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은 깜짝 놀랐다. 은성의 입에서 나온 유성이 바로 자신에게 따뜻하고 챙겨주는 남자라고 믿기지 않았다. 마치 천사와 악마였다.“그 뿐만 아니라 S국 대통령 선거를 비밀리에 조작하기도 했어.”지아는 예전의 일을 떠올리자 가슴이 떨려 은성의 손을 꼭 잡았다.“은성에게 수작을 부린 적도 있어. 여론 전쟁이 있었어. 다행히 네 형부가 깨끗하고 그들과 연락을 하지 않아 오점을 잡을 수 없었어. 아니면 대토령은커녕, 형부를 감옥에 넣었을 거야.”아람은 숨을 들이쉬며 소름이 돋았다.“윤유성이 언제 이렇게 무섭게 된 거야. 왜 이렇게 된 거야.”“S 국의 사회 환경이 복잡해. 윤유성은 현지인이 아니야. 거기서 살아남고 싶으면 수작을 부리지 않으면 안 돼. 자본은 야박한 거야. 하지만 선은 넘지 말아야지. 아니면 짐승과 무슨 차이가 있어?”은성은 그 동안 유성과 은밀한 다툼을 하며 당한 것을 생각하면 화가 났다. 아람은 굳어버리며 뒤로 물러났다. 지금의 유성은 얼마나 음흉하면 악마같은 모습을 우아한 미소에 숨길 수 있을지 모른다.“그러니 아람아, 큰오빠가 국내에서 T국 군부와 거래를 했다는 말을 듣고 제일 먼저 윤유성이 더올랐어.”지아는 진지하게 아람을 바라보았다.“하지만 모두 추측이야. 증거는 없어. 하지만 조심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아람아, 네가 의리가 있어서 이런 말을 들으면 힘들어 할 거라는 걸 알아. 하지만 의리를 떠나서 나와 네 형부는 네가 위험한 사람을 멀리하고 무사했으면 좋겠어.”“의리가 있지만, 정의도 있어.”아람은 우울하게 눈을 치켜들며 차가운 빛을 뿜었다.“아마 윤유성이 타국에서 처지가 어려웠을 거야.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남을 해치고 이익을 위해 남에게 고통을 주는 이유가 되지 않아. 하지만 윤유성이 직접 나한테 말했으면 좋겠어. 그동안의 정이 있는데.”...“윤 사장님! 이 친구를 도와 이 일을 해결해 줘요!”라이언은 T국에서 수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게다가 황제가 직접 명령하고 증인인 경찰 총장도 잡혀 군에
이런 눈빛을 어떻게 설명할 지가 모른다. 악독하고 난폭하고, 마치 지옥을 헤매며 오랫동안 해를 보지 못한 악귀 같았다.“그런 눈빛으로 날 보지 마. 네가 악독하지 않으면 오랜 친구도 이런 식으로 널 상대하지 않았을 거야.”라이언은 소름이 돋았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오랜 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데, 예전부터 알았어. 넌 돌아갈 길을 남겨주지 않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나 자신을 위해 직접 길을 찾아야겠어.”“녹음을 정말 가지고 있어?”유성은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른하게 말했다.“허허, 역시 무서워하네.”라이언은 득의양양하게 웃었다.“내가 왜 녹음기를 가지고 다니겠어. 당연히 안전한 곳에 보관했지. 감히 날 건드리면 다음 날 전 세계가 이 녹음을 듣게 될 거야!”“말해, 조건이 뭐야.”유성의 눈빛이 냉혹했다.거래에서 유성은 절대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나와 부하들에게 비행기를 준비해 주고 해외로 보내줘. 그리고 충분한 돈도 필요해. 너 대신 큰 거물 두 명을 상대해 주었는데, 한 푼도 주지 않을 수는 없잖아.”“얼마를 원해?”“10억 달러. 해외 계좌로 보내. 돈을 받으면 즉시 녹음을 주고 네 눈앞에서 사라질게!”라이언은 악독하게 웃었다.“우린 오랫동안 함께 일해 왔고, 나한테서 많은 걸 얻었잖아. 10억은 윤 사장님에게 아무것도 아니야. 그동안의 우정에 대한 이별 비용이라고 생각해.”‘10억 달러?’옆에 서 있는 우 비서는 깜짝 놀랐다.‘정말 부르는 게 값이네.’“그래, 3일 안에 송금할게.”뜻밖에도 유성은 주저없이 동의했다. 순간 라이언은 후회했다.‘더 많이 받을 걸!’“3일 동안 성주에서 함부러 돌아다니지 마. 신씨 그룹과 이씨 그룹의 사람이 널 찾고 있을 거야.”유성은 여유있게 와인을 마셨다.“네가 말할 필요 없어. 돈이나 빨리 준비해!”거래는 성사되었고 우비서는 라이언을 돌려보냈다. 문이 닫히자 유성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와인잔에 있는 술은 새하얀 카펫 위에 쏟았다.“친구야, 이 와인 한 잔으로 인사할게.”
