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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9화 간병인

이한석에게서 간병인을 보낼 테니 조금만 거기 더 있어달라는 문자가 왔다.

남유주는 가지 않고 이곳을 지키겠다고 답장했다.

그녀는 직접 박수혁을 돌보고 싶었다.

처음에 그의 간병인을 맡았을 때 차마 거절할 수 없어 마지못해 받은 제안이었다면 지금은 달랐다.

몇 시간 사이에 그녀에게 심경의 변화가 찾아왔다.

그녀는 얼굴에 붕대를 감고 병상에 누워 있는 남자를 보자 더욱더 괴로워졌다.

예쁘던 눈동자는 어쩌면 다시는 광명을 못 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그를 장애인이라고 무시할 수도 있고 그도 예전의 위풍당당하던 모습을 잃을 수도 있었다.

이게 다 그녀가 만든 결과였다.

남유주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한석이 도시락을 배달했지만 먹을 기분이 아니라 옆에 내버려 두었다.

그녀는 그의 모습을 자세히 눈에 담았다.

박수혁은 미간이 약간 좁은 편이라 더 날카로운 인상을 주었다.

하지만 사실 그는 무른 사람이라 조금만 말을 부드럽게 하면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말이 거칠지만 속은 여린 사람이었다.

남유주는 스르륵 눈을 감았다. 그렇게 박수혁이란 사람에 대해 잘 알면서 왜 그리도 쉽게 포기했을까?

아마 그녀 자신의 뒤틀린 소유욕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만 바라봐야 한다는 집착.

그리고 자신이 상대를 좋아하는 만큼 상대도 자신을 소중히 대해 줬으면 하는 마음.

그녀는 그와의 관계에서 동등함에 집착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시작부터 동등한 위치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지 못했다. 몰래 훔쳐보다가 들켰을 때 자신의 마음을 들킬까 봐 두려워서였다.

그녀는 남녀관계에서 비굴하게 상대에게 애정을 갈구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포기하더라도 상처를 안 받는 쪽을 택했다.

그녀에게 남은 건 자존심뿐이었다.

그래서 자존심을 포기하면서까지 사랑을 추구하고 싶지 않았다.

남유주는 헤어지던 날 자신이 했던 말을 후회했다.

정말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남유주는 긴 한숨을 내쉬고는 화장실로 가서 젖은 수건을 가져와 그의 손과 발을 닦아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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