 없었던 윤성우는 직접 오기로 결정했다.즉시 임윤호에게 연락해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며 윤진수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다. 임윤호는 윤성우에게 모욕을 당한 적이 있어 아직 분노가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전혀 도와주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경주와 아람이 나섰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바로 달려왔다. 아람은 이를 악물며 눈에 분노가 불타고 있었다. ‘이 비열하고 뻔뻔한 짐승, 저 비겁한 얼굴 좀 봐!’“윤 사장님, 고용한 변호사가 저 사람일 줄은 몰랐네요.”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아냥거렸다.“설마 임 변호사와 임수해의 사이를 몰라요?”“당연히 알죠, 그게 왜요?”윤성우는 불길한 의도를 품고 웃으며 말했다.“임 변호사가 최고의 변호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어요? 제가 최고의 변호사를 모셔서 제 동생의 변호를 부탁하는데 무슨 문제라도 되나요?”“임 변호사는 임수해의 친형이에요. 친동생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가족을 감옥에 들어가게 한 적을 도와주네요. 이걸 뭐라고 해야죠? 도둑을 맞아도 도둑놈에게 고맙다고 하는 사람인가요?”경주는 차갑게 바라보며 조롱했다. 그 말은 너무 멋있고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 임윤호는 경주를 악의적으로 노려보았지만 잘난 척하며 섬뜩한 표정을 지었다.“아이고, 신 사장님. 평범한 변호사인 제가 사장님의 인신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에요. 사람들을 위해 변호해 주는 건, 누구의 조건이 좋으면 누구를 위해 싸우는 거예요.”“왜 그렇게 화내시는 거예요. 꼭 도덕적 시점으로 저를 판단해야겠어요? 사장님 말씀대로면, 살인자를 위해 변호하는 동료들은 바로 죽어야겠네요?”말을 하며 임윤호는 놀라는 척 눈을 깜빡였다.“신 사장님, 마음이 급하신 걸 보니 수해에게 든든한 변호사를 준비해 주지
마치 머리 위에 칼이 매달린 듯 날카로운 살기가 느껴졌다. 경찰서장은 억지로 웃었다.“그, 두 분 먼저 차 한 잔 드세요.”“아니요. 여기 있는 차를 감히 마실 수가 없네요.”아람은 예쁘고 유연한 다리를 꼬고 차갑게 바라보았다.“제 비서를 가두었더라고요. 바로 풀어주시면 좋겠어요. 이 일은 우리 구씨 가문과 윤씨 가문 사이의 사적인 문제예요.”“원만하게 공직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면 문제를 일으켜서 자신을 곤란하게 하지 마시죠.”아람은 항상 단도직입적으로 말했고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경찰서장의 가식적인 미소를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억지로 말했다.“구아람 씨.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30년 넘게 일하면서 온갖 종류의 사람들을 상대해 왔어요.”“잡혀들어온 사람 중 결백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임수해는 비록 구아람 씨의 사람이지만, 윤씨 가문의 도련님을 장애가 생길 정도로 때렸어요. 이미 고의 상해죄에 해당해요. 감정 결과도 이미 상사에게 보고했어요.”“두 분은 성주에서 존엄한 분이지만 법 앞에서는 누구든지 평등해요. 아무리 재벌이라도 약자를 괴롭히고 법을 무시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 구아람 씨의 요구를 들어줄 수가 없네요.”“서장님, 말은 잘하시네요. 법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네요.”경주는 따뜻한 손으로 아람의 차가운 손을 잡으며 눈썹 사이로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그렇다면 무고한 사람을 억울하게 유죄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겠죠?”아람은 갑자기 무언가를 깨닫고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떴다.“신 사장님, 그게 무슨 뜻이에요?”경찰서장은 의아했다.“윤진수를 때린 건 임수해가 아니라 저예요.”경주는 차갑고 경멸적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검은 눈동자가 차갑고 날카로운 빛을 번쩍이며 마치 경찰서장을 갈라놓으려는 듯 섬뜩하게 말했다.“이제 임수해를 풀어주고 저를 체포해도 되죠?”아람은 깜짝 놀라 경주의 손을 잡았다.“경주야, 너.”경찰서장은 멍해져 입을 반쯤 벌린 채 아무 반응도
