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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4화 초대 고마워

전동하는 표정을 수습하고 그녀를 놓아주고는 입구로 가서 문을 닫았다.

그래도 그녀는 문을 닫으라고 했지 꺼지라고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자신을 보내기 아쉬워하는 그녀의 마음이 느껴져서 흐뭇했다.

그녀의 허락도 받아냈으니 위층으로 올라가서 취한 남자와 같이 잘 필요도 없었다.

고개를 돌리자 소은정은 반쯤 풀어헤친 옷을 부여잡고 욕실로 들어가고 있었다.

너무 빨라서 잡을 틈도 없었다.

전동하는 턱을 매만지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가 자신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니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었다.

소은정은 정신을 가다듬고 욕조에 물을 받기 시작했다.

반신욕으로 피로를 풀 생각이었다.

물론 밖에서 기다리던 남자가 지쳐 잠이 든다면 더 좋았다.

빨리 씻고 나가면 굶주린 늑대가 기다리고 있을 게 뻔한데 쉽게 나갈 수는 없었다.

소은정은 욕실 문을 걸어 잠근 뒤, 욕조로 들어갔다.

아로마 향유와 향초까지 준비했다.

거창할수록 좋았다.

그렇게 20분쯤 몸을 담그고 있었을까, 그녀는 점점 눈까풀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밖으로 나왔다.

밖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재촉하지도 않는 것을 보아 잠들었을 수도 있었다.

욕조 밖으로 나온 소은정은 그제야 갈아입을 옷을 챙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욕실 가운으로 몸을 가렸다.

너무 방심했어!

나갈 준비를 마친 그녀는 조심스럽게 문을 빼꼼 열었다.

그가 아직 방에 있는지 확인할 생각이었다.

머리를 내밀기도 전에 문이 열리더니 남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동하는 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욕실 벽 쪽으로 그녀를 밀쳤다.

“드디어 나올 생각이 들었나 봐요?”

거칠고 장난기 섞인 목소리였다.

소은정은 긴장해서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녀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긴장한 눈빛을 들켜버린 지 오래였다.

잠옷 대신 욕실 가운으로 몸을 가린 모습은 숨 막히게 섹시했다.

요물이라는 말이 완벽하게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왜 들어왔어요?”

“그러게요. 내가 왜 들어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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