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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같은 사람이야

휴대폰에 저장된 이름을 확인한 소은정은 어이가 없어 실소가 터져 나왔다.

“생명의 은인?”

뻔뻔한 자식!

말도 안 되는 억지나 부리는 박수혁과 더 대화를 나눴다간 그녀도 이상해질 것만 같아 소은정은 바로 돌아서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수혁은 말없이 소은정의 속도에 맞추어 그녀의 그림자를 밟아갔다.

그렇게 한참을 걷던 박수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은정아, 내가 수영 가르쳐줄까?”

박수혁은 비행기 추락 사고 이후 소은정이 수영을 할 줄 모른다며 절망하던 소은해의 모습과 예능에서 원한빈이 물속에서 나오지 않자 눈물까지 떨구던 소은정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건 팀원의 안위에 대한 걱정을 넘어 진심으로 두려워하는 표정이었다.

운동신경이 없는 것도 아니고 왜 수영은 안 배운 건지 의아했다.

한편 수영을 배워주겠다는 박수혁의 말에 소은정은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였다.

시간이 꽤 많이 흘렀음에도 물에 빠졌을 때 그 질식감은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 창백해진 얼굴 위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안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박수혁 저 인간한테만큼은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어.

다시 돌아선 소은정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박수혁을 바라보았다.

“당신 이러는 거 진짜 짜증 나고 소름 돋는 거 알아? 제발 나한테 신경 꺼.”

차갑게 쏘아붙이면서도 살짝 떨리는 소은정의 목소리에 박수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래? 어디 안 좋아?”

박수혁은 본능적으로 수영이라는 단어가 그녀의 금기를 건드렸음을 직감했지만 그 이유가 뭔지 알고 싶었다. 아니, 알아야 할 것만 같았다.

하, 이 남자는 참... 끝까지 날 비참하게 만드네.

박수혁의 질문에 헛웃음을 터트리던 소은정이 대답했다.

“4년 전, 기억 안 나? 수영장에 빠져 죽을 뻔한 날 당신이 날 구해줬지. 그리고 그 병원에서 내가 결혼을 제안했고. 그래서 싫어. 날 죽음 직전까지 내몰았던 그 사고도 끔찍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당신이란 사람과 엮이게 되었다는 것만 떠올리면 소름 끼쳐. 됐어?”

소은정의 말에 박수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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