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하와 소은정이 내놓은 선물을 확인한 한유라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그리고 그 선물을 껴안곤 소은정에게 뽀뽀라도 할 것처럼 굴었다."세상에, 나 18살 때 꿈에서 바라던 선물이었는데. 소은정, 역시 내 소원을 알아주는 건 친구밖에 없구나, 남자 따위 해서 뭐 하니?"한유라가 발을 동동 구르며 핑크빛을 내고 있는 다이아 반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소은정의 금고 속에 있는 것과 달리 이 핑크빛 다이아 반지는 칠레에서 온 것이었다. 황실의 보물이기도 한 이 반지를 손에 넣으려면 적지 않은 시간과 인맥을 동원해야 했다.소은정은 기뻐하는 한유라를 보니 마음이 놓였다."이거 내가 주는 거야, 아빠랑 오빠도 너를 위해 선물을 많이 준비했으니까 기대해. 우리 유라 결혼하는데 남한테 뒤처지게 할 수는 없지."그 말을 들은 한유라가 웃으며 소은정에게 달려가 그녀를 안았다."은정아, 나 너한테 시집 갈래!"한유라의 말을 들은 전동하가 옆에서 헛기침을 하며 흥분한 한유라를 저지했다."유리 씨, 조심하세요…"역시 친구를 제일 아는 사람은 친구밖에 없었다.소은정은 한유라의 어깨를 토닥이더니 그녀를 밀어냈다."너 동하 씨한테 고마워해야 해, 동하 씨 아니었으면 내가 다른 핑크 반지 주면서 대충 넘어가려고 했거든. 이 반지 동하 씨가 구해준 거야."그 말을 들은 한유라가 웃으며 전동하를 바라봤다."다 너를 봐서 그런 거지, 아니면 전 대표님께서 그런 정성을 들였겠어?""맞는 말이긴 해요."전동하의 말을 들은 세 사람이 웃음을 터뜨렸다. 한유라는 소중하게 반지를 들곤 감탄했다."나 이제 고정적으로 월급 받는 사람이니까 마음대로 돈 쓸 수 없어, 그래서 결혼하는 기회를 틈타서 돈 많이 모아두려고."소은정은 한유라와 심강열의 일을 잘 알고 있었기에 캐묻지 않았다.그런데 그때, 한유라가 소은정을 옆으로 끌고 가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너 이따 놀라지 마, 박수혁 약혼녀도 오기로 했거든."그 말을 들은 소은정이 놀란 얼굴로 한유라를 바라봤다.이 파티는 호화
태한그룹의 이름을 들은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그리고 MC의 손을 따라 안진에게 눈길을 돌렸다.하지만 어떤 이들은 소은정을 바라봤다.그 눈빛을 확인한 소은정은 어이가 없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담담하게 앉아 놀란 표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소은정의 옆에 있던 전동하는 그녀의 손을 잡더니 입을 뗐다."아무것도 안 샀는데 이따 쇼핑하러 갈까요?"소은정은 그 말을 들으니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졌다."동하 씨 힘들잖아요, 그냥 집에 데려다줘요.""그래도 되고요."두 사람이 일부러 무시한다고 해서 다른 이들도 이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는 건 아니었다.안진은 드디어 소은정을 따라 하던 것을 포기하고 자기에게 어울리는 검은색 슈트를 입었다. 그녀는 보기에도 멋있는 것이 더욱 매력 있었다.경매의 모든 물건을 사들인 덕분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게다가 박수혁의 약혼녀라는 신분을 가진 덕분에 많은 이들이 그녀를 알고 싶어 했다.사람들은 박수혁이 왜 이곳에 오지 않았는지에 대해 묻지 않았다, 그는 평소에도 이런 곳에 얼굴을 내미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안진의 옆에는 박수혁의 비서인 이한석이 서있었다.이한석은 입을 꾹 다문 채 경호원 역할을 하고 있었다.안진은 득의양양한 얼굴로 주위의 사람들을 바라봤다."지금 저에 대해 잘 모르고 있겠지만 머지않아 저를 알게 될 겁니다, 수혁 씨랑 결혼하고 나면 여기에서 지내면서 자주 만나게 될 테니까요.""안진 씨 집은 무슨 사업해요? 박 대표님이랑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천생연분이 따로 없어요."이한석은 옆에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사람들은 분명하지 않은 안진의 신분에 대해 추측하기도 했고 두 사람이 약혼을 했다는 사실에도 의문을 품었다. 하지만 안진의 신분을 찾을 수 없어 더 이상 알아내지 못했지만 오늘 박수혁의 비서까지 데리고 온 안진을 보니 확신하게 되었다.그랬기에 다들 마음을 놓고 안진에게 달려들었다."저희 집은 무기사업을 해요, 지금 시장을 넓힐 준비를 하고
