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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3화 이성을 잃다

전동하는 오늘 밤 모임이 그녀의 남자친구로서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그녀는 이토록 그와 밤을 같이 보낸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들킬까 봐 꺼리는 걸까?

사람들에게 그들의 관계가 이 정도로 깊어졌다는 것은 알리기 싫었던 걸까?

혹시 그녀는 언제든 이 관계를 끝낼 수 있게 방어선을 치고 있는 건 아닐까?

소은정은 그제야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만약 그녀의 가족들 귀에 들어간다면 오빠들이 전동하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 뻔했다.

하지만 점점 빛을 잃어가는 전동하의 눈빛을 보자 너무 가슴이 아파서 안아주고 싶었다.

그녀가 뭐라고 말을 하려는데 전동하는 담담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고는 부드럽지만 해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쉬어요. 이만 올라갈게요.”

여전히 담담하지만 공허한 말투가 소은정의 가슴을 찔렀다.

냉랭하게 바뀐 그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소은정은 순간 당황했다.

그가 이 문을 나서는 순간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나버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녀는 슬리퍼도 신지 않은 채 맨발로 달려가서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전동하가 멈칫하더니 뭔가 억누르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놔요.”

소은정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고개를 흔들었다.

많이 화가 났네.

전동하는 그녀의 손을 다독이고는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올라가야 하니까 이거 놔요.”

아까보다는 많이 화가 풀린 목소리였지만 소은정은 놓을 수 없었다.

그녀는 등 뒤에서 그를 꽉 끌어안은 채,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싫다면요?”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건지 알지만 그래도 그에게 상처 주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런 걱정 따위, 개나 주라지!

전동하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정말 안 놓을 거예요?”

소은정은 더 힘을 주어 그를 끌어안을 뿐이었다.

그 순간, 눈앞이 핑그르르 돌아가더니 전동하가 그녀의 허리를 잡아 들어 올렸다. 그는 약간 거친 숨을 몰아쉬며 뒤돌아서서 그녀의 침실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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