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사고난 후부터 지금까지 내가 도와주고 걱정해주고 챙겨주고 있잖아. 신효정은 매일 이유희와 같이 사는 것 외에 무엇을 한 적이 있어? 결혼하면 엄마를 잊는다더니, 신효정도 대단해. 이씨 가문에 시집도 가지 않았는데, 자신을 힘들게 키운 엄마를 잊었어!”진주는 벼락을 맞은 듯 멍해져 말을 하지 못했다. 효정이 유희에게 시집가면 자신에게 도움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문밖도 못나가는데 효정의 결혼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자식이지만 몸 이외의 것이다. 자신이 강해지고 잘 살아가는 게 제일 중요한 것이다.“그래, 약속할게!”진주는 어두운 다크서클이 가득한 눈을 부릅뜬 채 이를 악물었다.“네가 왕준을 치워주면 이씨 가문에서 효정을 받아드리지 못하게 할게!”효린은 이 말을 듣자 흥분해졌다.‘이유희가 그 바보와 꼭 결혼한다고 해도 뭐 어때? 이씨 가문에 들어가지 못하면 평생 명분이 없어. 그럼 그저 밖에서 키우고 있는 정인일 뿐이야!’...서재의 분위기는 보기 드물게 따뜻하고 화목했다. 신광구와 유희는 인사를 주고받았고, 어른인 신광구는 유희에게 사업에 대해 물었다. 유희는 미리 준비를 하여 술술 대답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경주와 같이 있어 집보다 관해 정원에 더 자주 왔었다. 하지만 이젠 신분이 다르다. 미래 시아버지를 마주하자 너무 떨렸다.“이 도련님, 차 드세요. 아가씨, 이건 아가씨가 좋아하시는 쥬스예요.”주 비서가 쟁반을 들고 왔다.“고마워요, 아저씨.”효정은 유리컵을 들고 순진하게 웃었다. 햇쌀처럼 따뜻하게 웃는 모습은 어렸을 때와 같았다.‘다 같은 신 회장님의 딸인데, 셋째 아가씨와 넷째 아가씨의 성격은 하늘과 땅 차이이네.’솔직히 말하면 효린에게 귀족 아가씨의 분위기와 교양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진주가 집에서 사모님 흉내를 내고 있지만, 효린은 시늉도 하지 않았다. 마치 어디선가 나타난 야생 소녀와 같았다.예전에 주 비서는 효정의 미래를 걱정했다. 자폐증 때문에 평생 혼자 외롭게 있고, 정상적인 여자 아이들
비록 효정은 어렸을 때부터 효린에게 바로라고 불렸지만, 정말 바보인 건 아니다. 동거라는 말을 듣자 어깨가 살짝 떨리며 점점 씁쓸해졌다. 유희는 효정의 차가운 손을 부드럽게 잡고 눈썹을 치켜세웠다.“아버님, 저 이유희가 예전에 놀기 좋아하는 걸 인정해요. 하지만 저한테 잘못을 뉘우치고 새로운 사람이 될 기회를 주지 않으실 거예요? 게다가 바람둥이었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단 한 번도 여자를 집에 데려간 적이 없어요. 효정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에요.”“유희야, 내 말은.”“솔직히 말하면, 이제 효정을 떠나지 못하겠어요.”유희의 가슴에는 깊은 사람이 담겼다. 효정의 손등에 키스를 하며 눈에는 사랑으로 가득 찼다.“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미칠 서 같아요.”유희의 다정한 목소리가 효정의 귀를 타고 흐르자 온몸이 찌릿찌릿했다. 효정도 마찬가지였다. 유희를 떠나기 싫었고, 만나지 못하면 밥도 넘어가지 않고, 안고 있지 않으면 잠도 오지 않았다.신광구의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 어떤 사람도 만난 적이 있지만 이런 사람은 처음이었다. 어른 앞에서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효정이가 관해 정원에 돌아오기를 원하지 않는 다른 이유도 있어요.”유희는 갑자기 진지해졌다. 신광구는 의아했다.“무슨 이유?”“효정이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되요.”“그게 무슨 뜻이야?”신광구는 눈썹을 찌푸리며 더 의아했다.“효정은 내 귀한 딸이야. 관해 정원은 효정의 집이야. 집에서 누가 효정을 괴롭히겠어?”“아버님, 평소에 집에 자주 계시지 않으셔서 상황을 모르시는 것도 이해해요. 하지만 효정이 이 집에서 행복하다고 당연하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유희가 효린이 효정을 괴롭힌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결국 효린도 신광구의 딸이다. 아무런 생각없이 고자질을 하면 신광구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것과 같다. 게다가 자신이 효정을 충분히 지킬 수 있다.신광구가 모든 것을 안다고 해서 소용이 없다. 진주도 제대로 간섭하지 못하는데 효린을 교육하지 못할 것이다. 옆에 있는