두려움 속에서 관찰 기간을 견뎌낸 경주는 마침내 목숨을 구하고 중환자실을 떠났다. 응급실에 들어간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아람은 마치 경주 곁을 떠나면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잃을 것만 같은 기생 풀이 되어 곁을 지키고 있었다. 아침에 아람은 경주의 침대 옆에서 깨어나고, 밤에는 함께 잤다.경주는 심한 혼수 상태였기 때문에 매일 영양 수액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아람도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아 초췌해지며 살이 바졌다. 그 모습을 봐도 방법이 없었다. 경주가 깨어나지 않으면 아람은 계속 우울하고 퇴폐적으로 살 것이다. 완전히 시들 때까지 말이다.오늘 밤, 아람은 구윤과 신우의 도움에 경주의 몸을 깨끗이 닦아주려 했다. 예전에 부부였을 때 경주가 깨끗한 것을 좋아했었다. 아무리 비싼 양복이라고해도 먼지가 조금만 묻어도 두 번 다시 입지 않았다.매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인간 세상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하지만 경주는아람이 전쟁에서 다듬지 않고 피 얼룩으로 자신을 본 적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사장님이든, 군인이든, 빛이 나든 수렁에 빠지든 아람의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고귀한 신분, 준수한 외모 모두 경주의 인화점이다. 하지만 아람이 13년 동안 사랑한 건 경주의 순수하고 투명한 영혼이다.아람은 직접 경주의 옷을 벗겼다. 경주의 튼튼한 몸매가 보이는 가운데 속온 한 벌만이 준심 부위를 가리고 있다. 구윤은 아무렇지 않았지만 신우는 깜짝 놀랐다. 눈을 부릅뜨고 경주의 중심 부위를 보며 질투했다.“헐, 이 자식이 정말 혼수 상태인 게 맞아? 혼수 상태에 빠진 사람을 많이 봤어. 그런데 이런 남자는 처음이야. 나도 안 돼!”말을 하며 경주의 다리를 꼬집으려했다.“젠장, 안 돼, 시도해 봐야겠어!”아람은 재빨리 신우의 손목을 잡았다.“오빠, 뭐하는 거야.”“꼬집어 봐야겠어. 정말 혼수 상태에 빠진 게 맞는 지 확인해야겠어.”신우의 장난기가 시작되었다.“확인할 필요가 없어. 원래 이렇게 커. 내가 증인이야!”마음이
“난 너의 친동생이야, 같은 엄마의 배에서 태어났는데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어? 뼈가 부러질 것 같아!”신우는 억울하여 입을 삐죽거렸다. 신우가 애교부리는 모습은 구윤만 볼 수 있었다.“벌을 주는 거야. 누가 헛소리를 하라고 했어? 아파야 기억하지.”“농담이잖아. 왜 그렇게 센스가 없어?”말을 하며 신우는 눈을 내리깔고 보더니 화를 냈다. 남자는 정말 유치하다. 무엇이든 승부를 봐야 한다.“그나저나 아람이 먹지도 않고, 물도 안 마시고, 자지도 않고 핸드폰도 보지 않는데, 정말 심심하지 않아?”신우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아니,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데 왜 심심하겠어?”신우는 눈썹을 찌푸렸다.“이해할 수 없네.”“신우야. 어렸을 때부터 넌 우리 형제 중에서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했어. 그저 감정에 대해 너무 늦게 깨달았어. 아직까지도 한 사람을 사랑하는 느낌을 몰라.”구윤은 가슴이 떨리며 생각에 잠겼다.“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는커녕, 사진을 지켜도 지루하지 않아.”이때,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구윤이 눈을 들고 보자 지운이 흰가운에 손을 넣고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지운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상큼하게 웃었다. 마치 눈부신 햇빛이 어두운 마음속을 비추는 것 같았다.“윤아.”“윤아.”머리속에서 예전의 누군가와 겹쳐졌다. 구윤은 깜짝 놀랐다. 마치 하늘에서 총알이 날아온 것처럼 가슴을 맞았다....병실은 조용했다. 여느 때처럼 아람은 경주의 귀에 속삭였다. 예전에 함께 경험했던 짜릿한 순간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운이 말한 적이 있다. 혼수 상태나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에게 자주 말을 하고 대화를 나누며 인상이 깊은 일을 알려주면 환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 조금의 희망이라도 알마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신경주, 빨리 깨어나. 깨어나면 비밀을 말해줄게.”“됐어. 깨어나기만 하면 다 말해줄게.”“깨어나, 응? 제발.”아람은 눈물을 글썽이며 경주의 귀에 속삭였다. 말할 수록 울고 싶었다. 아제 아무것도 원하지 않
