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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5화 연봉도 마음대로

‘뭐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말해 주니까... 내가 한 번은 봐준다.’

이미 마음은 풀렸지만 한유라는 짐짓 아직 화난 척 고개를 돌렸다.

“알겠는데... 월급은 제대로 줘야 해?”

‘아무리 배우는 입장이라지만 공짜로는 일 못하지.’

심강열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조 비서 월급이 4억 정도인데... 당신은 특별히 나 도와주려고 온 거니까 5억으로 맞춰줄게. 어때?”

심강열의 말에 한유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헐, 우리 엄마도 5억은 안 주는데. 심해그룹... 비서 연봉도 그렇게 높단 말이지? 깡도 참... 먼저 연봉부터 얘기하지. 그럼 아무 불만없이 바로 오케이 했을 텐데.’

물론 전 회사에서도 연봉은 받았지만 김현숙의 카드, aka 엄카로 생활하는 한유라는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너무 좋아했다간 괜히 돈만 밝히는 속물에 없어 보일 것만 같아 자꾸만 위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내렸다.

한유라의 기분이 조금은 풀린 것 같자 심강열도 흐뭇해졌다.

연봉 협상도 끝났겠다, 한유라는 바로 비서라는 새로운 배역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그럼 우리 사이는 일단 공개하지 않는 게 좋겠어. 다른 사람들이 알면 좀 그렇잖아.”

“뭐가 좀 그런데?”

심강열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남편 백으로 들어온 여자 같잖아.”

‘남편 백으로 들어온 거 맞잖아...’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심강열의 생각일 뿐.

“그래, 네 말대로 해. 그리고 어차피... 오래는 못 숨겨. 다음 달이면 바로 결혼식이잖아.”

“그러니까 어차피 때가 되면 다 알게 될 텐데 굳이 우리가 먼저 떠벌리고 다닐 건 없다 이거지.”

말을 마친 한유라는 사무실을 둘러보다 싱긋 웃었다.

“그런데... 아까 나한테 한 말 내가 다른 사람한테 다 하면 어쩌려고 그래? 알지? 은정이 내 찐친인 거.”

“말해. 어차피 다들 알고 있는 비밀 같은 거니까.”

심해그룹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SC그룹과 태한그룹에 비할 바는 못 될 게 분명, 지금 두 회사의 사이가 애매한 게 다른 회사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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