유희가 큰 손으로 효정의 가느다란 등을 쓰다듬는 순간, 땀 범벅이로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유희는 눈을 부릅떴다. 가슴이 무너지는 것처럼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너무 세게 밀어붙인 것 같았다. 효정에게 고통스러운 과거를 떠올리게 하고 복수를 하는 방법을 생각하게해서는 안 되었다.“언, 언니가 널 괴롭혔어?”신광구가 갑자기 묻자 날카로운 화살이 효정을 떨리는 심장에 꽂인 것 같았다. 효정은 고개를 숙이고 두 손으로 치마를 만지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맞아? 효린이가 널 괴롭히고 있었어? 아빠한테 얘기해. 아빠가 도와줄게.”“아버님, 효정의 상태를 아시잖아요. 셋째 아가씨보다 애교도 많고 예쁜 말을 해서 기분을 띄워주지는 못해요. 어떤 때에는 가족이라서, 너무 착해서 가족과 싸우려하지 않아요. 그래서 항상 조심스럽게 묵묵히 모든 굴욕을 감당하고 있어요.”유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차갑게 말했다.“몇 년이 지났는데, 따질 필요도 없어요. 게다고 아버님에게는 모두 소중한 사람이잖아요.”비록 효린의 얘기를 꺼내지 않았지만 효린의 이름을 말한 것과 같았다. 신광구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무릎 위에 있는 손을 움켜쥐었다. 유희는 천천히 효정을 부축했다. 튼튼한 팔이 자연스럽게 효정의 허리에 다여 품에 안았고, 카리스마 넘쳤다.“지나간 일은 아버님의 체면을 봐서라도 따지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앞으로는 아니에요. 효정과 만날 거니, 효정의 모든 것을 책임질 거예요. 또 효정을 건드리는 사람이 있다면, 아버지가 누구든 대가를 치르게 할 거예요.유희는 효정을 데리고 떠났다. 서재의 분위기는 너무 어두웠다. 신광구는 공기속에서 으쓱한 한기를 느껴 숨이 막혔다.“그래서, 이유희도 알고 있었어? 효린이 효정을 괴롭힌다는 거?”신광구는 멍하니 주 비서를 바라보며 진실을 받아드리지 못했다.“방금 우연히 가정부들이 이 얘기를 하는 걸 들었어. 가정부들도 아는 일들을 나만 몰랐어? 아버지인 내가 몰랐어?”주 비서는 한숨을 쉬었다.“회장님,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그
이때, 노크 소리가 들려오며 효린의 애교부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 안에 계세요?”“들어와.”문이 열리자 효린은 쟁반을 들고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다.“아빠, 오늘은 제가 잘못했어요. 아빠를 너무 힘들게 했어요. 제가 아빠가 제일 좋아하시는 과일과 디저트를 가져왔어요. 화내지 마세요, 네?”효정은 과일을 테이블에 놓고 다가가서 예전처럼 신광구의 목에 매달려 애교를 부리고 싶었다. 예전에 이런 행동에 신광구는 화를 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신광구는 효린을 막았다.“신분에 맞지 않는 행동은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어. 넌 신씨 가문의 아가씨야. 돈이 많다고 사람을 부려먹고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 재벌이 아니야. 행동거지는 품위가 있어야해. 아니면 소리치는 아줌마와 뭐가 달라?”효린의 두 팔은 어색하게 허공에서 얼어붙으며 억지로 웃었다.“네, 아빠. 다시는 안 그럴게요.”신광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효린이 가져온 음식ㅇ르 먹지도 않았다.“아빠, 며칠 후 경마대회가 있잖아요. 저번에 제 승마복이 예쁘다고 했잖아요. 아빠 것도 제각했어요. 디자이너가 이미 가져와서 내려가서 입어보실래요?”효린은 신광구의 화가 풀리지 않자 아부를 떨었다.“효린아, 이번 경마대회에 참석하지 마.”신광구는 차갑게 말했다.“네?”효린은 벌떡 일어섰다.“절 데려가지 않을 거예요? 매년 저를 데리고 갔잖아요!”“올해는 예외야.”“왜요?”효린은 두 눈을 부릅뜨고 표정이 점점 이상해졌다.“그때 성주의 귀족 가문 아가씨들이 다 올 건데, 저를 데려가지 않으면 어떡해요!”“올해의 경마대회에 효정을 데리고 갈 거야.”신광구는 눈을 내리깔고 효린을 보지도 않았다.“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효린의 머리가 윙윙거렸다.“왜, 효정도 내 딸이고 신씨 가문의 아가씨야.”신광구는 이때 효린을 쳐다보았다지만 눈빛은 엄청 차가웠다.“게다가 넌 몇 년 동안 참석했잖아. 피곤할 텐데. 마침 효정이가 참석한 적이 없어. 성주에서 효정을 아는 사람도 적어. 앞으로 얼
늦은 밤, 성주 동교 감옥.왕준이 아람과 경주를 만난 후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계속 아람의 말을 되뇌고 또 되뇌며 말을 곱씹었다. 아람의 조건이 너무 유혹적이었다. 가짜라고 해도 왕준은 흔들렸다. 하지만 아람과 경주가 너무 싫었다. 선남선녀이자 권력도 가졌다. 한 명은 성주의 비즈니스 거물이고, 한 명은 재능이 많은 귀족 아가씨이다.‘생각만해도 열받네! 게다가 오늘 내가 이렇게 된 건 모두 구아람과 신경주 때문이야!’결국 왕준은 화를 품고 진주가 밖에서 그들을 계속 괴롭힐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며칠 연속 왕준의 감옥 생활은 편안하지 않았지만 무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이틀 동안 예민해서 그런지 음흉한 눈빛이 몰래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밥도 넘어가지 않았다.