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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컨트롤 불가

소은정은 결국 휴대폰을 침대 위에 내려놓은 뒤 베란다로 향했다. 폭신한 카펫이 깔린 이곳은 소은정이 가장 눕기 좋아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소은정은 다리를 다쳐 휠체어에 앉을 수밖에 없으니 소호랑이 바로 그녀의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기분이 좋은지 소호랑은 배를 훤히 드러낸 채 별하늘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별 보기를 좋아하는 AI 로봇이라... 이렇게 감성적인 로봇이 있을까 싶었다.

소은정은 아예 휴대폰을 꺼버린 뒤 소호랑 곁으로 다가갔다. 특수소재로 만들어진 유리 천장 덕분에 별하늘이 잔뜩 확대되어 마치 바로 눈 앞에 은하수가 펼쳐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바로 손에 잡힐 듯하면서 머나먼 별들... 마치 그녀와 박수혁의 사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떨어지는 확대된 빗방울이 유리 천장에 떨어지는 걸 바라보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이렇게 소은정이 여유를 즐기고 있을 무렵, 박수혁의 본가.

거실에 앉아있는 박예리는 2층 서재에서 할아버지와 박수혁이 싸우고 있는 소리를 숨죽여 엿듣고 있었다.

다시 본가로 돌아온 박예리는 다른 사람이 된 듯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 백화점에서 판매직으로 일하는 동안 박예리도 나름 철이 든 상태였다.

심지어 과거의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았다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박씨 일가의 외동딸이라는 이유로 호의호식하며 자란 박예리는 다른 사람들이 그녀의 눈치를 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가 소은정을 끌어내리려 애를 썼음에도 번번히 그녀에게 다시 반격을 당하고 말았었다.

그러다 결국 박수혁에 의해 집에서 쫓겨나기까지 했었지...

처음에는 울고 불고 애원하고 할 수 있는 방법은 전부 동원했었다. 하지만 박수혁의 눈치를 보느라 그 누구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자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고 말았다.

이대로 버림받는다면 고생이라곤 모르고 자란 박예리가 정말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생존을 위해 박예리는 성격을 죽이고 조용히 아르바이트에 열중했고 그 덕분에 드디어 다시 본가로 돌아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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