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28화 진짜 연인

작가: 고기가 좋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9-06 10:00:00
”3년 전, 저희 집안에서 은정이한테 못할 짓 많이 한 것 저희도 알고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보상을 해주고 싶은데요.”

박대한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런 말에 쉽게 넘어갈 소찬식이 아니었다.

“아닙니다. 제 딸의 철이 없어 저지른 실수 아닙니까? 어차피 다 지난 일, 은정이도 저희도 더 이상 과거의 인연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는 두 사람도 편한 사이로 지낼 거라 믿습니다.”

“철이 없어서...”

박수혁은 자신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검은 눈동자에 빛이 감돌았다.

“네, 편한 사이로 지내야죠.”

박수혁이 소은정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뜨거운 시선을 느낀 소은정이 힐끗 박수혁을 쳐다보았다. 부드러운 박수혁의 미소에 소은정은 눈을 흘겼다.

왜 웃고 난리야.

순간 밥맛이 떨어진 소은정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한편, 박수혁은 화는 나지만 어른들 앞이라 막 나가지도 못하고 억지로 화를 삭이는 소은정의 모습이 왠지 더 귀엽게 느껴졌다. 그를 향해 흘기는 눈동자까지 사랑스럽게 느껴질 정도니. 콩깍지가 씌워도 단단히 쓰였다 싶었다.

소찬식과 박대한은 다시 이야기꽃을 피어나가기 시작하고 소은호는 동생과 박수혁을 힐끗 바라보았다.

누가 봐도 사랑에 빠진 남자의 얼굴을 하고 있는 박수혁을 보고 있자니 왠지 불안해졌다. 소은정이 다시 박수혁한테 빠질까 봐. 그래서 3년 전 전철을 다시 밟을까 봐 두려웠다.

“참, 박 대표님, 이번 태풍으로 해상 무역에 큰 차질이 생겼다던데 필요한 거 있으면 저희도 돕겠습니다.”

소은호가 미소를 지으며 박수혁에게 말을 건넸다. 사업적인 얘기를 건네면 소은정에게서 시선을 뗄까 싶어서였다.

“네.”

그런데 소은호, 소은정의 예상과 달리 박수혁은 단답으로 대화를 끝마친 뒤 다시 소은정만 쳐다보기 시작했다.

담담한 척 표정을 유지하던 소은정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뭐야? 지금 혹시 인내심 테스트를 하는 거야? 내가 이 자리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329화 같은 사람이야

    휴대폰에 저장된 이름을 확인한 소은정은 어이가 없어 실소가 터져 나왔다.“생명의 은인?”뻔뻔한 자식!말도 안 되는 억지나 부리는 박수혁과 더 대화를 나눴다간 그녀도 이상해질 것만 같아 소은정은 바로 돌아서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하지만 박수혁은 말없이 소은정의 속도에 맞추어 그녀의 그림자를 밟아갔다.그렇게 한참을 걷던 박수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은정아, 내가 수영 가르쳐줄까?”박수혁은 비행기 추락 사고 이후 소은정이 수영을 할 줄 모른다며 절망하던 소은해의 모습과 예능에서 원한빈이 물속에서 나오지 않자 눈물까지 떨구던 소은정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건 팀원의 안위에 대한 걱정을 넘어 진심으로 두려워하는 표정이었다.운동신경이 없는 것도 아니고 왜 수영은 안 배운 건지 의아했다.한편 수영을 배워주겠다는 박수혁의 말에 소은정은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였다.시간이 꽤 많이 흘렀음에도 물에 빠졌을 때 그 질식감은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 창백해진 얼굴 위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안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박수혁 저 인간한테만큼은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어.다시 돌아선 소은정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박수혁을 바라보았다.“당신 이러는 거 진짜 짜증 나고 소름 돋는 거 알아? 제발 나한테 신경 꺼.”차갑게 쏘아붙이면서도 살짝 떨리는 소은정의 목소리에 박수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래? 어디 안 좋아?”박수혁은 본능적으로 수영이라는 단어가 그녀의 금기를 건드렸음을 직감했지만 그 이유가 뭔지 알고 싶었다. 아니, 알아야 할 것만 같았다.하, 이 남자는 참... 끝까지 날 비참하게 만드네.박수혁의 질문에 헛웃음을 터트리던 소은정이 대답했다.“4년 전, 기억 안 나? 수영장에 빠져 죽을 뻔한 날 당신이 날 구해줬지. 그리고 그 병원에서 내가 결혼을 제안했고. 그래서 싫어. 날 죽음 직전까지 내몰았던 그 사고도 끔찍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당신이란 사람과 엮이게 되었다는 것만 떠올리면 소름 끼쳐. 됐어?”소은정의 말에 박수혁의

    최신 업데이트 : 2022-09-06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330화 복수야