안진은 자신과 박수혁의 사랑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자랑하다 묵묵히 뒤에 서있던 이한석을 바라봤다."이 비서, 수혁 씨한테 나 좀 데리러 오라고 해주세요. 좀 힘드네요."그 말을 들은 이한석이 무표정한 얼굴로 한쪽으로 물러나 전화를 걸었다.소은정과 전동하는 서로를 한 눈 바라봤다. 그때 마침 한유라가 다가와 소은정을 끌고 갔다.하지만 소은정은 혼자 그곳에 서있는 전동하가 조금 걱정이 되었다."안진이 전동하 잡아먹을까 봐 걱정돼? 저 여자 목표는 전동하가 아니야."그 말도 맞긴 했다.소은정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다들 박수혁 약혼녀 신분에 대해서 말들이 많았는데 오늘 이후로 이제 이상한 추측을 할 필요가 없어졌어."한유라가 웃으며 말했다.소은정도 그녀를 따라 웃었다,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녀도 이 상황이 무척 웃겼다.안진은 그 민감한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은 척 쉽게 말했다, 마치 장난감을 판다는 듯.......전동하가 대충 둘러대곤 자리를 뜨려던 찰나, 안진이 갑자기 그를 불러 세웠다."전 대표님, 소은정 씨 잘 지키세요, 제 약혼식에 와서 소란 못 피우게."그 말을 들은 전동하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당연하죠, 약혼식 잘 치르세요.""전 대표님, 제가 어떻게 이 약혼식을 순조롭게 치르게 되었는지 안 궁금하세요?"안진은 웃으며 물었다. 하지만 전동하가 입을 떼기도 전, 다시 제멋대로 말했다."박봉원 다리를 하나 잘랐거든요, 박수혁이 정말 무서웠는지 얌전하게 저랑 약혼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동남아의 세력을 이곳으로 확장시킬 생각이에요, 그래야 박수혁이 쉽게 파혼하겠다는 소리를 하지 않을 거니까, 그리고 저한테 목을 매게 될 거예요. 제 방법 괜찮죠?"안진의 말을 들은 전동하는 한참을 침묵했다.그리고 살풋 웃었다."좋은 생각이네요."전동하의 인정을 받은 안진은 그제야 만족스럽게 웃었다."저는 당신같이 똑똑한 사람이랑 얘기하는 게 제일 좋아요, 소은정이랑 결혼할 때 제가 제대로 된 선물을 해줄게요."전동하는 그 말을
전동하는 얼른 소은정의 이상함을 알아차렸다."은정 씨…"하지만 소은정은 그의 말을 끊더니 앞에 있던 기사에게 말했다."차 세워주세요."기사는 전동하의 기사였기에 소은정의 말을 들은 그가 망설였다. 그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방금 전까지 분위기 좋던 두 사람이 갑자기 왜 이러는 것인지 그는 알지 못했다.소은정은 기사가 차를 세울 생각을 하지 않자 차 문을 열려고 했다. 그 모습을 본 전동하의 안색이 갑자기 변하더니 얼른 그녀의 손을 막았다."소은정…"그의 말투가 조금 다급해졌다. 그리고 기사에게 말했다."차 세워요."차가 서서히 길가에 멈춰 서자 소은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에서 내렸다.그녀도 자신이 왜 화가 난 건지 알지 못했다, 그저 답답함을 견딜 수 없었다.박수혁과 안진 때문이 아니라 전동하가 이 일에 참여했다는 것이 그녀는 도대체 믿을 수 없었다.그녀는 단 한 번도 그를 의심한 적이 없었는데 그는 그녀를 속이고 있었다.전동하는 소은정을 이렇게 보낼 생각이 없었기에 얼른 따라 내려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화내지 마요, 내가 다 말할게요."그는 소은정이 이렇게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두려웠다.마치 모르는 사람을 보고 있다는 듯이.전동하는 한숨을 쉬더니 안진과 했던 말들을 그녀에게 모두 털어놓았다."나는 다른 사람을 해칠 생각을 한 적 없어요, 그저 안진이 은정 씨를 두고 수를 쓸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해서, 그리고 안진이 은정 씨를 핑계로 박수혁이랑 연락을 하지 않았으면 해서 안진이 박수혁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얘기해 줬을 뿐이에요."전동하는 담담하게 자신의 앞에 서있는 소은정을 보니 어쩔 바를 몰랐다."은정 씨, 제발 무슨 말이라도 해요. 화가 나면 날 때려도 되고 욕해도 돼요."그 다정한 사람이 이런 비굴한 말을 하니 소은정도 그가 조금 불쌍해져 흔들리기 시작했다.정말 그저 이런 거라면 소은정은 화를 낼 필요가 없었다."동하 씨가 잘못했는지 이제 알겠어요?"소은정이 전동하