오늘 밤도 왕준은 더럽고 냄새나는 침대에 누워 온몸에 오한이 밀려오는 것을 느끼며 뒤척였다. 겨우 졸음이 밀려왔다. 잠이 들려고 할 때 갑자기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았다. 소리가 너무 가벼워 수년간의 용병 경험이 없었다면 전혀 감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왕준이 일어나려하는 순간 등에서 차가운 바람이 찔려오는 것 같았다. 엄청 빠르게 벌떡 일어났지만 여전히 한 발짝 늦었다.“음!”그러자 공포스럽고 고통스러운 느낌이 온몸에 퍼졌다. 어둠 속에서 왕준은 같은 감방에 있던 남자가 날카로운 칫솔 손잡이로 목을 찌르는 것을 보았다. 공포에 질려 눈을 부릅떴고, 심지어 목에서 피가 흐르는 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죽어.”남자는 두 글자만 뱉으며 온힘을 다해 칫솔로 찔렀다. 왕준은 극도의 충격을 받고 양손으로 남자의 팔을 잡았다.“너, 너 누구야.”“너랑 원한이 없어. 난 그저 돈을 받고 일을 하는 거야.”‘돈을 받고, 일해?’왕준의 머리속에서 순간 진주의 이름이 스쳐지나갔다....T국에서 돌아온 후, 경주는 그룹에 복귀해 일상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아람의 말을 듣고 얌전히 집에서 회복했다. 아람이 잠에 빠질 사이에 경주는 몰래 서재에 가서 일을
“너...”애매모호한 유혹의 말을 깨달자 아람은 가슴이 설레어 얼굴이 붉어졌다.“켁켁, 그 신 사장님의 회복을 축하해요. 제가 일이 있어서, 쉬시라고 사무실을 비워둘게요. 마음껏 쉬시고 저는 이만 갈게요!”자식이 셋이나 있는 진 원장은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지금 도망가지 않으면 너무 무례인 것 같았다.“아니요! 진 원장님. 저, 아직 여쭤볼 일이 있어요. 원장님과 같이요!”아람은 얼굴을 붉히며 경주의 몸에서 내려왔다. 품에서 빠져나오려 하자 경주의 큰 손은 아람의 허리를 잡아 빠져나가지 못했다.“에이, 구아람 씨가 백신이신데, 제가 더 배워야죠. 절 곤란하게 하지 마세요!”진 원장은 말을 하며 나가서 문을 닫기 직전이었다.“서로 배워요. 서로 배우면 되죠. 절 기다려요!”아람은 경주의 가슴을 밀며 위험에 빠져나온 토끼처럼 빠져나와 눈 깜짝할 사이에 진 원장과 사무실을 떠났다. 경주는 닫힌 문을 바라보며 감정을 억제하며 씁쓸하게 웃었다....바쁜 하루를 보낸 후 별장으로 돌아오자 밤이 되었다. 경주와 아람이 방금 집에 들어갔다. 아람은 신방도 바꾸지 않았지만 경주에게 안겨 윗층으로 올라갔다.“야! 날 내려놔!”아람은 당황하여 눈을 부릅뜨고 경주의 목을 잡았다. 예쁜 두 다리는 흔들며 빨간 힐이 떨어지며 계단에서 굴러 내려갔다.“싫어.”경주는 고개를 숙여 아람의 코끝에 키스를 했다. 아람은 경주가 참아서 호흡까지 떨리는 걸 느꼈다. 허스키한 목소리는 아람을 설레게 했다.“아람아, 이번에 또 무슨 핑계를 쓸 거야?”“핑계, 무슨 핑계?”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얼굴이 뜨거워났다.“내 몸도 회복되었어. 내가 계산해 봤는데, 생리기간도 아니야.”경주는 마른침을 삼키며 눈시울을 붉혔다.“어떻게 날 거절해?”아람은 그동안 룸메이트처럼 평범하게 지낸 것이 떠올랐다. 경주가 몇 번 암시한 적이 있지만 몸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핑계로 아람은 계속 거절했다. 비행기에서 손으로 만족해 주었지만 경주는 불쌍하게 참고 있었다.곧 아람은 경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람은 경주의 목을 껴안고 입술에 키스를 했다. 경주는 부드러운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금욕을 할 수 있었지만 아람의 뜨거운 키스에 머리가 하얘지며 아람을 누르고 뜨거운 손으로 검은 드레스를 찢어버렸다.아람은 원래 주도권을 가졌지만, 결국 경주에게 졌다. 온몸이 욕망의 불꽃 속에 있는 것처럼 뜨거웠고 뒤집혔다. ‘허리가 너무 아파, 하지만 너무 행복해.’...이른 새벽까지 한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고 해가 뜰 때까지 잠을 잤다. 경주가 먼저 깨어났다. 팔에 누운 아람이 아직 깨어나지 않자 팔이 마비되어도 움직이지 못하고 아람의 잠자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경주는 책에서 후궁을 위해 궁궐을 버리고 가장 중요한 아침 궁정에도 빠지는 왕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젠 알았다. 하늘이 무너져도 꼼짝하지 않을 것이다. 반시간이 지나자 아람이 기지개를 펴며 깨어났다.한동안 경주와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온몸에 땀이 나고 끈적거리는 느낌을 견디지 못해 샤워를 하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결국 경주에게 안겨 샤워하러 갔고, 도망치지 못하고 경주에게 당했다. 화가난 아람은 욕실에서 넘어질 뻔했다. 