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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4화 다음 파트너

입술을 꽉 다문 민하준이 한동안 차가운 기운을 내뿜다 드디어 입을 열었다.

“한유라, 투정부리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목소리를 낮춘 민하준의 눈동자가 늑대처럼 번뜩였다.

“이미 일어난 일은 다시 돌릴 수 없다는 거 너도 잘 알잖아. 왜 그렇게 과거에 집착해? 나도 널 위해 최선을 다했어. 내 입장도 좀 이해해 주면 안 돼?”

이에 한유라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최선을 다해? 내가 이혼하라고 시위라도 했니? 네가 싫어서 네가 정 떨어져서 한 걸로 내 핑계대지 마. 나야말로 하고 싶은 말이야. 나도 최선을 다했어. 네 엄마에 네 전 와이프가 우리 집까지 찾아와서 날 불여시네 상간녀네 입에도 담지 못할 말을 했을 때도 다른 사람들이 날 욕했을 때도 난 가만히 있었어. 그런데 내가 여기서 뭘 더 어떻게 해야 해?”

민하준이 입을 열려던 그때, 한유라가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이제 널 이해하는 것도 모자라서 동생까지 이해하라고? 너도 그렇고 너희 가족들도 그렇고 참 뻔뻔하다. 내가 언제까지 그 말도 안 되는 사랑에 빠져있을 줄 알았어? 내가 영원히 네 앞에서 네 가족들 앞에서 죄인처럼 굽신대길 바랐던 거야?”

한유라가 참았던 말을 쏟아내고 어느새 더 날카로워진 민하준의 시선이 찬 공기를 갈랐다.

“그래서? 이제 와서 후회돼? 명분 같은 거 필요없다고 한 건 너였어.”

“명분, 그래 필요없어. 내가 왜 너랑 결혼 안 하겠다고 한 줄 알아? 너랑 결혼하면 난 영원히 네 전처 다음이 되는 거니까. 평생 첩처럼 살고 싶지 않았으니까.”

민하준의 정교한 얼굴이 점점 더 일그러졌다.

“그래서... 그래서 그랬던 거였어?”

“왜? 이제 와서 배신감이라도 느껴? 난 그래도 우리가 서로에게 공평한 사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너도 네 가족들도 나한테는 짐밖에 안 되네? 미안한데 난 인내심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 더 못 버티겠다.”

모든 걸 놓은 듯 홀가분하게 웃는 한유라의 모습에 민하준이 이를 악물었다.

“하, 며칠 잠수타더니 이제 제정신이 들었나 보지?”

“제정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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