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경주의 차갑고 멋진 옆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전화기 너머 희미한 흐느끼는 소리만 남긴 채 정적이 흘렀다.“왜? 한 명은 이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한 명은 말도 안 하네.”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손을 들고 아람의 볼을 꼬집었다.“이 자매가 정말, 아무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어?”[아, 아니에요.]아린이 가장 먼저 나지막한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했다.[형부, 수해 오빠를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우린 가족이야.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아린의 감정을 진정시킨 경주는 전화를 끊은 후 곧바로 한무에게 명령했다.“차 돌려. 경찰서로 가.”그 말을 듣자 한무는 바로 핸들을 꺾어 차를 돌렸다.“경주야, 어떻게 할 생각이야?”아람은 걱정스럽게 경주의 차분한 표정을 바라보았다.“어떻게 하든 수해를 먼저 구해야 해.”경주는 한숨을 쉬며 아람과 깍지를 꼭 꼈다.“아린과 수해는 연애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어.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곤경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 더 이상 상처받게 하고 싶지 않아.”아람은 순간 더듬거렸다.“공감되었어?”경주는 안도하며 고개를 저었다. 다시 한번 아람을 꼭 껴안았다.“예전에는 공감했는데, 지금은 아니야. 이 세상에서 최고의 행복이 지금 내 품에 있잖아.”...수해는 이 더러운 구치소에서 2주 동안 구금되어 있었다. 윤씨 그룹이 합의를 거부하면 계속 구금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해는 아람과 경주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힘겹게 발버둥을 친 끝에 기다리는 것은 여전히 감옥일지라도 수해는 여전히 모든 것을 짊어지고 입을 꼭 다물 것이다. 이때 수해는 벽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 그리고 건너편의 구석에 몸을 움츠리고 조심스럽게 수해를 바라보며 수다를 떨고 있는 남자 몇 명이 있었다.“너희들, 너무 시끄러워.”수해는 여전히 눈을 감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맞고 싶지 않으면 닥쳐.”구금된 몇 명의 남자는 즉시 입을 가리고
걱정으로 인해 아린은 멘붕 직전이었고 주체할 수 없이 흐느꼈다.[엄마와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했어. 임씨 가문에서도 사람을 찾았지만 수해 오빠를 구하지 못했어.]“뭐? 왜 이제야 나한테 말해?”아람은 마음이 급해서 목까지 쉬었다.“아람아, 흥분하지 마. 아린이 놀라겠어.”경주는 아람의 손을 조금 더 세게 잡았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람의 흥분된 감정을 진정시켰다.“아린에게 말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말해라고.”아람은 죄책감에 숨을 내쉬었다.“미안해, 아린아. 언니가 방금 너무 심하게 말했어. 울지마. 무슨 일인지 천천히 말해. 도대체 어느 겁도 없는 놈이 감히 나 구아람의 사람을 건드려! 죽여버릴 거야!”상황이 긴박하지만 경주가 아람의 말을 듣자 웃음을 참았다.[윤씨 가문의 사람이 한 거야.]아린은 처절하게 흐느꼈다.[아마도 내가 윤진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맞아서 그래. 윤씨 가문 사람이 화가 나서 수해 오빠를 괴롭혔어.][수해 오바는 고의 상해죄로 체포되었어. 그리고 윤진수 그 짐승이 진단서까지 뗐어. 몸에 있는 크고 작은 병을 모두 수해 오빠 탓을 해서 중상을 선고받았어.]물론 그 안에 발기 부전도 포함되었다. 윤씨 그룹의 능력으로 진단서를 조작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위조하는 것도 사소한 일이었다.“저 양심도 없는 짐승 새끼 죽여도 속이 시원하지 않아.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봐줬어. 윤씨 그룹이 감히 우리를 건드려?”아람은 화를 냈다. 너무 원망스러워서 눈시울이 붉어지며 살기를 뽐냈다.[윤씨 그룹이 어떻게도 합의를 해주지 않아.]“허, 합의? 그럴 일이 있어? 저 사람들은 수해를 죽이고 싶을 거야!”아람은 심하게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원망했다.“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윤성우야. 임윤호도 참여했을 수 있어!”[임윤호, 임윤호는 수해 오빠의 친형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어?]아린은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었다.“그럴 가능성이 커.”경주는 큰 손으로 다정하게 아람의 등을 쓰다듬으며 안
