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야, 늦어서 미안해.”홍은성은 마흔이 다 되어간다. 그러나 와이프를 바라보는 눈빛은 10대 소년처럼 맑고 깨끗했다. 은성은 죄책감에 눈시울을 붉히며 지아를 안았다. 손으로 지아의 떨리는 몸을 토닥이며 다정하게 말했다.“여보, 혼자 T 국으로 갔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왜 겁도 없어?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해?”“무슨 일이 생기면 다른 와이프를 찾아야지.”지아는 사랑하는 남편 앞에서 애교쟁이가 되었다. 목소리도 다정하고 붉어진 얼굴은 은성의 가슴에 묻었다. 은성의 힘이 있는 심장 소리를 들이니 안심이 되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은성은 사랑하는 사람의 이마에 키스를 하였고, 푹신하고 따뜻한 냄새가 은성를 매료시켰다.“네가 없으면 지금의 나도 없어. 네가 없으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이 의미가 없어. 난 망설임없이 너 따라 갈 거야.”“그런 말 하지 마. 계속 말하면 화낼 거야.”“그럼 난 머리를 밀고 스님이 되어 평생 기도해 줄게.”지아와 은성의 사랑을 보자 아람은 기쁘고 부러워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훔쳤다. ‘나도 언젠간 언니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안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니 신경주, 꼭 깨어나야 해. 아니면 남은 인생에 난 어떡해.”이 일을 지체할 수 없어 은성은 사람들과 짧게 인사를 나눈 뒤 간호사와 응급실에 가서 경주에게 수혈을 했다. 지아는 꼭 닫은 문을 바라보며 너무 걱정되어 식은땀이 났다.“지아야, 매부의 몸이 좋지 않았던 것 같은데. 신경주는 많은 양의 수혈이 필요해. 정말 견딜 수 있겠어?”구윤은 다가가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아. 은성은 괜찮을 거야. 견딜 수 있을 거라고 믿어.”지아는 급히 걱정을 추스르고 사람들을 부드럽게 안심시켰다.“언니.”아람은 울컥하며 지아를 안았다.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지아는 아람의 마음을 알고 다정하게 웃었다.“형부가 매부를 도와 주고, 가족끼리 도와주는 건 당연한 거야.”...1분 1초가 힘겹게 가고 있다. 새벽이 되자 응급실의 불이
구윤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운의 뜨거운 눈빛에 얼굴이 붉어졌다.“너무 과로해서 안색이 안 좋아.”“날 걱정하고 있어요?”지운의 눈빛에 유혹적인 다정함이 흘렀다. 구윤은 멈칫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응.”간단한 한 글자에 지운은 기뻐했다. 순간 구윤에 대한 모든 원한이 사라졌다. 방법이 없었다. 지운은 못나게 구윤에게 푹 빠졌다.“신 사장님께 수술을 해서 왼쪽 어깨에 박힌 총알과 등에 박힌 화살을 제거했어요.”구윤이 부축하자 지운은 자연스럽게 구윤의 품에 기대었다.“정말 불행 중의 다행인 건 화살에 독이 없다는 거예요. 아니면 죽었을 거예요. 하지만 상태가 좋은 건 아니에요. 화살이 1CM만 있으면 장기를 뚫을 뻔했어요. 장기가 망가지면 어떻게 될지 알 거예요. 백신이 와도 살릴 수 없어요.”