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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온지유가 눈을 떴을 땐 어둠이 내린 밤이었다.

손가락을 움직이자 누군가 자신의 손을 깔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천천히 눈을 뜬 그녀는 고개를 돌려 옆을 보았다. 여이현은 그녀의 손을 꼬옥 잡은 채 잠들어 있었다.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고 피곤함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제대로 편히 자지 못한 것 같았다.

항상 깔끔한 모습을 유지하던 그의 얼굴엔 수염도 났다.

그의 모습을 훑어보던 온지유는 멈칫했다.

순간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배진호가 들어왔다. 배진호는 양손 가득 뭔가를 들고 왔다.

“사모님, 깨셨어요.”

배진호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배진호는 잠든 여이현을 보며 말을 이었다.

“대표님께서 사모님이 병원에 오신 뒤로 내내 곁을 지키고 계셨어요. 잠깐이라도 근처 호텔에서 편하게 주무시라니까 꼭 사모님의 곁에 계시겠다며 고집을 부리시더군요. 아침이 되어서야 겨우 잠드셨어요.”

온지유는 입을 벙긋거렸다. 목에 무언가 걸린 것처럼 힘겹게 말을 꺼냈다.

“아이는...”

배진호가 답했다.

“무사해요. 하마터면 유산할 뻔했다고 했어요. 다행히 아이도 무사해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사모님과 대표님의 사이는 돌일 킬 수 없을 정도로 틀어졌을 거예요. 사모님이 수술실로 들어간 순간부터 대표님께선 초조해하셨어요. 사모님과 배 속의 아이가 잘못될까 봐요. 대표님께선 배 속의 아이가 잘못되면 사모님이 대표님을 원망하고 미워할까 봐 엄청 마음 졸이고 계셨거든요.”

온지유는 고개를 돌려 여이현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배진호는 사온 물건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전 사모님께 거짓말을 한 적 없어요. 설마 제 말을 못 믿으시는 거예요? 대표님께선 사모님을 엄청 걱정하고 계셨어요. 설령 그 아이가 대표님의 아이가 아니라고 해도 대표님껜 그 아이를 없애는 방법은 아주 많거든요. 사모님만 원하지 않는다면 대표님께선 강요할 생각도 없으셨어요. 대표님은 자신의 행동으로 나중에 영원히 사모님과 다시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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