    4년 전의 박수혁에게 우연히 구해준 얼굴 모를 여자보다는 서민영이 훨씬 더 소중했을 것이다.그러니까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씁쓸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었다.슬픈 눈동자로 소은정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던 박수혁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미안해...”지금 그가 느끼는 후회, 죄책감, 미안함, 무력감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미안해 밖에 없다는 게 한스러웠다.“그래. 당연히 미안해야지. 당신을 불법 격투장에서 구하기로 결정한 내 괜한 오지랖 때문에 그런 일을 당했으니까. 그날 당신을 죽음 직전까지 몰아갔던 그 테러리스트들이 당신을 구해준 그 여자에게 복수를 하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지?”쿠궁!소은정의 말에 박수혁은 거대한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었다.“뭐라고?”박수혁은 살짝 상기된 얼굴로 다가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뭐야? 그 놀란 얼굴은. 그래, 이렇게 된 이상 전부 다 말해줄게. 내가 왜 당신을 용서할 수 없는지. 우리가 왜 다시 시작할 수 없는지. 이제 당신도 이해가 갈 거야.“그날 테러리스트들이 나한테 물고문을 했었거든. 수영장 물을 아주 원 없이 마셨지. 그래서 물이라면 이제 소름이 끼쳐.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야. 그래서 수영은 절대 안 배울 거야. 아니 못 배워. 이 정도 이유면 충분하지?”소은정은 마치 남의 얘기를 하듯 덤덤한 말투로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 사고를 겪고 나서도, 평생 안고 가야 할 트라우마를 얻었음에도 소은정은 그날 격투장에서 박수혁을 구했던 걸 후회하지 않았다.아니, 적어도 3년 전에는 이것이 박수혁이 그녀의 운명의 상대임을 말해주는 증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박수혁에 대한 사랑도, 집착도 남아있지 않은 지금도 그 선택이 후회되진 않았다. 그를 구한 것도 불쑥 나타나 헌혈을 하겠다고 나선 것도 결혼을 제안한 것도 모두 그녀의 선택이었으니까. 한편, 소은정의 말에 박수혁의 표정은 충격에서 분노로 또다시 증오로 바뀌었다.그날 이후로 부대를 떠

    최신 업데이트 : 2022-09-06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331화 내가 이렇게 빌게

    소은정은 정말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왜 거머리처럼 떨어지지 않는 걸까?정말 미쳤냐고 욕설이라도 내뱉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목을 굳게 잡고 있는 박수혁의 모습에 차마 입을 열 수 없었다.“네가 믿을진 모르겠지만 나 정말 후회하고 있어. 나한테... 나한테 기회를 한번만 더 주면...”“박수혁, 나 요즘 매일 악몽 꾸는 거 알아? 잊고 지냈던 옛날 일들이 자꾸 떠올라. 당신을 만나고 나서 단 하루도 행복한 적 없어. 하지만 당신을 구한 걸 후회하진 않아. 그러니까... 제발 지난 일은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둬.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소은정이 박수혁의 말을 잘랐다. 그녀의 맑은 눈동자에는 상처가 가득 담겨있었다.이제 와서 후회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물속에서 죽을 뻔했던 그 순간보다 박수혁의 가족들에게, 친구들에게 그리고 박수혁 본인에게 받았던 멸시와 냉대가 더 큰 상처였다.소은정의 떨리는 목소리에 박수혁의 눈동자도 흔들렸다. 슬픈 그녀의 눈동자를 통해 소은정이 느꼈던 고통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해 그는 고개를 푹 숙였다.그 고통은 분명 그가 준 것이겠지...소은정은 박수혁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선명한 턱선, 곧게 뻗은 콧날, 완벽한 이목구비는 마치 조각상처럼 아름다웠다. 그녀가 한때 미칠 듯이 사랑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하지만 그녀는 지금 그저 그에게서 멀리 도망치고 싶을 뿐이었다.소은정은 눈동자의 슬픔을 숨기고 먼 산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미안해 하지 마. 후회도 하지 마. 그냥 다 잊고 잘 살아. 나도 잘 살 테니까.”수영장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죄책감이 더해진 걸까? 박수혁은 그녀가 왜 그를 불법 격투장에서 구했는지 그 이유조차 모르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영원히 말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지나간 일 따위는 묻어버리는 게 맞으니까...소은정은 다시 덤덤한 표정으로 차에 올라탔다. 그녀를 향해 다가가고 싶었지만 두 다리는 바닥에 박힌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나한테 은정이를 잡을 자격 같은 게 있을까?박수혁

    최신 업데이트 : 2022-09-07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332화 못 놓겠어.