아람은 눈을 비비며 경주의 손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너무 피곤해서 환각을 본 줄 알았다.“경주야, 신경주.”아람은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경주의 이름을 불렀다.“신경주, 내 목소리 들려? 들리면 손가락이라도 움직여, 신경주!”“아람아.”목소리는 허약했지만 방에 둘 밖에 없어 또렷하게 들렸다. 그러자 아람은 흥분했다.“신경주! 깨어났어? 내 말 들려? 신경주!”“아람아.”경주는 창백한 입술을 움직이며 잠결에 중얼거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꿈이라도 그리워하는 사람은 오직 아람이었다.“나 있어, 나 여기 있어!”아람은 급히 대답했다. 흥분하여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경주는 천천히 손을 펴서 부들부들 떨며 아람과 깍지를 꼈다. 한때는 강하고 용감하여 비바람을 막아주던 남자가 이렇게 간단한 행동도 힘겹게 해야 했다.“방금 내 손바닥에 뭐라고 적었어?”아람의 얼굴이 뜨거워지며 귀끝도 빨개졌다.“쓰는 거 말고, 직접 듣고 싶어.”경주는 천천히 눈을 뜨고 기대했다. 아람은 가슴이 두근거려 목까지 붉어졌다. 아람은 마치 피어난 장미와 같아 경주의 마음을 끌었다. 아람은 천천히 몸을 수여 경주의 가슴에 기대 다정하게 말했다.“사랑해.”경주는 눈물이 맺혔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경주의 심장에 각인되었다. 드이어 아람의 고백을 들었다.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얻을 땐 진심이면 된다. 하지만 진심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걸었다.아람은 가볍게 기침을 했다. 부끄러워 경주의 뜨거운 눈빛과 마주치지 못했다. 그러자 일어나서 벨을 눌러 의사와 오빠들을 부르고 싶었다. 갑자기 신음을 하며 경주의 품에 안겼다.경주는 그 말에 큰 힘을 얻어 아람을 품으로 끌었다. 다치치 않은 오른팔로 아람의 호리를 꼭 안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다시는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수 없을 줄 알았어.”“흥, 한때 진정한 사랑이 앞에 있어도 네가 아끼지 않았어. 내 탓이야?”아람은 마치 고양이처럼 경주의 품에 안겨 원망했다.“내 탓이야. 내 탓이야. 난 죽어야 해.”경주는 큰 손
경주는 부상, 구조, 심한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기까지 보름도 채 걸맂ㅣ않았다. 일반인이라면 응급실에서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버틴다고 해도 한두 달, 심지어 더 오랫동안 혼수에 빠졌을 것이다.지운이 분석한 결과 경주의 체질이 일반인보다 강할 뿐만 아니라 한때 군 생활을 했기 떄문에 몸이 강해 외부 손상을 잘 견딜 수 있다고 했다.날이 밝자 아람은 경주와 함께 신체를 전반적을 검사했다. 경주는 검사하는 내내 엄마 따라다니는 아이처럼 얌전했다. 아람의 말을 들으며 무엇을 해도 모두 들었다.“이런 아람을 본 적이 있어? 몸에서 모성애가 빛나고 있어. 손을 모으고 숭배할 것 같아.”신우는 혀를 차며 질투하는 눈빛으로 쪼그리고 앉아 경주에게 담요를 덮어주는 아람을 보았다.“정말 시집 간 딸은 신경 쓸 수가 없네. 아람에게 남자가 생기니 오빠들은 다락방에 있는 인형이 되었어. 더 이상 우리를 보지도 않아.”“어쩔 수 없어요. 제 친구가 예쁘고 비참하잖아요. 어느 여자가 가슴 아파하지 않겠어요?”옆에 서 있는 유희가 신우를 놀릴 기회를 잡아 사악하게 웃었다.“아니면 자신을 해쳐봐요. 팔 다리를 끊어서 경주보다 비참해지면 아람의 관심을 받을 수 있어요.”“젠장, 난 아람의 친오빠야. 우린 같은 바지를 입고 같은 침대에서 잤어. 아람의 장난감들은 모두 내가 만들어 준 거야. 아람의 신발 쓴은 내가 묶어 주었고, 남은 밥은 내가 먹었어. 사고를 쳐도 내가 대신 챔임을 졌어!”말을 할 수록 신우는 화가 났다.“신경주가 뭔데! 우리 형제들이 부모님처럼 키운 귀한 동생을 훔쳐갔는데, 이제 질투까지 해야 해? 무슨 자격으로!”“무슨 자격? 아람이가 경주를 사랑해서요.”유희는 천천히 하품을 했다.“저기요, 형님. 이 사실을 빨리 받아드려요. 많은 고난과 위험을 겪었는데, 누구도 그들을 헤어지게 할 수 없어요.”“신우야, 나이도 많은데 까다롭게 굴지 마.”구윤과 지운이 그들을 향해 다가갔다. 따뜻한 햇빛이 잘 생긴 두 사람의 실루엣에 빛을 더했다.“이 도련님의
다행히 구진이 없었다. 아니면 병원은 정말 시끄러웠을 것이다.“신 사장님이 사랑을 받고 있는데 내가 감히 소란을 피우겠어?”신우는 질투하며 말했다.“그만해, 신우야. 적당히 해.”구윤은 꾸짖었다. 아람은 어이없어 한숨을 쉬었다.“넷째 오빠, 미래의 새언니가 어떤 처지일 지 이미 짐작이 가. 다른 남자를 핏뜩 봐도 하루종일 질투하겠지?”“질투? 흥, 사흘 동안 침대에서 못 내려오게 할 거야!”경주는 형제들이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자 유쾌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미소르 지었다. 예전이라면 경주도 질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구씨 가문이 지내는 방식을 알았다. 