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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여이현도 간호사를 따라 수술실 앞으로 왔다. 온지유가 수술실로 들어가자 그는 수술실 앞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아주 불안하고 초조했다. 꼭 하늘이 무너진 기분이었고 무언가 번뜩 생각난 듯 간호사에게 말했다.

“꼭 살려야 해요. 아기도 살려주세요!”

온지유는 수술실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고 여이현의 세상에도 어둠이 드리워졌다.

그는 수술실 앞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마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고 한참 지나도 진정할 수 없었다.

누군가 그의 심장을 움켜쥐는 듯 호흡이 가빠졌다.

그는 너무도 두려웠다.

아기를 살려내지 못하면 온지유가 자신을 원망하게 될 것이 두려웠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비록 아기를 받아들일 순 없었지만 온지유를 잃게 되는 것이 더 두렵고 무서웠다.

여이현은 침묵했다. 수술실의 문이 열리기 전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의자에 앉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초조한 모습으로 기다렸다.

손바닥에도 어느새 식은땀이 가득 찼다.

배진호가 다가오자 끊임없이 울리는 핸드폰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여이현이 온지유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전화 받을 기분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부하직원으로서 보고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대표님, 전화 왔습니다.”

여이현은 확인하지도 않고 답했다.

“무시하세요.”

같은 시각, 여이현에게 전화를 건 김예진이 끊겨버린 전화를 보며 노승아에게 말했다.

“언니, 여 대표님 전화를 안 받으시는데요.”

노승아는 귀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럴 리가. 오늘 영화 시사회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 혹시 깜빡하고 있을까 봐 다시 알려주려고 전화를 한 건데 안 받을 리가 없잖아.”

최근 그녀는 여이현을 자주 찾지 않았다.

지난번에 그가 그렇게나 분명히 말했으니 그녀는 당연히 지금은 한발 물러서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고 계속 그를 찾는다면 그의 반감을 살 것이 분명했으니까.

그녀가 김예진을 시켜 여이현에게 연락하라고 한 것도 거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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