    “쨍그랑!”굉음과 함께 유리 테이블과 술병들이 산산조각나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튕긴 유리조각이 친구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며 핏방울이 맺혔다.순간, 룸은 무거운 적막에 잠겼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얼굴이 창백해진 친구는 커다래진 눈으로 입만 벙긋거릴 뿐이었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박수혁의 역린을 건드렸음을 알아차렸다.“네까짓 게 뭔데 은정이에 대해 떠들어?”말을 마친 박수혁은 아직도 화가 더 풀렸는지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남자의 배를 퍽 차버렸다. 배를 움켜쥔 채 쓰러진 남자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화를 내는 박수혁이 무섭기도 했고 괜히 나섰다가 사업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닐까 싶어 다른 친구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나마 친한 강서진이 다가가 박수혁을 말렸다.“형, 진정 좀 해!”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형이 좀 취했나 봐. 여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다들 나가봐.”강서진의 말에 다들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섰고 이미 인사불성 상태인 친구도 부축을 받아 겨우 룸을 나섰다.엉망이 된 룸, 박수혁과 강서진만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박수혁은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는 듯, 팔목과 손의 힘줄이 튀어나올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강서진이 다가가 박수혁의 어깨를 토닥이며 다시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웨이터에게 술을 더 가지고 오라고 분부했다.“술이나 진탕 마시려고 온 거지? 마셔...”두 잔에 술을 따른 강서진이 먼저 술을 벌컥 마셨다.강서진의 말에 박수혁도 말없이 술을 들이켰다. 자극적인 보드카가 식도를 따라 흘러내려가자 잔뜩 굳은 그의 몸도 드디어 힘이 풀렸다.고개를 푹 숙인 박수혁의 어깨가 살짝 떨려왔다.“은정이가... 나 때문에 죽을 뻔했대. 그런데 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두 사람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건 박수혁 본인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3년 동안 박수혁을 냉대한 것도 모자라 이혼한 뒤에도 용서해 달라는둥 다시 시작하자는둥 매달렸으니 얼마나 끔찍했을까

    최신 업데이트 : 2022-09-07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333화 여기까지 왔는데

    소은정의 본가.강서진은 한참을 망설이다 소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자다가 깼는지 졸음이 가득 묻은 소은정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깔려있었다.“그게... 강서진입니다. 형이... 술에 좀 많이 취했어요. 그런데 은정 씨를 보고 싶다고 고집을 부리는 통에... 잠깐만 나오면 안 될까요?”망설이던 강서진이 입을 열었다.수화기 저편에는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그리고 잠에서 깬 듯한 소은정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서진 씨도 박수혁도 당장 꺼져요!”“여기까지 왔는데... 그리고 형 고집 못 꺾는 건 은정 씨가 더 잘 알잖아요. 나오든 안 나오든 난 모르겠고 난 형 여기에 두고 갈 거예요. 형이 여기서 동사하면 다 은정 씨 책임이니까 알아서 해요.”말을 마친 강서진은 소은정이 대답하길 기다리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후우... 언제부터 소은정과 통화하는 게 이렇게 떨린 일이 된 건지...차에서 박수혁을 끌어낸 강서진이 그를 대문 앞에 앉혔다.“형, 내가 다 형 위해서 이렇게 하는 거 알지? 복수하기 없기야?”박수혁이 먼저 오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그는 그 요구를 따른 것뿐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강서진은 다시 차에 올라탔다.“집으로 가.”그렇게 강서진은 정말 박수혁만 남겨두고 떠나버렸다.애매하게 끊긴 통화에 어리둥절하던 그때, 밖에서 차 엔진소리가 들려왔다.창밖을 내다보니 낯선 차량 한 대가 골목을 나서고 있었고 사람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대문 앞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야밤에 이게 무슨 짓이야... 두 사람 다 미친 거 아니야?아빠와 오빠들이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선 소은정은 대문에 기댄 누군가의 정체가 박수혁임을 발견하고 고개를 저었다.“박수혁, 연기에 맛이라도 들린 거야?”소은정의 차가운 목소리에 박수혁이 고개를 들었다. 울기라도 한 건지 잔뜩 붉어진 눈시울에 소은정도 흠칫하며 뒤로 한발 물러섰다.“은정아, 미안해... 그래도 나한테 한번만 기회를 주면 안 될까?”울먹임이 섞인 박수혁의 목소리에 소은정

    최신 업데이트 : 2022-09-07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334화 사라지고 싶어

