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주는 말을 마치자 자신조차도 멍해졌다.그는 증거가 없는데도 자연스레 백소아를 그런 사람이라 생각했다.그는 심지어 백소아가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치 이렇게 하면 그녀의 마음속에 있는 자신의 무게를 드러낼 수 있는 것 같았다.“신경주, 당신 지금 자신을 너무 대단하다고 여기는 거 아니에요.”구아람은 가슴이 좀 아파서 힘껏 웃었다.“정말이지,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에게 복수할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당신이 김은주와 결혼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해문의 그 구만복처럼, 아내를 넷이나 맞이해도 난 신경 쓰지 않아요.왜냐하면 나는 당신을 미워하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신경주는 가슴이 순간적으로 꽉 조였고 마치 격렬한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백소아…… 너…….”“장미의 주문은 이미 내년 말까지 예약되어 있어요. 그녀는 원칙이 있는 사람이라, 대통령 부인이 온다하더라도, 줄을 서야 할 사람은 여전히 줄을 서야 하거든요.아마도 김은주는 이 기회를 빌어 나한테 화풀이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러나 나 백소아는 친구를 이용하여 그녀에게 복수할 정도로 찌질한 사람이 아니에요. 내가 정말 그럴 마음이 있으면, 그녀의 뺨을 몇 대 더 때리겠지, 이렇게 번거로울 필요가 있을까요.당신은 정말 나에 대해 조금도 모르는군요.”구아람의 말투는 매우 싸늘했고, 붉은 입술에 웃음기를 띠고 있었다.그러나 신경주는 오히려 그녀의 눈이 텅 비어 조금의 빛도 보이지 않는 것을 느꼈다.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아팠다.“소아야!”두 사람이 대치하고 있을 때, 익숙한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큰 오빠다!’구아람은 이 기회를 틈타 신경주를 뿌리치고 몸을 돌려 거의 종종걸음으로 구윤에게 달려갔다.구윤은 부드럽게 여동생을 품에 안았다.“미안해, 일이 좀 지체돼서, 늦었어.”“괜찮아요.” 구아람은 코를 훌쩍이며 코가 찡했다.“그는…… 너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지?” 구윤은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제자리
“난!”“왜 그녀를 먼저 건드린 거지? 백소아는 오늘 널 난처하게 하지 않았는데.”신경주의 서늘한 눈빛은 김은주의 새하얀 얼굴에 떨어졌다.“네가 그녀를 아무리 원망해도 나와 그녀는 이미 이혼했어. 할아버지 생신 후에 정식으로 이혼신고를 마치면, 우리는 더 이상 관계가 없는 사람이야.나는 네가 더 이상 억지를 부리지 않기를 바랄게. 이것은 내가 너에게 제기한 유일한 요구야.”가는 길에서 신경주는 마이바흐가 관해정원에 들어갈 때까지 김은주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김은주는 약혼자의 냉담함을 견디며 백소아를 속으로 욕했다.“난 올라가서 옷 갈아입을게.”신경주는 침울한 표정으로 떠났다.김은주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이를 악물었다.‘백소아가 내 결혼자를 빼앗았고, 내 남자를 꼬박 3년 동안 강점했는데. 내가 그 천한 여자를 죽여도 마음속의 한을 풀기 어려운 이상, 비웃으면 또 뭐가 어때서?경주 오빠는 왜 그렇게 그녀를 두둔하는 거야! 