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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3화 1원도 안 돼

왜 굳이 날 집까지 데려다주려는 걸까?

나한테 반해서? 그건 아닐 테고...

역시 이모 말 때문에 그런 거겠지. 마마보이가 아니긴... 쯧쯧.

집으로 가는 동안 한유라는 왠지 모를 불안함에 휩싸였다.

그곳에 그녀가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아서...

역시나. 불길한 예감은 비껴가는 일이 없다고 했던가.

저택 앞에 익숙한 차 한 대가 멈춰서 있었다.

얼마나 그 앞에 있었는지 어둠과 혼연일체가 된 것 같은 차, 그리고 운전석에 앉아있는 남자.

눈에 띄게 당황하는 모습에 심강열도 그녀의 시선이 닿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차에서 그 남자, 민하준이 내렸다.

꽤 많이 화가 난 듯 차갑고 무시무시한 표정.

어, 뭐지? 바람 피다 들킨 것 같은 이 모습은?

묘하게 느껴지는 죄책감에 어색한 헛기침을 뱉던 심강열이 물었다.

“끝났다면서요.”

이에 한유라가 피식 웃었다.

“전 끝냈어요. 그리고 저쪽은...”

살짝 멈칫하던 한유라가 말을 이어갔다.

“제가 알 바 아니고요.”

어차피 미래가 없는 관계,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이어가야 할 이유가 없는데. 미련한 자식.

“도와줄까요? 500억 정도면 되겠어요?”

웃고 있지만 슬퍼 보이는 한유라를 어떻게든 달래주고 싶어 실없는 농담을 던진 심강열은 스스로의 생각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내가... 왜 이러지?

한편, 한유라는 점점 다가오는 민하준을 노려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저딴 자식한테는 1원도 아까워요.”

그 말에 심강열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는 민하준에게 가시가 되어 가슴이 콕 박혔다.

한유라가 차에서 내리려던 그때, 심강열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정말 도움 안 필요한 거 맞아요?”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눈빛에 한유라는 알 수 없는 따뜻함에 사로잡혔다.

“네, 제가 알아서 처리할 수 있어요.”

한유라가 차에서 내렸음에도 심강열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유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심강열과 민하준은 한동안 침묵의 대화를 나누었다.

먼저 고개를 돌린 민하준은 여전히 심강열의 재킷을 걸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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