다행히 전동하는 안진을 너무 가까이하지 않았다, 그녀는 하마터면 전동하를 해칠 뻔했다.이 일이 지난 뒤, 거의 모든 이들은 박수혁의 약혼녀가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랬기에 더 이상 그녀를 건드릴 수 없었다.어떻게 아부를 떨어야 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이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약혼식을 올리기도 전, 안진은 자신의 실력을 확장시켰다. 그리고 여러 파티를 돌아다녔지만 박수혁은 굳이 그녀를 막지 않았다.그저 사람 하나를 보내 안진을 따라다니게 할 뿐이었기에 사람들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태한그룹.박수혁이 전화를 끊자마자 밖에 있던 이가 노크를 하곤 들어섰다.강서진이 숨을 몰아쉬며 그의 맞은편에 앉아 득의양양한 얼굴로 손에 있던 서류를 테이블 위로 던졌다."형, 이번에 나한테 고맙다고 해야 돼, 내가 이 물건을 손에 넣기 위해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그 말을 들은 박수혁이 소리 없이 웃었다."항구 쪽에 별장 하나 남겨뒀어, 하나 임신해서 거기 가서 쉬고 싶다고 했잖아."그 말을 들은 강서진이 멈칫했다. 그곳은 다 지어지기도 전에 내부에서 모두 소진된 곳이었다. 강서진 같은 사람도 자리를 얻지 못했으니 박수혁도 제법 힘을 들인 것이 분명했다. "형…"강서진은 감동한 얼굴로 박수혁을 바라봤다.추하나는 강서진과 함께 살고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이유는 아이를 봐서였다.두 사람의 신혼집에서는 그녀로 하여금 지나간 안 좋은 과거만 생각나게 했다.강서진은 그 이유 때문에 이사를 하고 싶었지만 평범한 곳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마음에 드는 곳은 손에 넣기 힘들었다.하지만 이번에 박수혁 덕분에 이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박수혁은 강서진의 그런 표정을 보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무슨 일인지나 말해.""걱정하지 마, 형이 안진 사업을 이 지경이 되도록 해주고 한편으로 조수까지 구해줘서 도와주고 품질검사 관련 부문에까지 드나들게 했으니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안진은 약혼식을 굉장히 중시했다. 과정에서부터 복장까지 모두 꼼꼼하게 골랐다.박수혁도 적극적으로 맞춰줬다.그는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는 자리에 참여하고 싶지 않았지만 안진은 유난히 진지했다. 그녀는 박수혁이 무조건 와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이 웨딩숍은 예약하기 힘들기로 소문난 가게였다.하지만 안진에게는 박수혁이 있었다. 그의 이름을 댄다면 예약은 쉬워졌다. 그 누구도 박씨 집안의 체면을 봐주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두 사람이 웨딩숍에 들렀을 때, 예상하지 못한 사람을 마주치게 되었다.소은정이 한유라와 함께 그녀의 웨딩드레스를 보러 왔던 것이었다.한유라는 프랑스에서 건너온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이는 심강열이 그녀를 대신해 미리 예약해둔 것이었기에 그녀는 시간을 내서 소은정과 함께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러 온 것이었다.그러니까 웨딩드레스는 유일무이한 것이라는 말이었다."손님, 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안진과 박수혁을 발견한 직원이 반갑게 두 사람을 맞이했다.하지만 소파에 앉아있는 소은정과 한유라를 발견한 안진의 안색이 변했다.고개를 들어 박수혁을 본 그녀는 속으로 후회했다.하지만 다행히 박수혁의 안색은 아무 변화도 없었다.그는 소은정을 보지 못한 사람처럼 그녀와 제일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그 모습을 본 안진이 웃으며 한유라의 드레스에 눈길을 돌렸다."웨딩드레스 예쁘네요, 저도 가지고 싶어요."그 말을 들은 직원은 난감함을 드러냈다."이건 특별 제작한 거예요, 3개월 전부터 줄을 서야 하는 거라고요. 유일무이한 드레스라 당신은 살 수 없어요."한유라의 말을 들은 안진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그때 소은정이 일어서더니 웃으며 안진을 도발했다."유라 드레스는 유라 남편이 유라랑 자기 이름을 합쳐서 디자인한 거야, 그래서 유일무이한 거라고 하는 거지. 당신이 그걸 입게 되면 유라 이름을 입고 결혼을 하게 되는 거고."그 말을 들은 안진의 눈빛이 조금 누그러졌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됐어."다시