    다음 날, 출근한 소은정은 SC그룹 해외 지사에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소은호는 국내 프로젝트로 자리를 비우기 힘들고 해외라도 나가서 머리를 식히고 싶었던 소은정이 해외 출장을 자처했다.1시간 후,“1시간 전, 소은정 대표님이 해외 지사건으로 출국하셨다고 합니다.”“뭐? 윽.”해장주스를 마시던 박수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하지만 욱신거리는 허리의 통증에 미간을 찌푸렸다.“출국했다고?”이한석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회장님 명령으로 소씨 일가에 답례를 전달한 직원이 직접 보고한 사항입니다. 소은해 씨가 그렇게 말씀하셨다더군요. 해외 지사로 출국하셨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요...”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에 박수혁의 눈동자가 커다래졌다.“뭐? 어디로 갔는데? 항공편은?”괜히 그녀의 앞에서 얼쩡거리다 소은정의 미움을 받는 것도 무서웠지만 이대로 그녀를 볼 수 없게 되는 게 더 두려웠다. 날 평생 증오해도 좋으니 제발 내 눈앞에만 있어줘...박수혁의 질문에 이한석이 흠칫했다.“항공사 항공편이 아닌 개인전세기로 움직이셨다고 합니다.”이한석의 말에 박수혁의 표정이 더 굳었다.당황스러움을 감추기 위해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어디로 갔는지 1시간 안에 알아내...”고개를 들어 이한석을 바라보던 박수혁이 한마디 덧붙였다.“안 그럼 잘라버릴 거니까 알아서 해.”“네.”해고 협박에 흠칫하던 이한석이 부랴부랴 사무실을 나섰다.7시간 뒤, SC그룹 프랑스 지사.박수혁이 지사 건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완벽한 이목구비와 쭉 뻗은 몸매, 우아암이 몸에 배인 듯한 움직임에 뭇 여성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 꽂혔다.낯선 남자가 건물에 들어서자 프론트 직원이 바로 다가와 프랑스어로 물었다.“무슨 일이시죠?”직원의 질문에 박수혁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대표님과 약속을 잡았습니다. 여기서 기다리죠.”로비의 소파에 앉은 박수혁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지만 살짝 떨리는 손과 다리가 그의 초조함을 그

    최신 업데이트 : 2022-09-07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335화 허리가 조금 아프네

    소은정의 냉담한 태도에도 박수혁은 언짢은 기색은커녕 싱긋 웃어 보였다.“그건 아니지만 그냥 궁금해서.”어차피, 소은정의 보고 여부와 상관없이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있으니까.옆에 있던 손기준이 어색하게 기침을 했다.“대표님, 친구분이신가요?”“아니.”소은정이 바로 부정했다.“급한 일은 대충 처리됐으니 휴가라 생각하시고 며칠 쉬었다 가시죠?”손기준의 제안에 박수혁이 차가운 눈동자로 남자를 노려보았다.소은정도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었다.“다음에. 국내에도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서.”“아쉽네요.”손기준이 웃으며 손을 내밀었고 소은정도 미소를 지으며 그 손을 잡았다.손기준과 작별한 소은정은 바로 돌아서 건물을 나섰고 박수혁이 성큼성큼 그 뒤를 따랐다. K-드라마속 남여주인공 같은 두 사람의 모습에 자연스레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얼마 후.비행기 좌석에 앉은 소은정의 얼굴은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뻔뻔하게 SC그룹의 전세기에 앉은 박수혁 때문이었다.“어제는... 내가 많이 취했나봐. 너희 집 앞까지 갔다던데. 놀란 건 아니지?”“글쎄. 딱히 나가 보지도 않아서.”“그래? 근데 왜 허리가 이렇게 아픈 거지? 멍도 들었고...어디 부딪혔나...”박수혁의 중얼거림에 소은정의 눈동자에 당황스러움이 비쳤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박수혁은 무슨 말을 어떻게 걸면 좋을까 고민에 잠겼다.염치 불구하고 타사 전세기에까지 탄 이상 어떻게든 비행하는 동안이라도 소은정과 친해지고 싶었다.박수혁의 뜨거운 눈빛에 불편함을 느낀 소은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도대체 여긴 왜 온 거야?”“난 네가 날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줄 알고... 그래서 떠난 줄 알았어...”박수혁의 어이없는 대답에 소은정은 코웃음을 치더니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았다.눈을 붙이고 싶으니 더 이상 말 걸지마 라는 뜻이었다.“은정아, 뭐 갖고 싶은 거 없어?”소은정이 원한다면 저 하늘의 별이라고 해도 따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난 당신이 좀 내 인생에서 꺼

    최신 업데이트 : 2022-09-08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336화 힘내세요