샤워를 마친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거울을 보며 이를 닦았다.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 아람은 칫솔을 물고 전화를 받았다.“장 선생, 해외 여행은 어때요? 재밌어요?”경주는 장현중을 알고 있다. 아람을 위해 한 일도 알았다. 이때 동작을 멈추며 그들의 통화를 들었다.[풍경이 너무 좋아요. 음식도 맛있고요. 고마워요, 구아람 씨. 나와 놀게 해주셔서. 하지만 이제 성주로 돌아왔어요.]장현중의 목소리를 다정했다.“돌아왔어요? 왜 돌아왔어요?”아람은 의아했다.[구아람 씨가 걱정되어서 돌아왔어요. 해외에서도 안심할 수 없네요.]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며 칫솔을 물고 차갑게 웃었다.“허.”아람은 경주를 째려보고 계속 말을 이었다.“지금 어디에 살아요? 제가 안전한 곳으로 마련해 줄게요.”[아니에요, 구아람 씨. 지금 안전해요.]
한무의 목청은 침투력이 뛰어나 아람도 들렸다.“장 선생, 좀 바빠서 나중에 연락할게요!”아람은 서둘러 전화를 끊고 곧바로 빛나는 눈빛으로 경주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아람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왜 갑자기 마음을 먹은 거지?”“어젯 밤, 왕준이 같은 방에 있던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했어요. 누군가 칫솔로 목을 찔렀어요. 다행히 순찰을 돌던 교도관이 있어서 목숨을 건졌어요!”경주와 아람은 눈을 마주쳤다.“지금 상태는 어때?”“가석방 되어 병원에 갔어요. 위험에 벗어나자 바로 사장님과 사모님을 만나겠다고 해요. 흥, 아마 무서웠을 거예요!”한무는 비아냥거리며 웃었다.“이제 들어간 지 며칠 밖에 안 됐는데, 누군가가 죽이려고 하네요. 앞으로 긴 20년을 어떻게 버티겠어요? 당연히 빌면서 살려달라고 하겠죠!”아람은 눈을 부릅뜨며 기뻐서 까치발을 들고 경주의 목을 안고 달콤하게 얼굴에 키스를 했다. 경주는 바로 오른팔로 아람의 허리를 감싸고 왼팔로 아람의 엉덩이를 들고 들어올렸다. 그 모습은 남친미가 넘쳐났고 매력이 넘쳤다.경주는 왼손으로 아람의 뒷머리를 잡고 키스를 응답했다. 빛나는 눈동자에 수줍어하는 아람의 모습이 비취어 지며 점점 빠져들었다.“역시 너야. 악동한 새 엄마의 마음을 잘 알고 있네.”아람은 코끝으로 경주의 코끝을 비비며 아낌없이 칭찬을 했다.“아람아. 이 아이디어가 생긴 건 똑똑한 네가 도와준 덕분이야. 네가 날 깨우쳤어. 아니면 나도 이런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을 거야.”경주는 아람의 붉은 입술에 키스를 했다.“진주가 걸린 건 네가 여론을 이용해 진주에게 타격을 준 거야. 제 발이 저려서 사람을 죽이려 한 거야. 하지만 진주가 그렇게 빨리 움직일 줄은 몰랐어. 지금 신광구에게 외출 금지를 당했고, 홍영과 왕준도 잡혔는데, 집 밖에 나가지 않아도 대신 해 줄 사람이 있네. 평소에 많은 사람들을 키웠네.”아람은 눈을 가늘게 떴다.“신 사장님, 잊지 마. 너한테 아직 신효린 그 착한 동생이 남았잖아. 악동한 건
걱정으로 인해 아린은 멘붕 직전이었고 주체할 수 없이 흐느꼈다.[엄마와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했어. 임씨 가문에서도 사람을 찾았지만 수해 오빠를 구하지 못했어.]“뭐? 왜 이제야 나한테 말해?”아람은 마음이 급해서 목까지 쉬었다.“아람아, 흥분하지 마. 아린이 놀라겠어.”경주는 아람의 손을 조금 더 세게 잡았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람의 흥분된 감정을 진정시켰다.“아린에게 말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말해라고.”아람은 죄책감에 숨을 내쉬었다.“미안해, 아린아. 언니가 방금 너무 심하게 말했어. 울지마. 무슨 일인지 천천히 말해. 도대체 어느 겁도 없는 놈이 감히 나 구아람의 사람을 건드려! 죽여버릴 거야!”상황이 긴박하지만 경주가 아람의 말을 듣자 웃음을 참았다.[윤씨 가문의 사람이 한 거야.]아린은 처절하게 흐느꼈다.[아마도 내가 윤진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맞아서 그래. 윤씨 가문 사람이 화가 나서 수해 오빠를 괴롭혔어.][수해 오바는 고의 상해죄로 체포되었어. 그리고 윤진수 그 짐승이 진단서까지 뗐어. 몸에 있는 크고 작은 병을 모두 수해 오빠 탓을 해서 중상을 선고받았어.]물론 그 안에 발기 부전도 포함되었다. 윤씨 그룹의 능력으로 진단서를 조작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위조하는 것도 사소한 일이었다.“저 양심도 없는 짐승 새끼 죽여도 속이 시원하지 않아.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봐줬어. 윤씨 그룹이 감히 우리를 건드려?”아람은 화를 냈다. 너무 원망스러워서 눈시울이 붉어지며 살기를 뽐냈다.[윤씨 그룹이 어떻게도 합의를 해주지 않아.]“허, 합의? 그럴 일이 있어? 저 사람들은 수해를 죽이고 싶을 거야!”아람은 심하게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원망했다.“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윤성우야. 임윤호도 참여했을 수 있어!”[임윤호, 임윤호는 수해 오빠의 친형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어?]아린은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었다.“그럴 가능성이 커.”경주는 큰 손으로 다정하게 아람의 등을 쓰다듬으며 안