사람들은 깜짝 놀라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아람의 가녀린 어깨는 부들부들 떨었다. 가슴은 무거운 수레바퀴에 치인 것처럼 아팠고 눈물이 고였다. 아람은 의사이고 백신이다. 지운의 말의 의미를 너무 잘 알고 있다. 심각한 부상을 당한 경주는 정말 위험했다.“지금은? 경주의 상태가 어때요?”유희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비록 제거하고 수혈도 받았지만, 수술할 때 출혈이 심해서 장기의 기능에 문제가 생겼어요. 신 사장님은 아직 위험한 단계를 넘지 못했어요.”지운은 의사로서 사실대로 전달했어야 했다. 사람들의 가슴이 내려앉으며 모두 안색이 좋지 않았다. 아람은 온몸의 피가 빠져나간 것처럼 차가웠다. 이전에는 매번 이럴 때마다 경주가 아람의 기분을 바로 알아채고 슈트를 벗어 입혀주거나 품에 안았다. 몸의 모든 온도를 아람에게 전달하여 따뜻하게 해주고 싶었다.아무리 사람들 앞에서 강하고 흠 잡을 데가 없어도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는 늘 보호가 필요한 소녀처럼 보였다.“제가 들어가서 봐도 될까요?”한참 지나자 아람은 창백한 얼굴을 들고 지운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지금 중환자실로 이동할 거예요. 고비를 넘기면 보러가세요.”유지운은 부드럽게 말했다. 아
“은성아, 괜찮아? 어디 아프면 말해. 참지 말고.”지아는 은성의 곁을 지켰다. 은성은 마치 하룻밤 사이에 늙은 것처럼 안색이 좋지 않아 마음이 아팠다.“예전에 급성 맹장염을 걸렸어도 억지로 학교 가서 학생들에게 강의를 했어. 끝난 순간 넌 아프서 쓰러졌어. 병원에 가니 의사 선생님이 조금만 늦어도 생명이 위험할 거라고 했었어. 넌 항상 날 걱정하게 만들어. 자신을 아끼는 법을 몰라!”“네가 아껴주면 돼.”은성은 손을 들어 지아의 얼굴을 꼬집으며 다정하게 웃었다.“난 진지해!”지아는 원망스럽게 은성의 허리를 찔렀다.“사실 아무런 느낌도 없어. 그냥 머리가 어지럽고 몸이 가볍고 힘이 없어.”은성은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비서에게 뼈국을 끓여 오라고 했어. 기운을 보충해야겠어. 네 것도 가져오라고 했으니 너도 기운을 보충해.”“피를 보충하려면 소고기, 양고기, 농어를 먹어야 해. 형부. 뼈국은 아니야.”아람은 장난을 치며 들어왔다.“언니가 조카를 낳으면 내가 끓여줄게.”“아람아, 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직 그런 생각없어.”순간 지아의 얼굴이 붉어지며 입술을 오물거렸다.“아람의 말이 맞아. 이제 일도 안정되고 대선도 끝났어. 지아야, 이제 귀여운 새 가족을 추가해야 해.”은성은 지아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만졌다.“알아, 네가 아이를 좋아하는 거. 낳지 않은 건 날 따라다니기 위해서야. 그동안 나랑 여기저기 다니면서 많은 고생을 했어. 너무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어. 앞으로 좋은 날만 있을 거야.”“은성아, 무슨 말을 하는 거야.”지아는 남편을 기대고 얼굴을 만지며 달콤한 소녀처럼 웃었다.“난 무슨 일이 있어도 네 곁에 있을 거야. 내가 좋아서 그러는 거야. 나한테 빚을 진 적이 없어. 네가 나에게 준 건 이미 충분해.”은성은 설레어 몸을 일으켜 앉으며 큰 손으로 지아의 뒷목을 잡고 아무도 없는 것처럼 키스를 했다. 아람이 있어 수줍었던 지아는 천천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빠져 키스에 응답했다.아람은 뒤돌아서서 벽에 기대어