    캐주얼한 옷차림에 연한 메이크업, 머리까지 질끈 올려묶은 소은정은 여전히 여대생처럼 생기가 넘쳤다.소은정의 등장에 원한빈은 손을 흔들었고 유준열은 다가가 그녀에게 악수를 청했다. 한편, 귀여운 드레스 차림의 반시연이 조심스럽게 미소를 지었다.“은정아, 오랜만이야...”싱긋 미소를 짓던 소은정은 반시연의 옷차림에 고개를 갸웃했다. 레드카펫도 아니고 드레스는 왜 입었대?저러면 시청자들의 악플이 더 심각해질 텐데...하지만 굳이 지적은 하지 않았다. 저쪽에서도 뭐 생각이 따로 있겠지.촬영이 시작되고 PD가 어색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여러분, 이번 회차부터 저희 메인 투자자가 교체되었습니다. 프로그램 저작권도 그쪽으로 넘어갔고요.”PD의 말에 박우혁이 커다래진 눈동자로 한발 다가섰다.“네? 전 그런 말 못 들었는데요?”그가 직접 발로 뛰며 찾은 투자자인데 하루아침에 바뀌다니. 게다가 그는 제작자가 아닌가! 투자자가 교체되었다는 소식을 모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우혁 씨도 곧 알게 될 거예요.”PD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모두의 의아한 눈빛에 PD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럼 오늘 회차의 특별 게스트이자 유일한 투자자, 박수혁 대표님을 모습니다! 박수려 환영해 주세요!”“짝짝짝!”박수로 환영해 달라는 말에 움직인 건 반시연뿐, 다들 말없이 스태프들 사이에서 나오는 박수혁을 바라보았다.“삼촌, 삼촌이 왜 거기서 나와요?”박우혁이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한편, 소은정은 몰래 주먹을 쥐었다.며칠 동안 조용하다 했더니 이딴 짓을 꾸미고 있었던 거야?한편, 이 장면을 시청한 사람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분위기 어색한 것 좀 보소...”“조카 프로그램이라 특별히 출연한 건가?”“반구라, 하차해!”“은정 언니 표정 약간 안 좋은 것 같은데.”“오올, 전 남편과 현 스캔들 상대와 같은 프로그램 출연이라... 여기 사랑과 전쟁인가요?”......박수혁은 어색하게 가라앉은 촬영장 분위기에 개의치 않은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대

    최신 업데이트 : 2022-09-08

최신 챕터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31화 행복한 결말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문준서는 그녀의 눈물을 보고 죄책감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새봄이가 점차 울음이 잦아들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새봄이는 길게 심호흡하고 감정을 식혔다.준서에게는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문준서는 울어서 빨갛게 부은 새봄이의 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커피 계속 마실 거야? 안 마실 거면 우리 집에 올래? 내가 맛있는 커피 만들어 줄게!”새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준서는 소녀의 손을 잡고 핸드백을 챙긴 뒤, 밖으로 나갔다.커피숍 직원들마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새봄이는 그와 손을 잡고 걷고 있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었다.어릴 때는 항상 손을 잡고 다녔는데 지금은 어딘가 어색했다.어린 문준서는 항상 새봄이를 우선으로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럴까?문준서는 소녀가 기억하는 어린 준서가 아니었다. 그의 거대한 뒷모습은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었다.문준서가 웃으며 소녀에게 물었다.“뭘 그렇게 뚫어지게 봐?”“키 몇이야?”“192, 만족해?”새봄이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내가 키 큰 사람 별로라고 하면 뼈라도 깎을 거야?”문준서는 웃으며 소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응. 네가 집도해.”새봄이도 덩달아 웃었다.10여 년을 떨어져 지내다 보니 처음에는 정말 보고 싶었지만 점차 감정은 옅어져 갔다. 매번 부모님에게 준서의 안부를 물을 때면 그들은 머리만 흔들었다.그 뒤로 새봄이는 더 이상 준서를 찾지 않았다.말없이 사라진 그를 원망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가 해외에서 무사히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던 것 같았다.문준서는 길가에 세워진 스포츠카로 다가갔다.차도 주인을 닮아 검은색으로 차분하고 화려하지 않은 디자인이었다.처음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새봄이는 그가 문준서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티없이 맑고 순수했던 눈동자는 어릴 때와 비교해 변한 게 전혀 없었다.하지만 소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30화 새봄이와 준서

    새봄이가 떠난 뒤로 전동하는 한숨을 달고 살았다. 옆에서 지켜보는 소은정은 어이가 없었다.학교 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따분하지 않았다.어릴 때부터 곱게 자란 새봄이지만 거만하지 않고 성격이 활발했기에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아이는 가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파티를 벌였다.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즐겼다.가끔 센 강변에 가서 산책도 하고 석양을 감상하며 오리에게 먹이를 주기도 했다.그런데 가끔 혼자 있을 때면 누군가가 지켜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주변에 수시로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새봄이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홀로 석양 아래에서 산책을 즐겼다. 손에는 엄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인 한정판 명품백이 들려 있었다.이목구비가 화려한 동양소녀가 길을 걷고 있자 무수히 많은 시선들이 따라다녔다.하지만 프랑스의 치안은 별로 좋지 못했다.새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이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자가 소녀의 핸드백을 가로채서 사람들 틈으로 도주했다.놀란 새봄이는 다급히 남자의 뒤를 따라가며 소리쳤다.“도둑이야!”안타깝게도 유럽에서 비슷한 사건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아무도 핸드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했다.새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남자를 쫓아갔다.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는 뒤를 돌아보며 뭐라고 욕설을 지껄이더니 골목으로 진입했다.새봄이가 쫓아갔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소녀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 있을 때, 갑자기 옆 골목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남자는 바로 새봄이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손이 소녀에게 닿기도 전에 누군가가 달려와서 남자를 걷어찼다.새봄이는 겁에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훤칠하고 잘생긴 동양인 남자가 등 뒤에 서 있었다.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새봄이의 앞으로 다가갔다.그에게서 익숙한 우드향이 풍겼다.그는 천천히 소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가늘고 예쁜 손이었다.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강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9화 기억이 안 나