아람과 경주는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나가는 길에 경주는 아람을 안고 펑펑 울었다. 아람의 검은 드레스를 구겨질 정도로 잡았고 옷까지 젖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두 사람이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아람이 위로하며 효정에게 약속했다. 가끔 와서 효정을 보고 유희에게 이씨 가문만 챙기지 말고 효정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라고 당부했다. 자유의 기쁨을 잃고 사육된 동물처럼 되지 않게 하라고 했다.유희는 또다시 맹세를 했다. 눈물을 흘리는 효정을 안고 문 앞에 서서 떠난 모습을 지켜보았다. 차는 한참 달렸다. 아람은 결국 참지 못하고 어깨를 부들부들 떨며 어두운 밤에 떨어지는 별처럼 맑은 눈물을 흘렸다.“아람아, 울지 마.”경주는 마음이 아파서 호흡이 가빴다. 튼튼한 팔로 아람을 품에 안아주며 다정하게 위로했다. 턱으로 아람의 머리카락을 문질렀다.“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게 아니잖아. 효정이가 보고 싶으면 한동안 데려와서 같이 살아도 돼. 아니면 내가 더 큰 별장을 사서 아예 같이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정연은 이제 사장님 비서가 될 거야. 그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텐데, 효정을 아줌마에게 맡기는 게 제일 좋아.”“흥, 네가 정말 이유희의 절친이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아람은 코를 빨아들이며 손끝으로 경주의 가슴을 찌르며 원망했다.“아직 편하고 행복하게 지내본 적이 없는 커플을 헤어지게 할 거야? 날 기쁘게 하려고? 신경주, 넌 정말 양심이 없어. 효정이 아무 말을 안 해도 유희가 매일 널 저주할 거야.”경주는 갑자기 멍해졌다. 그러고 얇은 입술로 아람의 촉촉한 입술에 키스했다. 키스를 하고 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어. 효정이도 너랑 헤어지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좋은 일인 줄 알았어.”“저 커플을 방해하지 말라고 네가 그랬잖아.”아람은 키스를 받고 호흡이 흐트러져 눈이 촉촉해지며 설렜다.“그래서 너도 가서 귀찮게 하지 마.”경주는 아람의 예쁜 두 눈을 바라보며
“아람아, 무슨 생각이 들었어?”경주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유희와 정연도 긴장을 하며 하얀 아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한 비서의 분석이 맞아. 윤유성의 사악한 성격으로 라이언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죽일 수 있어.”“그리고, 오랫동안 계략을 꾸미고 있었을 거야. 다만 중요한 도구가 이제 도착했을 뿐이야!”유희와 다른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있을 때 경주만 바로 깨닫고 반응했다.“그 도구가 헬기라고 생각해?”아람은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초조하게 말했다.“지상에서는 윤유성이 행동하기 어렵지만, 하늘에서 편하잖아. 그리고 비행기가 출국하면 우리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막을 수 없어. 그럼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정말 음흉하고 고압적인 행동이다. “형수, 정말 똑똑하네. 넌 정말 신이야!”유희는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박수를 치며 공손하게 절을 할 뻔했다.“아부는 그만하고 빨리 대책을 생각해.”아람의 가슴은 돌에 눌린 것처럼 숨이 막혔다.“한무야. 지금부터 인력을 추가 배치해. 윤유성의 헬기 행방을 면밀히 감시해. 어떤 행동이 있더라고 제때 차단해야 해.”경주는 카리스마를 뽐내며 안색이 차가워졌다.“네, 신 사장님.”예전의 경주는 비즈니스의 거물이고 고귀한 왕이었다. 하지만 아람 앞에서 보좌하든, 아람을 위해 전장에 돌격하는 장군이든 상관없었다. 무엇이든 아람을 위해 기꺼이 할 수 있었다.“만약 막지 못하고 헬기가 뜨면 어떡해? 폭탄으로 라이언을 구해야 하나?”유희는 진지하게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던졌다.“라이언은 양국의 공개 수배 범죄자야. 때가 되면 백진 오빠와 도현 오빠에게 알려서 군과 경찰이 힘을 합치도록 할게.”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침착하게 말했다.“하늘로 날아가더라도 반드시 잡을 수 있을 거야.”세 남자의 얼굴에는 존경이 가득했다....윤민주가 감옥에 가고, 윤진수가 체포되었다. 경주의 말대로 윤성우의 처지는 점점 난감했고 살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았다. 게다가 유성이 S 국에서의 노력