왜?!’……30분 후, 옷을 갈아입은 신경주는 오씨 아주머니의 뒤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반쯤 걸어가자마자 그는 거실에서 세 여자가 히죽거리는 소리를 들었다.신효린: “요즘 우리 집 셰프 정말 바꿔야 되는데, 백소아가 간 이후로 이게 뭐야? 맛없어 죽겠어!그 촌닭은 요리 솜씨가 꽤 괜찮았으니 쓸모없는 편도 아니지.”김은주: “백소아가 맨날 요리해 줬어?”신효린: “당연하지. 시골 촌닭이 우리 신씨 집안에 들어온 것은 이미 그들 가문의 영광이었으니, 우리 비위를 좀 맞춰야 하지 않겠어?너는 집안의 하인들이 뒤에서 모두 그녀를 어떻게 말하는지 모르지? 그녀가 사모님이란 명분만 가지고 있다고 말이야, 사실은 고급 도우미라니깐. 도우미래!”심경주는 안색이 으스스해지더니 손가락을 힘껏 쥐었다.진주: “허, 나는 원래 그녀가 어려움을 알고 물러날 줄 알았는데, 경주가 그렇게 그녀를 무시하고, 식구들이 그렇게 그녀를 따돌렸으니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이혼할 줄 알았어.뜻밖에도 굴욕을 참으며 도우미로
서재에서.신경주는 툭툭 아픈 관자놀이를 비비며 소파에 앉아 팔꿈치로 두 무릎을 받치고 몸을 앞으로 기울며 어깨의 근육이 떨렸는데,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사실 돌아오는 길에 그의 머리는 이미 아프기 시작했는데, 그녀들의 그런 말들을 듣고 나니 더욱 아팠다.‘고급 도우미라니…….’백소아가 아무리 안 좋아도 그들이 이러쿵저러쿵 말할 차례가 아니었다!“도련님! 또 두통이 또 도졌습니까? 제가 약을 갖다 드릴게요!”오씨 아주머니는 서랍에서 진통제를 찾았고, 또 물을 따른 다음 그가 복용하도록 했다.약을 먹고 나서야 신경주는 통증이 가라앉았고 표정이 좀 풀렸다.“도련님, 자꾸 이렇게 약을 먹으면 안 돼요. 무슨 약이라도 독이 있잖아요! 예전에 사모님이 침을 놓으신 후에 병세가 많이 좋아진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사모님을 모셔와서 도련님의 상황을 좀 살펴보게 하는 건 어떨까요?” 오씨 아주머니는 부드럽게 충고했다.“아주머니.”신경주는 눈시울이 약간 붉어졌고 목이 멨다.“그녀들은…… 예전에 늘 그렇게 백소아를 말했나요? 그녀들은 백소아가 3년 동안 밥을 만들었다고 했는데…… 정말이에요?”“그래요, 도련님. 제가 예전에 사모님이 부지런하다고 말했는데, 도련님은 한사코 그녀가 연기하는 척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누가 그렇게 3년을 연기할 수 있겠어요, 설령 연기라 하더라도 저는 그녀에게 감탄할 수밖에 없네요, 정말 끈기가 있잖아요!”신경주는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 입술이 하얗게 질렸다.“작은 사모님이 처음 왔을 때, 사실 요리솜씨가 아주 평범했어요. 그녀는 겸허하게 저에게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고요. 제가 앞으로 이런 일은 하인과 셰프들이 하면 되니까, 사모님은 도련님을 따라 편안하게 누리기만 하면 된다고 했어요.그러나 사모님은 그러면 안 된다고 고집을 어찌나 부리던지. 그녀는 아내로서 남편을 위해 밥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어요. 그녀는 업무상의 일로 도련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으니 의식주에 있어서 좀 더 신경을 쓸