    전동하는 그날 밤 새봄이에게 해외유학 얘기를 꺼냈다.새봄이는 고민도 해보지 않고 바로 동의했다.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프랑스만 제외하고 아무데나 괜찮다고 했다.전동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준서 때문에 프랑스에 가기 싫은 거야?”새봄이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걔가 누군데? 하나도 기억 안 나! 걔 얘기하지 마!”아이는 억울함을 토로했다.줄곧 아이의 옆을 지켜주던 오빠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더 이상 아이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던 오빠는 없었다.아이는 준서가 보고 싶었지만 준서는 떠날 때 편지 한장 남기지 않았다.전동하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새봄이도 이제 컸잖아. 준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연락이 없던 것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였어. 나중에 준서 만나도 너무 준서를 욕하지 마.”새봄이는 고집스럽게 고개를 돌려버렸다.부모의 사랑만 받고 자란 아이는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가끔 딸이 울기라도 하면 전동하는 항상 달려와서 딸을 위로해 주었다.태어날 때부터 다이아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는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그런데 어느 날 오빠가 보고 싶었던 아이가 준서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아이는 버려진 느낌을 받았다.출국이 결정되었으니 전동하는 아이가 다닐 학교를 알아보았다.결국 새봄이는 유럽을 선택했다.마치 누군가가 거기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처럼.떠나기 전, 아이는 일곱 남자친구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아이가 출국하는 날, 온가족이 나와서 새봄이를 배웅햇다.새봄이는 딱히 슬프거나 아쉬운 티를 내지 않았다. 마치 부모님 손을 잡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아이는 활짝 웃으면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전동하와 소은정은 영지까지 데리고 같이 프랑스로 출국하기로 했다.일가족이 탑승수속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새봄아!”고개를 돌리자 하얗게 질린 얼굴로 허겁지겁 이쪽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8화 새봄이의 남자친구

    눈 깜짝할 사이에 새봄이는 어엿한 숙녀로 자라났다.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겼다.새봄이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 소식을 소은정에게 알렸다.소은정은 딱히 말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어렸을 때 이런저런 경험을 다 해보는 게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새봄이가 진심일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전동하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그는 아이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새봄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친구들이 다들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나만 솔로면 유행에 뒤떨어지잖아. 그래서 만나보기로 했어. 그리고 너무 이른 나이도 아니잖아! 중학교 때부터 연애하는 애들도 많다고!”전동하는 인내심 있게 아이를 타일렀다.“그래도 넌 아직 너무 어려.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해 보면 알게 될 거야. 남자는 다 믿을 놈이 못 돼….”“그럼 엄마가 아빠를 만난 것도 사랑에 눈이 멀어서 만난 거겠네?”어릴 때부터 말싸움에는 절대 지지 않던 새봄이는 미소가 소은정을 닮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성장했다.그리고 총기 있는 눈동자와 말빨, 그리고 큰 키는 전동하를 많이 닮았다.소은정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딸이 나중에 남자 여럿을 울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아이에게는 사랑을 하면 꼭 아빠랑 엄마처럼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강조했다.새봄이는 전동하가 말이 없자 달려가서 그의 팔짱을 꼈다.“아빠, 걱정하지 마. 그냥 연애는 어떤 느낌인가 궁금해서 해보는 거야.”“그래서 그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야?”“어느 남자친구를 말하는 거야?”전동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몇이나 사귀었는데?”“다른 애들은 다 한명하고만 사귀는데 난 다른 애들 따라하기 싫어. 그래서 하루에 한 명, 일주일에 일곱 명이야! 주일을 정해서 따로 만나!”새봄이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전동하는 입을 뻐금거리며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도 다행인 건 사랑에 깊이 빠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랄까.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7화 사건의 결말