아람과 경주는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나가는 길에 경주는 아람을 안고 펑펑 울었다. 아람의 검은 드레스를 구겨질 정도로 잡았고 옷까지 젖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두 사람이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아람이 위로하며 효정에게 약속했다. 가끔 와서 효정을 보고 유희에게 이씨 가문만 챙기지 말고 효정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라고 당부했다. 자유의 기쁨을 잃고 사육된 동물처럼 되지 않게 하라고 했다.유희는 또다시 맹세를 했다. 눈물을 흘리는 효정을 안고 문 앞에 서서 떠난 모습을 지켜보았다. 차는 한참 달렸다. 아람은 결국 참지 못하고 어깨를 부들부들 떨며 어두운 밤에 떨어지는 별처럼 맑은 눈물을 흘렸다.“아람아, 울지 마.”경주는 마음이 아파서 호흡이 가빴다. 튼튼한 팔로 아람을 품에 안아주며 다정하게 위로했다. 턱으로 아람의 머리카락을 문질렀다.“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게 아니잖아. 효정이가 보고 싶으면 한동안 데려와서 같이 살아도 돼. 아니면 내가 더 큰 별장을 사서 아예 같이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정연은 이제 사장님 비서가 될 거야. 그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텐데, 효정을 아줌마에게 맡기는 게 제일 좋아.”“흥, 네가 정말 이유희의 절친이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아람은 코를 빨아들이며 손끝으로 경주의 가슴을 찌르며 원망했다.“아직 편하고 행복하게 지내본 적이 없는 커플을 헤어지게 할 거야? 날 기쁘게 하려고? 신경주, 넌 정말 양심이 없어. 효정이 아무 말을 안 해도 유희가 매일 널 저주할 거야.”경주는 갑자기 멍해졌다. 그러고 얇은 입술로 아람의 촉촉한 입술에 키스했다. 키스를 하고 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어. 효정이도 너랑 헤어지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좋은 일인 줄 알았어.”“저 커플을 방해하지 말라고 네가 그랬잖아.”아람은 키스를 받고 호흡이 흐트러져 눈이 촉촉해지며 설렜다.“그래서 너도 가서 귀찮게 하지 마.”경주는 아람의 예쁜 두 눈을 바라보며
“아람아, 무슨 생각이 들었어?”경주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유희와 정연도 긴장을 하며 하얀 아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한 비서의 분석이 맞아. 윤유성의 사악한 성격으로 라이언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죽일 수 있어.”“그리고, 오랫동안 계략을 꾸미고 있었을 거야. 다만 중요한 도구가 이제 도착했을 뿐이야!”유희와 다른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있을 때 경주만 바로 깨닫고 반응했다.“그 도구가 헬기라고 생각해?”아람은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초조하게 말했다.“지상에서는 윤유성이 행동하기 어렵지만, 하늘에서 편하잖아. 그리고 비행기가 출국하면 우리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막을 수 없어. 그럼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정말 음흉하고 고압적인 행동이다. “형수, 정말 똑똑하네. 넌 정말 신이야!”유희는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박수를 치며 공손하게 절을 할 뻔했다.“아부는 그만하고 빨리 대책을 생각해.”아람의 가슴은 돌에 눌린 것처럼 숨이 막혔다.“한무야. 지금부터 인력을 추가 배치해. 윤유성의 헬기 행방을 면밀히 감시해. 어떤 행동이 있더라고 제때 차단해야 해.”경주는 카리스마를 뽐내며 안색이 차가워졌다.“네, 신 사장님.”예전의 경주는 비즈니스의 거물이고 고귀한 왕이었다. 하지만 아람 앞에서 보좌하든, 아람을 위해 전장에 돌격하는 장군이든 상관없었다. 무엇이든 아람을 위해 기꺼이 할 수 있었다.“만약 막지 못하고 헬기가 뜨면 어떡해? 폭탄으로 라이언을 구해야 하나?”유희는 진지하게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던졌다.“라이언은 양국의 공개 수배 범죄자야. 때가 되면 백진 오빠와 도현 오빠에게 알려서 군과 경찰이 힘을 합치도록 할게.”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침착하게 말했다.“하늘로 날아가더라도 반드시 잡을 수 있을 거야.”세 남자의 얼굴에는 존경이 가득했다....윤민주가 감옥에 가고, 윤진수가 체포되었다. 경주의 말대로 윤성우의 처지는 점점 난감했고 살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았다. 게다가 유성이 S 국에서의 노력