“아무것도 아니야. 이런 일도 할 수 없으면 이 매형은 쓸데도 없어.”은성이 오히려 부끄러워했다.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 황제가 직접 전화한 것을 보고 은성은 급히 전화를 맞았다. 대화 도중 아람은 은성의 표정이 심각해진 것을 보자 가슴을 움켜쥐었다. 통화가 끝나자 지아는 서둘러 물었다.“은성아, 무슨 일이 있어?”“라이언이 T 국에 없어. 출국했어.”은성의 눈빛이 어두웠다.“출국? 국내에서 라인에게 제보하는 사람이 있어 하룻밤 사이에 도주한 거예요?”“아니, 요즘 계속 네 나라에 있었어.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T국에 있지 않았어.”“어디에 있어요?”“성주.”아람은 눈을 부릅뜨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순간 구윤의 말이 떠올랐다. 경주가 성주에서 T국과 결탁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누군지 90프로 확신할 수 있다고 했다.‘왜 그렇게 확신하는 거지? 경주가 그 사람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이야!’“아람아.”지아는 머뭇거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어제 상황이 혼란스러워 너랑 얘기할 시간이 없었어. 네 형부 앞에서 물어보고 싶어. 너, 윤씨 가문 넷째 도련님과 어때? 아직도 친해?”“나와 윤유성의 사이는 언니가 생각한 그런게 아니야. 그저 친구야.”아람의 눈빛이 씁쓸했다.“어렸을 때 자주 같이 놀았었어. 그저 어릴 적 우정이야. 그 후 어머니와 S 국에서 10년 넘게 있어서 있었어. 돌아온 후 우연히 만나서 연락하게 되었어. 지난 1년 가까이 날 많이 도와주었어.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두 번이나 구해주었어.”“너에게 진심으로 잘해주고 널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어. 하지만 아람아. 그 사람과 적게 만나는 게 좋을 거야. 돌아가면 최대한 피해.”지아는 걱정스럽게 말했다.“그리고 네 마음속에서 가장 중요한 남자는 여전히 신 사장님인 것 같아. 이 사건을 겪은 후 서로 더 돈독해질 거라고 믿어. 너도 원한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고 싶지? 신 사장님이 널 위해 많은 헌신을 했어. 그래도 받아줄 수 없다고 해도, 윤씨 가문 넷째 도련님
아람은 깜짝 놀랐다. 은성의 입에서 나온 유성이 바로 자신에게 따뜻하고 챙겨주는 남자라고 믿기지 않았다. 마치 천사와 악마였다.“그 뿐만 아니라 S국 대통령 선거를 비밀리에 조작하기도 했어.”지아는 예전의 일을 떠올리자 가슴이 떨려 은성의 손을 꼭 잡았다.“은성에게 수작을 부린 적도 있어. 여론 전쟁이 있었어. 다행히 네 형부가 깨끗하고 그들과 연락을 하지 않아 오점을 잡을 수 없었어. 아니면 대토령은커녕, 형부를 감옥에 넣었을 거야.”아람은 숨을 들이쉬며 소름이 돋았다.“윤유성이 언제 이렇게 무섭게 된 거야. 왜 이렇게 된 거야.”“S 국의 사회 환경이 복잡해. 윤유성은 현지인이 아니야. 거기서 살아남고 싶으면 수작을 부리지 않으면 안 돼. 자본은 야박한 거야. 하지만 선은 넘지 말아야지. 아니면 짐승과 무슨 차이가 있어?”은성은 그 동안 유성과 은밀한 다툼을 하며 당한 것을 생각하면 화가 났다. 