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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피식피식

자연스레 윤혜정의 팔짱을 끼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던 소은정은 윤혜정이 정원에 핀 꽃에 관심을 가지는 걸 보고 멈춰 섰다.

정원 중간에 배치된 그네에 차를 마실 수 있는 의자와 탁자.

꽃향기를 맡으며 즐기는 티타임이라... 생각만 해도 로맨틱해.

소녀처럼 신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는 윤혜정을 바라보던 한시연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어머님, 저 그네도 굉장히 편하답니다... 한 번 앉아보세요.”

앉아보라는 말만 기다리고 있었던 윤혜정은 마다하지 않고 바로 착석했다.

최근 이렇게 마음이 편한 적이 있었던가?

여유롭게 정원 경치를 즐기는 윤혜정의 모습에 소은정과 한시연도 안심하고 옆에 배치된 의자에 앉았고 집사가 눈치껏 꽃차와 디저트를 내왔다.

“아가씨, 이 꽃차는 올해 저희 정원에서 딴 꽃으로 만든 겁니다. 한 번 드셔보세요.”

소찬식을 비롯한 가족들이 워낙 친절하게 대해 주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너무 오랫동안 이 집에서 일해서일까?

집사는 어느새 이곳을 정말 자기 집처럼 생각하고 가꾸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어머님도 같이 드세요.”

소은정이 조심스럽게 세 잔에 차를 따랐다.

가장 먼저 한 모금 마신 한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향이 너무 좋네요. 끝맛도 달달하고요.”

한시연의 칭찬에 집사가 자랑스러운 듯 호탕하게 웃었다.

“첨가제, 방부제 하나 없이 일일이 다 제 손 거쳐서 만든 겁니다. 그러니 맛이 좋을 수밖에요.”

소은정도 거들었다.

“집사 아저씨가 워낙 부지런하시거든요. 이 정원의 꽃들도 농약 한 번 안 쳤는데 이렇게 벌레 한 번 안 나오고 이렇게 예쁘게 자란다니까요. 새언니, 어머님, 이따 가실 때 제가 따로 포장해 드릴게요.”

“어머, 이렇게 귀한 걸. 고마워.”

한시연도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그네놀이를 즐긴 윤혜정이 정원 주위를 찬찬히 훑어보았다.

“어쩜 집에 이렇게 예쁜 정원이 있을까? 아버님이 은정 씨 위해서 만든 거겠지?”

설마 무뚝뚝한 세 아들을 위해 만든 건 아닐 테고...

윤혜정의 질문에 살짝 표정이 굳은 소은정의 입가에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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