    다른 CCTV에서 정황이 포착되었다. 직원이 그쪽으로 다가가다가 발을 헛디디며 하마터면 술잔을 쏟을 뻔한 정황이었는데 그때 잔을 안쪽으로 옮기며 위치가 바뀐 것 같았다.독극물 검사결과도 나왔다.청산가리였다.심청하의 몸에서 나온 독극물과 약병에 있던 독극물 성분이 일치했다.살인을 계획했던 심청하가 제 꾀에 당한 상황이었다.아마 그녀는 죽을 때까지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몰랐을 것이다.형사들은 밤을 새워 CCTV를 확인하면서 이 약병의 출처가 남유주의 큰어머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그렇게 큰어머니가 경찰에 소환되었다.큰어머니는 숨김없이 사건의 경과를 진술했는데 심청하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아서 넘어지는 틈을 타 약병을 바닥에 버렸다고 했다.심청하가 포기를 못하고 스스로 행동에 옮기다가 제 꾀에 당했다는 말도 했다.형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그랬다는 증거 있나요?”“당연히 있죠.”큰어머니는 딸인 남연을 호출했다.“형사님이 묻는 대로 사실을 대답해! 떨지 말고!”남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냈다.그리고 차 안에서 심청하와 대화했던 녹음을 재생했다.“그 여자가 아빠랑 엄마를 죽이겠다며 협박했어요. 그 파티 초대장은 제가 거금을 주고 산 거예요. 우린 태한그룹 사모님과 친척관계에요. 평소에 왕래는 하지 않지만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고요!”남연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형사님, 제가 아는 건 다 얘기했어요.”형사는 그녀의 진술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전에 남유주 씨를 해하려 한 적이 있죠?”“그래! 너도 직접 남유주를 죽이려고 했잖아? 그건 왜 쏙 빼고 말해?”녹음본에 담겼던 심청하의 목소리였다.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파일은 편집을 거치지 않았다.남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것도 심청하가 협박해서 했어요. 하지만 언니 앞에서 이미 잘못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어요. 언니는 저를 용서했고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건 박수혁 대표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6화 사고

    심청하는 한참 침묵하더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무슨 방법을 쓰든 그 사람들과 걔를 만나게 해. 안 그러면 이 약은 네 부모님 배 속으로 들어갈 거야!”남연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떨어뜨렸다.“알겠어요.”결국 그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명령을 받아들였다.며칠 뒤,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오늘은 자선회가 열리는 날이었는데 박수혁은 남유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와 함께 자선회에 참석했다.그리고 자선회에서 많은 보석과 골동품을 구매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자선회가 끝나고 파티가 이어졌다.남연의 부모는 힘겹게 초대장을 입수했다.심청하는 파티홀에서 이어질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남연의 부모는 뒤늦게 파티에 참석했고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파티가 다 끝난 뒤였다.심청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는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SC그룹에서는 지분 사건으로 그들을 물고늘어질 것이다.본사에서 움직이기 전에 남유주를 제거해야 했다.잠시 후, 남유주의 큰어머니는 사람이 없는 곳에 숨어들었다.그리고 약을 꺼내 술병에 쏟아넣으려고 했다.마침 취객이 그녀의 어깨를 부딪히고 지나가며 그녀가 바닥에 쓰러졌다.남유주 큰어머니가 고통에 신음을 흘리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약병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구석진 곳으로 굴러갔다.심청하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정말 뭐 하나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일가족이었다.남유주의 큰아버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다급히 다가가서 아내의 손을 잡고 구급차를 호출했다.호텔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달려왔고 큰어머니를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호송했다.심청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사람들이 모두 흩어지고 그녀는 구석진 곳으로 가서 아무도 안 보는 틈을 타 약병을 손에 쥐었다.그리고 기회를 봐서 약을 와인에 쏟고 흔들었다.모든 게 끝난 뒤, 심청하는 손에 난 땀을 닦았다.이미 살인을 하기로 마음먹은 그녀였지만 직접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5화 그녀는 원하지 않았다

    남유주는 미소를 지으며 소은정과 박수혁 사이를 스스럼없이 얘기했다.남유주는 지나간 둘의 과거를 신경 쓰지 않았다.박수혁은 소은정에게 다른 마음이 없었고 그들은 각자 다른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살기로 했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남유주가 건넨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팔찌가 있었다, 반짝이며 아름다운 화려한 목걸이의 모든 보석은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본연의 미와 섬세함의 아름다움을 결합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몇 년 동안 이런 것을 모으기를 좋아했는데... 고마워요, 진짜 마음에 들어요." 남유주는 화해의 의미로 소은정에게 팔찌를 건넸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팔찌를 착용했다."과거는 과거일 뿐이니 우린 서로 용서하는 게 어때요?"소은정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안타깝게도 난 어떤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네요…"그녀는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고 남유주에게 건넸다.남유주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류 내용을 살펴보았다."이게 뭐예요?""원래는 소찬학의 주식이었지만 몇 년 전에 회사 소유로 되었어요. 아빠가 나이도 있고 해서 주식 대신 배당금을 주기로 했었어요, 근데 더는 그 사람의 것이 아니니까, 아빠가 유주 씨한테 넘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주는 작은 선물이니까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얼굴이 굳었던 남유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계약서를 다시 내밀었다."전 받지 않을래요.""유주 씨, 이게 얼마나 큰 돈인지 몰라요? 술집을 사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요? 이 돈으로 그 건물 같은 거 열 개는 살 수 있어요."소은정은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남유주는 웃음을 참고 머리를 흔들었다."이걸 받으면 소찬학이 내 생부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잖아요, 끊을 수 없는 혈연관계를 받아들여야 하고, 내가 관여하지 않은 과거의 강탈과 억압을 직면해야 해요. 태어난 이래로 부모가 없는 존재로 살아왔고, 아직 그것을 원하지 않아요. 나의 아버지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소씨 가문과 혈연적인 관계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4화 헛수고