서로 너무 사랑하고 아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다. 경주가 해야할 것은 익숙해지고 이해하고 융합하는 것이다.연애에 올인하는 사람은 사랑에서 자신을 잃는 다는 말이 있다. 경주도 점점 자신을 잃고 있는 것 같았다.“오늘 다 모였네.”돌아보니 대통령 부부가 팔짱을 끼고 신혼부부처럼 다가오고 있었다.“드디어 무사히 해결되고 다같이 모이게 되었네. 너무 좋아.”지아는 경주가 아람의 보살핌에 점점 안색이 좋아지는 걸 보자 흐뭇하게 웃었다.“신 사장님, 몸은 어때요?”“많이 좋아졌어요. 내일 퇴원해서 아람과 함께 돌아갈 거예요.”경주는 겸손한 태도로 말했다. “내일? 미쳤어?”아람의 가느다란 손이 경주의 튼튼한 어깨에 얹친 채 화를 내며 주물렀다.“의사 말로는 회복이 빠르지만 퇴원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어. 적어도 일주일은 더 입원해야 해!”경주는 손을 들어 아람의 손을 잡고 만졌다.“라이언이라는 사람이 성주에 숨고 있어. 돌아가서 잡아내야 해. 더 끌면 꿈에 나올 것 같아. 그리고 왕준도 심문해서 진주를 언급하게 해야 해. 중요한 일이 너무 많아. 내 몸은 괜찮아.”비록 다정한 스킨십은 없었지만 아람과 경주느 영환까지 하나로 섞여 있는 것 같았다.“그래도 무리하면 안 돼. 건강이 제일 중요해. 그런 일만 생각하고, 내가 얼마나.”‘마음이 아프겠어.’경주는 울컥하며 죄책감이 들었다
“아람아, 너무 걱정하지 마. T국에서 성주까지 5시간만 걸려. 헬기에 응급 의료 시설이 다 갖춰져 있어. 괜찮아.“그래요. 유명한 내가 있는 데 뭐가 무서워요.”지운은 의기양양하며 턱을 치켜올렸다. 그러자 유희가 말했다.“아무리 유명해도 아람보다 유명하겠어?”“무슨 뜻이야?”지운은 눈썹을 찌푸렸다.“아람이 바로 백신이야. 백신이 아람이고. 설마 아직도 몰라?”지운은 깜짝 놀라며 아람의 담담한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보자 모두 담담했다. ‘그래서 다 아는 데, 나만 몰랐어? 그래서 그동안 우상 앞에서 허세를 부린 거야?’지운은 뻗뻗하게 돌아서며 벽을 잡고 고개를 숙이며 사람들을 등지고 있었다. 유희는 머리를 긁적였다.“저기, 왜 저러는 거야?”신우는 팔짝을 꼈다.“몰라, 우리 동생이 너무 대단해서 우울한가 봐.”...다음 날, 아람과 경주 일행은 구씨 가문의 헬기를 타고 성주로 돌아갔다. 지아와 은성은 바로 S 국에 돌아가야 하여 같이 갈 수 없었다. S국의 일이 산더미처럼 싸여 비서의 전화가 계속 오고 있었다. 개인 스케줄이 너무 많은 시간을 차지했다. 권력이 높은 두 사람에게 시간이 가장 사치스럽다. 둘 밖에 없어 아람은 너무 걱정되었다. 그래서 신우에게 데려줘라고 시켰다. 비행기에서 지운은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없어 잠을 자고 있었다. 다른 사람은 심각한 표정으로 모여 있었다.“경주야, 큰오빠가 네가 라이언이 누구 사람인지 알았다고 했어. 도대체 누가 죽여라고 시킨 거야?”아람은 오랫동안 참은 질문을 마침내 내뱉었다. 구윤과 유희도 심각하게 경주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경주는 눈썹을 찌푸리고 아람을 바라보았다.“아람아, 내가 말하면 믿어줄 거야? 네가 받아드릴 수 없을까 봐 걱정되.”“윤유성이야?”아람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구윤과 유희, 그리고 경주도 깜짝 놀랐다.“아람아, 어떻게 알았어?”“네가 혼수 상태에 빠졌을 때 언니와 형부랑 많은 얘기를 했어. 그들도 윤유성과 라이언이 결탁했다고 의심하고 있어
걱정으로 인해 아린은 멘붕 직전이었고 주체할 수 없이 흐느꼈다.[엄마와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했어. 임씨 가문에서도 사람을 찾았지만 수해 오빠를 구하지 못했어.]“뭐? 왜 이제야 나한테 말해?”아람은 마음이 급해서 목까지 쉬었다.“아람아, 흥분하지 마. 아린이 놀라겠어.”경주는 아람의 손을 조금 더 세게 잡았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람의 흥분된 감정을 진정시켰다.“아린에게 말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말해라고.”아람은 죄책감에 숨을 내쉬었다.“미안해, 아린아. 언니가 방금 너무 심하게 말했어. 울지마. 무슨 일인지 천천히 말해. 도대체 어느 겁도 없는 놈이 감히 나 구아람의 사람을 건드려! 죽여버릴 거야!”상황이 긴박하지만 경주가 아람의 말을 듣자 웃음을 참았다.[윤씨 가문의 사람이 한 거야.]아린은 처절하게 흐느꼈다.[아마도 내가 윤진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맞아서 그래. 윤씨 가문 사람이 화가 나서 수해 오빠를 괴롭혔어.][수해 오바는 고의 상해죄로 체포되었어. 그리고 윤진수 그 짐승이 진단서까지 뗐어. 몸에 있는 크고 작은 병을 모두 수해 오빠 탓을 해서 중상을 선고받았어.]물론 그 안에 발기 부전도 포함되었다. 윤씨 그룹의 능력으로 진단서를 조작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위조하는 것도 사소한 일이었다.“저 양심도 없는 짐승 새끼 죽여도 속이 시원하지 않아.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봐줬어. 윤씨 그룹이 감히 우리를 건드려?”아람은 화를 냈다. 너무 원망스러워서 눈시울이 붉어지며 살기를 뽐냈다.[윤씨 그룹이 어떻게도 합의를 해주지 않아.]“허, 합의? 그럴 일이 있어? 저 사람들은 수해를 죽이고 싶을 거야!”아람은 심하게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원망했다.“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윤성우야. 임윤호도 참여했을 수 있어!”[임윤호, 임윤호는 수해 오빠의 친형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어?]아린은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었다.“그럴 가능성이 커.”경주는 큰 손으로 다정하게 아람의 등을 쓰다듬으며 안