“바로 네가 원하는 그 노란 화리 의자 말이야, 내가 네 아버지의 손에서 훔쳐냈어!” 강소라는 아이처럼 기뻐했다.“소라 이모, 정말 수고하셨어요! 다음에 만나면 내가 꼭 절을 올릴게요!” 구아람도 감격에 겨워 손을 비볐다.“헤헤, 이게 뭐라고~ 네가 기뻐하면 됐어!”“근데…… 구 회장이 알게 되면 어쩌려고요?” 구아람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강소라는 매우 호탕했다.“에이, 난 아들도 딸도 없으니 만약 무슨 일 생기면, 나에게 좋은 관 하나 준비해 둬!”밤이 되자, 하루를 바쁘게 보낸 후, 임수해는 차를 몰고 구아람을 태우고 별장으로 돌아왔다.재벌 아가씨는 하이힐을 걷어차고 부드러운 빨간 벨벳 슬리퍼로 갈아신고 기지개를 켜고 위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고 샤워하려고 했다.“아가씨, 욕조에 물 받아드릴게요.” 임수해는 흰 셔츠 소매를 걷어붙였다.“필요 없어, 넌 간단하게 저녁을 준비하면 돼, 나 혼자서 할 수 있어.” 구아람은 피곤하게 웃었다.“네, 그럼 뭘 드시겠어요?”“청국장.”임수해는 정말 그 냄새를 참을 수 없었지만, 하필이면 아가씨는 그걸 먹기 좋아했다!구아람은 앵두 같은 작은 입을 삐죽거렸다.“사실 나 홍어 회도 먹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이 근처에 배달이 잘 안되네.”“그, 그럼 다 드시고 나서 샤워하러 가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렇지 않으면 냄새가…….”“냄새 안 나면 맛 없잖아. 그리고 나 진짜 너무 피곤해서, 샤워 안 하면 청국장 먹을 힘도 없을 것 같아. 일단 씻고 보자!”구아람은 하품을 하고 위층으로 올라가 샤워를 했다.이쪽의 임수해는 거실을 정리한 후에야 앞치마를 입고 장갑, 머리커버와 마스크를 쓴 채 무장을 하고 청국장을 끓였다.밥을 다 하자마자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이 별장은 그와 큰 아가씨를 제외하고는 큰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만 열쇠를 갖고 있어 이 두 사람은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모두 직접 들어올 수 있었다.‘이렇게 늦었는데 누가 찾아왔을까? 아가씨가 여기에 사는 것을 어떻게 알고?’
문이 열렸다.이유희는 구아람이 후회할까 봐 얼른 뛰어 들어왔다.“어머, 소아 씨 집에 한번 들어오기가 정말 쉽지 않네요. 입장료가 아주 비싸다고요.”이때 불빛을 빌어, 그는 눈앞의 여자가 가운으로 아름다운 몸매를 감싸고 있단 것을 발견했다. 가는 허리는 손바닥보다 작았고, 볼이 옥처럼 희고 깨끗했다.이유희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이 도련님, 시선이 너무 버릇없는 거 아닙니까.” 임수해는 표정이 차갑고 말투가 좋지 않았다.“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지. 나의 시선은 완전히 최고의 예술품을 감상하는 시선이니, 물보다 더 깨끗한 법.” 이유희는 좁은 눈동자를 구부리며 당당하게 말했다.‘흥, 정말 처음으로 누군가가 자신의 욕망을 이렇게 참신하게 해석하는 것을 듣는군!’“이 안에 LAN의 작품이 있다고요?” 구아람은 그의 품에 든 상자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그래요, 내가 두 개를 샀는데, 하나는 경주 할아버지께 드리고, 하나는 특별히 소아 씨에게 준비한 거예요.”이유희의 눈밑에는 열정적인 빛이 반짝였다.“소아 씨, LAN 대가의 작품은 모두 수공으로 제작되었는데, 1년에 10개만 대외적으로 팔렸으니, 얼마나 얻기 힘든지 알죠?”구아람은 가볍게 기침을 두 번 했다.“저기, 밥 먹었어요? 안 먹었으면 같이 먹을래요?”“안 먹었어요! 5시에 호텔 앞에서 소아 씨 기다리고 있었는데, 물도 한 모금 못 마셨어요. 지금은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고요!” 