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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기분 좋아

주위를 둘러보던 소은정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방금 전까지 동굴에 있다가 바다로 나가야 한다니.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파도가 철썩이고 요트가 흔들거리자 원한빈의 손을 잡은 소은정의 손에도 힘이 잔뜩 들어갔다.

얼마 전 조난되었을 때 섬에서 바라보던 그 망망대해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한 치 앞도 모르고 한없이 구조만 기다리던 그때를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소은정은 한참 동안 지도를 들여다보았지만 도통 무슨 뜻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누나, 어차피 초보들은 그 지도 알아보지도 못해요. 저한테 맡기세요.”

원한빈이 싱긋 웃었다.

그 말에 소은정이 고개를 들었다.

“그럼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안 다는 거네요?”

“글쎄요. 뭐 확실한 건 여기는 아니라는 거죠. 누나, 꽉 잡아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요트는 굉음과 함께 앞으로 튕겨나갔고 당황한 소은정은 바로 옆에 있는 난간을 꼭 부여잡았다. 튀어 오르는 바닷물의 그녀의 입, 코로 마구 들어갔다.

사레가 들린 소은정이 기침을 시작하자 잠시 속도를 늦춘 원한빈이 고개를 돌리더니 머리를 긁적였다.

“꽉 잡으라니까요...”

맑은 눈동자에는 그녀를 향한 걱정이 가득 담겨있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 것 같으니 넘어갈 수밖에.

한편, 귀엽고 어딘가 서툰 원한빈의 모습을 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저 표정 좀 봐. 한빈 오빠 너무 귀여워요!”

“은정 언니 일생일대의 앙숙을 만난 것 같은 표정인데?”

“한빈 오빠는 워낙 리얼 생존 다큐만 찍는 사람이니까 이런 예능이 오히려 어색할지도?”

......

소은정은 튀어나오려는 욕설을 겨우 목구멍으로 삼켰다. 원한빈은 알아서 속도를 늦추었지만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요트는 육지 하나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도착했다.

“누나, 우혁이한테서 말씀 많이 들었어요. 대단한 사람이라고 하던데요?”

말과 달리 그녀를 훑어보는 원한빈의 눈빛에는 의아함과 의심이 가득했다.

아무리 봐도 연약한 여자인 것 같은데. 뭐가 다르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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