아람과 경주는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나가는 길에 경주는 아람을 안고 펑펑 울었다. 아람의 검은 드레스를 구겨질 정도로 잡았고 옷까지 젖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두 사람이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아람이 위로하며 효정에게 약속했다. 가끔 와서 효정을 보고 유희에게 이씨 가문만 챙기지 말고 효정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라고 당부했다. 자유의 기쁨을 잃고 사육된 동물처럼 되지 않게 하라고 했다.유희는 또다시 맹세를 했다. 눈물을 흘리는 효정을 안고 문 앞에 서서 떠난 모습을 지켜보았다. 차는 한참 달렸다. 아람은 결국 참지 못하고 어깨를 부들부들 떨며 어두운 밤에 떨어지는 별처럼 맑은 눈물을 흘렸다.“아람아, 울지 마.”경주는 마음이 아파서 호흡이 가빴다. 튼튼한 팔로 아람을 품에 안아주며 다정하게 위로했다. 턱으로 아람의 머리카락을 문질렀다.“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게 아니잖아. 효정이가 보고 싶으면 한동안 데려와서 같이 살아도 돼. 아니면 내가 더 큰 별장을 사서 아예 같이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정연은 이제 사장님 비서가 될 거야. 그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텐데, 효정을 아줌마에게 맡기는 게 제일 좋아.”“흥, 네가 정말 이유희의 절친이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아람은 코를 빨아들이며 손끝으로 경주의 가슴을 찌르며 원망했다.“아직 편하고 행복하게 지내본 적이 없는 커플을 헤어지게 할 거야? 날 기쁘게 하려고? 신경주, 넌 정말 양심이 없어. 효정이 아무 말을 안 해도 유희가 매일 널 저주할 거야.”경주는 갑자기 멍해졌다. 그러고 얇은 입술로 아람의 촉촉한 입술에 키스했다. 키스를 하고 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어. 효정이도 너랑 헤어지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좋은 일인 줄 알았어.”“저 커플을 방해하지 말라고 네가 그랬잖아.”아람은 키스를 받고 호흡이 흐트러져 눈이 촉촉해지며 설렜다.“그래서 너도 가서 귀찮게 하지 마.”경주는 아람의 예쁜 두 눈을 바라보며
“아람아, 무슨 생각이 들었어?”경주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유희와 정연도 긴장을 하며 하얀 아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한 비서의 분석이 맞아. 윤유성의 사악한 성격으로 라이언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죽일 수 있어.”“그리고, 오랫동안 계략을 꾸미고 있었을 거야. 다만 중요한 도구가 이제 도착했을 뿐이야!”유희와 다른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있을 때 경주만 바로 깨닫고 반응했다.“그 도구가 헬기라고 생각해?”아람은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초조하게 말했다.“지상에서는 윤유성이 행동하기 어렵지만, 하늘에서 편하잖아. 그리고 비행기가 출국하면 우리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막을 수 없어. 그럼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정말 음흉하고 고압적인 행동이다. “형수, 정말 똑똑하네. 넌 정말 신이야!”유희는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박수를 치며 공손하게 절을 할 뻔했다.“아부는 그만하고 빨리 대책을 생각해.”아람의 가슴은 돌에 눌린 것처럼 숨이 막혔다.“한무야. 지금부터 인력을 추가 배치해. 윤유성의 헬기 행방을 면밀히 감시해. 어떤 행동이 있더라고 제때 차단해야 해.”경주는 카리스마를 뽐내며 안색이 차가워졌다.“네, 신 사장님.”예전의 경주는 비즈니스의 거물이고 고귀한 왕이었다. 하지만 아람 앞에서 보좌하든, 아람을 위해 전장에 돌격하는 장군이든 상관없었다. 무엇이든 아람을 위해 기꺼이 할 수 있었다.“만약 막지 못하고 헬기가 뜨면 어떡해? 폭탄으로 라이언을 구해야 하나?”유희는 진지하게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던졌다.“라이언은 양국의 공개 수배 범죄자야. 때가 되면 백진 오빠와 도현 오빠에게 알려서 군과 경찰이 힘을 합치도록 할게.”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침착하게 말했다.“하늘로 날아가더라도 반드시 잡을 수 있을 거야.”세 남자의 얼굴에는 존경이 가득했다....윤민주가 감옥에 가고, 윤진수가 체포되었다. 경주의 말대로 윤성우의 처지는 점점 난감했고 살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았다. 게다가 유성이 S 국에서의 노력