안진의 말을 들은 박수혁이 갑자기 고개를 돌리고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봤다."데려와서 네 협박을 받으라는 건 가? 안진, 그 사람들을 두고 이상한 생각을 할 바에는 차라리 박봉원을 죽여."안진의 얼굴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박수혁이 웨딩숍을 나가고 나서야 안진의 얼굴에 자리 잡고 있던 부자연스러움이 점차 사라졌다.안진이 무슨 짓을 하든 박수혁은 그녀를 나쁜 쪽으로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 나면 그녀는 박봉원을 놓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그때가 되면 박수혁도 안진의 진심을 알게 될 것이다.......웨딩숍에서 나온 소은정과 한유라는 카페로 향했다.한유라는 심강열에게 답장을 하곤 담담한 얼굴로 앉아있는 소은정을 바라봤다."방금 왜 나를 막은 거야? 그 여자 정말 어이없어, 다른 사람 웨딩드레스를 달라고 하다니."한유라는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그 누구도 감히 한유라의 물건을 탐내지 못했다."안진이 무슨 사람인지 모르는 것도 아니고, 괜히 사고 쳐서 일 만들지 마."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리고 한유라를 보며 말했다."내가 그 여자를 무서워할 것 같아?"한유라가 웃으며 무서울 것 없다는 듯 말했다."박수혁 눈 좀 잘못된 거 아니야? 그런 사람을 마음에 들어 하다니, 내가 그 여자를 왜 무서워해야 하는 건데?""유라 아가씨, 해외에도 이렇게 평화로울 거라는 생각하지 마. 네가 간 곳은 여행지고 그 여자가 있었던 곳은 전쟁이 난무하는 곳이라고. 그 여자가 너를 죽이겠다고 하면 너 정말 꼼짝도 못 해."소은정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그 말을 들은 한유라가 멈칫하더니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낮췄다."그런 정도야?"소은정이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유럽 길거리에서 있었던 그 소동을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 죽음과 스쳐 지나간 일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박수혁과 안진의 약혼식은 지나치게 소소했다.박수혁의 특별지시를 받은 건지는 몰라도 그 어떤 매스컴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 비즈니스 파트너들도 초대장을
소은정은 평소처럼 출퇴근을 하며 이상한 반응이나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녀를 무척 신경 썼다.어찌 됐든 박수혁과 소은정은 함께 했었던 사람이었다. 비록 이혼을 했다고 하지만 그 뒤로 소은정을 대하는 박수혁의 태도는 무척 비굴했기에 사람들은 두 사람이 다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랐다.물론 어떤 이들은 소은정이 다시 뒤돌아보지 않기를 원했다. 이미 충분히 상처를 받았기에 자기 마음대로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박수혁의 비굴함을 안타까워하며 소은정이 다시 한번 그에게 기회를 줄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기도 했다. 두 사람은 굉장히 잘 어울렸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갑작스러운 박수혁의 결혼은 다시 한번 이 감정을 배신한 것 같았다. 전에 보였던 진심과 비굴함은 모두 거짓이 된 것 같았다.그랬기에 이 감정에 대한 기대는 소은정을 향한 동정이 되었다.회사의 직원들도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그들은 퇴근하기 직전까지 박수혁을 욕했다. 그리고 퇴근시간이 다 되어갈 때쯤, 디저트를 들고 회사로 들어서는 전동하를 보게 되었다.소은정의 사무실로 들어서는 전동하를 본 사람들의 원한이 싹 가셔버렸다.소은정 본인도 신경 쓰지 않는 일을 다른 이들이 대신 화를 낼 필요가 없었다.더구나 전동하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이력도 깨끗하고 다정하고 말을 할 때에도 사람을 깔보는 압박감도 없었다. 그랬기에 사람들은 전동하에게 호감을 가졌다.전동하가 노크를 하고 들어서자 마침 소은정이 퇴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전동하를 본 소은정이 의아해하다 웃었다."오늘 안 바빠요?"그는 자신의 일로도 충분히 바쁜 데다가 미국 지사의 일도 해결해야 했기에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전동하는 다정한 얼굴로 웃더니 소은정을 보며 말했다."디저트 먹으면 기분 좋아질 것 같아서 일부터 사 온 거예요."그 말을 들은 소은정이 복잡한 눈빛으로 전동하를 바라봤다."나 기분 좋은데요.""혹시나 해서."전동하가 멈칫하더니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소은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