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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2화 방 하나 잡아

강서진이 박수혁을 보며 물었다.

그도 이런 곳에서 소은정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은 늘 사람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었다.

소은정과 전동하의 일거수일투족에서 서로를 향한 마음이 느껴졌다.

두 사람을 모르는 이들도 눈길을 보내는 마당에 박수혁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이는 박수혁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박수혁은 굳은 얼굴로 제자리에 앉아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려 노력했다.

그 모습을 발견한 강서진이 다시 물었다.

"형, 다른 데 가서 한잔할까?"

강서진은 박수혁이 두 사람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말을 꺼냈지만 박수혁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두 사람이 자리를 옮기기 전, 소은정과 전동하가 먼저 일어났다.

강서진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

소은정과 전동하가 떠난 뒤, 박수혁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숨길 생각이 없었다.

"말이 돼? 저런 놈을 좋아하다니, 내가 저놈보다 못한 게 뭐라고."

"형, 사람마다 안목이 다르잖아, 그냥 내버려 둬."

퍽-

강서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박수혁이 컵을 깨버렸다. 그 모습은 마치 미치광이 같기도 했다.

"내버려 두라고? 뭘 내버려 두라는 거야?"

박수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럴 수는 없지."

말을 하며 일어서던 박수혁은 어지러움에 몸을 휘청였다.

"형, 너무 급하게 마셔서 그래, 내가 방 하나 잡아줄 테니까 거기에서 쉬어."

강서진이 박수혁을 부축하며 말했다.

그는 박수혁에게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었기에 얼른 방을 하나 잡았다.

하지만 방을 잡고 몸을 돌리고 보니 눈 깜짝할 사이에 박수혁이 사라지고 말았다.

강서진은 어리둥절해졌다, 박수혁이 먼저 가버린 걸까?

한편 박수혁은 어지러운 머리를 잡고 힘을 출 수 없었다.

그는 이상함을 느꼈지만 어디가 이상한 것인지 말할 수 없었다.

박수혁의 손에는 방금 전, 한 웨이터가 그에게 쥐여준 쪽지가 쥐여있었다.

"박 대표님, 방금 소 씨 성을 가진 여자분이 이걸 전해주라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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