아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내리깔았다. 경주는 아람의 침울한 표정을 보고 손을 잡아주며 쓰다듬었다.“아람아, 알아. 네가 효정을 많이 이뻐하는 거. 봐봐, 지금 효정에게 유희가 있어. 유희가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고, 챙겨주고 있어. 유희는 능력도 좋고 집안도 좋아. 효정을 지켜주기에는 충분해.”“응, 알아. 사실 너무 고마워.”아람은 유희가 효정을 받아줘서 고마운 것이 아니다. 고마운 건 유희가 초월적인 안목이 있고, 다이아몬드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효정을 인정해 주고, 기꺼이 인내심을 가지고 곁에 있어 준다는 것이다. 잠시 후 유희가 돌아왔다. 다크서클이 더 짙어진 것 같았다.“유희야, 고생했어.”경주는 한숨을 내쉬었다.“내 와이프야,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고생은 무슨.”유희는 정연을 원망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어디까지 얘기했지? 참, 방금 생각해 봤는데 라이언은 수배 중인 범죄자야. 국내에서 권력이 없는데, 어떻게 많은 사람들을 매수할 수 있어? 윤유성의 짓인가? 몰래 라이언을 지켜주고 있어?”아람과 경주도 같은 생각이었다. 결국 라이언은 왕준의 상사였고, 남도 습격 사건에 참여했다. 라이언은 유성에게 치명타를 입힌 중요한 증인이기도 하다. 유성은 이런 약점을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스스로 발등을 찍는 짓이다.“라이언이 나타난 건 아직 살아있다는 거고 아직 성주에 있다는 거야. 성주에 있으면 절대 도망칠 수 없어. 그저 시간문제야.”경주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원망에 목이 쉬었다.“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건 없어. 윤유성과 라이언과 같은 짐승 때문에 무고한 사람을 더 이상 희생하기 싫어. 너무 가치가 없어.”유희의 가슴이 아파 났다. 경주는 겉으로 차갑고 무심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다.“저기, 궁금한 게 있어요.”한무가 갑자기 손을 들었다.“뭔데?”세 사람이 일제히 물었다.“윤유성이 왜 라이언을 보호하려고 애쓰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돼요. 지금 S 국에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구역에
정연도 화가 나서 뺨이 불타는 듯 붉어졌다.“원래는 우리 사람들이 우세했지만, 라이언 쪽에 지원이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모두 능력이 뛰어나고 무기를 들고 있었어요.”“완전히 우리를 다 죽이겠다는 기세였어요.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에요.”유희는 화가 풀리지 않아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뼈마디에서 소리가 났다. 라이언을 잡지 못하고 부하들은 거의 전멸한 상태였다. 승부욕이 넘치는 유희 앞에서 이미 선을 넘을 행동이었다.“음, 유희 오빠, 왜. 누가 오빠를 화나게 했어?”사람들은 깜짝 놀라 소리를 따라 계단 쪽을 바라보았다. 효정이 주름진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아람이 선물 준 곰인형을 품에 안은 채 졸린 눈을 비비며 서 있었다. 말할 때 한쪽 어깨끈이 흘러내렸다.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끈했다. 하마터면 속살을 드러낼 뻔했다.뿐만 아니라 효정의 목과 쇄골에 붉은 자국이 있었다. 유희가 남긴 키스 마크였다. 어젯밤의 광기 어린 집착이 분명했다. 한무는 놀라서 바로 눈을 감았다. 경주도 어색하여 땀을 흘리며 시선을 거두고 아람을 바라보았다.‘아아아!’유희는 화가 나며 마음속에서 소리를 질렀다. 순간 효정의 앞으로 달려가 부드러운 몸을 덥석 안고 감쌌다. 효정은 고개를 유희의 품에 묻히며 그렁그렁한 눈만 보였다. 그러고 나른한 목소리로 유희를 위로했다.“유희 오빠, 화내지 마. 화내면 무서워.”“화내지 않았어. 기분이 엄청 좋아. 가자, 방에 가자.”유희는 마음이 급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효정을 안고 성큼성큼 위로 올라가며 귀에 속삭였다.“다른 사람한테 보여주지 마. 나한테만 보여줘!”거실은 어색하게 침묵했다. 한무는 어안이 벙벙하며 급히 해명했다.“저, 저 아무것도 못 봤어요. 신 사장님, 제 편을 들어줘야 해요!”정연도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급히 유희에게 상황 보고를 하느라 효정을 챙기지 못해 이런 어색한 일이 일어났다.“연아, 걱정하지 마.”아람은 다정하게 위로해 주었다.“네가 오랫동