아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내리깔았다. 경주는 아람의 침울한 표정을 보고 손을 잡아주며 쓰다듬었다.“아람아, 알아. 네가 효정을 많이 이뻐하는 거. 봐봐, 지금 효정에게 유희가 있어. 유희가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고, 챙겨주고 있어. 유희는 능력도 좋고 집안도 좋아. 효정을 지켜주기에는 충분해.”“응, 알아. 사실 너무 고마워.”아람은 유희가 효정을 받아줘서 고마운 것이 아니다. 고마운 건 유희가 초월적인 안목이 있고, 다이아몬드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효정을 인정해 주고, 기꺼이 인내심을 가지고 곁에 있어 준다는 것이다. 잠시 후 유희가 돌아왔다. 다크서클이 더 짙어진 것 같았다.“유희야, 고생했어.”경주는 한숨을 내쉬었다.“내 와이프야,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고생은 무슨.”유희는 정연을 원망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어디까지 얘기했지? 참, 방금 생각해 봤는데 라이언은 수배 중인 범죄자야. 국내에서 권력이 없는데, 어떻게 많은 사람들을 매수할 수 있어? 윤유성의 짓인가? 몰래 라이언을 지켜주고 있어?”아람과 경주도 같은 생각이었다. 결국 라이언은 왕준의 상사였고, 남도 습격 사건에 참여했다. 라이언은 유성에게 치명타를 입힌 중요한 증인이기도 하다. 유성은 이런 약점을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스스로 발등을 찍는 짓이다.“라이언이 나타난 건 아직 살아있다는 거고 아직 성주에 있다는 거야. 성주에 있으면 절대 도망칠 수 없어. 그저 시간문제야.”경주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원망에 목이 쉬었다.“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건 없어. 윤유성과 라이언과 같은 짐승 때문에 무고한 사람을 더 이상 희생하기 싫어. 너무 가치가 없어.”유희의 가슴이 아파 났다. 경주는 겉으로 차갑고 무심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다.“저기, 궁금한 게 있어요.”한무가 갑자기 손을 들었다.“뭔데?”세 사람이 일제히 물었다.“윤유성이 왜 라이언을 보호하려고 애쓰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돼요. 지금 S 국에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구역에
정연도 화가 나서 뺨이 불타는 듯 붉어졌다.“원래는 우리 사람들이 우세했지만, 라이언 쪽에 지원이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모두 능력이 뛰어나고 무기를 들고 있었어요.”“완전히 우리를 다 죽이겠다는 기세였어요.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에요.”유희는 화가 풀리지 않아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뼈마디에서 소리가 났다. 라이언을 잡지 못하고 부하들은 거의 전멸한 상태였다. 승부욕이 넘치는 유희 앞에서 이미 선을 넘을 행동이었다.“음, 유희 오빠, 왜. 누가 오빠를 화나게 했어?”사람들은 깜짝 놀라 소리를 따라 계단 쪽을 바라보았다. 효정이 주름진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아람이 선물 준 곰인형을 품에 안은 채 졸린 눈을 비비며 서 있었다. 말할 때 한쪽 어깨끈이 흘러내렸다.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끈했다. 하마터면 속살을 드러낼 뻔했다.뿐만 아니라 효정의 목과 쇄골에 붉은 자국이 있었다. 유희가 남긴 키스 마크였다. 어젯밤의 광기 어린 집착이 분명했다. 한무는 놀라서 바로 눈을 감았다. 경주도 어색하여 땀을 흘리며 시선을 거두고 아람을 바라보았다.‘아아아!’유희는 화가 나며 마음속에서 소리를 질렀다. 순간 효정의 앞으로 달려가 부드러운 몸을 덥석 안고 감쌌다. 효정은 고개를 유희의 품에 묻히며 그렁그렁한 눈만 보였다. 그러고 나른한 목소리로 유희를 위로했다.“유희 오빠, 화내지 마. 화내면 무서워.”“화내지 않았어. 기분이 엄청 좋아. 가자, 방에 가자.”유희는 마음이 급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효정을 안고 성큼성큼 위로 올라가며 귀에 속삭였다.“다른 사람한테 보여주지 마. 나한테만 보여줘!”거실은 어색하게 침묵했다. 한무는 어안이 벙벙하며 급히 해명했다.“저, 저 아무것도 못 봤어요. 신 사장님, 제 편을 들어줘야 해요!”정연도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급히 유희에게 상황 보고를 하느라 효정을 챙기지 못해 이런 어색한 일이 일어났다.“연아, 걱정하지 마.”아람은 다정하게 위로해 주었다.“네가 오랫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