아람은 굳어버리며 뒤로 물러났다. 지금의 유성은 얼마나 음흉하면 악마같은 모습을 우아한 미소에 숨길 수 있을지 모른다.“그러니 아람아, 큰오빠가 국내에서 T국 군부와 거래를 했다는 말을 듣고 제일 먼저 윤유성이 더올랐어.”지아는 진지하게 아람을 바라보았다.“하지만 모두 추측이야. 증거는 없어. 하지만 조심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아람아, 네가 의리가 있어서 이런 말을 들으면 힘들어 할 거라는 걸 알아. 하지만 의리를 떠나서 나와 네 형부는 네가 위험한 사람을 멀리하고 무사했으면 좋겠어.”“의리가 있지만, 정의도 있어.”아람은 우울하게 눈을 치켜들며 차가운 빛을 뿜었다.“아마 윤유성이 타국에서 처지가 어려웠을 거야.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남을 해치고 이익을 위해 남에게 고통을 주는 이유가 되지 않아. 하지만 윤유성이 직접 나한테 말했으면 좋겠어. 그동안의 정이 있는데.”...“윤 사장님! 이 친구를 도와 이 일을 해결해 줘요!”라이언은 T국에서 수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게다가 황제가 직접 명령하고 증인인 경찰 총장도 잡혀 군에
이런 눈빛을 어떻게 설명할 지가 모른다. 악독하고 난폭하고, 마치 지옥을 헤매며 오랫동안 해를 보지 못한 악귀 같았다.“그런 눈빛으로 날 보지 마. 네가 악독하지 않으면 오랜 친구도 이런 식으로 널 상대하지 않았을 거야.”라이언은 소름이 돋았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오랜 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데, 예전부터 알았어. 넌 돌아갈 길을 남겨주지 않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나 자신을 위해 직접 길을 찾아야겠어.”“녹음을 정말 가지고 있어?”유성은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른하게 말했다.“허허, 역시 무서워하네.”라이언은 득의양양하게 웃었다.“내가 왜 녹음기를 가지고 다니겠어. 당연히 안전한 곳에 보관했지. 감히 날 건드리면 다음 날 전 세계가 이 녹음을 듣게 될 거야!”“말해, 조건이 뭐야.”유성의 눈빛이 냉혹했다.거래에서 유성은 절대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나와 부하들에게 비행기를 준비해 주고 해외로 보내줘. 그리고 충분한 돈도 필요해. 너 대신 큰 거물 두 명을 상대해 주었는데, 한 푼도 주지 않을 수는 없잖아.”“얼마를 원해?”“10억 달러. 해외 계좌로 보내. 돈을 받으면 즉시 녹음을 주고 네 눈앞에서 사라질게!”라이언은 악독하게 웃었다.“우린 오랫동안 함께 일해 왔고, 나한테서 많은 걸 얻었잖아. 10억은 윤 사장님에게 아무것도 아니야. 그동안의 우정에 대한 이별 비용이라고 생각해.”‘10억 달러?’옆에 서 있는 우 비서는 깜짝 놀랐다.‘정말 부르는 게 값이네.’“그래, 3일 안에 송금할게.”뜻밖에도 유성은 주저없이 동의했다. 순간 라이언은 후회했다.‘더 많이 받을 걸!’“3일 동안 성주에서 함부러 돌아다니지 마. 신씨 그룹과 이씨 그룹의 사람이 널 찾고 있을 거야.”유성은 여유있게 와인을 마셨다.“네가 말할 필요 없어. 돈이나 빨리 준비해!”거래는 성사되었고 우비서는 라이언을 돌려보냈다. 문이 닫히자 유성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와인잔에 있는 술은 새하얀 카펫 위에 쏟았다.“친구야, 이 와인 한 잔으로 인사할게.”