이유희는 흥분해서 목소리가 떨렸다.임수해는 아예 눈을 부라렸다.‘이 꼴 좀 봐라, 정말 자신을 이 집 주인으로 생각하나보지!’:수해야, 주방에 가서 이 도련님에게 청국장 한 그릇 더 끓여줘. 더 고소하게.”구아람은 이유희의 품에서 조심스럽게 상자를 받아 거실로 걸어가면서 분부했다.“청, 청국장?!” 이유희는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것도 더 고소하게?’‘날 죽일 작정인 건가?!’“보아하니 이 도련님은 우리가 소홀히 했다고 싫어하는 것 같네요.”임
“그건 안 돼요.”“방금 말만 하면 다 들어준다고 했잖아요!” 이유희는 예리한 눈썹을 찌푸리더니 무척 초조했다.“이건, 정말 안 돼요.”구아람은 정색하고 그를 바라보았다.“난 할아버지에게 신씨 집안 손자며느리의 신분으로 이번 생신을 함께 보내겠다고 약속했어요. 생신이 지나면, 신씨 집안의 모든 것은 나와 더 이상 아무런 관계가 없죠.만약 생신 잔치에서 내가 다른 남자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다른 것은 두렵지 않지만 할아버지가 불편할까 봐 그래요.나도 다른 것은 바라지 않고, 다만 할아버지와 함께 이번 팔순 잔치를 잘 보내기를 바랄 뿐이에요. 결국 앞으로…… 나도 찾아뵐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말하면서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에 한 가닥 근심이 스쳤다.“소아 씨, 당신 정말 좋은 여자군요, 경주는 정말 보는 눈이 없어서 당신을 놓쳤어요.” 이유희는 한숨을 쉬었다.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의 절친이 놓쳤기 때문에 이유희는 이렇게 완벽한 여자에게 다가갈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형제여, 네가 보는 눈이 없어서 내 하반생의 행복을 이루었구나!’“그러니까 하나만 더 말해봐요.” 구아람은 손끝으로 수정 예술품을 만지작거렸는데, 도무지 손을 떼지 못했다.“그럼, 앞으로 내 호칭 좀 바꿔요, 자꾸 이 도련님이라 부르지 말고요, 말도 좀 놓고요, 어때?”이유희는 진지하게 고운 눈을 깜박였다.“이게 다예요? 나 정말 모처럼 다른 사람의 조건을 들어주는 거예요.”“날 남겨서 밥을 먹인 것만으로도 이미 만족해요!”이유희는 정겹게 그녀를 바라보며 모든 기회를 잡고 미친 듯이 고백을 했다.“그럼 앞으로 유희 오빠라고 불러도 될까?” 구아람이 물었다.“그, 그래! 그냥 유희 오빠라고 불러!” 이유희는 기뻐서 가슴이 떨렸다.그는 단지 그들 사이에 또 한층 가깝다고 느꼈는데, 그가 보기에 ‘유희 오빠’는 ‘자기야’와 비슷했다.“아가씨, 청국장 다 끓였어요.”임수해는 앞치마를 입고 걸어왔다. 그는 구아람에게 무척 다정했지만, 이유희에게는
몇 십 분 후.신경주는 바로 구아람의 별장 문 밖에 도착했다.그는 차창을 내렸고, 따스한 등불을 바라보았는데, 지금 이유희가 안에서 백소아와 단둘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은 무척 답답했다.남자는 미간을 찌푸리고 땀이 베긴 손으로 휴대전화를 쥐고 있었다.스크린에는 백소아가 매끄럽고 섹시한 탱크톱 잠옷을 입고 아름다운 몸매가 보일 듯 말 듯한 사진이었다.예전의 그녀는 그런 헐렁한 흰색 면치마만 입을 줄 알았는데, 마치 임신한 것처럼 보여 몸매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이제 이혼했으니, 그녀는 완전히 탈바꿈을 했고, 섹시한 요정으로 변신하여 곳곳에서 남자를 유혹했다!신경주는 튼튼한 가슴에 기복이 생겼고, 사진을 내려다보며 손을 뻗어 단정하게 묶은 넥타이를 잡아당겼다.열기가 용솟음쳤다.……이쪽에서.