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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0화 성의가 안 보여

‘다행이야. 말은 독하게 했어도 정말 쇼윈도 부부로 살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이네.’

내심 흐뭇했지만 김현숙은 다시 한유라를 노려보았다.

“저 계집애 때문에 내가 물 먹은 적이 한, 두 번이여야지. 강열아, 바로 프로젝트부터 덥썩 맡기는 건 좀 아닌 것 같고. 네가 곁에서 처음부터 차근차근 가르치는 게 어때? 프로젝트를 온전히 담당할 능력이 되면 그때 다시 생각하자.”

비록 심강열이 제안한 프로젝트는 충분히 유혹적인 것이었지만 그걸 좋다고 덥썩 받았다간 한유라가 괜히 기라도 죽으면 어쩌나 싶은 김현숙이었다.

‘저 계집애, 가뜩이나 더러운 성질머리... 돈 때문에 할 말도 못하고 살면 제 명에 못 살지.’

김현숙의 마음 역시 이해하는 심강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그럼 유라 씨는 제가 잠깐 빌려가겠습니다.”

이에 한유라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하, 그럼 나 심강열 이 사람 직원으로 일해야 하는 거야?’

잠시 후, 사무실을 나선 한유라는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난 패잔병처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무서워”

“깡은 안 무서워?”

한유라의 질문에 흠칫하던 심강열이 결국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나도 아까는 좀... 무섭더라.”

‘최대한 안 무서운 척 했지만.’

그래도 이미 혼날 건 다 혼났다는 생각에 홀가분한지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던 한유라가 심강열을 돌아보았다.

“어휴, 배고파. 밥 사줄래?”

“그래.”

잠시 후, 두 사람은 굉장히 로맨틱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직원이 트러플을 자르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는 한유라를 쳐다보던 심강열이 문득 물었다.

“그 땅 누구한테 넘긴 거야?”

갑작스러운 질문에 한유라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민하준, 지채영, 그리고 한유라 자신까지 추잡하고 복잡하게 얽힌 관계가 다시 떠올랐다.

어떻게 풀어서 얘기하면 남편이라는 사람이 받아들을 수 있을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말해도 언짢겠지.’

한편, 심강열은 굉장히 인내심있게 그녀를 기다려주었다.

‘그래. 지금 얘기 안 해도 알아보려면 충분히 스스로 알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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