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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7화 살려주세요

박수혁을 타협하게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소은정을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그는 고개를 숙여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안진은 박수혁의 머리를 잡고 그에게 머리를 숙이라고 강요하고 있었다.

용기가 가상하다고 해야 할지 죽음을 자처하지 못해 안달이 났다고 해야 할지.

박수혁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냉랭함을 뿜어냈다.

"저 여자가 말한 대로 해."

"네."

이한석이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

이한석이 사무실에서 나왔을 때, 안진이 마침 간식들을 안고 돌아왔다.

안진을 본 이한석이 걸음을 멈췄다. 그는 안진을 피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안진은 이한석을 보며 웃었다.

"이 비서님, 박 대표님께서 허락하셨어요?"

"박 대표님께서 더 큰 국면을 중시하기로 결정하셨습니다."

이한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박 대표님도 약점이 없는 건 아니야, 그쵸?"

안진이 웃으며 말했다.

이한석은 고개를 숙이곤 그 말에 감히 대답을 하지 못했다.

박수혁을 협박해 타협하게 만든 건 안진이 처음이긴 했다.

안진은 이한석의 반응을 관여하지 않고 웃으며 회사를 둘러봤다.

"나 여기 좀 둘러볼게요, 약혼녀라는 신분을 얻었으니 곧 결혼도 하게 될 텐데 회사 좀 둘러봐야죠."

이한석은 그런 안진을 보며 감탄했다.

감히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니.

하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개를 숙이고 박수혁을 대신 손에 땀을 쥐었다.

박수혁이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맡은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비서님, 저한테 묻고 싶은 거 없어요? 저한테 궁금한 게 많은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그런데 그 사람들은 물을 기회도 없잖아요."

그 말을 들은 이한석이 고개를 들고 안진을 바라봤다.

"안진 씨, 정말 대역이라도 상관없어요?"

그는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결국 이 질문을 했다.

안진은 나타나기 시작한 순간부터 일부러 소은정을 따라 하고 있었다.

어젯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이한석은 박수혁의 자제력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평범한 여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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