이유희는 청국장을 먹고 있는 구아람을 보고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그는 금이야 옥이야 하며 자랐고, 어머니는 그를 응석받이로 키웠다. 이유희는 15살이 되던 해에야 생애 첫 콜라를 마셨고 18살이 되서야 생애 첫 치킨을 먹었다.근데 청국이라니? 그런 서민 음식이 어떻게 이 도련님의 입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안 먹어? 식으면 맛 없는데.” 구아람은 한가로이 물었다.“나, 나는 너무 기뻐서 한동안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겠네…….”이유희는 젓가락을 들고 쭈뼛쭈뼛하게 웃었다.“그 정도는 아니지, 청국장 한 그릇일 뿐인데. 좋아하면 갈 때 좀 더 가지고 가.”“아니야, 아니야, 아니야!”이유희는 이를 악물고 발을 동동 굴렀다. ‘내 사랑을 위해 고생을 하는 건 당연하지!’그라고 그는 젓가락을 들고 눈을 부릅뜨고 힘껏 한 입 크게 마셨다.“콜록콜록…….”이유희는 사레가 들렸고, 냄새에 두 눈이 충혈되더니 혀가 저렸다.그는 매섭게 임수해를 노려보았는데, 임수해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입가에 사악한 웃음은 그의 속마음을 드러냈다.“매운 거 잘 못 먹는 편인가? 진작에 말하지 그랬어. 너무 맵지?”구아람은 자상하게 이유희를 위해 물
스크린이 어두워졌지만, 신경주의 화난 눈빛은 여전히 구아람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이 개자식, 감히 이혼으로 협박하다니, 왜 이렇게 뻔뻔스럽지? 아직도 이혼신고로 날 평생 괴롭히고 싶은 건가!’“소아야, 미안해.”이유희는 빨갛게 달아오른 코를 훌쩍이며 은근히 불안해했다.“이 일은 모두 내 탓이야. 내가 쓸데없는 말을 해서. 그에게 말하지 말았어야…….”“당신 탓 아니야.”구아람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주먹을 휘두르며 가벼운 소리를 냈다.“모두 신경주 그 뻔뻔한 자식 때문이야! 그는 내가 하루라도 편하게 지내는 꼴을 못 보지!”이유희는 여자 앞에서 줄곧 황제처럼 도도했고, 그 여자들은 그를 보면 모두 고개를 숙이며 아첨을 하며 감히 나서지 못했다.지금 구아람이 화를 내는 것을 보고, 이유희는 마침내 압박감을 느꼈고, 무척 당황스러웠다.우르릉-밖에 천둥번개가 치더니 비가 올 것 같았다.“가자, 우리 들어가서 계속 먹자, 그를 상관하지 말고.” 구아람은 씩씩거리며 고개를 돌려 가버렸다.이유희는 제자리에 서서 문을 한 번 보더니 갑자기 반응했다.‘어머, 내가 방금 한 일, 왜 이렇게 김은주 같지?!’곧 폭우가 쏟아졌다.구아람과 이유희는 유리창 옆에 앉아 차를 마시며 한담을 나누었다.“정말이지, 나는 전에 당신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어. 당신에 대해 알기 전에, 나는 네가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인지 정말 몰랐어. 그리고, 당신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착하고.”구아람은 차를 마시며 진심으로 말했다.“소아야! 내…… 내가 착하다니? 나 잘못 들은 거 아니지?!”이유희는 감격에 겨워 말을 더듬었다.“소아야, 나 정말 감동 받았어, 이 칭찬, 난 평생 기억할 거야, 죽어도 내 묘비에 새길 거고!”“그만 해, 더 하면 징그러워.” 구아람의 핑크빛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소아야, 만약에, 내 말은, 만약에 말이야, 네가 경주와 결혼하기 전에 나와 먼저 만났다면, 넌 나를 좋아했을까? 너는 나에게 너에게 구애할 기회를 주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