한무는 숨을 들이마셨다. 아침을 먹지 않은 상태지만 이미 배부른 느낌이 들었다.“아니에요. 아니에요. 헬기가 좋지만 제가 살아서 타도 죽어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네요.”“됐어, 경주야. 한 비서가 얼마나 충성하는지 우리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잖아. 헬기 한 대로 이렇게 화를 내?”아람은 긴 손끝으로 경주의 턱을 치켜올리며 여왕처럼 오만한 미소를 지었다.“올해 생일 선물로 헬기를 사줄게. 윤유성보다 더 좋은 거 사줄게. 좋아?”‘젠장, 너무 부럽네! 역시 해문 갑부의 딸이야. 헬기를 생일 선물로 해?’경주는 눈을 깜빡이며 아람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아람아, 난 네 남자야. 하지만 난 너에게 빌붙어 사는 남자가 아니야. 선물을 해도 내가 너한테 해야지.”“풋,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우리 사이에 무슨. 그저 돈 몇 푼인데.”아람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은 유희와 한무를 부럽게 했다. 그들도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남자는 아니지만, 남자라면 리무진, 탱크, 헬기를 갖고 싶어할 것이다.경주는 담담하게 고개를 흔들며 가슴이 찡해났다.“아람아, 나한테 선물할 필요 없어. 네가 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네가 예전에 나한테 준 선물들은 지금 별도의 방에 전시되어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 매번 집에 갈 때마다 그 방에 들어가서 여러 번 보고 만졌어.”그때 아람을 잃은 경주는 마치 페티시스트와도 같았다. 경주는 종종 그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거나 그 방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경주는 남들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사랑에 빠진 미치광이 같았다.마음속은 이미 통제 불능이고 미쳐버렸다. 아람은 경주를 깊이 바라보았다. 표정은 평온했지만 경주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손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게다가 내가 무슨 선물이 필요하겠어. 넌 하늘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야.”경주는 이 로맨틱한 말을 다시 반복했지만, 말할 때마다 처음처럼 다정했다.“바보.”더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그저 키스로 천 마디 말을 대신
“연적?”아람은 왼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손으로 블루베리를 집어 경주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유희에게 연적도 있어? 신선하네.”경주도 피식 웃었다.“네가 우리 동생을 감금하듯 지켜주는데. 매일 너랑 네 비서 말고는 누구를 만나?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못 하는데 무슨 연적이야. 꿈꿨어?”“그렇다고!”유희는 초조하여 목소리까지 갈라지며 테이블을 내리쳤다. 어젯밤 자기 품에서 도현 오빠라고 부르는 효정이 떠올랐다. ‘꿈에서 다른 남자 이름을 불렀어!’유희의 가슴은 아파 나며 산산조각이 된 것 같았다.“설마 네가 말한 사람이 우리 도현 오빠야?”아람은 차갑게 유희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멍해졌다. 도현이랑 어떻게 엮인 건지 전혀 상상이 안 된다. 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아람아, 네가 어떻게 알아? 너 신이야?”“신은 무슨!”아람은 어이없었다.“넌 참, 속마음이 얼굴에 쓰여있어. 어젯밤 너와 우리 오빠가 얘기하는 것을 봤어. 네 눈빛이 막 이글거렸어.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이 사장님. 넌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우리 구씨 가문 남자는 모두 상남자야. 절대 남친 있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 효정이 남자랑 얘기를 했다고 다 연적이라고 생각하지 마.”“도현 도련님은 그럴 분이 아니야. 유희야. 누구를 의심해도 아람이 가족은 의심하지 말아야 해.”경주는 아람의 허리를 안고 유희를 비웃었다. 유희도 한숨을 쉬고 계속 얘기하기 곤란했다. 너무 유치해 보였다.“아. 그래서 효정과 서둘러 혼인신고를 하겠다고 했어? 위기감이 들었던 거네.”아람은 유희의 속마음을 모두 꿰뚫어 보았다.“야, 그런 사소한 거로 침착하지 못해? 왜 이렇게 유치해!”유희는 부끄러워 입을 오물거렸다.“혼인신고는 나중에 다시 생각해.”경주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정색했다.“지금은 네 집안일을 먼저 해결해야 해. 네가 이씨 그룹에서 안정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거야.”유희는 여전히 불안했다. ‘나 이유희의 아내
