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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0화 버려진 쪽

안진의 말을 들은 박수혁이 갑자기 고개를 돌리고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데려와서 네 협박을 받으라는 건 가? 안진, 그 사람들을 두고 이상한 생각을 할 바에는 차라리 박봉원을 죽여."

안진의 얼굴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

박수혁이 웨딩숍을 나가고 나서야 안진의 얼굴에 자리 잡고 있던 부자연스러움이 점차 사라졌다.

안진이 무슨 짓을 하든 박수혁은 그녀를 나쁜 쪽으로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 나면 그녀는 박봉원을 놓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가 되면 박수혁도 안진의 진심을 알게 될 것이다.

......

웨딩숍에서 나온 소은정과 한유라는 카페로 향했다.

한유라는 심강열에게 답장을 하곤 담담한 얼굴로 앉아있는 소은정을 바라봤다.

"방금 왜 나를 막은 거야? 그 여자 정말 어이없어, 다른 사람 웨딩드레스를 달라고 하다니."

한유라는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그 누구도 감히 한유라의 물건을 탐내지 못했다.

"안진이 무슨 사람인지 모르는 것도 아니고, 괜히 사고 쳐서 일 만들지 마."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리고 한유라를 보며 말했다.

"내가 그 여자를 무서워할 것 같아?"

한유라가 웃으며 무서울 것 없다는 듯 말했다.

"박수혁 눈 좀 잘못된 거 아니야? 그런 사람을 마음에 들어 하다니, 내가 그 여자를 왜 무서워해야 하는 건데?"

"유라 아가씨, 해외에도 이렇게 평화로울 거라는 생각하지 마. 네가 간 곳은 여행지고 그 여자가 있었던 곳은 전쟁이 난무하는 곳이라고. 그 여자가 너를 죽이겠다고 하면 너 정말 꼼짝도 못 해."

소은정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한유라가 멈칫하더니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낮췄다.

"그런 정도야?"

소은정이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유럽 길거리에서 있었던 그 소동을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 죽음과 스쳐 지나간 일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

——

박수혁과 안진의 약혼식은 지나치게 소소했다.

박수혁의 특별지시를 받은 건지는 몰라도 그 어떤 매스컴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 비즈니스 파트너들도 초대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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