두려움 속에서 관찰 기간을 견뎌낸 경주는 마침내 목숨을 구하고 중환자실을 떠났다. 응급실에 들어간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아람은 마치 경주 곁을 떠나면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잃을 것만 같은 기생 풀이 되어 곁을 지키고 있었다. 아침에 아람은 경주의 침대 옆에서 깨어나고, 밤에는 함께 잤다.경주는 심한 혼수 상태였기 때문에 매일 영양 수액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아람도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아 초췌해지며 살이 바졌다. 그 모습을 봐도 방법이 없었다. 경주가 깨어나지 않으면 아람은 계속 우울하고 퇴폐적으로 살 것이다. 완전히 시들 때까지 말이다.오늘 밤, 아람은 구윤과 신우의 도움에 경주의 몸을 깨끗이 닦아주려 했다. 예전에 부부였을 때 경주가 깨끗한 것을 좋아했었다. 아무리 비싼 양복이라고해도 먼지가 조금만 묻어도 두 번 다시 입지 않았다.매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인간 세상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하지만 경주는아람이 전쟁에서 다듬지 않고 피 얼룩으로 자신을 본 적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사장님이든, 군인이든, 빛이 나든 수렁에 빠지든 아람의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고귀한 신분, 준수한 외모 모두 경주의 인화점이다. 하지만 아람이 13년 동안 사랑한 건 경주의 순수하고 투명한 영혼이다.아람은 직접 경주의 옷을 벗겼다. 경주의 튼튼한 몸매가 보이는 가운데 속온 한 벌만이 준심 부위를 가리고 있다. 구윤은 아무렇지 않았지만 신우는 깜짝 놀랐다. 눈을 부릅뜨고 경주의 중심 부위를 보며 질투했다.“헐, 이 자식이 정말 혼수 상태인 게 맞아? 혼수 상태에 빠진 사람을 많이 봤어. 그런데 이런 남자는 처음이야. 나도 안 돼!”말을 하며 경주의 다리를 꼬집으려했다.“젠장, 안 돼, 시도해 봐야겠어!”아람은 재빨리 신우의 손목을 잡았다.“오빠, 뭐하는 거야.”“꼬집어 봐야겠어. 정말 혼수 상태에 빠진 게 맞는 지 확인해야겠어.”신우의 장난기가 시작되었다.“확인할 필요가 없어. 원래 이렇게 커. 내가 증인이야!”마음이
“난 너의 친동생이야, 같은 엄마의 배에서 태어났는데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어? 뼈가 부러질 것 같아!”신우는 억울하여 입을 삐죽거렸다. 신우가 애교부리는 모습은 구윤만 볼 수 있었다.“벌을 주는 거야. 누가 헛소리를 하라고 했어? 아파야 기억하지.”“농담이잖아. 왜 그렇게 센스가 없어?”말을 하며 신우는 눈을 내리깔고 보더니 화를 냈다. 남자는 정말 유치하다. 무엇이든 승부를 봐야 한다.“그나저나 아람이 먹지도 않고, 물도 안 마시고, 자지도 않고 핸드폰도 보지 않는데, 정말 심심하지 않아?”신우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아니,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데 왜 심심하겠어?”신우는 눈썹을 찌푸렸다.“이해할 수 없네.”“신우야. 어렸을 때부터 넌 우리 형제 중에서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했어. 그저 감정에 대해 너무 늦게 깨달았어. 아직까지도 한 사람을 사랑하는 느낌을 몰라.”구윤은 가슴이 떨리며 생각에 잠겼다.“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는커녕, 사진을 지켜도 지루하지 않아.”이때,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구윤이 눈을 들고 보자 지운이 흰가운에 손을 넣고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지운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상큼하게 웃었다. 마치 눈부신 햇빛이 어두운 마음속을 비추는 것 같았다.“윤아.”“윤아.”머리속에서 예전의 누군가와 겹쳐졌다. 구윤은 깜짝 놀랐다. 마치 하늘에서 총알이 날아온 것처럼 가슴을 맞았다....병실은 조용했다. 여느 때처럼 아람은 경주의 귀에 속삭였다. 예전에 함께 경험했던 짜릿한 순간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운이 말한 적이 있다. 혼수 상태나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에게 자주 말을 하고 대화를 나누며 인상이 깊은 일을 알려주면 환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 조금의 희망이라도 알마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신경주, 빨리 깨어나. 깨어나면 비밀을 말해줄게.”“됐어. 깨어나기만 하면 다 말해줄게.”“깨어나, 응? 제발.”아람은 눈물을 글썽이며 경주의 귀에 속삭였다. 말할 수록 울고 싶었다. 아제 아무것도 원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