    거침없이 내뱉는 심청하의 태도에 소찬식이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소씨 가문의 주식은 애초에 저희 집안 거에요. 그리고 둘째 삼촌이 직접 주식을 그룹 소유로 돌리겠다고 서명까지 했어요. 자기는 주식 배당만 챙기겠다고, 회사를 떠난 지금 삼촌한테 배당금을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죠. 이모가 한 계산은 너무 터무니없어요. 이 주식들은 재산 분할과 관련이 없어요. 설령 분할을 한다 해도, 먼저 그룹의 이익을 보호하는 게 우리의 원칙이고요."심청하는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저는 어떻게 해요? 그이가 감옥에 가고, 우리는 손가락 빨면서 굶어 죽으라는 거예요? 주식을 전부 넘겨주세요, 그럼 더는 따지지 않을게요!" 그녀는 무례한 태도로 단호하게 앉아 있었다.소찬식의 표정이 음울하게 어두워졌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그만 돌아가세요, 돌아가서 경찰 소식 기다리세요. 찬식이 회사 자금을 자기 돈처럼 써버렸고 수억 달러를 횡령했어요. 그럼에도 그룹이 이 돈에 대해 따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돈을, 주식을 요구할 수 있어요?" "나는 찬식 씨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 사정은 모르겠고, 누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없어요."그는 말을 마친 뒤 옆에 서 있는 집사에게 눈짓했다."손님을 내보내.""네."집사의 대답에, 심청하는 일어서서 조급하게 말했다. "아주버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형제들끼리 어떻게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요? 이 일을 언론에 알리면 어떻게 될지 저도 기대되네요, 아마 언론도 이 일에 엄청난 관심을 둘 것 같거든요!"소찬식의 표정은 신경질적으로 굳어졌다, 눈빛이 차갑고 어둡게 변했다.공기 안에는 침묵이 깔렸다.소은정은 갑작스럽게 직감했다. 심청하가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그들은 타협할 수 없었다. 한 푼이라도 더 주면, 그녀는 주제 파악을 못 하고 더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그녀는 절대로 이번 한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3화 법을 잘 안다

    심청하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다 해봐야죠, 우선 믿을 만한 변호사를 찾아서 형량부터 줄여줘요."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참지 못하고 가볍게 웃으며 소리를 냈다.소은정이 입을 열었다."마침 잘 오셨어요, 우리도 지금 삼촌을 어떻게 구할지 토론하고 있었거든요!"심청하는 의아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어떤 방법을 논의했는데?"전동하는 멋도 모르고 웃었다. 그는 소은정의 대답을 기다렸다.소은정은 청량한 목소리로 한숨을 쉬었다."사실 우리가 변호사를 찾아서 물어봤어요. 판결이 심하게 나면, 사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두 사람을 죽인 거니까.그래도 방법이 있어요, 둘째 삼촌은 그때 혼인 상태였잖아요?법정에 나서서 전부 둘째 삼촌이 한 게 아니라고 증언하면 돼요. 삼촌은 줄곧 숙모랑 함께 있었고, 그런 일을 꾸밀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심청하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일어섰다."너... 나보고 거짓 증언을 하라는 거야, 말이 되니? 그거야말로 불법이야!"소은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비웃었다."불법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네요? 근데 왜 저희 아버지한테 당당하게 그런 짓을 요구하는 거예요?"심청하는 그제야 자신이 소은정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화가 난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은정아, 너 말 이상하게 하는 구나, 내가 마음이 너무 급해서 나온 말을 꼬투리 잡는 거니? 그리고 너희 삼촌 아직 유죄 판결도 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면 돼."소은정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럼 혼자 잘 해보세요! 우린 응원이나 하고 있을게요!""너 지금 뭐하자는 거니?" 심청하는 화를 내며 소찬식을 바라보았다."진짜 이렇게 내버려두실 거예요?"소찬식의 눈빛이 어둡게 깔렸다."자기가 한 일에 대가를 치러야 하겠죠, 저희는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제수씨도 저희를 그만 찾아오세요."심청하는 소찬식의 태도가 이렇게 차갑고 딱딱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잠시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