아람은 걸어오는 유희를 바라보았다. 잘생긴 얼굴은 마치 귀신에게 정기를 빼앗긴 것처럼 초췌해져 있었다.“아이고, 이 사장님. 무슨 일이야? 어젯밤 방에서 사랑만 나누었어?”아람은 참지 못하고 놀렸다.“나, 하, 그만 얘기해.”유희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내가 어떻게 말해. 아람 앞에서 친오빠를 욕하면 경주도 영향을 받잖아. 사돈 친척은 이러면 안 돼.’아람은 유희가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말하기 난감하는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았다.“먹을래? 먹으면 네 것까지 만들게.”경주는 돌아서서 유희를 보며 요리를 했다.“입맛이 없어. 안 먹어.”유희는 냉장고로 걸어가 무심코 얼음물 한 병을 꺼내 뚜껑을 비틀어 원샷을 했다. 그리고 빈 병을 구기며 한숨을 내쉬었다.“아람아, 경주야. 나 오늘 효정과 혼인신고 할 거야.”아람과 경주는 깜짝 놀랐다.“뭐? 오늘?”“응, 오늘.”유희의 눈빛은 불타올랐고 목소리는 쉬었다.“생각해 봤는데, 계속 미루면 생각이 더 많아질 것 같아. 가족들이 동의하든 말든 먼저 효정과 혼인신고를 하고 싶어. 혼인신고를 하면 우리는 합법적인 부부야.”“효정은 나 이유희의 정정당당한 아내이고, 이씨 그룹의 사모님이야. 할아버지가 반대해도 소용없어. 내가 이씨 그룹의 권력을 가지면 효정에게 성대한 결혼식을 열어줄 거야. 효정은 내 결정을 이해해 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프라이팬 위에 있는 계란을 뒤집는 것도 잊어버려 타버렸다.“경주야, 내 신분증이 엄마한테 있어. 좀 있다 가지러 갈 거야. 효정의 신분증은 오늘 가져올 수 있어?”“이유희,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너 오늘 좀 이상해.”아람은 눈을 가늘게 떴다.“왜? 난 그저 효정과 결혼하고 싶을 뿐이야. 무슨 표정이야. 환호하고 응원해 줘야지.”유희는 초조해서 눈썹을 찌푸렸다.“유희야. 효정과 사귄 지 꽤 됐잖아. 전에는 침착하더니 왜 갑자기 이래?”경주는 불을 끄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유희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신분증이 신광
유희는 부드러운 발걸음으로 방으로 들어온다. 효정의 꿈을 방해할까 봐 문 앞에 도착하기 직전에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고 들어갔다. 넓고 편안한 침대 위에서 효정은 가느다란 작은 몸을 이불 속에 웅크려 작은 머리만 드러냈다. 검은색 긴 머리가 느슨하게 풀려졌다. 마치 새하얀 도화지 위에 스친 선명한 먹선 같았다.유희는 침대 옆에 앉아 효정의 잠든 얼굴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손끝으로 뺨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을 떼주었다. 한때 바람둥이이던 유희는 이제 오직 효정만을 바라보고 있다.“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네.”유희의 거친 손끝이 효정의 예쁜 얼굴과 앵두 같은 입술, 예쁜 쇠골을 계속 만졌다.“이 세상에 널 그리워하는 남자는 나뿐인 줄 알았어. 이제 보내 우리 와이프의 매력이 생각보다 큰 것 같아. 앞으로는 널 데리고 나가지 못하겠네.”“만약 누군가가 널 좋아하게 되면 어떡해? 그거 알아? 오늘 밤 일을 듣고 참을 수 없었어. 그 자식이 네 새언니의 친오빠가 아니었더라면 자루를 씌워서 때렸을 거야!”유희는 저도 모르게 손끝에 힘을 주었다. 효정의 속눈썹이 떨리더니 가볍게 낑낑거렸다. 당황한 유희는 효정을 깨울까 봐 급히 손을 거두었다. 바로 이때, 효정이 몸을 뒤집고 이불을 걷어차면서 뜨거운 몸을 드러냈다.비록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지만 잠버릇이 안 좋아 치마가 엉망이었다. 하얀 어깨와 작고 귀여운 가슴의 절반을 드러내며 잠을 잤다. 유희의 눈은 점점 욕망이 찼고 참고 있어 어깨가 부들부들 떨렸다. 이번에는 정말 못 참을 것 같았다.“음, 정말 제 그림이 마음에 들어요?”효정은 잠꼬대를 했다. 조용한 방에서 유희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정말 그림이 마음에 드냐고? 효정아, 나한테 묻는 거 아니잖아. 누구한테 묻는 거야?’“도현 오빠.”유희의 몸이 순간 뜨거워 나며 머릿속이 텅 비었다. 그러자 유희는 큰 몸으로 효정의 부드러운 몸을 누르며 사납고 악랄하게 효정의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했다. 이 충격으로 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