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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1화 화났어?

이대로 넘어지겠구나 싶어 눈을 질끈 감던 그때, 휠체어가 멈추었다.

누군가 뒤에서 그의 휠체어를 붙잡은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단단한 팔이 쑥 들어오더니 그녀를 휠체어째로 번쩍 들어안았다.

시원한 박하향 향수 냄새와 은은한 담배향이 소은정의 코끝을 스쳤다.

박수혁이구나...

저택 직원들이나 가족들 중 이렇게 말없이 그녀를 번쩍 들어안을 사람은 없었다.

역시나 다시 안정적으로 착지한 소은정이 고개를 들어보니 박수혁의 차갑고 차분한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기다리려니 꽤 급했나봐? 그새를 못 참고 쪼르르 들어오는 걸 보니까?

박수혁을 발견한 문 앞을 지키던 집사와 보디가드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아가씨...”

소은정이 손을 들고 집사가 경호원들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충혈된, 초췌한 안색, 은은한 담배 냄새, 누가 봐도 밤을 샌 사람의 얼굴이었다.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소은정과 눈을 맞추던 박수혁이 입을 열었다.

“은정아, 너한테 할 말이 있어.”

사실 소은정이 그를 만날 생각이 없다는 건 박수혁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이 사실을 제대로 해명하지 않으면 두 사람의 관계는 이대로 끝일 테니까.

그래서 경호원과 집사가 보지 않는 틈을 타 낮은 담장을 타고 저택에 잠입했다. 그리고 마침 휠체어 위에서 비틀대는 소은정을 잡아준 것이었다.

거동 조차 불편한 그녀의 모습이 박수혁의 가슴을 더 아프게 만들었다.

박수혁이 문을 통해 들어온 게 아니라는 걸 눈치챈 소은정이 차갑게 웃었다.

“천하의 박수혁이 담장을 다 넘고 웃기네.”

복잡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던 박수혁이 대답했다.

“네 얼굴 보고 제대로 해명하고 싶었어.”

“그래. 말해 봐...”

그래, 박수혁. 어떤 변명을 지어내는지 두고 보겠어!

하지만 자초지종을 말하려고 보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한참을 망설이다 뱉어낸 말은 결국 사과뿐이었다.

“어제 일은... 미안했어.”

“뭐가 미안한데?”

소은정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모르는 척을 하자 박수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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