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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대가?”

서율은 비웃으며 말했다.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매일 집안일을 하고, 가정법을 적용받으며 규칙에 얽매여 사는 것보다 더 끔찍한 게 있을까?”

“난 그동안 할머니의 심술을 견뎌야 했을 뿐만 아니라, 아주머니들의 모욕까지 버텨야 했어. 할머니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밥도 못 먹고, 감금되거나 맞고 혼나는 게 일상이었지.”

서율은 차가운 눈빛으로 도혁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에는 한기만이 서려 있었다.

“할머니께서 기분 좋을 때는 아주머니들이 남긴 음식을 나에게 주셨어. 내가 그걸 먹지 않으면, 낭비라며 가문의 수치를 안긴다고 비난하셨지.”

그럼에도 서율은 모든 걸 참아냈다. 지옥순이 언젠가 자신을 받아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인내는 더 큰 학대를 불러왔다.

도혁은 잠시 말을 잃은 채 서율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집에 거의 들어오지 않았던 그는 지옥순이 서율에게 어떻게 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서율은 도혁에게 다가가 그의 귀에 속삭였다.

“변씨 가문의 사모님이라는 자리가 아주머니보다 나을 게 없어. 만약 네가 나였다면, 사과를 할 수 있었을까?”

서율은 방금 샤워를 마쳤기에, 은은한 향기가 그녀를 감쌌다.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떨어졌고, 그 향기는 도혁을 자극했다.

서율의 눈빛은 강렬하고 도전적이었다. 도혁의 깊은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점점 더 깊어졌다. 그는 지금까지 싫어했던 서율에게 끌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 수밖에 없었다.

“이게 네 목적이야?”

도혁은 서율의 턱을 잡고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며 물었다.

“나를 유혹하려는 거야?”

서율은 비웃으며 말했다.

“자제하지 못하는 걸 남 탓하다니, 참 남자답지 않네.”

도혁의 눈이 가늘어지며 위험한 기운이 퍼졌다. 그는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할머니 앞에서 그런 말을 한 게 도발이 아니었나?”

도혁은 서율을 벽에 밀치며 그녀의 하얀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만약 그게 네 목적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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