아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내리깔았다. 경주는 아람의 침울한 표정을 보고 손을 잡아주며 쓰다듬었다.“아람아, 알아. 네가 효정을 많이 이뻐하는 거. 봐봐, 지금 효정에게 유희가 있어. 유희가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고, 챙겨주고 있어. 유희는 능력도 좋고 집안도 좋아. 효정을 지켜주기에는 충분해.”“응, 알아. 사실 너무 고마워.”아람은 유희가 효정을 받아줘서 고마운 것이 아니다. 고마운 건 유희가 초월적인 안목이 있고, 다이아몬드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효정을 인정해 주고, 기꺼이 인내심을 가지고 곁에 있어 준다는 것이다. 잠시 후 유희가 돌아왔다. 다크서클이 더 짙어진 것 같았다.“유희야, 고생했어.”경주는 한숨을 내쉬었다.“내 와이프야,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고생은 무슨.”유희는 정연을 원망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어디까지 얘기했지? 참, 방금 생각해 봤는데 라이언은 수배 중인 범죄자야. 국내에서 권력이 없는데, 어떻게 많은 사람들을 매수할 수 있어? 윤유성의 짓인가? 몰래 라이언을 지켜주고 있어?”아람과 경주도 같은 생각이었다. 결국 라이언은 왕준의 상사였고, 남도 습격 사건에 참여했다. 라이언은 유성에게 치명타를 입힌 중요한 증인이기도 하다. 유성은 이런 약점을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스스로 발등을 찍는 짓이다.“라이언이 나타난 건 아직 살아있다는 거고 아직 성주에 있다는 거야. 성주에 있으면 절대 도망칠 수 없어. 그저 시간문제야.”경주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원망에 목이 쉬었다.“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건 없어. 윤유성과 라이언과 같은 짐승 때문에 무고한 사람을 더 이상 희생하기 싫어. 너무 가치가 없어.”유희의 가슴이 아파 났다. 경주는 겉으로 차갑고 무심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다.“저기, 궁금한 게 있어요.”한무가 갑자기 손을 들었다.“뭔데?”세 사람이 일제히 물었다.“윤유성이 왜 라이언을 보호하려고 애쓰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돼요. 지금 S 국에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구역에
정연도 화가 나서 뺨이 불타는 듯 붉어졌다.“원래는 우리 사람들이 우세했지만, 라이언 쪽에 지원이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모두 능력이 뛰어나고 무기를 들고 있었어요.”“완전히 우리를 다 죽이겠다는 기세였어요.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에요.”유희는 화가 풀리지 않아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뼈마디에서 소리가 났다. 라이언을 잡지 못하고 부하들은 거의 전멸한 상태였다. 승부욕이 넘치는 유희 앞에서 이미 선을 넘을 행동이었다.“음, 유희 오빠, 왜. 누가 오빠를 화나게 했어?”사람들은 깜짝 놀라 소리를 따라 계단 쪽을 바라보았다. 효정이 주름진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아람이 선물 준 곰인형을 품에 안은 채 졸린 눈을 비비며 서 있었다. 말할 때 한쪽 어깨끈이 흘러내렸다.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끈했다. 하마터면 속살을 드러낼 뻔했다.뿐만 아니라 효정의 목과 쇄골에 붉은 자국이 있었다. 유희가 남긴 키스 마크였다. 어젯밤의 광기 어린 집착이 분명했다. 한무는 놀라서 바로 눈을 감았다. 경주도 어색하여 땀을 흘리며 시선을 거두고 아람을 바라보았다.‘아아아!’유희는 화가 나며 마음속에서 소리를 질렀다. 순간 효정의 앞으로 달려가 부드러운 몸을 덥석 안고 감쌌다. 효정은 고개를 유희의 품에 묻히며 그렁그렁한 눈만 보였다. 그러고 나른한 목소리로 유희를 위로했다.“유희 오빠, 화내지 마. 화내면 무서워.”“화내지 않았어. 기분이 엄청 좋아. 가자, 방에 가자.”유희는 마음이 급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효정을 안고 성큼성큼 위로 올라가며 귀에 속삭였다.“다른 사람한테 보여주지 마. 나한테만 보여줘!”거실은 어색하게 침묵했다. 한무는 어안이 벙벙하며 급히 해명했다.“저, 저 아무것도 못 봤어요. 신 사장님, 제 편을 들어줘야 해요!”정연도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급히 유희에게 상황 보고를 하느라 효정을 챙기지 못해 이런 어색한 일이 일어났다.“연아, 걱정하지 마.”아람은 다정하게 위로해 주었다.“네가 오랫동
