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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8화 얼마나 사랑하는데

정정당당하게 그녀의 곁에 서고 싶어 이혼까지 강행했는데 결국 그는 한유라를 화나게 만들었고 질리게 만들었고 떠나게 만들었다.

그래도... 그저 잠깐 동안의 이별이라 생각했다.

어찌 보면 법보다 더 무서운 도덕적인 질타를 무시하면서도 한유라는 그의 곁에 있는 걸 선택했으니까.

게다가 이제는 이혼까지 했겠다. 구설수도 언젠가 사라질 테고 한평생 한유라와 행복하게 살 줄 알았는데...

이제 당연하다는 듯 다른 사람과 함께인 모습을 보니 새삼스레 느껴졌다.

‘아, 이 여자는 내 인생을 비추는 태양이 아니라 그저 스쳐지나는 바람이었구나.’

이제 그를 바라보는 한유라의 눈빛에선 더 이상 증오도 느껴지지 않아 더 공허하고 절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단 0.1%의 희망이라도 있다면 다시 매달리고 싶었다.

“아직도 나한테 화났어? 그 프로젝트는 왜 양보한 거야? 지채영 그 여자가 또 찾아와서 뭐라고 했어?”

지채영이 무너져가는 걸 알고 있었지만 민하준은 돕지 않았다.

그가 마지막 동아줄이라는 걸 알면서도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렇게 완전히 지채영의 몰락을 지켜보고 싶었는데 한유라가 프로젝트를 양보했다는 소식에 민하준은 당황스러웠다.

‘어쩌면 나보다 그 여자가 더 미울 텐데 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은 하나뿐이었다.

민하준이 가장 회피하고 싶었던 그 사실.

‘이젠 정말 날 사랑하지 않는 거야? 기꺼이 도와줄 수 있을만큼?’

“민하준, 너 왜 그래? 우리 두 사람이 그렇게 깊은 사이는 아니었잖아. 그냥 서로에게 끌려서 사귀었고 이젠 서로 질려서 헤어진 거야. 이 순간에도 수없이 일어나는 일들 중 하나, 이 세상 남녀들이라면 다 한 번쯤 해볼법한 그런 연애였다고. 네 사랑만 특별했다고 착각하지 마. 너랑 계속 사귀었으면 나도 지채영 그 여자 꼴 났겠지. 이용만 당하고 폐기처리 당하는 그런 삶.”

이에 민하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럴 리가.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제 내가 너 안 사랑한다고.”

한유라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한테 아무 잘못도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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