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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질 용기도 없는 주제에

대결은 뭔가 걸어야 더 재밌는 법이니까.

박수혁은 아름다운 소은정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물었다.

“글쎄?”

소은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강서진이 끼어들었다.

“은정 씨가 지면 솔직하게 인정해요. 수혁이 형 돈 보고 결혼한 거라고. 앞으로 다시 A시에는 발도 들이지 않겠다고. 뭐 그럴 일은 없겠지만 지면 내가 입고 있는 옷 다 벗는 걸로. 어때요? 할 수 있겠어요?”

말도 안 되는 요구에 성강희와 성준희가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았다. 다혈질인 한유라가 일어서려는 순간, 김하늘의 그녀를 손목을 잡았다.

박수혁도 미간을 찌푸렸다. 강서진의 말은 신경 쓰지 말라고 하려던 순간, 소은정이 코웃음을 치더니 대답했다.

“네. 좋아요.”

자신만만한 표정, 그녀가 이길 것이라 확신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편, 강서진도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박수혁은 A시는 물론, 고수들이 즐비한 마카오 카지노에서도 우승을 거둘 정도의 초고수였다. 소은정이 상대가 될 리가 없다고 그는 확신했다. 드디어 복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강서진의 입가에 비열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게임이 시작되고 박수혁이 말했다.

“레이디 퍼스트.”

소은정도 마다하지 않고 바로 베팅을 시작했다.

“올인.”

박수혁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소은정의 표정을 살폈다. 소은정은 이 게임 자체의 승패에 별로 관심 없는 표정이었다. 정말 이대로 A시를 떠난다고 해도 괜찮을 걸까?

강서진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게임을 지켜보고 있었다. 포커라곤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했을 것 같은 숙맥, 이 게임은 박수혁, 아니 그의 승리였다.

처음부터 올인? 초보 티를 팍팍 내는 모습에 강서진의 표정은 점점 더 밝아졌다.

생각지도 못한 올인에 박수혁도 콜을 외쳤다. 그리고 카드를 확인하는 시간, 박수혁의 카드는 스트레이트 플러쉬, 거의 최고 레벨이었다.

강서진은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형, 역시 대단해. 혹시 져주는 거 아닌가 걱정했단 말이야.”

이에 손뼉을 치던 성강희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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