한무는 숨을 들이마셨다. 아침을 먹지 않은 상태지만 이미 배부른 느낌이 들었다.“아니에요. 아니에요. 헬기가 좋지만 제가 살아서 타도 죽어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네요.”“됐어, 경주야. 한 비서가 얼마나 충성하는지 우리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잖아. 헬기 한 대로 이렇게 화를 내?”아람은 긴 손끝으로 경주의 턱을 치켜올리며 여왕처럼 오만한 미소를 지었다.“올해 생일 선물로 헬기를 사줄게. 윤유성보다 더 좋은 거 사줄게. 좋아?”‘젠장, 너무 부럽네! 역시 해문 갑부의 딸이야. 헬기를 생일 선물로 해?’경주는 눈을 깜빡이며 아람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아람아, 난 네 남자야. 하지만 난 너에게 빌붙어 사는 남자가 아니야. 선물을 해도 내가 너한테 해야지.”“풋,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우리 사이에 무슨. 그저 돈 몇 푼인데.”아람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은 유희와 한무를 부럽게 했다. 그들도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남자는 아니지만, 남자라면 리무진, 탱크, 헬기를 갖고 싶어할 것이다.경주는 담담하게 고개를 흔들며 가슴이 찡해났다.“아람아, 나한테 선물할 필요 없어. 네가 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네가 예전에 나한테 준 선물들은 지금 별도의 방에 전시되어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 매번 집에 갈 때마다 그 방에 들어가서 여러 번 보고 만졌어.”그때 아람을 잃은 경주는 마치 페티시스트와도 같았다. 경주는 종종 그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거나 그 방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경주는 남들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사랑에 빠진 미치광이 같았다.마음속은 이미 통제 불능이고 미쳐버렸다. 아람은 경주를 깊이 바라보았다. 표정은 평온했지만 경주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손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게다가 내가 무슨 선물이 필요하겠어. 넌 하늘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야.”경주는 이 로맨틱한 말을 다시 반복했지만, 말할 때마다 처음처럼 다정했다.“바보.”더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그저 키스로 천 마디 말을 대신
“연적?”아람은 왼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손으로 블루베리를 집어 경주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유희에게 연적도 있어? 신선하네.”경주도 피식 웃었다.“네가 우리 동생을 감금하듯 지켜주는데. 매일 너랑 네 비서 말고는 누구를 만나?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못 하는데 무슨 연적이야. 꿈꿨어?”“그렇다고!”유희는 초조하여 목소리까지 갈라지며 테이블을 내리쳤다. 어젯밤 자기 품에서 도현 오빠라고 부르는 효정이 떠올랐다. ‘꿈에서 다른 남자 이름을 불렀어!’유희의 가슴은 아파 나며 산산조각이 된 것 같았다.“설마 네가 말한 사람이 우리 도현 오빠야?”아람은 차갑게 유희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멍해졌다. 도현이랑 어떻게 엮인 건지 전혀 상상이 안 된다. 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아람아, 네가 어떻게 알아? 너 신이야?”“신은 무슨!”아람은 어이없었다.“넌 참, 속마음이 얼굴에 쓰여있어. 어젯밤 너와 우리 오빠가 얘기하는 것을 봤어. 네 눈빛이 막 이글거렸어.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이 사장님. 넌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우리 구씨 가문 남자는 모두 상남자야. 절대 남친 있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 효정이 남자랑 얘기를 했다고 다 연적이라고 생각하지 마.”“도현 도련님은 그럴 분이 아니야. 유희야. 누구를 의심해도 아람이 가족은 의심하지 말아야 해.”경주는 아람의 허리를 안고 유희를 비웃었다. 유희도 한숨을 쉬고 계속 얘기하기 곤란했다. 너무 유치해 보였다.“아. 그래서 효정과 서둘러 혼인신고를 하겠다고 했어? 위기감이 들었던 거네.”아람은 유희의 속마음을 모두 꿰뚫어 보았다.“야, 그런 사소한 거로 침착하지 못해? 왜 이렇게 유치해!”유희는 부끄러워 입을 오물거렸다.“혼인신고는 나중에 다시 생각해.”경주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정색했다.“지금은 네 집안일을 먼저 해결해야 해. 네가 이씨 그룹에서 안정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거야.”유희는 여전히 불안했다. ‘나 이유희의 아내
아람은 걸어오는 유희를 바라보았다. 잘생긴 얼굴은 마치 귀신에게 정기를 빼앗긴 것처럼 초췌해져 있었다.“아이고, 이 사장님. 무슨 일이야? 어젯밤 방에서 사랑만 나누었어?”아람은 참지 못하고 놀렸다.“나, 하, 그만 얘기해.”유희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내가 어떻게 말해. 아람 앞에서 친오빠를 욕하면 경주도 영향을 받잖아. 사돈 친척은 이러면 안 돼.’아람은 유희가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말하기 난감하는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았다.“먹을래? 먹으면 네 것까지 만들게.”경주는 돌아서서 유희를 보며 요리를 했다.“입맛이 없어. 안 먹어.”유희는 냉장고로 걸어가 무심코 얼음물 한 병을 꺼내 뚜껑을 비틀어 원샷을 했다. 그리고 빈 병을 구기며 한숨을 내쉬었다.“아람아, 경주야. 나 오늘 효정과 혼인신고 할 거야.”아람과 경주는 깜짝 놀랐다.“뭐? 오늘?”“응, 오늘.”유희의 눈빛은 불타올랐고 목소리는 쉬었다.“생각해 봤는데, 계속 미루면 생각이 더 많아질 것 같아. 가족들이 동의하든 말든 먼저 효정과 혼인신고를 하고 싶어. 혼인신고를 하면 우리는 합법적인 부부야.”“효정은 나 이유희의 정정당당한 아내이고, 이씨 그룹의 사모님이야. 할아버지가 반대해도 소용없어. 내가 이씨 그룹의 권력을 가지면 효정에게 성대한 결혼식을 열어줄 거야. 효정은 내 결정을 이해해 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프라이팬 위에 있는 계란을 뒤집는 것도 잊어버려 타버렸다.“경주야, 내 신분증이 엄마한테 있어. 좀 있다 가지러 갈 거야. 효정의 신분증은 오늘 가져올 수 있어?”“이유희,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너 오늘 좀 이상해.”아람은 눈을 가늘게 떴다.“왜? 난 그저 효정과 결혼하고 싶을 뿐이야. 무슨 표정이야. 환호하고 응원해 줘야지.”유희는 초조해서 눈썹을 찌푸렸다.“유희야. 효정과 사귄 지 꽤 됐잖아. 전에는 침착하더니 왜 갑자기 이래?”경주는 불을 끄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유희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신분증이 신광
유희는 부드러운 발걸음으로 방으로 들어온다. 효정의 꿈을 방해할까 봐 문 앞에 도착하기 직전에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고 들어갔다. 넓고 편안한 침대 위에서 효정은 가느다란 작은 몸을 이불 속에 웅크려 작은 머리만 드러냈다. 검은색 긴 머리가 느슨하게 풀려졌다. 마치 새하얀 도화지 위에 스친 선명한 먹선 같았다.유희는 침대 옆에 앉아 효정의 잠든 얼굴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손끝으로 뺨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을 떼주었다. 한때 바람둥이이던 유희는 이제 오직 효정만을 바라보고 있다.“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네.”유희의 거친 손끝이 효정의 예쁜 얼굴과 앵두 같은 입술, 예쁜 쇠골을 계속 만졌다.“이 세상에 널 그리워하는 남자는 나뿐인 줄 알았어. 이제 보내 우리 와이프의 매력이 생각보다 큰 것 같아. 앞으로는 널 데리고 나가지 못하겠네.”“만약 누군가가 널 좋아하게 되면 어떡해? 그거 알아? 오늘 밤 일을 듣고 참을 수 없었어. 그 자식이 네 새언니의 친오빠가 아니었더라면 자루를 씌워서 때렸을 거야!”유희는 저도 모르게 손끝에 힘을 주었다. 효정의 속눈썹이 떨리더니 가볍게 낑낑거렸다. 당황한 유희는 효정을 깨울까 봐 급히 손을 거두었다. 바로 이때, 효정이 몸을 뒤집고 이불을 걷어차면서 뜨거운 몸을 드러냈다.비록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지만 잠버릇이 안 좋아 치마가 엉망이었다. 하얀 어깨와 작고 귀여운 가슴의 절반을 드러내며 잠을 잤다. 유희의 눈은 점점 욕망이 찼고 참고 있어 어깨가 부들부들 떨렸다. 이번에는 정말 못 참을 것 같았다.“음, 정말 제 그림이 마음에 들어요?”효정은 잠꼬대를 했다. 조용한 방에서 유희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정말 그림이 마음에 드냐고? 효정아, 나한테 묻는 거 아니잖아. 누구한테 묻는 거야?’“도현 오빠.”유희의 몸이 순간 뜨거워 나며 머릿속이 텅 비었다. 그러자 유희는 큰 몸으로 효정의 부드러운 몸을 누르며 사납고 악랄하게 효정의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했다. 이 충격으로 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